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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남山行記

2023.10.21. [충남山行記 192] 충남 공주 구절산/구룡사 구절초 축제

by 사천거사 2023. 10. 28.

구절산 산행기

◈ 일시: 2023년 10월 21일 토요일 / 맑음, 비, 맑음
◈ 장소: 구절산 355.1m / 구룡사 구절초 축제 / 충남 공주
◈ 코스: 굴티고개 → 삼거리봉 구절산  구룡사 → 도로  굴티고개
◈ 거리: 4.1km 
◈ 시간: 1시간 37분 


 


 



09:25  가을에 피는 꽃 중에서 무리 지어야 보기에 좋은 것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억새, 갈대, 코스모스, 구절초, 메밀, 핑크뮬리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러한 꽃을 주제로 해서 가을 축제를 여는 지자체도 꽤 많다. 청주 근처에는 구절초로 유명한 곳이 두 군데 있다. 하나는 세종시 장군산 아래에 있는 영평사이고 다른 하나는 공주시 구절산 아래에 있는 구룡사이다. 영평사는 지난 10월 7일부터 15일까지 제24회 구절초 축제를 열었고, 구룡사는 지난 10월 1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제14회 구절초 축제를 열고 있다.
 
영평사는 이전에 몇 번 다녀왔기 때문에 오늘은 구룡사를 찾아가 볼 생각이다. 구룡사 뒤에 솟아 있는 구절산은 2017년 12월 20km 거리의 구절산, 팔봉산, 묵방산, 들매산 연계산행을 할 때 한번 들렀던 곳이라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늘은 굴티고개에서 출발해 먼저 구절산에 오른 후 구룡사로 내려오면서 구절초 구경을 하고 다시 굴티고개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를 잡아보았다. 구룡사에서 굴티고개까지는 도로를 이용할 계획이다.
 
청주 아파트 출발, 내비게이션에 구룡사를 입력하고 세종시와 공주시를 경유해 굴티고개를 향해 달려간다. 1시간 35분을 달려 96번 도로가 지나가는 굴티고개에 도착,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우성면 표지판 왼쪽으로 나 있는 길에 들어섰다. 언덕에 올라서자 앞으로 가야 할 능선이 보이고 왼쪽으로 구절산 아래에 있는 구절암도 눈에 들어온다. 전주 이씨 묘지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되었다. 길은 그런대로 제법 뚜렷한 편.


▲ 청주 아파트 출발 [09:26]
 

▲ 굴티고개 도로변에 주차 [11:01]
 

▲ 굴티고개 우성면 표지판 왼쪽으로 진행 [11:01]
 

▲ 묘지 입구에서 바라본 가야 할 능선: 왼쪽으로 구절암도 보인다 [11:06]
 

▲ 전주 이씨와 완산 이씨 묘지 통과: 전주 이씨완산 이씨는 같은 성씨다 [11:07]
 

▲ 지금은 부추꽃이 피는 계절 [11:08]
 

▲ 본격적인 산길에 진입 [11:10]
 

▲ 길은 대체로 뚜렷한 편 [11:12]
 

▲ 길 왼쪽으로 보이는 구룡사 가는 길 들머리 [11:13]
 

▲ 임도 건너 능선 따라 진행 [11:15]


11:20  구절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방금까지 해가 났던 하늘에 구름이 모여들더니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일기예보에 비소식이 있기는 했지만 설마 했는데 진짜 비가 내리네, 배낭 커비를 씌우고 우산을 꺼내 들었다. 만사 불여튼튼이다. 10분 후 장군바위를 만났다. 자주 하는 이야기이지만, 산에서 이름이 붙어 있는 바위를 만났을 때에는 언제나 상상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 걷기 좋은 능선길 [11:20]
 

▲ 산길에서 자주 보는 표지기를 만났다 [11:24]
 

▲ 길 오른쪽은 밤나무 과수원 [11:29]
 

