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도봉-묘봉-용인등봉-용인봉 산행기
◈ 일시: 2024년 9월 12일 목요일 / 흐림, 비
◈ 장소: 북도봉 1121m / 묘봉 1167.6m / 용인등봉 1124m / 용인봉 887m /
강원 삼척
◈ 코스: 석개재 → 남동릉 → 북도봉 → 묘봉 → 용인등봉 → 용인봉 → 문지골 →
덕풍산장
◈ 거리: 13.54km
◈ 시간: 5시간 9분
◈ 회원: 청주 천봉산악회 안내 산행
06:15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에 있는 덕풍산장, 산행깨나 했다는 사람이면 거의 다 알고 있는 곳이다. 왜? 응봉산 산줄기와 용인등봉 산줄기, 줄미등봉 산줄기가 가라앉는 지점, 그리고 용소골과 문지골이 합쳐지는 덕풍계곡이 시작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용인등봉, 줄미등봉, 응봉산, 용소골, 문지골 산행을 하는 경우에는 거의 어김없이 덕풍산장에서 산행을 마감하게 된다는 것. 그러니 어찌 덕풍산장을 모르겠는가. 2010년 6월 응봉산과 용소골 산행, 2017년 7월 용인등봉과 문지골 산행을 끝마치면서 들렀던 덕풍산장을 오늘은 용인등봉 산줄기 산행을 끝마치면서 만나보려고 한다.
7시에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북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오늘 날씨는? 아니, 이게 뭐야! 어제만 해도 낮 최고기온이 33℃까지 올라갔는데 오늘은 24℃까지만 올라간단다. 세상에, 기온이 하루 만에 10도씩이나 내려간다네. 어라? 비소식도 있네. 청주에서 산행 들머리가 있는 석개재까지는 먼 거리다. 금왕휴게소에 잠깐 들른 버스가 풍기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더니 이번에는 36번 국도를 따라가다 다덕약수관광지에 다시 한번 들른 후 910번 지방도에 있는 석개재까지 달려갔다. 걸린 시간은 무려 3시간 50분.
▲ 청주 꽃다리에서 바라본 무심천 [06:32]
▲ 꽃다리 뒤로 보이는 힐데스하임 아파트 [06:33]
▲ 청주체육관 앞에 서 있는 한길우등관광 버스 [06:47]
▲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 [08:06]
10:49 910번 지방도가 지나가는 해발 1009m의 석개재 도로변에 버스가 섰다. 봉화군과 삼척시의 경계인 석개재에서 용인등봉까지는 낙동정맥 구간으로 2017년 7월에 이미 한번 걸었던 길이다. 산행 들머리에서 길이 두 갈레로 갈라지는데 왼쪽은 능선길이고 오른쪽은 임도다. 두 길은 나중에 서로 만난다. 어디로 가? 임도로. 낙동정맥 트레일 표지판이 서 있는 임도를 1.4km 정도 걸어가자 정자가 나타났고 그 옆으로 왼쪽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 있다. 능선에 진입, 낙동정맥 길을 따라 걸어간다.
▲ 해발 1009m의 석개재 도로변에 버스 정차 [10:49]
▲ 석개재 산행 들머리에 서 있는 이정표 [10:49]
▲ 석개재는 봉화군과 삼척시의 경계 지점에 있다 [10:50]
▲ 낙동정맥 트레일 안내판 [10:50]
▲ 임도 따라 진행 [10:51]
▲ 낙동정맥 트레일 표지판 [10:56]
▲ 길 옆에 피어 있는 물봉선 [11:03]
▲ 석개재에서 1.2km를 걸어왔네 [11:08]
▲ 임도에서 왼쪽으로 조금 떨어진 낙동정맥 길에 진입 [11:11]
▲ 앞서 가는 회원을 만났다 [11:16]
11:23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져 우산을 펴 들었다. 어제보다 낮기온이 10도나 낮아졌다고 하는 데도 덥다. 습도가 높아서 그런 모양이다. 첫 번째 봉우리인 북도봉 정상 도착, 출발 지점인 석개재의 해발이 1009m이다 보니 해발 1121m의 북도봉까지는 고도를 112m만 높이면 되기 때문에 오르막 경사가 그리 심하지는 않았다.
