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성모병원 내분비대사내과
◈ 일시: 2024년 1월 29일 월요일
◈ 장소: 청주 성모병원 내분비대사내과 / 충북 청주시 청원구 주중동 589-5
내가 성모병원 내분비대사내과를 처음 찾아간 것은 지금부터 3년 6개월 전인 2020년 7월이었다. 2년마다 받는 국가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 수치가 126이 나와 2차 검진을 받으러 간 것. 담당의사와 면담을 하고 다음날 채혈실에 들러 검사를 받을 피를 4통이나 뽑았다. 검사 결과 당화혈색소가 6.5, 공복혈당이 125,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120으로 나왔다. 담당의사가 내린 판정은 당뇨병 전 단계, 콜레스테롤 수치도 100 이하로 낮춰야 한단다. 그러면서 약을 먹을 거냐 아니면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관리를 할 거냐 선택을 하란다. 음식과 운동으로 잘 관리하겠습니다.
그후로 3개월마다 세 번 더 검사를 받았는데 당화혈색소는 5.9로 떨어졌건만 콜레스테롤 수치는 100 이하로 영 떨어질 줄을 모른다. 담당의사의 말, 콜레스테롤 수치는 음식조절이나 운동으로 줄일 수 있는 몫이 20%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80%는 몸의 기능이 관장한다. 그러니 약을 먹어라. 방법 없네. 예, 먹겠습니다. 처방해 준 고지혈증 약을 매일 한 알씩 먹고 석 달 후에 검사를 했더니 콜레스테롤 수치가 40으로 내려갔다. 역시 의사는 의사구나.
담당의사는 나와 또 다른 인연이 있다. 작년 11월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갑상선 질환을 치료했던 담당의사였고, 역시 갑상선과 당뇨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아내의 현재 담당의사이기도 하다. 담당의사는 혈액검사 결과 수치를 보고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사항이 있으면 다른 검사를 권고하기도 한다. 당뇨는 눈에 영향을 미치니 안과에 가서 검진을 받아 보라, 간수치는 괜찮지만 간암 여부는 알 수 없으니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아 보라, 심전도 검사를 받아 보라. 거의 주치의 수준이다. 물론 나로서는 고맙기가 그지없다. 그래서 권하는 대로 꼬박꼬박 검사를 다 받았는데 별 이상은 없었다.
오늘은 6개월 만에 내분비대사내과를 방문하는 날이다. 오전 9시 25분 성모병원 도착, 그런데 입장불가란다. 왜? 마스크가 없어서. 아니, 마스크 없어진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마스크 타령이야. 알고 보니, 병상이 30개 넘는 대형병원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사항이라네. 발길을 돌려 약국에 가서 거금 3,000원을 주고 천으로 만든 마스크 하나를 사서 입을 막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집에서 놀고 있는 마스크가 수 백개인데 이게 무슨 시추에이션인가. 어허, 꼭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없으면 다른 곳에 아무리 많이 있어도 무용지물이구나. 채혈실에 들러 피를 4통 뽑아냈다.
오후 3시 15분, 내분비대사내과 클리닉 데스크에 접수를 했더니 혈압을 재어 오란다. 1차 측정 159, 심호흡 몇 번 하고 안정을 취한 후 측정하니 131. 우리 집안은 유전적으로 혈압이 높다. 내 동생들도 수치가 다 높게 나온다. 나는 보통 평균 140이 나오는데 20대부터 60대 후반인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이전에 병원에 갈 일이 있어 혈압을 측정하면 수치를 보고 대부분의 의사들이 혈압약을 먹으라고 한다. 제가 40년 동안 140입니다. 끝.
차례가 되어 진료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간 사람은, 아무리 건강하더라도, 의사 앞에서는 고양이 앞에 쥐 신세가 된다. 앞에 있는 모니터에 혈액검사 결과가 여러 항목으로 분류되어 수치로 나타나 있다. 담당의사가 지난 번 수치와 비교하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당화혈색소는 6.0으로 지난번보다 0.1이 상승했지만 별 문제없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괜찮고, 인슐린 분비도 왕성하고... 관리를 잘하셨네요. 아주 양호합니다.
담당의사의 마지막 두 마디는 나이들어 살아가면서 듣는 몇 안 되는 기분 좋은 말 중 하나다. 6개월 후에 다시 검사받으세요. 관리 잘하시고요. 감사합니다. 고지혈증 처방전을 받아들고 병원문을 나서는 발걸음이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다.
▲ 청주 성모병원 내분비대사내과 [15:18]
▲ 혈압 측정 결과 [15:22]
▲ 내분비대사내과 담당의사 나소영 과장님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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