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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제주 트레일

2024.09.21. [제주 트레일 34] 표선면 번영로 명품도로

by 사천거사 2024. 9. 21.

표선면 번영로 명품도로 탐방기

일시: 2024년 9월 21일 토요일 / 흐림, 비
 장소: 표선면 번영로 명품도로 /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코스: 표선청년회의소 → 정의골 교차로 → 유턴 표선청년회의소
거리: 10.34km
시간: 1시간 58분 


표선면 번영로 구간


표선면 번영로 명품도로 탐방 기록
 

표선면 번영로 명품도로 탐방 코스
 

▲ 명품도로 탐방 후 귀가 코스 기록
 

▲ 명품도로 탐방 후 귀가 코스



표선에서 제주시로 가는 도로가 여러 개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빠른 코스가 바로 번영로다. 표선교차로에서 국립제주박물관 교차로까지 이어지는 35.4km 거리의 이 도로는 처음에는 1113번 도로이었다가 지금은 97번 국가지원지방도로가 되었다. 이 길은 과거 조선시대에 부임관리가 서귀포시 동부에 있는 정의현으로 내려갈 때 이용하던 길이었다고 한다. 왕복 2차로인 기존도로를 확장할 때에 기존도로의 일부 구간을 산책로를 꾸며서 남겨두고 기존도로 양쪽에 왕복 4차로의 새로운 도로를 개설했는데, 표선청년회의소에서 정의골 교차로까지 이어지는 약 5.17km 거리의 이 산책로 이름이 바로 번영로 명품도로다. 다음은 대한민국 구석구석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번영로 명품도로는 정의현 교차로부터 표선해수욕장 방면으로 5.5km 구간에 걸쳐 조성된 산책로로, 독특하게도 산책로 양 방향으로 도로를 끼고서 나무와 풀, 꽃 등으로 조성되어 있는 길이다. 표선면 주민들의 노력으로 매년, 매 계절마다 새로운 꽃을 피우고 나무들이 우거지는데 차량이 적은 한적한 시간에 곳곳에 숨겨진 포토 스팟을 찾으며 거니는 것을 추천한다.

08:28  제주 여행 4일 차, 오늘은 하루 종일 비소식이 있기는 한데 오전에는 오락가락한다고 해서 비를 맞을 각오를 하고 번영로 명품도로를 걸어보기로 했다. 아들이 번영로 시작지점인 표선교차로까지 차로 태워다 준다고 한다. 굿! 표선교차로에서 번영로를 따라 잠깐 걸어가면 나오는 표선청년회의소 앞 도로 가운데에서 명품도로가 시작된다. 진입.

산책로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왼쪽은 바닥이 딱딱한 자전거 도로고 오른쪽은 바닥이 조금 폭신한 보행자 도로다. 길 옆으로 운동기구가 보이고 꽃나무도 보인다. 10분 남짓 걸어가자 센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우산을 펴 들었다. 비는 좋은데 바람은 싫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는 그쳤지만 이후로도 비가 오락가락해서 우산을 폈다 접었다를 여러 번 반복해야 했다.


▲ 아들 차에서 내린 표선교차로 [08:28]
 

▲ 시작지점에 있는 표선청년회의소 [08:35]
 

번영로 명품도로 시작지점 [08:35]
 

▲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구간 [08:37]
 

▲ 왼쪽은 자전거도로, 오른쪽은 보행자도로 [08:40]
 

▲ 길 오른쪽 하귤나무 [08:41]
 

달산교차로 통과 [08:44]
 

▲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우산을 펴 들었다 [08:47]
 

▲ 오른쪽 도로 건너편 표선면 미래관 [08:51]
 

▲ 길 옆에서 반겨주는 팔손이나무 [08:53]


08:58  하천교차로를 지나 계속 걸어간다. 직선으로 뻗어 있는 아주 단조로운 길이다. 날씨 때문인지 걷는 사람도 자전거를 탄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이런 길을 외롭고 쓸쓸한 길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호젓하고 평화로운 길이다. 일체유심조라,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는 이 길과 주변 환경이나 상황이 비슷한 길을 30km 넘게 계속 걸은 적도 있다. 정의골 교차로가 보이네. 명품도로 산책로가 끝나려나 보다.


하천교차로 통과 [08:58]
 

▲ 길은 명품길인데 걷는 사람이 없네 [09:00]
 

▲ 어? 초가 모양의 게이트도 있네 [09:05]
 

▲ 배롱나무꽃이 영 시원찮다 [09:06]
 

신풍입구 교차로 통과 [09:09]
 

▲ 먼나무 열매는 아니고 뭐지? [09:11]
 

▲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을 만났다 [09:14]
 

▲ 잎이 황금색인 황금사철나무 [09:24]
 

▲ 계속 이어지는 호젓한 길 [09:28]
 

명품도로가 끝나는 지점: 정의골 교차로 앞 [09:36]


09:37  명품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유턴, 이제부터는 왔던 길을 되짚어 표선청년회의소까지 걸어가야 한다. 한참 발걸음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데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밖에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어 차로 데리러 갈 테니 기다리란다. 그래?  마음은 갸륵한데 받아줄 수가 없네. 그리 많은 거리가 남아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비가 오면 우산을 쓰면 되니까.

