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성묘
◈ 일시: 2024년 6월 8일 토요일 / 비
◈ 장소: 운곡2리 선영 / 충북 괴산군 청안면 운곡2리
◈ 회원: 4형제 부부
▲ 운곡리 선영 / 충북 괴산군 청안면 운곡리 2구
성묘
성묘는 원래 봄과 가을에 조상들의 묘를 찾아가서 손질하고 살피는 일이었다. 그러다가 성묘를 한 후 간단한 제물을 차리고 제배를 하는 제례의 절차가 합쳐져 묘제로 발전했다. 성묘는 죽은 조상의 육체가 묻혀 있는 장소에서 직접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상숭배의 관념이 내재되어 있어 제례가 포함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성묘는 주로 설과 추석과 같은 명절, 그리고 한식에 한다. 10월에 지내는 시향제도 일종의 성묘라고 볼 수 있다.
11:00 나에게는 아버지가 두 분 있었다. 한 분은 나를 낳아준 생부, 다른 한 분은 나를 길러준 양부. 아버지 4형제 중에서 셋째인 생부가 맏형인 양부에서 맨 처음 낳은 나를 양자로 보낸 것이다. 예전에는 그리 드물지 않은 일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아야 한다. 생부가 2013년 6월 11일에 돌아가셨을 때 양부가 살아계셔서 나는 상주 노릇도 못하였다. 지금은 2015년에 양부도 돌아가셨기 때문에 생부 기일에 동생들과 자리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작년 11월 12일 생모가 돌아가셨을 때 동생들에게 제안을 했다. 내년부터 설날과 추석에 집에서 지내는 제사는 지양하고 대신 기일 가까운 날에 산소에 와서 성묘를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합의 성공. 사실, 육체나 영혼 아무것도 없는 집에서 먹지도 않는 음식을 잔뜩 차려놓고 절을 하는 것보다 고인의 육체가 일부라도 묻혀 있는 묘소를 찾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다는 생각에 의견의 일치를 본 것이다.
6월 10일이 생부 기일이라 오늘을 성묘하는 날로 정했다. 비가 조금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11시가 조금 넘어 묘소에 도착해 보니 서울에 살고 있는 동생 세 명이 이미 도착해서 무덤 봉분에 자라난 풀을 말끔하게 뽑아 놓았다. 과일과 떡, 포를 차려놓고 4형제가 돌아가며 술을 한 잔씩 올렸다. 묘소를 떠나면서 비가 가늘게 내리고 있는 하늘을 향하여 나직이 물어보았다.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니는 만나셨나요?
▲ 과일, 포, 떡 진설 [11:20]
▲ 제례를 마치고 [11:35]
▲ 선영에서 바라본 우리 집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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