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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영국 길

2019.06.03. [산티아고 순례길 영국 길 5] 오스피탈 데 부르마→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by 사천거사 2024. 2. 12.

산티아고 순례길 영국 길 5

 일시: 2019년 6월 3일 월요일 / 비, 갬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영국 길 / 스페인
 코스: 오스피탈 데 부르마 → 오 카스트로 아 루아 오 오우테이로 → 
           시게이로 포르마리스 폴리고노 도 탐브레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거리: 40.7km / 걸은 거리 152.3km
 시간: 10시간 1분 


 

 


06:00  지난밤에는 1시쯤 깼는데 세상에 사방이 조용하다. 쉽게 말하면 코를 고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이야기. 신기한 일이다. 5시에 다시 잠에서 깼다. 오늘 걸을 거리가 40km가 넘기 때문에 만만찮아 5시 20분쯤 일어나 밖으로 나왔는데 이런 비가 내리고 있다. 날이 워낙 덥다 보니 비가 오는 것도 반갑기는 한데 막상 비를 맞으며 걸을 생각을 하니 그게 또 그렇다. 일단 배낭을 꾸리고 비 정도를 확인했다. 보슬보슬 내리는 비라 우산을 써도 충분할 것 같다. 별로 바람도 안 불고.
 
5시 56분에 일단 출발, 가로등 불빛에 의지한 채 어둠 속을 걸어간다. 제발 숲속으로만 들어가지 않기를 바랐는데 소원대로 길은 마을도로를 따라 계속 이어졌다. 서서히 밝아오는 여명 속에서 비를 맞으며 걸어간다. 길 옆 숲속에서 들려오는 새소리가 조금 처량하게 들려온다. 날이 밝았다. 비는 여전하다. 우산을 들고 가기가 조금 성가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해가 나서 더운 것보다는 낫다. 오늘 걷는 길도 차도는 별로 없고 마을길과 마을도로가 대부분이다.


▲ 브루마 공립알베르게 출발 [05:56]
 

▲ 산티아고까지 남은 거리가 40km가 넘는다 [05:58]
 

▲ 비가 내리고 있는 브루마 새벽 거리 [05:59]
 

▲ 가로등 불빛만 빛나고 있는 거리 [06:03]
 

▲ 비가 내리고 있는 새벽길 [06:27]
 

▲ 날이 밝아오나 보다 [06:35]
 

▲ 날이 많이 밝아졌다 [06:43]
 

▲ 아르데밀 마을 산 페드로 성당San Pedro de Ardemil [06:46]
 

▲ 안녕, 좋은 아침! [06:52]
 

▲ 순례자 조형물 [06:55]


07:02  비가 내리고 있는 호젓한 시골길을 걷는 기분은? 삼삼하다. 마을길과 비포장 숲길을 40분 남짓 걸은 후 차도에 들어섰는데 마침 문을 연 카페가 있어 들어갔다. 빵과 커피로 아침, 3유로. 아침 먹고 출발. 비는 계속 내리고 길은 계속 그렇고 그런 길이다. 영국 길을 순례하는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오늘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 비가 내리고 있는 마을길 [07:02]
 

▲ 포장 마을길 따라 계속 진행 [07:15]
 

▲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비포장 길에 진입 [07:24]
 

▲ 비포장  숲길 [07:34]
 

▲ 차도가 지나가는 루아Rua 마을에 도착 [07:44]
 

루아Rua 마을에 있는 카페 겸 바 노보Cafe Bar Novo [07:46]
 

▲ 빵과 커피로 아침 식사 [07:48]
 

▲ 아침 먹고 마을도로를 따라 진행 [08:05]
 

▲ 녹음이 짙어진 들판 [08:15]
 

▲ 왼쪽으로 갈라지는 비포장 길에 진입 [08:21]


08:27  가느다란 나무 아래에 고사리가 지천으로 깔려 있고 그 사이로 비포장 길이 나 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다. AC-524 도로 아래를 통과한 후 경작지 사이로 나 있는 길을 걸어간다. 밭에서 자라고 있는 저 식물은? 옥수수로 보이는데 확신은 서지 않는다. 작은 마을 하나를 지나 다시 숲으로 들어갔다. 비에 젖은 나뭇잎에서 싱그러운 냄새가 난다. 향기롭다.


