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천산 산행기
◈ 일시: 2024년 6월 7일 금요일 / 맑음
◈ 장소: 곤천산 1030.5m / 충북 영동
◈ 코스: 옥륵촌 → 곤천산 → 능선 삼거리 → 계곡길 → 마을길 → 옥륵촌
◈ 거리: 11.36km
◈ 시간: 6시간 30분
09:25 오늘 충북 영동에 있는 곤천산을 찾아간다. 37일간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를 마치고 어제 집으로 돌아온 시간이 오후 3시쯤,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급하게 곤천산에 가는 이유는 바로 곰취 때문이다. 2020년 6월, 곤천산과 황악산 정상에 오른 후 산을 내려오다 우연히 자연산 곰취밭을 발견한 이후로 매년 이맘 때면 곰취를 만나러 곤천산을 다녀오고 있다. 따라서 오늘 산행은 곤천산보다 곰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청주 아파트 출발, 경부고속도로 황간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영동군 매곡면 강진리에 있는 옥륵촌 마을에 도착하는 데에는 1시간 5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해평리 다목적창고 앞 넓은 마당 한쪽에 차를 세우고 물길 오른쪽을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돌아가지 않는 물레방아가 있는 마을 끝집이 나타난다. 끝집을 지나 잠깐 진행하면 작은 다리가 나오고 다리를 건너면 왼쪽으로 열려 있는 산길이 보인다.
표지기가 두 개 매달려 있는 산길에 진입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곤천산 산행이 시작된다. 지금부터 고도를 700m 넘게 올리며 해발 1030m까지 올라가야 한다. 길은 아주 뚜렷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나 있어 진행하는 데에 크게 어려움은 없다. 표지기도 가끔 보이고. 대신 오르막 경사는 매우 가팔라서 주능선에 올라설 때까지는 적지 않은 힘을 쓸 생각을 단단히 하는 게 좋다.
▲ 청주 아파트 출발 [09:25]
▲ 해평리 다목적창고 앞 마당 한쪽에 주차 [11:16]
▲ 해평리 다목적창고: 해평리는 행정명 [11:16]
▲ 강진리 농산물 간이집하장: 강진리는 법정명 [11:17]
▲ 물길 오른쪽을 따라 마을 안으로 [11:19]
▲ 물레방아가 있는 마을 끝집 [11:20]
▲ 표지기가 매달려 있는 산길 시작 지점 [11:21]
▲ 길은 그런대로 뚜렷한 편 [11:25]
▲ 가끔 모습을 드러내는 표지기 [11:35]
▲ 육군 표지석: 오른쪽으로 군부대 철망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다 [11:42]
11:59 오른쪽에서 산줄기를 따라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능선을 따라 진행하는 길이라서 오르막 경사가 있기는 하지만 걷기에 아주 편하다. 곤천산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부러진 나뭇가지들이 많이 보인다. 바람이 얼마가 강하게 불었는지 소나무도 아닌 다른 종류의 나무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 부러진 나뭇가지 길을 막고 있어 여러 번 우회를 하거나 타고 넘어야 했다. 그런 이유로 능선에 올라서서 곤천산 정상에 도착하는 데에는 1시간 38분이나 걸렸다.
▲ 오른쪽 능선을 따라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 [11:59]
▲ 길이 많이 평탄해졌다 [12:04]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2:12]
▲ 걷기 좋은 능선길 [12:23]
▲ 산행 지도에도 나와 있는 삼각점 [12:29]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2:45]
▲ 모처럼 나타난 짧은 바위 구간 [12:50]
▲ 이름 없는 봉우리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3:00]
▲ 민백미꽃을 만났다 [13:11]
▲ 바람에 부러진 나뭇가지들이 계속 나타난다 [13:29]
13:37 해발 1030.5m의 곤천산 정상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전망이 트이면서 곤천산에서 황악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황악산에서 바람재를 거쳐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그리고 멀리 덕유산까지 눈에 들어온다. 곤천산에서 황악산으로 가는 길은 그런대로 제법 뚜렷하다. 그 이유는, 황악산에 오른 후 곤천산까지 왔다가는 산행객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곤천산 정상에서 황악산으로 가는 길에서는 암릉 구간도 만나게 된다.
▲ 나무에 매달려 있는 곤천산 정상 표지판 [13:37]
▲ 곤천산 정상 조망: 신선봉과 덕유산 방향 [13:37]
▲ 곤천산 정상 조망: 황악산에서 뻗어나간 백두대간 능선 [13:37]
▲ 곤천산 정상 조망: 삼거리봉에서 황악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 [13:38]
▲ 곤천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 [13:39]
▲ 예전에 표고버섯을 재배하던 곳 [13:45]
▲ 길은 제법 뚜렷하다 [13:54]
▲ 강풍에 부러진 소나무 가지들 [14:04]
▲ 표고버섯 재배지를 또 만났다 [14:09]
▲ 오른쪽으로 보이는 궁촌지 [14:14]
14:17 곤천산 정상에서 38분을 걸어 표지기가 매달려 있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여기서 오른쪽 능선을 따라 계속 진행하면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해발 1111m의 황악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여기서 황악산을 다녀왔는데 작년부터는 이곳에서 곧바로 내려가는 것으로 코스를 변경했다. 우거진 나뭇가지들을 헤치고 왼쪽 능선에 들어섰다. 길은 제법 뚜렷한 구간도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이 흐릿하다. 그래도 조금 신경만 쓰면 그런대로 진행할만하다.
