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 여행기
◈ 일시: 2023년 7월 11일 화요일~7월 18일 화요일
◈ 장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일원
◈ 코스: 청주국제공항 → 제주국제공항 → 제주탐나로이 하우스 → 제주국제공항 →
청주국제공항
◈ 회원: 아내와 함께
2023년 7월 11일 화요일
13:00 오늘은 제주도에 살고 있는 아들네 가족을 만나러 가는 날이다. 원래 일 년에 두 번 5월과 10월에 거의 정기적으로 다녀왔었는데, 올해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일정 때문에 7월에서야 비로소 전반기 방문 일정을 잡게 되었다. 캐리어 두 개, 배낭 하나와 노트북 가방을 들고 아파트 마당으로 내려가서 생전 처음 카카오택시를 호출해 보았다. 앱을 실행한 후 목적지 청주공항을 입력하고 호출을 눌렀더니 4분 후에 도착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기사 사진과 차량번호가 뜬다. 신기하기 짝이 없네.
4분이 지나자 어김없이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택시 한 대가 들어온다. 탑승. 청주공항 도착. 요금은 카카오페이로 자동결재가 되기 때문에 그냥 내리면 된다. 참 편한 세상이다. 무거운 짐을 끌고 택시가 자주 다니는 도로까지 나가서 이제나 저제나 빈 택시를 기다릴 필요도 없고 기사에게 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할 필요도 없으니 말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 모든 게 손바닥 만한 네모 상자 안에서 다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탑승수속을 마치고 대합실에 도착했는데 무언가 허전한 기분이 든다. 노트북, 노트북이 없네. 택시에 두고 내린 것 같지는 않고 집에서 안 가지고 나왔나? 아내가 집에 두고 온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 그때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전화가 왔다. 혹시 노트북 잃어버리지 않았나요? 노트북? 노트북이 왜 관리사무소에? 아하, 아까 택시 탈 때 아파트 마당에 그냥 두고 왔구나. 누가 주워서 가져왔어요. 잘 보관해 둘테니 나중에 찾아가세요. 아이고, 이렇게 고마울 데가. 예, 고맙습니다.
2시 55분 정시에 비행기가 이륙했다. 지금이 장마철이라 여행 적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비행기는 만석이다. 제주도 여행경비가 많이 들어 차라리 외국으로 나가는 게 더 낫다느니 어쩌니 해도 역시 제주도는 제주도다. 사실, 제주도를 여러 번 다녀왔지만 지금까지 빈자리가 있는 비행기를 타 본 적이 거의 없다. 3시 45분 제주국제공항 착륙. 짐을 찾은 후 버스를 타기 위해 여객청사 밖으로 나왔다.
▲ 청주국제공항 [13:57]
▲ 청주국제공항 카운터 [13:58]
▲ 청주국제공항 푸트 코트 앞에서 [13:59]
▲ 2시 55분발 비행기 탑승 [14:30]
▲ 제주국제공항 도착 [15:58]
▲ 제주국제공항 수하물 찾는 곳 [15:59]
16:14 아들네가 서귀포시 강정동에 있는 아파트에서 표선면 표선리에 있는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갔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버스를 타야 한다. 가장 시간이 덜 걸리는 버스가 121번 급행버스, 번영로라고도 하는 97번 도로를 따라 성읍을 거쳐 제주민속촌까지 운행한다. 버스시간표를 검색해보니 에고, 불과 4분 전인 4시 10분에 출발했네. 다음 버스는 5시 20분,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겠네.
