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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전북山行記

2023.09.02. [전북山行記 132] 전북 전주 건지산

by 사천거사 2023. 9. 4.

건지산 산행기

◈ 일시: 2023년 9월 2일 토요일 / 맑음, 폭염 관심 단계

◈ 장소: 건지산 99.4m / 전북 전주

◈ 코스: 6.25참전 기념비 주차장 → 작은도서관  119.3봉  구름다리 → 오송제

           건지산 장군봉 덕진공원  최명희의 묘 조경단 주차장

◈ 거리: 10.64km 

◈ 시간: 3시간 1분 


 


 



08:30  딸과 함께 서울에 갈 일이 있는 아내를 시외버스터미널에 데려다주고 나는 전주를 향해 차를 몰았다. 왜? 전주에 있는 건지산을 다녀오기 위해서다. 건지산이라는 이름은, 고을 땅의 형세가 서북쪽 방향이 텅 비어 전주의 땅기운이 새어나가니 서쪽 가련산(可連山)으로부터 동쪽 건지산(乾止山)까지 큰 둑을 쌓아 나가는 땅기운을 멈추게 했다는 역사적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건지산 주변에는 전주 이씨의 시조 이한의 묘소인 조경단이 있고 전북대학교,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주동물원이 있으며 대하소설 혼불의 작가인 최명희의 묘도 있다. 조경단이 있어서 건지산을 능산(陵山)이라고도 부른다. 기록에 의하면, 마이산에서 뻗어 내린 건지산이 전주의 진산이 되었다고 한다. 조금 떨어진 곳에 연꽃으로 유명한 덕진공원이 있다. 

 

사실, 건지산의 높이는 채 100m도 되지 않는다. 산이라고 하기보다는 언덕에 가깝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오늘은 건지산 그 자체보다도 건지산을 지나가는 전주천리길 건지산길에 더 초점을 맞추어 보려고 한다.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남쪽을 향해 달려가다 완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후 시내 도로를 따라 전주시 덕진구를 향해 달려갔다.


▲ 청주 아파트 출발 [08:25]


10:29  6.25참전 기념비가 있는 덕진체련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오늘이 토요일이라 그런지 주차장은 차량들로 가득 차 있었다. 6.25참전 기념비, 6.25전쟁 참전용사의 비, 연극인 박동화 흉상 등을 눈에 담으며 잠깐 걸어가자 삼거리에 서 있는 하마비가 보인다. 오른쪽이 전주 이씨의 시조 이한의 묘역인 조경단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에 이곳에 하마비를 세운 모양이다. 삼거리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축구장 능선 쪽으로 간다.


▲ 6.25 참전 기념비가 있는 덕진체련공원 주차장에 주차 [10:29]

 

6.25 한국전 참전 기념비 [10:31]

 

국군 제3연대 창설 / 6.25 한국전참전기념비 [10:31]

 

6.25전쟁 참전용사의 비 [10:32]

 

▲ 전북 현대 연극의 개척자 연극인 박동화 흉상 [10:32]

 

전북대학교 캠퍼스 둘레길 표지판 [10:34]

 

▲ 조경단 갈림길 지점에 서 있는 하마비: 大小人員皆下馬(대소인원개하마) [10:34]

 

▲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축구장 능선 이정표 [10:35]

 

▲ 바닥이 부드러운 산길에 진입 [10:38]


10:39  편백나무 숲이 나타났다. 그런데 길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숲 사이로 길이 여러 갈래가 나 있어 어디로 가야 할지 난감하네. 전북대학교 캠퍼스 둘레길과 전북천리길 건지산길이 있고 그 밖에 주민들이 만들어낸 여러 갈래길이 서로 얽혀 있어 거미줄을 방불케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 특정한 길에 구애받지 말고 그냥 발길 가는 대로 걷자.

 

편백나무 숲길을 걷는 사람들 중에는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맨발 걷기는 요즘 트렌드다. 최근에 다녀온 도시 인접지역 여러 트레일에서도 어김없이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알고 보니, 맨발 걷기가 건강에 좋다고 KBS의 생로병사 프로그램에 소개되었단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있는 편백나무 숲에 있는 건지산 숲속 작은도서관을 지나 이정표가 가리키는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 편백나무 숲이 나타났다 [10:39]

 

▲ 요즘 트렌드인가? 맨발을 걷는 사람이 엄청 많다 [10:47]

 

▲ 편백나무 숲에 조성되어 있는 데크길 [10:49]

 

▲ 쉬어갈 수 있는 쉼터용 정자 건지정 [10:51]

 

전북대학교 캠퍼스 둘레길 안내도 [10:53]

 

건지산 숲속 작은도서관 [10:54]

 

건지산 숲속 작은도서관 표지판 [10:55]

 

▲ 갈림길에서 정상 쪽으로 진행 [10:56]

 

