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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24.06.13. [충북山行記 378] 충북 단양 둥지봉

by 사천거사 2024. 6. 13.

둥지봉 산행기

◈ 일시: 2024년 6월 13일 목요일 / 맑음
◈ 장소: 둥지봉 822m / 충북 단양
◈ 코스: 남천2리 다목적회관 → 남천계곡  780봉 → 둥지봉 → 절골 → 성골

           남천1리 주차장
◈ 거리: 17.23km
◈ 시간: 7시간 50분
◈ 회원: 청주 천봉산악회 안내 산행


 

 

 


 

 



06:45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아가는 둥지봉은 제천시 수산면에 있는 둥지봉이다.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이 둥지봉은 예전에는 가은산과 함께 연계산행이 가능한 곳이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새바위와 함께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출입에 제한을 받는 지역으로 바뀐 상태다.

 

오늘 찾아가는 곳은 월악산국립공원이 아니라 아니라 소백산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둥지봉이다. 단양군 영춘면에 있는 이 둥지봉은 2009년 7월 우리 부부가 지인 부부와 함께 왔던 곳으로 길이 매우 험하고 거칠어서 무척 힘든 산행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두피디아에 나와 있는 둥지봉 설명 내용을 보자. 

 

둥지봉은 소백산국립공원의 신선봉 바둑판 바위에서 북쪽으로 4km 정도 뻗은 지맥의 산봉우리로서 해발고도는 822m이다. 등산로가 발달하지 않고 바위가 많은 탓에 초보자들이 등산하기에는 어려운 편이며,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천연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소백산의 주맥인 형제봉과 만나는 산면을 따라 6~7km가량 이어지는 대산골계곡은 소백산 일대에서 가장 수량이 풍부한 천연의 비경지대로 꼽힌다. 

산행 코스는 대어구마을의 남천계곡 입구에서 출발하여 암석지대-암릉-둥지봉 정상-780봉-갈래폭포-남천야영장을 거쳐 대어구마을 입구에 이르는 약 10㎞이며, 6시간 정도 소요된다.

 

7시 30분에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북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오늘도 최고 기온이 32도까지 올라간단다. 한 달이나 넘게 남은 삼복 기간에는 얼마나 더우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네. 금왕휴게소에 잠깐 들른 버스가 북단양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더니 이번에는 매포를 거쳐 남한강 위에 놓인 영춘교를 건넌 후 온달관광지를 지나 대어구마을을 향해 달려간다.


▲ 청주 꽃다리에서 바라본 무심천 [06:57]

 

▲ 꽃다리 뒤로 보이는 힐데스하임 아파트 [06:58]

 

▲ 청주체육관 앞에 서 있는 한길우등관광 버스 [07:17]

 

▲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 [08:41]


10:06  남천2리 다목적회관 주차장에 버스 도착, 일단 버스에서 내렸다. 자, 이제 산행 코스를 선택해야 할 시간이다. 산악회에서는 둥지봉에 오른 후 삼각점봉에서 남천계곡으로 내려와 계곡을 따라 하산하는 것으로 정해 놓았는데, 문제는 남천계곡이 출입금지구역이라 내려오다 공단 직원에게 적발되면 범칙금을 내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 그렇다면 먼저 계곡으로 올라가서 둥지봉을 거쳐 내려오면 어떨까? 나를 포함해 3명의 회원이 도전.

 

마을길을 따라 대어구마을을 지나 남천야영장 쪽으로 들어간다. 남천야영장은 현재 소백산국립공원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개장 기간은 4월부터 11월까지이다. 남천야영장 입구에 도착, 야영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갔다. 살금살금. 잠시 후 차량통행이 가능할 정도의 널찍한 길에 올라섰다. 일단 야영장은 무사히 통과했으니 이제부터는 남천계곡을 따라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남천2리 다목적회관 주차장에 버스 정차 [10:06]

 

▲ 삼거리에서 대어구마을 쪽으로 진행 [10:11]

 

▲ 2009년 산행 시 출발지점이었던 금강펜션 앞을 통과 [10:19]

 

▲ 15년 만에 다시 만난 남천계곡 표지석 [10:20]

 

남천야영장 500m 전 게이트 [10:20]

 

▲ 남천야영장 가는 길 [10:21]

 

▲ 관리초소인가? [10:22]

 

▲ 남천야영장 입구에 도착 [10:27]

 

▲ 야영장 오른쪽 계곡을 따라 진행 [10:29]

 

▲ 차량통행이 가능한 널찍한 길에 진입 [10:32]


10:34  문이 열려 있는 남천계곡 출입금지 게이트를 지나 본격적인 계곡길 걷기에 들어갔는데... 어? 널찍한 길이 끝나는 지점에 공단 차량이 한 대 서 있다. 어쩌나? 에라 모르겠다. 일단 가 보자. 차에 사람은 없다. 통과. 이제부터는 운에 맡기고 가는 거다. 계곡길은 그리 뚜렷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물이 흐르는 계곡을 여러 번 건너야 하는데 물이 그리 많지 않아 등산화를 벗을 일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 출입금지 게이트가 열려 있다 [10:34]