자, 이제 두 번째 봉우리인 묘봉을 다녀올 차례다. 묘봉 가는 길은 주능선을 따라 잠깐 걸어가면 나오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길이다. 2017년 7월에 한번 걸었던 길이건만 날이 덥고 비도 내리고 해서 판단력이 흐려진 탓인가, 능선길을 버리고 그만 오른쪽으로 나 있는 희미한 길로 진행을 하고 말았다. 잠시 후,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는데 이미 때는 늦었고 할 수 없이 없는 길을 만들어가며 묘봉까지 진행을 한다. 이거 어째 오늘 조짐이 별로 좋지 않네.
▲ 비가 내리기 시작 [11:23]
▲ 표지기가 매달려 있는 봉우리 [11:36]
▲ 북도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1:42]
▲ 해발 1121m 북도봉 정상 표지판 [11:47]
▲ 배낭에 우산을 씌워놓고 출발 [11:48]
▲ 젠장, 길이 사라졌네 [11:57]
▲ 묘봉 정상으로 가는 길 [12:00]
▲ 해발 1167.6m 묘봉 정상 표지판 [12:05]
▲ 또 하나의 묘봉 정상 표지판 [12:05]
▲ 묘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2:05]
12:05 해발 1167.6m의 묘봉 정상은 오늘 걷는 산길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을 확인하고 이번에는 정식 코스를 따라 주능선 삼거리까지 걸어간다. 길 참 좋다. 삼거리 도착. 여기서 용인등봉 쪽으로 가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네. 왜? 아까 북도봉을 떠날 때 묘봉을 들른 후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서 배낭을 북도봉 정상에 남겨 두었기 때문이다.
삼거리에서 배낭을 가져오기 위해 북도봉으로 갔다가 다시 삼거리로 돌아오면서, 한 번의 잘못된 판단이 사람을 참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삼거리 도착, 이번에는 용인등봉 쪽으로 간다. 내리던 비는 많이 잦아들어 지금은 거의 내리지 않고 있다. 28분 후, 해발 1124m의 용인등봉 정상에 도착했다. 여기서 오른쪽은 삿갓봉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길로 2017년 7월에 그 길로 진행하다 문지골 6폭포 쪽으로 내려간 적이 있다.
▲ 묘봉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2:05]
▲ 주능선 삼거리에 도착해서 만난 안내판 [12:13]
▲ 배낭을 남겨둔 북도봉 정상에 도착 [12:17]
▲ 다시 묘봉 갈림길 지점으로 왔다 [12:21]
▲ 걷기 좋은 능선길 [12:25]
▲ 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 [12:32]
▲ 걷기 좋은 능선길 [12:37]
▲ 용인등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2:47]
▲ 해발 1124m 용인등봉 정상 표지판 [12:49]
▲ 용인등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2:50]
12:54 용인등봉 정상에서 낙동정맥 길을 버리고 삼거리로 돌아와 이번에는 산악회에서 깔아놓은 안내 화살표를 따라 용인봉 쪽으로 걸어간다. 회원들이 모두 앞서 갔는지 산길에는 나뿐이다. 길이 분명하지 않아 지도를 확인하며 대충 능선을 따라 걸어가다 해발 887m의 용인봉 정상 표지판을 만났다. 그래? 지금까지는 길을 잘 가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지도에 나와 있는 용인봉 정상은 더 가야 나오는데 왜 여기에 표지판이 매달려 있는 거지? 모르겠다. 다시 그런대로 나 있는 능선길을 따라 계속 걸어간다.
▲ 용인등봉 삼거리에서 용인봉 쪽으로 진행 [12:54]
▲ 길은 그런대로 나 있는 편 [13:03]
▲ 능선 따라 대충 걸어간다 [13:11]
▲ 박달나무를 만났다 [13:15]
▲ 희한하게 생긴 커다란 버섯 [13:18]
▲ 해발 887m 용인봉 정상 표지판 [13:20]
▲ 용인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3:20]
▲ 여기까지는 잘 온 것 같은데 [13:21]
▲ 멋진 소나무들이 서 있는 곳 [13:27]
▲ 제법 가파른 내리막길 [13:31]
13:47 능선을 따라 내리막길이 한동안 이어지고 있다. 길인 듯 아닌 듯 한 길을 계속 걸어간다. 그런데... 아니, 이게 뭐야! 절벽이 나타났다. 밑을 내려다보니 도저히 내려갈 수가 없는 지형이다. 길을 잘못 든 것은 분명하고 문제는 일단 계곡으로 내려가는 일인데... 유턴, 다시 위로 올라가 이번에는 능선 왼쪽에 있는 계곡으로 한번 내려가 보기로 했다.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계곡에 들어섰다. 가파른 바위벽 경사를 따라 물이 흘러내리고 있는 계곡을 거의 눕다시피 한 채 내려가면서 2010년 7월 울릉도 성인봉에서 내려오던 기억이 떠올렸다. 그때 성인봉 정상에서 봉래폭포 쪽으로 내려가려고 하다 길을 잘못 들어 수십 미터를 미끄러져 내려간 적이 있었다. 결국 앞에 있는 바위턱에 걸리면서 멈추었는데 그 아래는 낭떠러지라서 만약 바위턱이 없었다면 나도 지금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20분 가까이 낮은 포복을 한 끝에 도달한 곳은? 폭포. 진행불가. 환장하네. 자, 당황하지 말고 길을 찾자. 유턴, 일단 계곡 왼쪽에 있는 능선으로 올라갔다. 가파른 사면을 올라가자니 보통 힘이 드는 게 아니다. 능선을 올라서서 잠시 진행하다 왼쪽 사면을 따라 계곡으로 내려갔다. 여기가 어디지? 지도를 확인해야 하는데 비는 내리고... 에고 모르겠다, 그냥 가자.