▲ 지금 걷는 길은 캠퍼스 둘레길 [10:58]

 

전주천년고도옛길 이정표: 정상 쪽으로 진행 [10:59]


11:01  걷기 좋은 널찍한 길과 오르막 나무계단길을 걸어 삼각점이 박혀 있는 119.3봉에 도착했다. 지도에는 아무런 표기도 되어 있지 않은 봉우리인데 표지판이나 이정표에는 모두 이곳을 건지산 정상으로 적고 있다. 그렇다면 지도에 건지산 정상으로 표기되어 있는 곳은? 그곳은 서편 정상이라고 적고 있다. 이곳이 서쪽에 있는 봉우리보다 해발이 더 높기 때문에 이곳을 건지산 정상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119.3봉을 떠나 능선을 따라 계속 진행했더니 길이 점점 희미해지더니 없어졌다.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인 모양이다. 걱정할 것 없다. 개척하면 되니까. 잠깐 사면을 가로질러 다시 제 길에 올라섰다. 정상에 올랐으니 이제는 내려가야 할 차례, 오솔길과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길을 걸어 평탄한 길에 들어서서 계속 걸어간다.


▲ 걷기 좋은 널찍한 길 [11:01]

 

▲ 건지산 정상 400m 전 이정표 [11:04]

 

▲ 갈림길에서 정상 쪽으로 진행 [11:07]

 

▲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길 [11:10]

 

▲ 119.3봉에 서 있는 건지산 정상 표지판: 지도에는 표기되어 있지 않음 [11:11]

 

▲ 119.3봉에 있는 정자 [11:12]

 

▲ 119.3봉에 박혀 있는 삼각점 [11:13]

 

▲ 없는 길을 만들어가며 진행 [11:16]

 

▲ 다시 제 길에 들어섰다 [11:20]

 

▲ 경사가 거의 없는 평탄한 길 [11:25]


11:28  전주동물원 바깥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걸어간다. 오른쪽으로 전주 호성동에 서 있는 아파트 건물이 보인다. 이제 아파트 건물은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어버렸다. 차량이 지나다니는 소리로 위에 놓인 구름다리를 건너 과수원 단지에 들어섰다. 여기서 오른쪽에 있는 천마산을 다녀오기도 한다는데 길이 그리 좋지 않다고 해서 오늘은 통과. 편백나무 숲길을 지나 오송제를 향해 걸어간다.


▲ 혼자 하는 그림자놀이 [11:28]

 

▲ 전주동물원 바깥 길에서 바라본 전주 호성동 방면 [11:30]

 

소리로 위에 놓인 건지산 구름다리 [11:31]

 

건지산 구름다리 이용 안내문 [11:32]

 

▲ 과수원 사이로 나 있는 길 통과 [11:36]

 

▲ 다시 만난 편백나무 군락지 [11:43]

 

▲ 갈림길에서 오송제 쪽으로 진행 [11:44]

 

▲ 오송제 앞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 [11:47]


11:48  도심의 생태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전주 오송제는 산소공장으로 불리는 오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오송제는 도심 속 생태습지로 청정지역에서 서식하는 각종 곤충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봄이면 생명의 시작을 알리고, 여름이면 그늘을 제공하고, 가을이면 오색단풍으로 물들며, 겨울이 되면 멋스러운 하얀 옷을 입는 곳이라나.

 

오송제를 한 바퀴 돈 후 산길을 따라 해발 99.4m의 건지산 정상에 도착했다. 지도에 표기되어 있는 건지산으로 정상에는 삼각점이 박혀 있고 안내판도 하나 서 있었다. 캠퍼스 둘레길에는 이곳이 서편 정상으로 표기되어 있다. 건지산 정상에서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으로 가는 길과 장군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데 덕진공원을 들르려면 장군봉 쪽으로 진행해야 한다.


▲ 오송제에 만들어진 아파트 물그림자 [11:48]

 

▲ 오송제 연밭 뒤로 보이는 풍경 [11:49]

 

▲ 오송제에 만들어진 물그림자 [11:53]

 

▲ 오송제 오른쪽으로 나 있는 둘레길 [11:55]

 

▲ 임도 수준의 산길 [11:59]

 

▲ 수크령이 피었네 [12:03]

 

▲ 건지산 정상에 서 있는 캠퍼스 둘레길 안내도 [12:09]

 

▲ 해발 99.4m 건지산 안내문 [12:12]

 

▲ 갈림길 지점에서 장군봉 쪽으로 진행 [12:14]


12:16  해발 92.6m의 장군봉 정상에는 커다란 바위 하나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 대단한 바위는 아닌 것 같은데 올라가지 마세요라고 쓴 경고문이 보인다. 장군봉에서 어린이회관 쪽으로 잠깐 내려가자 산길이 끝나면서 마을길이 시작되었다. 동물원삼거리에 도착, 도로 건너편으로 개울 오른쪽을 따라 덕진공원으로 가는 길이 나 있는 게 보인다.