 

▲ 잡풀이 자라고 있는 길 [10:38]

 

▲ 물길을 건너간다 [10:43]

 

▲ 계곡 오른쪽을 따라 진행 [10:47]

 

▲ 물길을 건너간다 [10:49]

 

▲ 예전 통행을 허용했던 때의 등산로 표지판 [10:56]

 

▲ 남천계곡에 만들어진 작은 폭포 [11:01]

 

▲ 물길을 건너간다 [11:02]

 

▲ 물길을 건너간다 [11:04]

 

▲ 물길을 건너간다 [11:08]


11:09  물길을 건너 다시 왼쪽으로 건너왔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물길을 건너기 전에 오른쪽에서 삼각점봉으로 올라가는 길을 발견했어야 했는데 그만 지나치고 말았다. 그것도 모르고 계속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서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2009년에 왔을 때 분명히 계곡을 8번인가 건넌 기억이 남아 있는데 지금은 10번도 넘게 계곡을 건너고 있다는 것. 더 큰 문제는, 이 지역이 인터넷 불통지역이라 스마트폰으로 정확한 코스를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계곡이 왜 이렇게 긴 거야?

 

시간도 그렇고 해서 일단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고 물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삶은 달걀과 카스텔라로 점심을 먹고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동행 중인 한 회원이 하는 말이 들려왔다. 어? 코스에서 1.1km나 이탈했네? 이게 무슨 말씀, 그러면 스마트폰에 트랙을 받아왔다는 것인데 왜 처음에 코스를 이탈했을 때 알려주지 않으셨나. 아이고 야속해라. 트렉을 확인해 보니 이탈 거리가 직선으로는 1.1km이지만 실제로는 1.8km나 된다. 그렇다면 다시 계곡을 따라 1.8km를 내려가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환장하네. 그렇게 계곡을 오르내리며 3.6km를 더 걷는 데에 1시간 30분이 걸렸다.


▲ 물길을 건너 왼쪽으로 [11:09]

 

▲ 다시 물길을 건너 오른쪽으로 [11:10]

 

▲ 계곡 돌길 [11:18]

 

▲ 다시 물길을 건너고 [11:26]

 

▲ 숫제 계곡을 따라 진행 [11:35]

 

▲ 계속 이어지는 계곡길 [11:43]

 

▲ 남천계곡의 작은 폭포들 [11:50]

 

▲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계곡길 [11:54]

 

▲ 점심 식사: 삶은 달걀, 카스텔라 [12:05]

 

▲ 점심을 먹고 유턴, 다시 계곡을 내려간다 [12:16]


12:55  삼각점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 도착, 산 쪽으로 사람이 올라간 흔적이 역력하다. 진입, 처음부터 오르막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어? 바위에 파란색 화살표가 그려져 있네. 사람이 다닌 길은 길인 모양이다. 그러다가 잠깐 걸음을 멈추고 지도를 확인해 보니 어허, 또 길을 잘못 들었네. 삼각점봉으로 곧장 올라가는 길은 아까 계곡길에서 조금 더 내려가서 능선으로 올라붙어야 했다. 이제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조금 돌아가더라도 그냥 진행하기로 한다.

 

길은 참 거시기하다. 잡목 가지가 길을 막으며 계속 얼굴을 때리고 바닥은 대부분이 울퉁불퉁한 돌길이다. 거기에 경사까지 급하니 진행하는 데에 시간이 보통 많이 걸리는 게 아니다. 게다가 오늘은 스틱도 안 가지고 왔네. 그런 길을 1시간 8분 동안 걸어 해발 910m 봉우리에 도착했다. 왼쪽은 신선봉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둥지봉으로 가는 길이다. 삼거리봉에서 둥지봉으로 가는 길도 만만찮다. 길은 길이되 길이 아니다. 얼마나 까다롭고, 애매하고, 힘들고, 지저분한 길인지 설명으로는 힘들고 직접 걸어봐야 안다.


▲ 계곡에서 갈라지는 산길에 진입 [12:55]

 

▲ 길이 있는 듯 없는 듯 [12:59]

 

▲ 파란색 화살표가 길을 안내한다 [13:04]

 

▲ 자주 나타나는 짧은 바위 구간 [13:15]

 

▲ 이만하면 무척 양호한 길이다 [13:22]

 

▲ 해발 910m 봉우리 도착: 왼쪽은 신선봉으로 가는 길, 오른쪽이 둥지봉 코스 [14:03]

 

▲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난 부드러운 길 [14:09]

 

▲ 길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14:31]

 

▲ 경사가 조금 있는 내리막길 [14:45]

 

▲ 도대체 삼각점봉은 왜 안 나오는 거야 [14:52]


15:17  계곡 갈림길 지점에서부터 무려 2시간 12분이 걸려 천신만고 끝에 삼각점이 박혀 있는 780봉에 도착했다. 아까 계곡에서 제대로 올라왔다면 1시간도 걸리지 않았을 텐데, 오늘 무슨 마가 끼었나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 22분 후 통천문 앞에 내려섰다. 같이 간 회원들이 쉬어가자고 하면서 주저앉는다. 물은 다 떨어지고, 다리 힘은 점점 줄어들고, 갈 길은 멀고... 탈진, 탈수, 일사병, 열사병, 조난, 헬기 등 별의별 단어들이 다 떠오른다. 이러면 안 되지. 힘내자.

