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33
◈ 일시: 2019년 5월 25일 토요일 / 맑음
◈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 스페인
◈ 코스: 아 포르텔라 → 칼다스 데 레이스 → 오 크루세이로 → 폰테세수레스 → 파드론
* 파드론 → 폰테베드라(버스로 이동)
◈ 거리: 29.7km / 걸은 거리 778.7km
◈ 시간: 7시간 5분
06:00 지난밤에는 14명의 순례자 중에서 한 사람이 코를 골았다. 그런데 중간에 깨어보니 코를 고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어떻게 된 거지? 코를 내가 곤 건가? 5시 30분쯤에 일어나 주방을 겸하고 있는 접수실에서 배낭을 꾸리고 빵과 비스킷, 오렌지 주스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2유로 기부. 출발. 오늘도 마을길, 도로, 산길 등이 계속 이어졌다. 아침 공기가 조금 싸늘하다. 늘 해뜨기 전이 가장 춥다. 새소리, 닭 우는 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 알베르게 주방에 차려져 있는 먹거리들 [05:32]
▲ 빵과 비스킷 [05:56]
▲ 오렌지 주스 [05:56]
▲ 아 포르텔라 알베르게 [06:11]
▲ 어둠이 잔뜩 깔려 있는 길 [06:19]
▲ 가로등 불빛만 반짝인다 [06:30]
▲ 동녘이 밝아오고 있다 [06:36]
▲ 십자가 조형물 [06:39]
▲ 비포장 마을길 [06:45]
▲ 십자가 조형물(Cruceiro de Valbon) [06:50]
06:54 철로가 지나가는 지하도 앞에서 오른쪽 길로 진행한다. 잠시 후 EP-9407 도로를 건넌 다음 마을길을 따라 20분 남짓 걸어가자 까미노가 N-550 도로 왼쪽을 따라 잠깐 이어졌다가 다시 왼쪽으로 갈라진 마을길로 들어간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포도밭이 점점 많이 보인다. 그런데 포도밭 앞에 웬 장미꽃이 피어 있지?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장미에 진딧물이 끼는 것을 보고 포도나무 소독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다. 하나의 생활의 지혜라고 할까.
▲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 [06:54]
▲ EP-9407 도로를 건너간다 [07:03]
▲ 아침 공기가 제법 싸늘하다 [07:11]
▲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 [07:17]
▲ N-550 도로 왼쪽을 따라 진행 [07:25]
▲ 포도밭 앞에 피어 있는 장미꽃 [07:33]
▲ N-550 도로와 만났다 다시 왼쪽 갈림길에 진입 [07:38]
▲ 산티아고 까미노 안내판 [07:43]
▲ 포도밭 사이로 나 있는 길 [07:47]
▲ 앞서 가는 순례자가 보인다 [07:51]
08:04 칼다스 데 레이스에 있는 오 쿠베르토 카페를 지났다. 누군가가 벽면에 Galiza is not Spain이라고 페인트로 적어 놓았다. 갈리시아는 옛 갈리시아 왕국이 스페인에 통합되어 현재 하나의 자치주를 이루고 있다. 사실, 갈리시아가 스페인이 아니라고 하는 말은 전라도 지방이 대한민국이 아니라고 하는 말과 비슷하다고 보아야 한다. 다시 N-550 도로에 진입한 후 도착한 칼다스 데 레이스 시내에 도착, 제법 큰 도시라서 그런지 현대식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
▲ 칼다스 데 레이스에 있는 오 쿠베르토 카페(O Cuberto) [08:04]
▲ 갈리시아는 스페인이 아니다 / 정말? [08:17]
▲ 우리나라 마을의 정자나무 같네 [08:20]
▲ 십자가 조형물(Cruz de Tivo) [08:23]
▲ 멀이 보이는 산 정상 위에 구름이 얹혀 있다 [08:33]
▲ 칼다스 데 레이스에 있는 성당(Igrexa de Santa María de Caldas de Reis) [08:39]
▲ 칼다스 데 레이스 시내 거리 [08:42]
▲ 다리 위에서 바라본 우미아 강(Rio Umia) [08:44]
▲ 칼다스 데 레이스에 있는 성당(Igrexa de San Tomé Becket) [08:48]
▲ 칼다스 데 레이스 시내 거리 [08:53]
09:02 칼다스 데 레이스 시내를 벗어난 까미노가 마을길로 들어섰다. 마을길은 N-550 도로 아래를 지나 50분 넘게 이어졌다. 앞서 가는 순례자들이 보인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순례자도 보인다. 하긴 이런 시골길을 걸어 다니는 주민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간간이 들려오는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에 발걸음을 맞추며 걸어가는 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순례길은 고행의 길이지만 자연과 인간의 길이기도 하다.