그냥 걸어가겠다는 말을 전하고 잠깐 걸어가자 거봐라라는 듯이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내리는 비의 양도 많지만 더 큰 문제는 바람, 제주삼다에 바람이 괜히 들어가 있는 게 아니었다. 우산을 펴 들었지만 아랫도리는 순식간에 흠뻑 젖었고 얼굴과 상반신 일부만 간신히 가린 채 걸어가는데 우산살이 금방이라도 부러질 기세다. 다행히 잠시 후 비가 잦아들기 시작은 했지만, 명품도로를 다 걸을 때까지 두어 번 더 그런 강한 비가 내렸다.


▲ 발걸음을 돌려 표선교차로 쪽으로 진행 [09:37]
 

▲ 길 왼쪽에 있는 작은 방사탑 [09:45]
 

▲ 길 옆에 피어 있는 사위질빵꽃 [09:54]
 

▲ 돌아가는 길도 호젓하다 [10:03]
 

▲ 초가 모양의 게이트 통과 [10:06]
 

▲ 강풍과 함께 엄청난 비가 쏟아지기 시작 [10:09]
 

▲ 지금은 잠시 소강상태 [10:15]
 

달산교차로 통과 [10:26]
 

▲ 하늘을 수놓은 배롱나무꽃 [10:32]
 

번영로 명품도로 출발지점에 다시 돌아왔다 [10:34]


10:43  번영로 명품도로 왕복 걷기를 마치고 아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표선고등학교 앞을 지나다 보니 학교 표지판에 IB World School이라고 적혀 있는 게 보인다. 우리말로 아이비 국제학교라는 뜻인데... 이게 뭐냐 하면, 표선면에 있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IB 프로그램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IB가 뭐야?
 
IB란 1968년부터 시작된 국제공인 교육프로그램으로 교육 목표와 일치하는 교육과정과 서술형 평가를 통해 학생의 진정한 성장을 추구한다. IB에서 진정한 성장은 미래의 핵심 역량인 4C(협업, 소통, 창의, 비판적 사고)가 읽고, 쓰고, 말하기를 통해 길러지는 것을 말한다. IB는 진학 위주의 한국 교육을 대체할 대안으로 부상하며 세력을 넓히고 있다. 대구 92개교, 경기 25개교, 제주 12개교, 부산 10개교에서 한국어 IB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은 2022년 11월 25일 자 제주인뉴스에 보도된 기사 내용이다.
 
제주교육청은 표선초등학교, 토산초등학교가 제주 최초로 IB PYP 월드스쿨(World School)의 지위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IB(The International Baccalaureate) 본부는 21일 표선초를, 24일 토선초를 IB 월드스쿨로 최종 승인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2020년 9월 관심학교 등록 이후 해당 학교 교육가족과 교육청이 함께 쏟은 2년 6개월의 노력과 협업의 결실"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에 따르면 두 학교는 IB 월드스클 인증기준에 맞는 교육환경을 갖추는 동시에 협력적인 교원 문화를 바탕으로 학생중심 탐구수업에 주력해 왔다.
 
올해 9월과 10월 최종 검증단 방문에는 학생, 학부모, 교원, 교육청이 모두 검증 면담에 참가해 표선초와 토산초가 IB 월드스쿨 승인 기준에 부합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로써 표선초와 토산초는 제주에서 나란히 초등 1호, 2호 IB 월드스쿨이 됐다. 앞으로 표선초와 토선초는 전 세계 IB 월드스쿨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교원, 학교 간 자료공유 및 교류, 협업이 가능해진다.
 
간단히 말하면, 표선면에 있는 표선초와 토산초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교육과정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IB 월드스쿨로 인정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아들네가 서귀포 시내에서 표선면으로 이주를 한 이유도 바로 아이들을 IB 월드스쿨인 표선초에 보내기 위해서였다. 교육과정이나 교육방법이 기존에 있는 학교와 상이한데 대학진학에는 문제가 없는가? 표선고등학교가 IB 월드스쿨이 되고 난 후 2024년 대입에서 개교 이래 처음으로 서울대 합격생이 나왔으며 연세대, 고려대, 울산과학기술원, 대구과학기술원에도 합격생이 나왔다고 한다. 면소재지에 있는 고등학교 수준에서 대단한 일이 아닌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IB 월드스쿨 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표선고등학교 학교 표지판 [10:43]
 

▲ 도로 건너편에 있는 표선중학교 [10:44]
 

▲ 돌로 만든 솟대가 줄을 지어 서 있다 [10:59]
 

번영로 명품도로 걷기를 모두 마치고 아들 집에 귀환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