 

통천문에서 둥지봉 정상으로 가는 길에서는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암벽 구간을 통과해야 한다. 줄이 가늘고 오래되어 끊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자꾸 당겨보게 만든다. 해발 822m의 둥지봉 정상 도착, 2009년에 왔을 때는 나무에 정상 표지판이 매달려 있었는데 지금은 표지기가 두어 개 매달려 있을 뿐 아무것도 없다. 산악회에서 깔아 둔 종이 화살표에 이곳에서 유턴해서 되돌아가라고 적어놓았다. 예, 우리도 따라서 내려가겠습니다.


▲ 삼각점이 박혀 있는 780봉에 도착 [15:17]

 

▲ 780봉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 [15:17]

 

▲ 무명봉 꼭대기에 서 있는 소나무 [15:29]

 

▲ 통천문 앞에서 쉬고 있는 회원들 [15:39]

 

▲ 둥지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암벽 구간 [15:40]

 

▲ 계속 이어지는 암벽 구간 [15:43]

 

▲ 해발 822m 둥지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 [15:48]

 

▲ 산악회에서 깔아놓은 종이 화살표: 둥지봉 정상에서 되돌아가란다 [15:48]

 

▲ 끝없이 나타나는 바위 구간 [16:18]

 

▲ 소나무 색깔은 이쁘네 [16:27]


16:37  길이 있는 듯 없는 듯한 능선을 50분 가까이 진행하자 산악회에서 깔아놓은 종이 화살표가 능선길을 버리고 왼쪽 절골 계곡으로 내려가라고 방향 제시를 하고 있다. 그래? 그런데 절골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도 길이 아니었다. 그냥 앞서 간 회원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에 바쁜데 완전 돌길에 내리막 경사가 급해 그냥 가만히 서 있어도 줄줄 미끄러진다. 앞서 가는 회원들이 연신 엉덩방아를 찧어댄다.

 

36분을 걸려 물이 흐르고 있는 절골에 내려섰다. 우선 계곡물을 한 통 받아서 단숨에 마셨다. 꿀맛이다. 세상에, 물맛이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 생기도 함께 솟아난다. 절골 왼쪽을 따라 그런대로 나 있는 길을 따라 15분을 걸어가자 국립공원 측에서 길을 막아놓았다. 뭐야, 이거. 철조망으로 촘촘하게 막아놓아 통과할 데가 없네. 그렇다면? 방법이 없네, 넘어가야지. 가능 해? 당연하지.


▲ 산악회에서 깔아놓은 종이 화살표가 절골 쪽으로 내려가란다 [16:37]

 

▲ 길은 없고 앞서 간 회원들의 발자취를 따라 진행 [16:44]

 

▲ 수없이 미끄러지며 36분 걸려 물이 흐르는 절골에 내려섰다 [17:13]

 

▲ 계곡 왼쪽 산길에 올라서면서 만난 산악회 종이 화살표 [17:18]

 

▲ 길 오른쪽 절골 [17:21]

 

▲ 길은 그런대로 나 있는 편 [17:23]

 

▲ 물길을 건너간다 [17:25]

 

▲ 다시 한번 더 물길을 건너간다 [17:31]

 

▲ 통행금지용 울타리 [17:33]


17:36  시멘트로 포장이 된 마을길을 따라 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는 길, 몸은 천근이지만 더 이상의 산길은 없다는 생각에 발걸음만큼은 가볍다. 20분 넘게 걸려 남천1리 버스주차장에 도착하니 시계가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예정시간보다 3시간이나 늦게 도착했으니 다른 회원들 볼 면목이 없네. 막걸리 몇 잔을 마시고 나니 조금 생기가 돌아오는 것 같다. 

 

18:24  버스 출발, 돌아가는 길은 어상천을 거쳐 남제천 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천등산 휴게소에 잠깐 들른 버스가 쉬지 않고 계속 달려 청주에 도착하니 시계가 8시 52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 오늘 참 힘든 산행이었다. 예정된 코스를 제대로 걸었어도 만만찮은 길이었는데, 코스를 두 번이나 이탈하며 예정된 거리보다 7km를 넘게 더 걸었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 시멘트 포장 마을길을 따라 진행 [17:36]

 

▲ 계속 이어지는 성골 마을길 [17:41]

 

▲ 남천2리 다목적회관 [17:49]

 

▲ 금계국과 망초대꽃이 잘 어울렸다 [17:55]

 

▲ 평택제천고속도로 천등산 휴게소 [19:31]

 

▲ 산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청주체육관 앞에 귀환 [20:52]

 

▲ 꽃다리에서 바라본 무심천 [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