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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국내 行事

2024.04.15. [국내行事 87] 충북 괴산 운곡2리 두릅 채취

by 사천거사 2024. 4. 15.

운곡2리 선영 두릅 채취

◈ 일시: 2024년 4월 15일 월요일 / 비
◈ 장소: 운곡2리 선영 충북 괴산군 청안면 운곡2리 


▲ 운곡리 선영 충북 괴산군 청안면 운곡리 2구
 


두릅 이야기

 
두릅은 대표적인 봄나물로서 두릅나무의 어린 순을 말한다. 두릅의 종류에는 땅두릅, 개두릅, 참두릅이 있다. 땅두릅은 독활이라고도 불리며, 4~5월경 땅을 파 새순을 잘라낸 것으로 강원도와 충북에서 많이 재배된다. 개두릅은 엄나무의 새순으로 쌉싸름한 맛에 향이 강하고 약효가 좋아 두릅 중에서도 최고로 친다. 참두릅은 두릅나무에 달리는 새순으로 나무두릅이라고도 부른다.
 
대략 남부지방은 3~4월, 중부지방은 4~5월 즈음에 순이 나오는 시기에만 채취 또는 수확한다. 가지의 맨 윗부분 두릅이 가장 좋으며, 중간 마디 부분에서 나오는 것은 2등품 취급한다. 사실 어느 부분에서 채취했냐 보다는 적당한 시기에 채취하였느냐가 더 중요한데, 덜 자란 두릅은 먹을 게 없고 시기를 놓쳐 너무 자라면 질기고 가시가 단단해져 먹을 수 없다. 두릅은 10~15㎝ 정도 때 수확하는 게 가장 좋다.
 
두릅에는 사포닌, 비타민 A, 비타민 C, 칼슘, 섬유질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많아 환자에게 특히 좋다. 입 안에 넣었을 때 두릅 특유의 향긋함이 감돌며 적당히 데쳐낸 두릅은 아삭하고 쌉쌀하여 입맛을 돋운다. 어린순은 부드러운 축에 속해 나물로 무쳐먹거나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살짝 밀가루를 묻혀서 튀겨도 꽤 맛이 좋다. 때를 놓쳐 나물로 먹기 힘들 정도가 되면 가시를 긁어내고 데쳐서 절임 형식으로 만들어 먹어도 된다. 두릅은 독성이 있다. 독성을 제거하려면 데친 후에 2시간 정도 찬물에 담갔다가 잘 씻어서 먹으면 된다.

 

사실 두릅은 춘궁기 때 배고픔을 이겨내기 위해 나무의 순이라도 먹어야 했던 조상들의 구황작물 중 하나였다. 두릅은 주산지가 한국, 중국, 일본을 위시한 동아시아 지방이고 그 이외 지역들은 두릅나무 자체가 없거나 있어도 먹지 않는다. 동아시아 내에서도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의 동북지방에서 먹는 음식이다. 대한민국은 참 대단한 나라다. 염소도 안 먹는 고사리를 먹고, 중국인도 안 먹는 깻잎을 먹고, 이렇게 두릅도 먹으니 말이다.


09:48  지난 4월 12일에 두릅이 얼마나 자랐나 살펴보러 갔더니 손가락 한 마디 정도 새싹이 돋아난 것을 보고 발걸음을 돌렸었다. 3일이 지난 오늘 다시 찾아간다. 두릅이 얼마를 자랐던 어차피 오늘은 무조건 따야 한다. 내일부터 제주도에 갈 예정이라 시간이 오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 생각으로는, 요즘 며칠간 날이 따뜻해서 채취하기에 딱 좋은 크기인 10~15cm 정도로 자라났을 것 같다.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인가. 차에 올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벗어나니 쏟아지는 빗줄기가 앞을 가로막는다. 거의 매년 봄가뭄 때문에 마음 고생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올봄에는 시기적절하게 비가 잘 내린다. 괴산군 청안면 운곡2리 마을 공터에 차를 세우고 조금 떨어져 있는 선영으로 올라갔다. 묘지 앞 밭둑에 서 있는 두릅나무가 보이기 시작한다. 두릅도 보인다. 오케이, 굿!

선영에 도착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다. 지금 보고 있는 두릅나무들은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여러 해 전에 심으신 것이다. 처음에는 보잘것 없어 보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왕성한 번식력으로 개체수가 늘어나 지금은 수십 그루가 되었다. 두릅 크기는 어떤가? 예상했던 대로 먹기에 알맞은 크기로 자라 있었다. 기가 막히게 타이밍을 맞춘 것이다. 

자, 그럼 어디 한번 따볼까. 그런데... 아니, 이게 뭐야! 손을 탔네. 누군가가 이미 두릅을 딴 흔적이 나뭇가지에 역력하게 남아 있었다. 그래도 괜찮다. 남아 있는 게 훨씬 더 많으니까. 비를 맞으며 두릅을 딴다. 즐거울 때는 힘든 일도 노동이 아니다. 묘지에 있는 두릅을 모두 채취한 후 현재 비어 있는 고향집으로 내려갔다. 고향집 뒤뜰에도 두릅나무가 있기 때문이다. 채취 완료. 내일 제주 아들네집 갈 때 가져가고 딸네집 주고 나면 한두 번 먹을 정도는 남겠네. 내년을 기약하며 청주를 향해 출발.


▲ 청주 아파트 출발 [09:48]

 

▲ 괴산군 청안면 운곡2리 마을 도로변에 주차 [10:34]

 

▲ 비가 내리고 있는 선영 [10:41]

 

▲ 적당한 크기로 돋아 있는 두릅들 [10:41]

 

▲ 선영에서 바라본 고향집 [10:41]

 

▲ 선영 앞 밭에 서 있는 두릅나무들 [10:41]

 

▲ 고향집 입구에 피어 있는 꽃잔디 [11:11]

 

▲ 고향집 뒤뜰에서 자라고 있는 두릅나무들 [11:20]

 

▲ 두릅 채취를 모두 마치고 [11:24]

 

▲ 오늘 채취한 두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