5시 20분 버스 도착. 탑승. 한 시간을 달려 표선고등학교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 길 옆에 있는 수국꽃을 구경하며 잠깐 기다리자 아들이 퇴근하면서 차를 몰고 왔다. 아들이 이사 간 곳은 표선리에 있는 제주탐나로이 하우스, 같은 모양의 집 9채가 함께 모여 있는 주택 단지에 자리하고 있었다. 도착. 반갑게 맞아주는 며느리와 손녀들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 제주민속촌으로 가는 121번 버스 승강장 [16:14]
▲ 버스 승강장에서 바라본 풍경 [16:15]
▲ 121번 버스 시간표가 떴다 [17:07]
▲ 5시 20분에 출발하는 121번 버스 승차 [17:20]
▲ 표선고등학교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 [18:21]
▲ 정류장 옆 수국 [18:22]
▲ 수국 앞에서 [18:22]
▲ 수국 앞에서 [18:22]
▲ 제주탐나로이 하우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세성로 212번 길 209-30 2호
▲ 아들네 집에 도착 [18:34]
18:40 아들 가족과 함께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식당으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메뉴는 흑돼지 삼겹살 구이, 갈치찌개, 고등어구이로 이른바 제주도에서 향토 전문음식으로 내놓아라 하는 음식들이었다. 점심을 조금 부실하게 먹은 탓도 있겠지만 음식들이 워낙 맛이 있다 보니 수저가 저절로 움직이고 있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와 아이스크림 타임을 갖는 것으로 제주 여행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 집에서 가장 가까운 검은여 식당 [18:48]
▲ 오랜만에 만난 아들네 가족 [18:50]
▲ 가족은 사랑입니다 [18:50]
▲ 얘들아, 많이 먹어라 [19:07]
▲ 저녁을 먹고 집으로 갈 준비 [19:56]
▲ 저녁을 먹고 표선리 집에 도착 [20:02]
▲ 아이스크림: 어느 것을 먹을까요? [20:48]
▲ 아이스크림 파티 타임 [20:51]
2023년 7월 12일 수요일
일정: 남원 의귀마을 4.3길 신산모루 가는 길 걷기
06:40 제주 여행 2일차.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구름이 가득하다. 비는 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하늘이 하는 일이라 아무도 장담은 못한다. 아들이 근무하는 표선파출소에 들러 아들을 내려주고 다시 표선리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함께 표선민속오일시장을 찾아갔다. 이전에 몇 번 들른 적이 있는 서귀포 향토오일시장보다는 규모가 작은 이 시장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는 명물 상품이 있는데 그게 뭐냐 하면 바로 두부와 콩물이다.
두부와 콩물이 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 말하겠지만 이곳에서 파는 것은 다르단다. 일단 사서 잡숴바. 나도 줄을 섰다. 그런데 줄이 줄어들 줄을 모른다. 손님은 급하지만 파는 분은 전혀 급하지 않다. 30분 넘게 걸려 두부 네 모, 콩물 두 통, 면 한 봉지를 구입했다. 맛은 나중에 먹어보면 알겠지. 오늘은 제주 남원 의귀마을 4.3길을 걸어볼 계획인데 마침 아내가 가려고 하는 남원 파크골프장이 근처에 있어 태워다 주기로 했다. 파크골프장 도착. 차에서 내린 아내가 비명을 지른다. 내 골프채! 집에 두고 왔단다. 집에 다시 갔다와야 겠네.
