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안덕 동광마을 4.3길 탐방기
◈ 일시: 2024년 4월 17일 수요일 / 흐림
◈ 장소: 안덕 동광마을 4.3길 /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마을
◈ 코스: 동광리복지회관 → 큰넓궤 가는 길 → 동광리복지회관 → 무등이왓 가는 길 →
원물오름 → 동광육거리
◈ 거리: 15.5km
◈ 시간: 3시간 39분
07:50 제주 여행 2일 차, 오늘은 제주 안덕 동광마을 4.3길을 걸어보기로 하고 아들 집을 나섰다. 버스 검색을 해보니 집 앞 도로에 있는 동원산업 버스정류장에서 201번 버스를 타고 서귀포 버스터미널까지 간 다음 181번이나 282번을 타고 동광 육거리로 가면 될 것 같다. 오케이. 나로서는, 제주도의 시내버스 운행 시스템이 우리나라에서 원탑이라고 생각한다. 8시 201번 타고 동원산업 버스정류장 출발, 9시 서귀포버스터미널 도착, 9시 15분 282번 타고 월드컵경기장 버스정류장 출발, 9시 53분 동광육거리 도착.
▲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 아들집 출발 [07:52]
▲ 동원산업 버스정류장 [07:55]
▲ 201번 버스 승차 [08:01]
▲ 서귀포 버스터미널 도착 [09:00]
▲ 월드컵경기장 버스정류장 [09:04]
▲ 새잎이 돋아난 나무 [09:09]
▲ 282번 버스 승차 [09:15]
▲ 동광육거리에 도착 [09:53]
10:00 동광리복지회관 도착, 여기서 큰넓궤 코스와 무등이왓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사실, 어느 코스를 먼저 가더라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코스 선택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큰넓궤 코스를 먼저, 무등이왓 코스는 나중에 다녀오기로 하고 일단 큰넓궤 가는 길에 들어섰다. 유채꽃과 동백꽃이 피어 있는 길을 지나자 말방에가 나타났다. 방에는 제주어로 방아를 의미한다.
▲ 제주 안덕 동광마을 4.3길 안내판 [10:00]
▲ 코스 출발지점인 동광리복지회관 [10:00]
▲ 제주 안덕 동광마을 4.3길 안내판 [10:01]
▲ 큰넓궤 가는 길 이정표 [10:03]
▲ 카페 이름이 in mood [10:04]
▲ 유채꽃 [10:04]
▲ 콩 종류 꽃 같은데 [10:05]
▲ 동백꽃이 아직도 남아 있네 [10:05]
▲ 말방에 안내문 [10:06]
10:07 동광분교 오른쪽에 서 있는 이정표에 큰넓궤까지 거리가 3.2km라고 적혀 있다. 청보리가 익어가고 있는 곳을 지나고 신화역사로를 건너 삼밧구석마을이 있던 곳으로 간다. 삼밧구석마을에 살던 주민들은 4.3사건 때 큰넓궤에 피신했다가 발각되어 5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삼밧구석마을은 현재 사라진 상태고 마을터만 남아 있다.
▲ 큰넓궤 가는 길 이정표 [10:07]
▲ 다육식물 전시장 [10:07]
▲ 보리가 익어가고 있다 [10:13]
▲ 신화역사로를 건너간다 [10:15]
▲ 삼밧구석마을 안내문 [10:15]
▲ 큰넓궤 가는 길 안내판 [10:16]
▲ 삼밧구석마을 안길 이정표 [10:20]
▲ 임씨 올레 안내문 [10:24]
▲ 삼밧구석마을 4.3희생자 위령비 [10:26]
▲ 도로에 도착해서 오른쪽으로 진행 [10:26]
10:32 도로 오른쪽으로 큰넓궤 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어 들어섰다. 거리는 1.3km.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널찍하게 닦아놓은 길을 20분 가까이 걸어 큰넓궤에 도착. 궤는 제주어로 동굴을 의미한다. 이곳은 제주 4.3사건 당시 1948년 11월부터 동광리 주민들이 2개월가량 은신 생활을 했던 곳이다. 왜 그랬을까? 1948년 10월 17일, 제주도 경비사령부에서 해안선으로부터 5km 바깥에 있는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중산간마을 거주민들에게는 이 결정이 생활터전 자체를 포기하라는 명령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해안으로 내려와야 살 수 있는데도 내려오지 못하고 동굴에 은신했던 것이다.