늘 곰취를 채취하던 지역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니, 이게 뭐야! 곰취가 없다. 여기가 아닌가? 맞는데. 일단 배낭을 내리고 준비해 간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주변을 둘러보니, 누군가가 이미 뜯어간 흔적이 남아 있었다. 나보다 앞서 이곳으로 내려가던 산행객이 우연히 곰취를 발견하고 채취를 한 것 같다. 그것 참. 그래도 이곳저곳을 다니며 남아 있거나 나중에 새로 난 것을 모았더니 그런대로 두세 번 먹을 정도는 된다. 그래, 이 정도면 만족이다. 어쨌든 곤천산 정상에는 올랐잖아.
없는 곰취를 찾느라고 죄도 없는 시간만 많이 흘러갔네. 자, 이제 내려가자. 문제는 이제부터다. 일단 물이 흐르는 곳까지 계곡에 널려 있는 크고 작은 돌을 밟으며 내려가야 하는데, 낙엽이 덮여 있는 곳을 잘못 밟으면 발이 쑥쑥 빠지는 곳이 많아 자칫하면 발목이 부러질 수도 있다. 스틱으로 일일이 확인하며 발걸음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나는 이 구간을 마의 계곡길이라고 부른다.
마의 계곡길이 끝나면 물이 흐르는 계곡 오른쪽으로 따라 길이 이어지는데 길이 있다 없다를 반복하는 아주 애매한 구간이다. 짜증을 엄청 불러일으키는 이 길을 나는 마의 계곡 옆길이라고 부른다. 마의 계곡 옆길이 끝나면 임도가 나타난다. 예전에는 평탄하고 잘 닦여진 임도였겠지만 지금은 흙이 빗물에 모두 씻겨 내려가 풀도 자라지 않는 돌길로 변해 있다. 나는 이 길을 마의 임도라고 부른다. 올라가는 길도 그렇지만 내려가는 길도 무척 힘이 들어 한 번 와본 사람은 다시는 찾지 않을 곤천산을 나는 올해로 다섯 번이나 계속 찾아오고 있다.
▲ 삼거리 지점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4:17]
▲ 왼쪽 사면을 따라 나 있는 길 [14:30]
▲ 곰취 발견 [14:38]
▲ 마의 계곡길에 진입 [16:15]
▲ 마의 계곡길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 [16:27]
▲ 마의 계곡 옆길에 진입 [16:41]
▲ 물이 흐르고 있는 계곡 [16:46]
▲ 돌이 널려 있는 마의 임도 [16:58]
▲ 풀이 난 곳은 돌이 없는 구간 [17:00]
▲ 다시 돌이 깔려 있는 구간에 진입 [17:04]
17:15 돌이 깔려 있는 임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구간은 그나마 돌이 크지 않아 걷기에 조금 편하다. 잠시 후 임도 왼쪽 계곡을 따라 흘러내려오던 물길을 건너 5분 정도 진행하자 포장도로가 나타났다. 왼쪽은 영축사로 가는 길이고 다리 건너 오른쪽이 옥륵촌 마을로 가는 길이다. 마의 계곡길과 마의 임도를 거쳐 포장도로에 내려서니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온 기분이다.
이제 마을도로를 따라 차를 세워둔 곳까지 걸어갈 일만 남았다. 길이 좋으니 발걸음이 빨라진다. 영동은 포도와 감을 많이 생산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매곡면 지역은 호두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그런지 도로 양쪽에는 호두나무 과수원이 여러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인적이 드문 포장도로를 20분 정도 걸어 옥륵촌 마을 표지석이 있는 곳에 도착, 꽤 힘들었던 곤천산 산행을 마치고 차에 올라 청주로 돌아오니 시계가 7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 그리 크지 않은 돌이 깔려 있는 임도 [17:15]
▲ 물길을 건너간다 [17:22]
▲ 다시 이어지는 임도 [17:26]
▲ 포장도로에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진행 [17:28]
▲ 벌써 억새가 피었나? 작년 것 같은데 [17:31]
▲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17:33]
▲ 호두나무에 호두가 잔뜩 열려 있다 [17:41]
▲ 옥륵촌 마을 표지석과 유래비 [17:47]
▲ 산행을 마치고 출발 [17:53]
▲ 산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청주 아파트 도착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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