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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국내 行事

2024.02.18. [국내行事 66] 예순아홉 번째 생일

by 사천거사 2024. 2. 18.

예순아홉 번째 생일

◈ 일시: 2024년 2월 18일 일요일 / 맑음

◈ 장소: 마스타 리 바베큐 청주본점 /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306-1
◈ 회원: 우리 부부, 딸네 가족 


마스타 리 바베큐 청주본점: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306-1


음력 1955년 1월 8일, 어제 기준으로 꼭 69년 전인 그날은 내가 태어난 날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 뒤돌아보니, 내 인생도 그리 만만치는 않았던 것 같다. 충북 괴산 산골에서 태어나 세 살 때 공주 큰집으로 양자를 가서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친 후 대구로 이사를 했고, 그곳에서 초중고 시절을 보낸 후 다시 충북으로 올라와 청주에 있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1978년 3월 1일부터 직장에 다니기 시작, 괴산 칠성과 증평을 거쳐 1991년 3월 1일부터 지금까지 청주에서 살아오고 있다. 그동안 괴산, 청주, 음성에 있는 10여 개의 학교를 옮겨 다녔으며 여섯 번의 이사를 했다. 이 모든 것이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되는 운명,역마살 때문인 것 같다. 어째서?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전국을 떠돌아다니고 있으니 말이다.

10:00  서운동성당에서 교중미사에 참례했다. 최상훈 본당신부님은 강론 잘하기로 소문이 난 분이다. 오늘 강론의 핵심적인 내용은, 사람은 경제적 측면이나 사회지위적 측면에서 잘 나가고 있을 때는 자신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사람은 어떤 면에서 한없이 낮아졌을 때 자신 본연의 모습을 보게 된다. 따라서 내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가를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말 마음에 와닿는 말씀이다.


▲ 청주 서운동성당 [10:12]

 

▲ 서운동성당 성모동산 [10:13]


12:15  불과 열흘 전인 설날 저녁에 우리 집에서 함께 만나 저녁을 먹었던 딸네 가족이 오늘 생일상을 차려준다고 해서 길을 나섰다. 만남의 장소는 서원구 남이면에 있는 마스타 리 바베큐 청주본점, 텍사스 전통 바베큐 요리 전문점이다. 미사 참례 후 곧바로 차를 몰아 찾아간 그 음식점은 높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건물이나 주변의 풍경이 약간 특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건물 왼쪽으로는 핑크뮬리가 심긴 산책로가 나 있어 잠깐 시간을 보내고 내려왔다.


마스타 리 바베큐 청주본점 건물 [12:17]

 

▲ 2024년도 애마부인 [12:17]

 

▲ 앞마당에 있는 테이블에서 [12:19]

 

▲ 앞마당에 있는 테이블에서 [12:20]

 

▲ 우리나라 자동차는 아닌 것 같고 [12:21]

 

▲ 앞마당에서 [12:21]

 

▲ 1층 다게르 카페, 2층 마스타 리 바베큐 [12:22]

 

▲ 색이 바랜 핑크뮬리 앞에서 [12:24]

 

▲ 산책로에 있는 쉼터에서 [12:26]


12:27  딸네 가족 도착. 사위는 영국으로 출장을 갔기에 참석을 못하고 딸과 손자들, 우리 부부 이렇게 다섯 명이 함께 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에 먼저 간단한 축하 행사 진행, 손자가 마련한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노래를 부르고 촛불을 끈다.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간단한 의식이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 가족끼리의 정은 더욱 깊어지고 돈독해진다.


마스타 리 바베큐 실내 [12:28]

 

마스타 리 바베큐 실내 [12:28]

 

▲ 딸네 식구들 [12:29]

 

▲ 색다른 물수건 [12:30]

 

마스타 리 바베큐(Master Lee Barbecue) 안내문 [12:31]

 

▲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12:32]

 

▲ 아내와 함께 [12:33]

 

▲ 아내, 손자들과 함께 [12:33]


12:40  주문한 비프 플래터(Beef Platter)가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뭐가 나오는 거야? 소의 차돌양지 부위를 12시간 동안 훈연한 브리스킷(Brisket) 130g, 소갈비를 8시간 동안 훈연한 비프 립(Beef Rib) 250g, 돼지 목전지살을 8시간 동안 훈연한 풀드 포크(Pulled Pork) 100g, 수제 소시지(sausage) 2pcs. 가격은 2인 세트에 105,000원.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간 만큼 가격도 만만찮다. 파티에 술이 빠질 수 있나, 나는 소주면 충분한데 딸이 포도주를 권한다. 셰프가 가져온 포도주 목록 맨 위에 있는 게 엘 피카로, 가격은 55,000원. 소주 열 병 값이다. 그래, 딸 덕분에 호강 한번 해보자. 그거로 주세요. 자, 이제부터 즐겁게 먹고 마셔 봅시다.


▲ 셰프가 직접 음식 소개를 해 준다 [12:45]

 

▲ 우리 부부 [12:47]

 

엘 피카로 포도주 안내문: 가격 5만 5천 원 [12:50]

 

▲ 풍성하게 차려진 음식상 [12:50]

 

▲ 자, 모두 맛있게 먹읍시다 [12:50]

 

마스타 리 바베큐 메뉴 [12:51]

 

▲ 포도주를 따르는 손자 [12:54]

 

▲ 아주 진지합니다 [12:55]

 

▲ 아내와 잔을 부딪치며 건배 [12:56]

 

▲ 특이한 모양의 포도주 용기 [13:10]


13:45  파티가 끝났다. 이제 내일부터 나이 칠십을 향해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논어의 위정 편에서 공자는, 15세가 되어서 학문에 뜻을 두었고(志學, 지학), 30세가 되어서 학문의 기초가 확립되었으며(而立, 이립), 40세가 되어서는 판단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았고(不惑, 불혹), 50세가 되어서는 천명을 알았으며(知天命, 지천명), 60세가 되어서는 귀로 들으면 그 뜻을 알았고(耳順, 이순), 70세가 되어서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여도 법도에 벗어나지 않았다(從心, 종심)고 적고 있다. 나로서는 아직 불혹의 경지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은데 이순을 건너뛰어 종심이라니, 하긴 내가 공자가 아니니 몇십 년을 더 살더라도 종심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아내 [13:48]

 

▲ 우리는 부부 [13:49]

 

▲ 아내와 딸 [13:50]

 

▲ 아내와 딸 [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