▲ 비가 내려 배낭 커버를 씌우고 우산 준비 [11:32]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1:37]
 

▲ 구절산 장군바위 [11:41]
 

▲ 장군바위 표지판도 있네 [11:42]
 

▲ 오늘 처음 만난 이정표: 구절산 쪽으로 진행 [11:43]
 

▲ 구절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1:46]


11:47  해발 355.1m의 구절산 정상에 도착해 보니 벤치가 있고, 삼각점이 박혀 있고, 정상 표지판이 서 있고, 나뭇가지에 표지기도 여러 개 매달려 있다. 이름 없는 산이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네. 정상 출발, 능선을 잠깐 걸어가다 왼쪽으로 갈라지는 구절암 가는 길에 들어섰다. 경사가 조금 있는 길을 내려가자 길 양쪽으로 커다란 바위가 보이고 하얀 구절초꽃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 벤치, 정상 표지판이 있고 삼각점이 박혀 있는 구절산 정상부 [11:47]
 

▲ 구절산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1:47]
 

▲ 삼각점 안내판 [11:48]
 

▲ 해발 355.1m 구절산 정상 표지판 [11:48]
 

▲ 구절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1:48]
 

▲ 구룡사 800m 전 이정표 [11:50]
 

▲ 내려가는 길에서 만난 바위들 [11:55]
 

내려가는 길에서 만난 바위들 [11:55]
 

▲ 구룡사 산신각 [11:56]


11:57  바위 아래에 있는 평지에 내려서 보니 현수막이 하나 걸려 있다. 구룡사에서는 매년 봄에 산신제를 지내는 모양이다. 돼지바위가 있는 구절암 경내에 내려섰다. 경허 스님이 수행을 했던 곳이라네. 경허 스님이 누구지? 나중에 알아보니, 북송담 남진제라 불리는 한국 선맥이 이 경허 스님에서 나왔다고 한다. 대단한 분이네. 그런 분이 깨달음을 얻은 후 음주와 여색을 대놓고 즐기며 계율을 어겼다는데 왜 그랬을까? 구절암에 있는 동안 거짓말처럼 비는 완전히 그치고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 날씨 한번 요상하네.
 
경허 스님의 오도송
 

홀연 콧구멍 없다는 말에 / 돌연 우주가 내 집인 줄 깨달았네 /
유월에 연암산 내려오는데 / 거지는 일 없어 태평가를 읊느니

 

경허 스님의 열반송

 

마음 달 홀로 둥근데 / 빛은 모든 것을 삼키네 /
빛과 경계는 함께 사라지니 / 또 이것은 무슨 물건인고?


구절산 구룡산 산신제 안내 현수막 [11:57]
 

▲ 구절초꽃이 아주 예쁘게 피었다 [11:57]
 

▲ 구절암으로 내려가는 길 [11:59]
 

경허 스님이 수행했다는 구절암 [12:00]
 

▲ 구절암 법당 모습 [12:00]
 

▲ 쉼터 이름이 구구절절 [12:01]
 

▲ 전설이 깃들어 있는 돼지바위 [12:01]
 

▲ 돼지바위 전설 안내문 [12:02]
 

▲ 분홍색 구절초꽃도 있네 [12:02]
 

▲ 천년고찰 경허 스님 수행처 구절암 표지석 [12:03]


12:04  구절암에서 나오면 길이 갈라지는데 어느 쪽으로 가도 구절사로 내려갈 수 있다. 왼쪽은 포장도로, 오른쪽은 흙길. 오른쪽 신선대 방향으로 간다. 갈림길 지점이 나타났다. 여기서 널찍한 왼쪽 길로 가야 하는데 그냥 좁은 길로 직진했더니 길이 사라졌다. 그렇다면? 왼쪽 사면을 가로질러 잠시 길을 개척한 후 제 길에 올라서자 짜잔! 하고 나타난  구절초꽃. 경사가 조금 있는 사면 전체에서 구절초가 꽃을 피웠는데, 소금을 뿌린 듯하기도 하고 하얀 눈이 내려앉은 것 같기도 하다.   