▲ 양쪽에 고사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길 [08:27]
 

▲ AC-524 도로 아래를 통과 [08:31]
 

▲ 거의 오솔길 수준의 까미노 [08:46]
 

▲ 옥수수를 심은 것 같기도 하고 [08:51]
 

▲ 산티아고 약 30km 전 표지석 [08:54]
 

▲ 작은 마을 하나를 통과 [09:06]
 

▲ 마을길을 따라 진행 [09:12]
 

▲ 유칼립투스 사이로 나 있는 길 [09:24]
 

▲ 임도 수준의 비포장 길 [09:30]
 

▲ 계속 이어지는 바포장길 [09:41]


09:48  들판과 숲 사이로 나 있는 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차도를 두 번이나 건너고 AP-9 도로 아래를 통과했다. 잠시 후, 까미노가 AP-9 도로 왼쪽으로 이동하더니 AP-9 도로 왼쪽을 따라 나란히 진행하기 시작한다. 스페인의 고속도로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통행이 금지되어 있는데, 무단횡단을 막기 위해 도로 양쪽에 사람 키보다 훨씬 높은 철망 울타리를 설치해 놓았다. 


▲ 들판 사이로 나 있는 길 [09:48]
 

▲ 비포장 숲길 [09:54]
 

▲ 특이한 형태의 횡단보도 [10:01]
 

▲ 다시 들판으로 진행 [10:09]
 

▲ 포장길 오른쪽으로 진행 [10:16]
 

AP-9 도로 아래를 통과 [10:24]
 

▲ 주택 사이로 나 있는 길 [10:34]
 

AP-9 도로 왼쪽을 따라 진행 [10:45]
 

▲ 까미노 영국 길 이정표 [10:49]
 

AP-9 도로 왼쪽을 따라 진행 [10:53]


11:01  산티아고 20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AP-9 도로 왼쪽을 따라 여전히 길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 후 까미노가  AP-9 도로에서 멀어지면서 포장이 된 마을길로 한동안 이어지더니 제법 큰 마을로 들어간다. 시게이로 마을에 있는 카르보에이로 공원에 들어서자 이름 없는 카페가 있어 가볍게 맥주 한 잔 하고 다시 계속 걸어간다. 시간이 잘 안 맞아 그런지 오늘은 순례자를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 산티아고 20km 전 지점 [11:01]
 

AP-9 도로 왼쪽을 따라 진행 [11:08]
 

AP-9 도로 위를 지나가는 도로 아래를 통과 [11:15]
 

▲ 특이한 모양을 한 소나무 [11:22]
 

▲ 포장이 된 마을길: 전봇대에 까미노 표지가 있다 [11:28]
 

▲ 시계이로 Sigueiro 마을로 가는 길 [11:32]
 

카르보에이로 공원 입구에 서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 안내판 [11:45]
 

▲ 카르보에이로 개울Rego Carboeiro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간다 [11:48]
 

▲ 카르보에이로 공원Área Recreativa De Carboeiro 있는 이름 없는 카페 [11:50]
 

▲ 카페에서 맥주 한 잔 [11:53]


12:21  비가 그쳤다. 오늘 아주 더운 날인데 비가 내려 그나마 큰 다행이었다. 시게이로 시내를 거쳐 탐브레 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넜다. 주유소 앞에서 까미노가 오른쪽으로 갈라져 들어가더니 숲길을 지나고 AP-9 도로 위를 건너간다. AP-9 도로가 고속도로이건만 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스페인이 워낙 넓은 나라라서 그런 모양이다. 다시 바닥에 내려서서 마을길을 이어간다.


▲ 시게이로 시내를 통과 [12:21]
 

▲ 탐브레 강Rio Tambre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간다 [12:27]
 

▲ 다리 위에서 바라본 탐브레 강 [12:28]
 

▲ 주유소 앞에서 오른쪽 길로 진행 [12:32]
 

▲ 마을길을 따라 진행 [12:40]
 

▲ AP-9 도로 위를 통과 [12:45]
 

▲ 비포장 마을길 [12:57]
 

▲ 포장이 된 마을길 [13:11]
 

▲ AC-462 도로에서 왼쪽으로 갈라지는 길에 진입 [13:17]
 

▲ 비포장 마을길 [13:28]


13:36  길 옆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꽃들이 피곤한 발걸음을 달래준다. N-550 도로 오른쪽으로 갈라진 길로 진행하던 까미노가 N-550 도로와 만나더니 다시 오른쪽으로 갈라진 길로 이어진다. 길이 다시 비포장 길로 변했다. 유칼립투스가 무리 지어 하늘을 찌르고 있고 바닥에는 고사리가 지천으로 자라고 있는 풍경이 또 펼쳐지고 있다. 언제 보아도 정겨운 모습이다.