그리 넓지 않은 계곡을 따라 잠시 걸어간다. 길? 없다. 작은 계곡이 오른쪽에서 흘러오는 큰 계곡과 만났다. 그때, 어? 저게 뭐야? 표지기잖아!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 3개. 세상에, 이렇게 반가울 수가. 그렇다면 이 계곡은? 문지골이었다. 위치는 제3폭포를 조금 지난 지점. 일단 길은 찾았으니 조난당할 확률은 확 줄어들었지만 문제는 이 문지골을 통과하는 일이다. 2017년 7월 제6폭포에서 문지골을 따라 내려온 적이 있는데, 그때의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으니 어찌 걱정이 되지 않겠는가.
어쨌든 다시 능선으로 올라갈 수는 없으니 죽으나 사나 문지골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길은 계곡 왼쪽과 오른쪽을 따라 나 있는데 사실, 길이라고 할 것도 없다. 그냥 만만한 계곡 가장자리를 따라 진행한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표지기 확인, 진행해야 할 코스를 알려주는 유일한 시그널이기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찾아내야 한다. 계곡 물길을 수도 없이 건넜다. 대충 25번 정도는 될 것 같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계곡의 물살, 허리까지 물이 차는 곳도 있어 자칫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죽음을 감수해야 할 정도다. 문지골에 들어서서 한 시간 넘는 사투를 벌인 끝에 마침내 문지골과 용소골이 합쳐지는 곳에 도착했다. 휴, 이제 안심이네.
▲ 계속 이어지는 능선 내리막길 [13:47]
▲ 능선 왼쪽에 있는 계곡에 진입 [14:03]
▲ 바위벽에 물이 흘러내리고 있는 계곡 [14:12]
▲ 바위벽에 물이 흘러내리고 있는 계곡 [14:18]
▲ 마침내 작은 계곡에 내려섰다 [14:44]
▲ 표지기가 매달려 있는 문지골에 도착 [14:51]
▲ 문지골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 [15:11]
▲ 문지골 오른쪽을 따라 진행 [15:39]
▲ 마침내 길이 좋아졌다 [15:45]
▲ 길 오른쪽에 있는 건물 [15:49]
15:53 용소골과 문지골이 합쳐지는 지점에서 덕풍산장 쪽으로 잠깐 걸어가자 덕풍산장 앞에 서 있는 회원들이 보이고 우리를 데려다줄 차량도 보인다. 안심도 되고 미안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차량에 올라 5km 정도를 달려 덕풍계곡 주차장에 도착, 막걸리 몇 잔을 마시고 4시 16분 출발, 태백시 화전동에 있는 화평식당으로 이동해서 해물순두부찌개로 저녁을 먹었다. 5시 40분 출발, 금왕휴게소에 잠깐 들른 버스가 청주에 도착하니 시계가 8시 4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 오늘 참 힘든 하루였다.
▲ 용소골과 문지골이 만나는 지점에 서 있는 이정표 [15:53]
▲ 길 오른쪽 암벽에 폭포가 생겨났다 [15:54]
▲ 응봉산 능선길이 시작되는 지점 [15:55]
▲ 덕풍계곡 관리소가 보인다 [15:57]
▲ 덕풍계곡주차장 앞에 서 있는 우리 버스 [16:10]
▲ 해물순두부 전문 음식점인 화평식당에 도착 [17:10]
▲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 [19:51]
▲ 산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청주체육관 앞에 도착 [20:48]
▲ 청주 꽃다리에서 바라본 무심천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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