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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전남山行記

2023.02.23. [전남山行記 102] 전남 구례 산성봉/천황봉/요강바위산/천왕봉

by 사천거사 2023. 3. 1.

산성봉-천황봉-요강바위산-천왕봉 산행기

◈ 일시: 2023년 2월 23일 목요일 / 맑음

◈ 장소: 산성봉 362m / 천황봉 550m / 요강바위산 563.8m / 천왕봉 695.4m / 전남 구례

◈ 코스: 아양마을 → 산성봉 → 천황봉 요강바위산 누룩실재  천왕봉 → 망바위

           곡성군 청소년야영장

◈ 거리: 10.1km

◈ 시간: 4시간 6분

◈ 회원: 청주 천봉산악회 안내 산행


 



 


06:45  우리나라에는 천왕봉(天王峯)도 많고 천황봉(天皇峯)도 많다. 천황봉의 천황은 도가(道家)에서 하느님을 이르는 말이거나 천제의 아들 즉, 하늘의 뜻을 받아 하늘을 대신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이란 뜻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임금 또는 왕이라고 하였다. 천황은 또한 일본에서 왕을 칭하는 명칭으로도 쓰인다. 이 중에서 천왕봉과 예전부터 천황봉으로 불리던 봉우리는 별 문제가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일제강점기 때 기존의 천왕봉이란 이름을 일본 황제를 칭하는 천황봉으로 바꾸었다고 하는 것들이다. 그런 이유로 속리산 천황봉, 대봉산 천황봉 등이 천왕봉으로 이름을 갈아탔다. 그러나 여기에도 오류의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실제로 여러 고문서에는 속리산 천왕봉이 아니라 천황봉으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역사는 바로 잡아야겠지만 그렇다고 역사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

 

2015년 3월, 구례군 산동면에 있는 고산터널에서 산행을 시작해 깃대봉과 형제봉을 거쳐 천왕봉을 들른 후 용방교로 내려간 적이 있는데, 오늘은 구례읍 산성리에 있는 아양마을을 떠나 산성봉, 천황봉, 요강바위산, 천왕봉을 거친 후 곡성군 청소년야영장으로 내려가는 산행 코스가 잡혀 있다. 특이하게도 오늘 찾아가는 산줄기에는 천황봉도 있고 천왕봉도 있다. 

 

7시 30분에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한 버스가 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남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대동강물이 풀린다는 우수가 지난 지도 나흘 째, 그래서 그런지 차창 밖으로 봄기운이 서서히 감돌고 있는 바깥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여산휴게소에 잠깐 들른 버스가 구례화엄사 나들목에서 순천완주고속도로를 벗어나더니 이번에는 일반도로를 따라 산행 들머리가 있는 아양마을을 향해 달려간다. 


▲ 청주 꽃다리에서 바라본 무심천 [06:55]

 

▲ 청주체육관 앞에 서 있는 한길우등관광 버스 [07:17]

 

▲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 [08:48]


10:09  산행 들머리가 있는 아양마을 입구 도로변에 버스가 섰다. 도로 오른쪽 한국원의 묘 가는 길에 진입, 단감나무 과수원 옆을 지나자 한국원의 묘가 나타났다. 한국원이 누구야? 나중에 찾아 보니, 1991년 9월 17일 밤 우연히 시위 현장을 지나가다 진압을 위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숨진 서울대 대학원생이었다. 운명 한번 기구하네. 우연만 아니었으면 지금도 살아 있거나 아니면 모란공원묘지에 자리하고 있을 텐데...

 

한국원의 묘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게 뭐야? 키보다 큰 산죽 사이로 무려 5분 동안이나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마치 무슨 터널을 통과하는 기분이다. 산죽 구간이 끝나면서 이어지는 평범한 산길, 오르막 경사가 꽤 가파르다.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갔는지 가볍게 불어오는 바람이 그렇게 차갑지는 않다.


▲ 아양마을 입구 도로변에 버스 정차 [10:09]

 

등산로 아님은 뭐지? [10:12]

 

▲ 마을길을 따라 진행 [10:13]

 

▲ 구례는 단감의 고장이다 [10:15]

 

▲ 길 왼쪽에 있는 한국원의 묘 [10:17]

 

▲ 산죽 사이로 나 있는 길 [10:18]

 

▲ 산죽 구간이 끝이 났다 [10:23]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0:29]

 

▲ 밧줄이 바닥에 늘어져 있는 오르막 구간 [10:32]


10:39  산성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답답하던 산길에서 잠깐 벗어나 전망대에 섰다. 순천완주고속도로 왼쪽으로 서시천과 섬진강에 둘러싸인 구례읍 소재지가 보이고, 고개를 들어 왼쪽을 보니 멀리 지리산 노고단 정상부가 눈에 들어온다. 산성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는 산성봉 정상에 도착했는데 트랭글이 잠잠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냐 하면, 지도에서는 이곳에서 100m 정도 떨어져 있는 해발 362m 봉우리를 산성봉으로 표기하고 있고 트랭글도 그곳을 산성봉 정상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비해서, 구례군에서 설치한 이정표에는 이곳을 산성봉으로, 해발 362m 봉우리는 산성봉 해맞이터로 표기하고 있었다. 그렇구나.