▲ 이름 모를 야생화가 집단으로 피어 있네 [13:36]
 

▲ N-550 도로 오른쪽으로 진행 [13:43]
 

▲ 산티아고 9.9km 전 이정표 [13:46]
 

▲ N-550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길에 진입 [13:51]
 

▲ 포장이 된 마을길 [13:57]
 

▲ 비포장 숲길 [14:08]
 

▲ 건물 옆을 통과 [14:14]
 

▲ 유칼립투스와 고사리 [14:26]
 

▲ 야생화가 피러 있는 풀밭 [14:32]
 

▲ 비포장 숲길 [14:45]


14:50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모여 있는 공업지대를 통과한 후 한 시간 정도 마을길과 마을도로를 계속 걸어가자 커다란 수도원 종탑이 보이기 시작했다. 산티아고 성 프란치스코 수도원을 지나 산티아고 성당 앞에 있는 오브라도이로 광장에 도착, 영국 길 걷기가 모두 끝이 났고 아울러 올해의 까미노 걷기도 함께 끝이 났다. 순례길을 조금 빠르게 걸은 덕분에 이틀 동안의 여유가 생겼네. 비행기표를 이미 끊어 놓았으니 가까운 관광지나 다녀와야겠다.


▲ 자동차 관련 공업단지를 통과 [14:50]
 

▲ 여기도 허수아비가 있네 [15:03]
 

▲ 일단 비는 그쳤는데 [15:09]
 

▲ 기울어진 까미노 표지석 [15:19]
 

▲ 마을 도로를 따라 진행 [15:23]
 

▲ 연륜이 묻어나는 까미노 안내 표지석 [15:35]
 

▲ 산티아고  성 프란치스코 수도원Convento de San Francisco de Santiago [15:50]
 

▲ 성 프란치스코 성당Igrexa de San Francisco [15:52]
 

▲ 오브라도이로 광장Praza do Obradoiro에 도착 [15:56]
 

▲ 순례자들이 모여드는 오브라도이로 광장 [15:56]


15:57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공립 알베르게를 찾아가는 길, 대성당에서 2.5km 정도 떨어져 있어 또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 프랑스 길을 끝낸 순례자들이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공립 알베르게에 도착, 인상 좋은 오스피탈레로가 일본말로 반겨준다. 코리아라고 하니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아주 재미있는 분이다. 이 공립 알베르게는 시내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또 한 가지 장점은 다른 알베르게와 달리 3일 동안 묵을 수 있다는 것, 요금도 첫날은 10유로이지만 둘째 날부터는 7유로로 내려간다.
 
침대를 하나 정하고 샤워를 한 후 42일 동안 기른 수염을 깎았다. 시원섭섭하다. 어째 얼굴 모양이 달라진 것 같네. 수염이 있고 없고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구나. 마침 세탁기가 있어 세탁을 했다. 5유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이곳에 묵을 때마다 늘 들르는 식당이다. 믹스트 샐러드, 돼지고기, 맥주, 비노, 빵 푸짐하게 먹었다. 17.2유로.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오늘 많이 걸었는데 일찍 자자. 아이고, 벌써 9시가 넘었네. 일찍도 아니네.


▲ 산티아고 대성당 [15:57]
 

▲ 산티아고 대성당 [16:00]
 

▲ 거리가 꽤 조용한 편이네 [16:17]
 

산 나사로 알베르게 입구에 서 있는 표지판 [16:53]
 

▲ 알베르게 접수처 [16:57]
 

▲ 침대를 하나 정하고 [17:18]
 

▲ 저녁을 먹을 카페에 도착 [19:09]
 

▲ 믹스트 샐러드 [19:22]
 

▲ 감자튀김을 곁들인 돼지고기 [19:36]
 

▲ 알베르게 입구 앞에 있는 원형교차로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