▲ 갈림길에서 오른쪽 신선대 방향으로 진행 [12:04]
 

▲ 길이 애매해졌다 [12:07]
 

▲ 편백나무 조림지 아래로 보이는 구룡사 주차장 [12:10]
 

▲ 길을 개척해서 구절초 꽃밭으로 올라간다 [12:13]
 

▲ 길 왼쪽에 펼쳐져 있는 구절초 꽃밭 [12:14]
 

▲ 하얀 소금을 뿌린 듯 [12:14]
 

▲ 흰눈이 내려앉은 듯 [12:15]
 

▲ 구절산 구룡사 구절초 꽃밭 [12:16]
 

구절산 구룡사 구절초 꽃밭 [12:16]
 

구절산 구룡사 구절초 꽃밭 [12:17]


12:18  구절초 꽃밭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구절초는 가을의 꽃이요,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꽃말에 어울리게 순수하고 소박한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을 닮은 꽃이다.
 
김용택의 구절초꽃에서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 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 하루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
산 넘어 그 넘어 검은 산 넘어 / 서늘한 저녁달만 떠오릅니다.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에 /
달빛만 하얗게 모여듭니다. / 소쩍새만 서럽게 울어댑니다.
 
정연복의 들국화에서
 
찬 서리와 이슬 머금고 / 더욱 자기다운 꽃 / 한철 다소곳이 살다 지고서도 /
그리운 여운이 남는 / 인생의 누님 같고 / 어머님 같은 꽃
 
얕은 산 사면에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구절초꽃에서 날개가 없어 별이 되지 못한 눈물 같은 꽃 보고, 가을을 보고, 어머니를 본다. 시간이 지나 저 구절초꽃이 지면 이 가을도 함께 끝날 것이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 구절초는 가을의 꽃 [12:18]
 

▲ 꽃말이 어머니의 사랑인 구절초꽃 [12:18]
 

▲ 우리의 어머니를 닮은 구절초꽃 [12:19]
 

구절산 구룡사 구절초 꽃밭 [12:19]
 

구절산 구룡사 구절초 꽃밭 [12:19]
 

▲ 순수하면서도 소박한 구절초꽃 [12:22]
 

구절산 구룡사 구절초 꽃밭 [12:22]
 

구절산 구룡사 구절초 꽃밭 [12:22]
 

▲ 구절초 최대 군락지 구절암 안내문 [12:24]
 

▲ 구절암으로 가는 길은 사색의 길 [12:25]


12:27  구룡사 경내에 들어섰다. 구룡사의 구절초 단지는 영평사보다 훨씬 크지만 절의 규모나 유명세로는 영평사와 게임이 되지 않는다. 구절초꽃은 영평사보다 더 좋은데 축제 기간 방문객 숫자는 영평사와 엄청난 차이가 난다. 이것도 다 유명세 때문이다. 용천문을 거쳐 구절초 축제가 열리고 있는 절집 마당에 내려선 후 구룡사를 벗어나 차도에 도착, 5분 거리에 있는 굴티고개로 올라간다. 내년을 기약하면서. 


▲ 구룡사 극락보전 [12:27]
 

▲ 구룡사 오층석탑 [12:27]
 

▲ 구룡사 구절초 축제장 [12:28]
 

용천문을 거쳐 축제장으로 [12:28]
 

▲ 주차장을 겸한 구룡사 구절초 축제장 [12:30]
 

▲ 구절초꽃 축제 안내 현수막 [12:33]
 

구절산 구룡사 표지석 [12:34]
 

▲ 국회의원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12:36]
 

▲ 차를 세워둔 굴티고개에 도착 [12:40]
 

▲ 구절산 산행을 모두 마치고 청주 아파트에 귀환 [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