▲ 옥상에서 바라본 풍경 [06:42]
▲ 옥상에서 바라본 풍경 [06:42]
▲ 아들이 근무하는 표선파출소 [08:10]
▲ 다시 표선리 집으로 돌아와서 출발 [09:50]
▲ 표선민속오일시장: 2일과 7일에 열린다 [10:02]
▲ 표선민속오일시장: 수박, 바나나, 감귤 구입 [10:03]
▲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표선민속오일시장 [10:03]
▲ 승용차 주변에 줄을 서서 서 있는 사람들 [10:08]
▲ 두부, 콩물, 묵, 면 등을 판매 [10:17]
▲ 두부 4, 콩물 2, 면 한 개 구입 [10:37]
▲ 남원 파크골프장 코스 안내도 앞에서 [12:33]
17:30 오늘 저녁은 막창구이와 오전에 표선오일장에서 구입한 두부 요리. 옥상에 바베큐 기구를 설치하고 상을 차렸다. 이전 아파트에 살 때는 일부러 펜션을 정해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왔기 때문에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그냥 이곳이 펜션이려니 하면 된다. 표선오일장에서 산 두부의 맛은? 역시 달랐다. 주민들이 줄을 서서 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차콜에 불을 붙이는 중 [18:07]
▲ 일단 상은 차려졌고 [18:31]
▲ 자, 구워봅시다 [18:32]
▲ 표선오일장에서 산 두부는 맛이 달랐다 [18:32]
▲ 잘 익어갑니다 [18:46]
▲ 진솔이와 윤솔이 [18:49]
▲ 제주의 둘째 날 밤이 깊어갑니다 [19:20]
2023년 7월 13일 목요일
일정: 남원 의귀마을 4.3길 민오름 주둔소 가는 길 걷기
18:00 아내는 파크골프 마니아다. 제주도에 와서도 어제오늘 남원 파크골프장에 출근도장을 찍었다. 파크골프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체력적 부담도 적은 편이라서 50~70세 나이대인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경기 과정이 단조롭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게임을 하면서 먼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전국적으로 파크골프장이 점점 더 많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에는 현재 여섯 곳의 파크골프장이 있는데 앞으로 네 곳이 더 신설될 예정이라고 한다.
▲ 집 마당 잔디밭에서 파크골프 연습 [18:06]
▲ 손녀 윤솔이도 한 번 해보고 [18:08]
▲ 아내와 윤솔이 [18:09]
▲ 할머니, 잘 좀 쳐봐요 [18:13]
▲ 할머니와 손녀들 [18:47]
▲ 피자, 치킨, 닭강정, 수박 파티 [19:03]
2023년 7월 14일 금요일
일정: 수망리 마흐니숲길 걷기
2023년 7월 15일 토요일 / 흐림
일정: 매오름/도청오름 탐방
16:30 육지가 물난리로 대단한 몸살을 앓고 있다. 산사태, 열차탈선, 강물범람, 지하도 침수, 댐월류 등으로 수십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이재민도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날씨야 하늘이 하는 일이니 인간이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인간이 여러 가지 잘못된 행동으로 하늘이 하는 일에 관여를 한 것만큼은 사실이다.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가 망가지면? 결과는 뻔하지 않은가. 인류 멸망.
제주에 왔으니 바다 구경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가까이에 있는 표선해수욕장으로 가자. 해수욕장 옆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올레길 3코스를 따라 걸어간다. 이 구간은 2011년 2월 아내와 함께 올레길을 탐방할 때 걸었던 길이다. 오랜만에 바닷가에 나온 아이들이 신이 났다. 아이들은 집안보다 집 바깥을 더 좋아한다. 바깥에는 자연이 있다.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마음과 순수한 자연은 서로 일맥상통하기 마련이다.
▲ 표선해수욕장에 도착 [16:30]
▲ 물이 빠져나가 바닥이 들어났다 [16:31]
▲ 해수욕장 왼쪽 언덕길: 올레길 3코스 [16:35]
▲ 포토 존에서 [16:36]
▲ 다시 모래밭으로 내려왔다 [16:37]
▲ 뭐가 있나요? [16:38]
▲ 다시 언덕으로 올라간다 [16:40]
▲ 언덕에서 바라본 표선해수욕장 [16:41]
▲ 벤치가 있는 전망대로 가는 길 [16:42]
▲ 전망대에 있는 벤치에서 [16:43]
▲ 전망대에 있는 벤치에서 [16:44]
16:45 왼쪽 해안에서는 서핑을 배우고 있는 서퍼들이 보인다. 초보들이다. 보드 위에 올라서는 연습이 한창인데 그마저도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 무슨 일이든 처음 배울 때는 다 그런 거야. 그러다 자연스럽게 보드 위에 올라서고, 파도를 타고, 더 능숙해지면 묘기도 부리게 되는 거지. 물이 들어오고 있다. 잠시 후면 이 넓은 모래밭이 모두 물에 잠기게 된다. 밀물과 썰물, 지구와 달의 밀땅에서 생겨나는 현상이다.