▲ 도로에서 큰넓궤 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 [10:32]
▲ 큰넓궤 가는 길 [10:34]
▲ 돌에 페인트로 4.3이라고 적어 놓았다 [10:36]
▲ 나무가 서 있는 풍경 [10:38]
▲ 큰넓궤 가는 길 공사 안내문 [10:43]
▲ 제주 안덕 동광마을 4.3길 안내판 [10:44]
▲ 큰넓궤 입구에 도착 [10:50]
▲ 강덕환의 시 나의 살던 고향은 중에서 [10:51]
▲ 큰넓궤 4.3 유적지 안내문 [10:51]
▲ 큰넓궤 [10:53]
10:53 큰넓궤를 떠나 도엣궤으로 간다. 도엣궤는 큰넓궤와 마찬가지로 4.3 당시 동광리 주민들이 집단으로 피난 생활을 했던 곳이다. 굴 입구에는 도엣궤 대신 도너리굴이란 이름으로 이 굴이 문화재적 가치가 있어 보존관리를 하고 있다는 안내문이 서 있었다. 유턴, 다시 차도로 나오자 현수막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4.3 민중항쟁 정신 계승! 노동자/민중정권 쟁취! 미군철퇴!
제주 4.3평화재단 웹사이트에 보면 제주 4.3 사건에 대해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제주 4.3사건은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과 서북청년단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선, 단정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을 당한 사건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요약하면, 제주 4.3사건은 남로당 무장대와 정부 토벌대 사이의 전투에서 무고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현수막에 적힌 내용을 이 정의에 대입해 보면 북한의 지령을 받는 무장대의 활동이 민중항쟁이라는 이야기인데. 글쎄... 이데올로기 논쟁 때문에 억울하게 당한 주민들의 희생이 자칫 퇴색되지나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되어 동광리 복지화관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씁쓸하기가 그지없다.
▲ 도엣궤 가는 길 이정표 [10:53]
▲ 도엣궤 안내문 [10:56]
▲ 도너리굴 안내문 [10:57]
▲ 도너리굴이라는 이름을 가진 도엣궤 [10:57]
▲ 큰넓궤 입구에 있는 현수막 [11:00]
▲ 차도로 가는 길 [11:07]
▲ 보행자 도로를 따라 진행 [11:14]
▲ 동광분교 안내문 [11:30]
▲ 동광분교가 카페로 변했네 [11:30]
▲ 고색이 창연한 동광리 표지석 [11:30]
11:33 큰넓궤 코스를 끝마치고 광덕리 복지회관 앞에 도착, 곧바로 무등이왓 코스를 이어간다. 동광 육거리에서 신화역사로를 따라 8분 정도 걸어가자 오른쪽에 IUCN 기념숲이 있어 잠깐 들러보았다. IUCN이란?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영문 표기이며 자연보전,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지속가능 발전에 대한 국제논의를 주도하는 세계 최대의 환경기구를 말한다.
▲ 큰넓궤 코스를 마치고 동광리 복지회관 앞에 도착 [11:33]
▲ 임문숙 일가 헛묘 안내문 [11:36]
▲ 동광 육거리 [11:37]
▲ 무등이왓 가는 길 안내판이 보인다 [11:40]
▲ IUCN 기념숲 표지석 [11:45]
▲ 하나뿐인 지구 조형물 안내문 [11:46]
▲ 조형물 하나뿐인 지구 [11:46]
▲ 산림탄소상쇄의 숲 안내문 [11:46]
▲ IUCN 기념숲 [11:47]
11:48 차도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무등이왓마을로 들어갔다. 4.3사건으로 인해 잃어버린 마을로 변한 무등이왓마을. 동광리 5개 부락 중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마을로서 130여 호가 있었다. 지금은 사라진 초가집 울담 따라 아직도 대나무가 많아 오순도순 살았던 당시 마을 사람들의 평화로운 정경이 그려진다. 현재 최초학살터, 광신사숙, 마을 옛 공고판, 잠복학살터 등의 흔적과 자취가 남아 있다.