 

산성의 흔적을 피해 지도상의 산성봉으로 가는 길이 아주 애매하다. 다른 길이 또 있나? 그런데 뒤를 따라오던 회원은 올 때가 지났는데 소식이 없다. 어떻게 된 거지? 소리를 몇 번 지르다 대답이 없어 전화를 걸었다. 여기 임도를 지났는 데요. 임도? 지금까지 오는 길에 임도가 없었는데 뭐지? 일단 지도상의 신성봉에 도착해 보니, 해맞이 제단을 겸한 데크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구례읍 소재지와 지리산 능선이 잘 보이는 곳이었다.


▲ 전망대 조망: 순천완주고속도로 순천 방면 [10:39]

 

▲ 전망대 조망: 구례읍 소재지 [10:39]

 

▲ 전망대 조망: 지리산 노고단 [10:39]

 

▲ 성벽의 흔적이 남아 있는 산성봉 정상부 [10:41]

 

▲ 산성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누룩실재 쪽으로 진행 [10:42]

 

▲ 산성봉 정상부에 남아 있는 성벽 [10:43]

 

▲ 지도에 표기되어 있는 해발 362m의 산성봉 정상: 해맞이 제단을 겸한 데크 전망대 [11:03]

 

▲ 데크 전망대 옆에 있는 돌탑 [11:03]

 

▲ 데크 전망대 뒤에 매달려 있는 소원지 [11:04]

 

▲ 데크 전망대에 있는 이정표: 이곳을 봉수터로 표기 [11:04]


11:05  해맞이 제단에서 내려오자마자 왼쪽으로 번듯한 길이 나 있는 게 보인다. 아하, 내가 기다리던 회원이 바로 이 길로 간 거구나. 널찍한 길을 따라 잠깐 걸어가니 임도가 나타났고 건너편으로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 있는 게 보인다. 산길 진입 7분 후 사거리 안부인 넘실재에 도착, 왼쪽은 사동마을 오른쪽은 사림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천황봉은 직진. 넘실재에서 딱 30분 걸려 도착한 해발 550m의 천황봉 정상에는 한자로 용강리 전주 이씨 영지 천황봉이라고 적힌 정상표지석과 천황봉의 역사적 내력을 적어놓은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 산성봉 능선 삼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 산성봉 입구 쪽으로 진행 [11:05]

 

▲ 임도 따라 잠깐 진행 [11:08]

 

▲ 임도 지나 다시 산길 따라 진행 [11:13]

 

▲ 사거리 안부인 넘실재에 서 있는 이정표: 천황봉 쪽으로 진행 [11:20]

 

▲ 길은 뚜렷하고 걷기에 좋다 [11:26]

 

▲ 경사가 조금 있는 오르막길 [11:35]

 

▲ 천황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1:40]

 

▲ 해발 550m 천황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상용삼거리 쪽으로 진행 [11:50]

 

▲ 전주 이씨 문중에서 세운 천황봉 정상 표지석 [11:50]

 

▲ 천황봉 안내문 [11:50]


11:53  산짐승이 구멍을 뚫어놓은 무덤을 지나 6분 정도 올라가자 삼거리다. 여기서 3분 거리에 있는 요강바위산 정상을 다녀와야 한다. 2015년 3월 이곳에 왔을 때 길을 잘못 선택해 들르지 못한 요강바위산을 오늘에야 가보는 구나. 해발 563.8m의 요강바위산 정상에서는 상용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유턴. 다시 삼거리로 돌아와 잠깐 내려가자 양지쪽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회원들이 보인다.

 

같이 먹을까 하다 별로 생각이 없어 통과, 잠시 후 갈림길에서 상용삼거리로 올라가는 길에 들어섰는데... 아니, 이게 뭐야? 이전에 있던 길이 사람이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거의 다 사라지고 잡목만 무성하다. 웃자란 나뭇가지가 얼굴을 때리고 망개덩굴이 할퀴어대는 길을 간신히 헤치고 임도에 내려섰다. 젠장, 아까 왼쪽 길을 택했더라면 임도 따라 편안하게 올 수 있었는데... 임도 따라 잠깐 걸어가자 누룩실재다. 누룩실재는 월암마을, 예성교, 밤재, 사동마을, 요강바위산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오거리다.


