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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국내 行事

2024.07.28. [국내行事 109] 충북 청주 서운동성당 오병이어의 기적

by 사천거사 2024. 7. 28.

오병이어의 기적

◈ 일시: 2024년 7월 28일 일요일

◈ 장소: 서운동성당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09:50  오병이어의 기적을 아는가? 아니, 들어본 적은 있는가?

 

서운동성당 교중미사에 참례했다. 오늘 복음 내용이 오병이어의 기적이었다. 요한복음에 나와 있는 내용을 잠깐 소개하면,

 

예수님께서 눈을 드시어 많은 군중이 당신께 오는 것을 보시고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필립보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마다 조금씩이라도 받아먹게 하자면 이백 데나리온어치 빵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다." 그때에 제자들 가운데 하나인 시몬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여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자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자리 잡게 하여라." 하고 이르셨다. 그곳에는 풀이 많았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는데, 장정만도 그 수가 오천 명쯤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물고기도 그렇게 하시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주셨다. 그들이 배불리 먹은 다음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남은 조각을 모아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들이 모았더니, 사람들이 보리 빵 다섯 개를 먹고 남긴 조각으로 열두 광주리가 가득 찼다.

 

복음 봉독이 끝나고 본당 신부님의 강론 차례가 돌아왔다. 우리 서운동본당 신부님은 청주교구에서 강론을 잘하기로 유명한 분이다. 과연 신부님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설명하셨을까? 다음이 신부님의 강론 내용이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예수님의 기적 가운데 하나로, 예수님이 한 어린아이로부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취하여 오천 명의 군중을 먹였다는 기적을 가리킨다. 간단히 오병이어라고도 한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넘는 군중을 먹였다는 게 사실일까? 이 내용이 4대 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으니 분명한 사실이라고 보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성경에는 예수님이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고 기록되어 있지 하늘에서 빵이 떨어지거나 빵이 어디서 생겨났다는 기록은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뭐가 기적이란 말인가. 그런데도 후세 사람들은 그것을 기적이라고 한다. 

 

그 당시에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몰려든 이스라엘 군중들은 가난과 핍박에 시달리던 사람들이었다. 그런 관계로 그들은 예수님을 뵙기 위해 집을 떠날 때 각자 자신들이 먹을 음식, 즉 빵이나 물고기 같은 것을 미리 준비해서 몸에 지니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린아이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식량의 전부인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예수님에게 봉헌하였고 예수님은 그 빵을 받아 든 후 떼어서 군중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것을 본 군중들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저 어린아이가 자기의 빵과 물고기를 아낌없이 내어놓았는데 어른인 나는 어린아이보다 못하단 말인가?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들은 자신이 간직하고 있던 빵을 떼어서 옆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고, 결국 그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같은 행동을 하게 되었다. 즉, 어린아이의 행동에 자극을 받아 사람들은 자신의 식량을 내어놓지 않으려던 마음을 바꾸어 모두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식량을 내어놓게 된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오병이어의 기적은 예수님이 아니라 어린아이가 일으켰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도 볼 수 있지만, 어린아이의 행동이 예수님에 의해 유발된 것이니 결국은 예수님이 일으킨 기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적을 일으킨 장본인이 예수님이냐 아니면 어린 소년이냐가 아니라 기적 그 자체가 어떻게 해서 일어났느냐이다. 그 기적은 어린아이가 남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았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만약 그 어린아이가 자신의 것을 내어놓지 않았다면 오병이어의 기적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로또 1등에 당첨되는 기적, 아파트 가격이 갑자기 두 배로 올라가는 기적, 불치의 병이 완치되는 기적 등등. 물론, 그러한 기적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오병이어의 기적에 비추어 본다면, 그러한 기적은 자신의 것을 남을 위해 내어놓지 않고 움켜쥐고만 있는 사람에게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만약 자신의 것을 끌어안기에만 급급한 사람에게 앞에서 말한 그런 기적들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능가하는 엄청난 기적이 될 것이다.

 

자신에게 어떤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먼저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남에게 베풀어라, 나누어 주어라, 기부하고 봉사하라. 기적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지만 아무에게나 일어나지는 않는다.


서운동성당 교중미사 참례 [09:59]

 

▲ 서운동성당 성모동굴 [09:59]

 

▲ 미사가 끝나고 얼음과자 파티 [1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