▲ 무등이왓마을 가는 길 입구 안내판 [11:48]
▲ 무등이왓 마을 소개문 [11:53]
▲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 안내문 [11:54]
▲ 무등이왓 마을 최초 학살터 안내문 [11:56]
▲ 더덕밭으로 변한 학살터 [11:56]
▲ 광신사숙 안내문 [11:56]
▲ 무등이왓 마을 옛 공고판 안내문 [11:57]
▲ 삼거리에서 잠복학살터 가는 길 쪽으로 진행 [11:57]
▲ 잠복학살터 가는 길 안내판 [11:58]
▲ 말방애터 안내문 [12:00]
12:02 무등이왓에 있는 잠복 학살터를 거쳐 다시 삼거리로 돌아와 이번에는 나가는 길 쪽으로 걸어간다. 잠시 후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안덕충혼묘지 가는 길에 들어섰다. 사실 무등이왓 코스에 있는 안덕충혼묘지나 원물오름은 제주 4.3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냥 원점회귀 코스를 만들다 보니 구색으로 끼어 넣었다고 보면 된다. 갈림길 지점에서 1시간 10분 정도 진행한 끝에 안덕충혼묘지 입구에 도착했다.
▲ 무등이왓 안내문 [12:02]
▲ 잠복학살터 안내문 [12:04]
▲ 삼거리로 돌아와 나가는 길 쪽으로 진행 [12:05]
▲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길에 진입 [12:14]
▲ 장다리꽃이 엄청 많이 피어 있네 [12:17]
▲ 안덕충혼묘지 가는 길 안내판 [12:18]
▲ 원물오름 가는 길 안내판 [12:20]
▲ 지하통로 통과 [12:23]
▲ 안덕충혼묘지 가는 길 안내판 [12:26]
12:33 그런데...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진행을 했는데 안덕충혼묘지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뭐가 이래. 울타리를 넘어 묘지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울타리를 타고 넘어 밖으로 나왔다. 묘지 문은 잠겨져 있는 상태였다. 그건 그렇고, 원물오름이나 올라가 보자. 10분 정도 걸어 해발 459m의 원물오름 정상에 도착해 보니, 주변 풍경이 낯설지가 않다. 언제 왔었나? 검색해 보니, 2022년 5월에 감낭오름, 당오름과 연계해서 올랐던 곳이었다. 그랬구나. 자, 이제 내려가볼까.
▲ 안덕충혼묘지 쪽으로 진행: 길이 없다 [12:33]
▲ 울타리에서 내려다본 안덕충혼묘지 [12:36]
▲ 안덕충혼묘지 충혼탑 [12:38]
▲ 원물에 얽힌 유래와 설화 [12:40]
▲ 이왕원 안내문 [12:41]
▲ 원물오름으로 올라가는 길 [12:47]
▲ 원물오름 정상부가 보인다 [12:51]
▲ 해발 459m의 원물오름 정상 도착 [12:52]
▲ 원물오름 정상부에 있는 산불감시초소 [12:52]
▲ 원물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산방산 [12:53]
12:55 소나무의 새순이 하늘을 향해 뻗어 올랐다. 송홧가루가 바람에 날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 그런데... 길이 애매해졌다. 그러다가 사라졌다. 환장하네. 없는 길을 만들어가며 20분을 헤매다 마침내 길이 나타나 걸어가 보니 제주양돈농협 축산물종합유통센터 앞이다. 그렇다면 아까 원물오름 정상에서 어디로 가야 했나? 4.3길 코스 안내도 확인. 정상에서 유턴, 안덕충혼묘지로 내려가 도로 따라 동광육거리로 진행하라고 되어 있네. 제대로 확인 안 한 내 잘못이다. 도로 따라 동광육거리로 간다.
1시 47분 동광육거리 버스정류장에서 182번 버스 승차, 2시 18분 서귀포 버스터미널 도착, 2시 30분 서귀포 버스터미널에서 201번 버스 출발, 3시 29분 동원산업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이렇게 해서 제주 안덕 동광마을 4.3길 걷기를 모두 마치고 아들 집에 도착해 캔맥주 하나를 들이켜니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제주 4.3길 코스가 7개인데 3개를 걸었으니 이제 4개가 남았네. 기다려라. 곧 걸어주마.
▲ 소나무에 송화가 피었네 [12:55]
▲ 목초지를 지나간다 [13:12]
▲ 간신히 길을 찾았다 [13:15]
▲ 제주양돈농협 축산물종합유통센터 [13:21]
▲ 동광육거리로 가는 길 [13:31]
▲ 동광육거리에 도착 [13:40]
▲ 동광육거리 버스정류장 [13:45]
▲ 서귀포버스터미널 도착 [14:22]
▲ 동원산업 버스정류장 도착 [15:29]
▲ 아들네 집에 도착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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