▲ 구멍이 뚫려 있는 무덤 [11:53]

 

▲ 삼거리 도착: 여기서 요강바위산을 다녀와야 한다 [11:59]

 

▲ 해발 563.8m 요강바위산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12:02]

 

▲ 다시 삼거리로 돌아왔다 [12:06]

 

▲ 양지쪽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회원들 [12:08]

 

▲ 상용마을 갈림길 지점인 상용삼거리: 누룩실재 쪽으로 진행 [12:17]

 

▲ 사람이 다니지 않아 거의 개척 수준 [12:20]

 

▲ 임도에 내려서서 임도 따라 진행 [12:22]

 

▲ 남도 오백리 역사숲길 안내판 [12:28]

 

▲ 누룩실재에 서 있는 이정표 [12:28]


12:30  밤재 갈림길 지점을 지나 25분 정도 올라가자 해발 695.4m의 천왕봉 정상이다. 2015년 3월 고산터널에서 이곳으로 올라온 적이 있는데 그때와 비교해서 달라진 점은 거의 없었다. 정상부에 서 있는 산불감시카메라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고. 하산은 망바위를 거쳐 계곡으로 내려가는 코스다. 정상 출발, 능선을 따라 13분 정도 걸어가자 전망대인 망바위가 나타났다.


▲ 밤재 갈림길 지점: 상유마을 쪽으로 진행 [12:30]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2:37]

 

▲ 커다란 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 [12:51]

 

▲ 걸음을 멈추고 바라본 지리산 능선 [12:54]

 

▲ 해발 695.4m 천왕봉 정상 표지석 [12:55]

 

▲ 천왕봉 정상에 박혀 있는 대삼각점 [12:55]

 

▲ 천왕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망바위 쪽으로 진행 [12:55]

 

▲ 천왕봉 정상부에 서 있는 산불감시카메라 [12:56]

 

▲ 걷기 좋은 능선길 [13:03]

 

▲ 망바위에 서 있는 이정표: 본황마을 쪽으로 진행 [13:08]


13:11  망바위를 지나 잠시 걸어가자 길이 점점 애매해지기 시작한다. 한동안 능선을 따라가다 지도를 확인한 후 사면을 따라 왼쪽 계곡으로 내려가는데 길이 사라지고 말았다. 가끔 나타나는 표지기와 흐릿한 발걸음의 흔적을 더듬으며 30분 가까이 개척 수준의 산행을 한 끝에 마침내 산길을 마감하고 본황마을로 이어지는 마을길에 들어섰다. 휴, 이제 안심이네. 본황마을 사이를 지나가는 계곡에는 물줄기를 정비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 능선을 따라 나 있는 길 [13:11]

 

▲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길이 양호한 편 [13:17]

 

▲ 거의 개척 수준의 길을 거쳐 계곡에 도착 [13:31]

 

▲ 가끔 나타나는 표지기가 길을 안내한다 [13:38]

 

▲ 물이 흐르는 계곡을 건너간다 [13:44]

 

▲ 사면을 가로질러 나 있는 길 [13:46]

 

▲ 산길을 마감하고 마을길에 진입 [13:51]

 

▲ 본황마을 주택들이 보이기 시작 [13:55]

 

▲ 본황마을에 있는 등산로 안내도 [13:57]


13:58  본황마을에 있는 보호수 두 그루, 하나는 390년 다른 하나는 240년 묵은 느티나무다. 탑선마을 갈림길 지점을 지나 10분 남짓 걸어가자 산행 종점인 곡성군 청소년야영장 앞이다. 2시 23분 버스 출발, 봄빛이 서서히 밀려 들어오고 있는 섬진강변을 달려 구례읍 신월리에 있는 강변맛집에 도착, 짜글이찌개로 뒤풀이를 한 후 황전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오후 6시 5분 청주 도착. 이렇게 해서 천봉산악회 2월 마지막 산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 수령 390년의 느티나무 보호수 [13:58]

 

▲ 탑선마을 갈림길 지점 [14:02]

 

▲ 길 오른쪽에 있는 베데스다 기도원 [14:03]

 

▲ 길 왼쪽에 있는 참살이 캠핑장 [14:08]

 

▲ 가정마을 복지관 건물 [14:12]

 

▲ 곡성군 청소년야영장 앞에 서 있는 우리 버스 [14:14]

 

▲ 곡성군 청소년야영장 [14:17]

 

▲ 뒤풀이 장소 강변맛집에 도착: 구례군 구례읍 신월리 378-1 [14:40]

 

▲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 [16:51]

 

▲ 청주 꽃다리에서 바라본 무심천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