 

덕진공원 둘레길에 도착했다. 지금부터 36년 전인 1987년 8월 우리 가족 네 명이 처음 들른 이후로도 여러 번 찾아왔던 덕진공원, 가장 최근에 온 것은 2021년 2월이다. 덕진공원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덕진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연밭이다. 지금은 연꽃철이 지나 가끔 늦둥이나 볼 수 있지만 제 철에는 덕진호 전체가 연꽃으로 덮여 장관을 이룬다.


▲ 해발 92.6m의 장군봉 정상에 있는 커다란 바위 [12:16]

 

▲ 덕진공원으로 가기 위해 어린이회관 쪽으로 진행 [12:17]

 

▲ 마을길을 따라 동물원삼거리까지 간다 [12:24]

 

▲ 동물원삼거리에서 덕진공원으로 가는 길 [12:35]

 

▲ 연으로 가득 차 있는 덕진호 [12:39]

 

▲ 전북대 캠퍼스 둘레길 천년사랑둑길 구간 안내판 [12:40]

 

▲ 청사초롱 트리 [12:42]

 

▲ 늦둥이 연꽃 하나를 만났다 [12:43]

 

▲ 연밭 뒤로 보이는 전북대학교와 연화정도서관 [12:44]

 

▲ 1917년에 세운 취향정 [12:44]


12:46  덕진공원 안내도에 눈길을 한번 주고 덕진호를 가로지르는 연화교에 올라섰다. 다리 중간에 있던 연화정은 재건축사업을 통해 2022년 6월에 연화정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 덕진공원을 떠나 도로를 따라 최명희의 묘를 찾아간다. 조경단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잠깐 걸어가자 전주 평화의 길 안내도가 보인다. 여기서 곧바로 왼쪽 산길로 올라가도 최명희의 묘가 나오지만 오늘은 계속 도로를 따라 연화마을 입구까지 걸어간다. 


▲ 연화교 바로 옆에 있는 덕진공원 안내도 [12:46]

 

▲ 2020년 12월에 완공한 연화교 [12:46]

 

▲ 연화교에서 바라본 덕진호 풍경 [12:47]

 

연화교에서 바라본 덕진호 풍경 [12:47]

 

▲ 색깔 고운 연꽃 하나를 만났다 [12:48]

 

▲ 연화정을 재건축해서 2022년 6월에 완공한 연화정도서관 [12:48]

 

연화교에서 바라본 덕진호 풍경 [12:49]

 

연화교에서 바라본 덕진호 풍경 [12:50]

 

▲ 길 오른쪽 전북대학교 건물 [12:54]

 

전주 평화의 길 안내도 [13:00]


13:02  전북 천리길 건지산길의 출발지점이자 종착지점인 연화마을 입구에서 혼불문학공원 쪽으로 걸어가다 길 오른쪽 무덤 앞에서 버섯다발을 발견했다. 먹는 건가? 예전에 이런 버섯을 채취한 기억이 있기도 한데... 일단 따고 보자. 혼불문학공원 무슨 거창한 공원이 아니라 최명희의 묘역을 일컫는다. 전주 출신인 최명희는 대하소설 혼불을 통해 한국인의 역사와 정신을 생생하게 표현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혼불문학공원에서 유턴, 연화마을 입구로 내려와 길공원을 거쳐 덕진체련공원 테니스장 옆에 있는 편백나무 숲길 입구에 도착, 마지막 방문지인 조경단을 찾아간다. 하마비를 거쳐 조경단 앞에 도착, 내가 전주 이씨라서 시조인 이한 어른의 묘를 참배할 생각이었는데 이런, 문이 잠겨 있다. 유턴, 차를 세워둔 주차장에 돌아오는 것으로 건지산 탐방을 무사히 마치고 차에 올라 청주로 돌아오니 시계가 3시 2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추기: 혼불문학공원으로 가던 중에 채취한 버섯은 전문가에서 문의했더니 만가닥버섯으로 식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둘레길도 걷고 버섯도 따고, 오늘 횡재했다.      


▲ 연화마을 입구에 서 있는 전북 천리길 건지산길 안내도 [13:02]

 

혼불문학공원 가는 길 이정표 [13:03]

 

▲길 옆 묘 앞에서 만가닥버섯 발견 [13:06]

 

▲ 대하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묘 [13:10]

 

길공원을 가로질러 간다 [13:16]

 

▲ 테니스장 앞에서 편백나무 숲길에 진입 [13:22]

 

조경단: 전주 이씨 시조 이한의 묘역 [13:28]

 

▲ 건지산 탐방을 마치고 주차장에 귀환 [13:32]

 

▲ 건지산 산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청주 아파트에 귀환 [15:28]

 

▲ 오늘 우연히 수확한 만가닥버섯 [1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