▲ 전망대 왼쪽 바닷가 모습 [16:45]
▲ 전망대에서 모래밭으로 [16:48]
▲ 물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 [16:49]
▲ 둘째 진솔이 [16:49]
▲ 할머니: 나를 믿으시오 [16:50]
▲ 표선해수욕장 모래밭에서 [16:51]
▲ 표선해수욕장 모래밭에서 [16:51]
▲ 할머니와 손녀들 [16:52]
▲ 자, 이제 돌아갑시다 [16:52]
▲ 잡은 게를 다시 놓아주는 모습 [17:02]
18:20 오늘 저녁은 옥상에서 여는 제주 흑돼지 삼겹살구이 파티다. 예전에 똥돼지라고 불리던 적이 있는 제주 흑돼지는 2015년 3월 17일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되었으며, 일반 돼지고기보다 30~40% 정도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옥상에 상을 차렸다. 아이들이 음식 재료와 도구 일체를 아래층에서 날라왔다. 기특하기가 그지없다. 잘 구워진 삼겹살에 소맥 한 잔, 오가는 대화, 아이들 웃음소리. 그렇게 제주의 밤은 깊어갔다.
▲ 옥상에 저녁 상을 차렸다 [18:50]
▲ 잘 구워진 흑돼지 삼겹살 [18:53]
▲ 모기가 물었어요 [19:00]
▲ 손녀와 아내 [19:26]
2023년 7월 16일 일요일 / 흐렸다 비가 왔다 맑았다 제멋대로 날씨
일정: 대수산봉 탐방
2023년 7월 17일 월요일 / 흐렸다 비 옴
일정: 물영아리오름 탐방
2023년 7월 18일 화요일 / 비
06:50 제주여행 8일차이자 마지막날. 잠에서 덜 깬 손녀들의 배웅을 뒤로하고 표선고등학교 버스정류장으로 이동, 공항으로 가는 7시 25분발 121번 급행버스에 몸을 실었다. 제주에 있는 동안 늘 그러했듯이 오늘도 잔뜩 찌푸린 날씨다. 제주 시내에 들어서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중부지방에 물폭탄을 퍼부었던 구름대가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다는데 벌써 제주도에 영향을 미치는 모양이다.
탑승 시간이 꽤 많이 남아 대합실에서 휴대전화로 시간을 죽이다가 10시에 탑승. 어? 그런데 비행기가 왜 이렇게 헐렁하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빈 좌석이 꽤 많이 눈에 띄었다. 10시 20분 이륙 시작, 11시 20분 청주공항 도착. 택시를 타고 아파트로 돌아오는 길, 9일 만에 다시 돌아온 청주 시내에는 오늘도 세찬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과유불급이 따로 없다.
▲ 표선리 제주탐나로이 하우스 [06:54]
▲ 아들의 배웅을 받으며 출발 [06:55]
▲ 표선고등학교 버스정류장에서 대기 [07:04]
▲ 제주국제공항행 121번 급행버스: 7시 25분 출발 [07:07]
▲ 금계국이 피어 있는 도로 옆에서 [07:13]
▲ 제주국제공항 도착 [08:41]
▲ 제주국제공항 대합실에서 [08:44]
▲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08:48]
▲ 제주국제공항 대합실에서 [08:50]
▲ 청주행 비행기 보딩 [10:04]
▲ 우리가 타고 갈 에어로 케이 비행기 [10:11]
▲ 빈 좌석이 제법 많이 보인다 [10:24]
▲ 청주공항 도착 [11:39]
▲ 청주공항 수하물 찾는 곳 [11:40]
▲ 제주 여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청주 아파트 귀환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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