▲ 칼다스 데 레이스 시내를 벗어나 마을길에 진입 [09:02]
▲ N-550 도로 아래를 통과 [09:05]
▲ 자전거 순례자 [09:12]
▲ 포장이 되어 있는 마을길 [09:20]
▲ 혼자 하는 그림자놀이 [09:28]
▲ 포장이 안 된 마을길 [09:34]
▲ 이름 모를 새소리가 들려온다 [09:44]
▲ 오 크루세이로(O Cruceiro) 마을이 보이기 시작 [09:50]
▲ 십자가 조형물(Cruceiro do Carrecedo) [09:55]
▲ 마지막 봄꽃이 흐르러지게 피었다 [09:55]
09:57 마을길과 N-550 도로가 만나는 지점에 문을 연 카페가 있어 잠깐 들러 빵과 맥주 한 병을 시켰다. 벽면뿐만 아니라 천장까지 빈틈없이 채워져 있는 낙서들, 어딘가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은 마음은 세계 모든 사람들의 공통적인 마인드로 보인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출발, N-550 도로를 건너 마을길을 잠깐 걸어가자 까미노가 AP-9 도로 오른쪽으로 따라 이어졌다.
▲ N-550 도로변에 있는 카페(Café-Bar Esperon) [09:57]
▲ 맥주 한 병으로 갈증을 달랜다 [10:01]
▲ 빵으로 아침 식사 [10:02]
▲ 벽면과 천장을 가득 채운 낙서들 [10:04]
▲ 공원묘지 앞에 있는 성당(Igrexa de Santa Mariña de Carracedo) [10:15]
▲ 오랜만에 만난 소나무 [10:17]
▲ 앞서 가는 순례자가 보인다 [10:24]
▲ N-550 도로를 건너간다 [10:30]
▲ AP-9 도로 오른쪽을 따라 진행 [10:38]
▲ 한동안 AP-9 도로 오른쪽을 따라 이어지는 까미노 [10:42]
10:46 스페인 도로명이 A로 시작하면 고속도로라고 보아야 한다. 건너가는 방법은 지하도 아니면 육교다. AP-9 도로 위를 지나가는 PO-220 도로 옆 보행자 통로를 이용해 AP-9 도로를 건너갔다. 까미노가 AP-9 도로 왼쪽을 따라 한동안 이어지더니 N-550 도로가 지나가는 발가(Valga) 마을 앞에서 다시 오른쪽 마을길을 따라 계속 이어졌다. 어디서 출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서 가는 순례자들이 종종 보인다.
▲ AP-9 도로 위를 지나가는 PO-220 도로에 진입 [10:46]
▲ PO-220 도로에서 바라본 AP-9 도로 [10:46]
▲ AP-9 도로 왼쪽을 따라 진행 [10:52]
▲ 마을길을 따라 진행 [10:59]
▲ 112? 경찰차인가? [11:05]
▲ 마을길을 걸어가고 있는 순례자들 [11:10]
▲ 유칼립투스 사이로 나 있는 길 [11:19]
▲ 계속 이어지는 마을길 [11:27]
▲ 공원묘지 앞에 있는 산타 마리나 성당(Igrexa de Santa Mariña de Carracedo) [11:33]
▲ 발가 공원묘지(Cemitério de Valga) [11:34]
11:37 산티아고까지 36.4km가 남았다는 안내판에 눈길을 한번 준 다음 다시 숲 속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걸어간다. 그늘 진 숲길이 걷기에 참 좋다. 폰테세수레스에 도착, 혹시 폰테베드라로 가는 버스가 있나 알아보려고 시내에 들렀다. 아니, 어제 지나 온 폰테베드라에는 왜 다시 가는 거야? 이유는, 폰테베드라에서 파드론으로 이어지는 순례길이 또 하나 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길에 속해 있는 이 길은 스페인어로 Variante Espiritual이라고 하며 영어로는 Spiritual Variant라고 한다. 뭐라고 번역해야 하나? 영적 변형 코스? 아무튼 이 코스에서는, 아르멘테이라에서 아로우사로 가는 길에서 멋진 물길 풍경을 볼 수 있으며 아로우사에서 파드론까지는 배를 타고 갈 수도 있다. 2박 3일 걸리는 그 코스를 걷기 위해 지금 폰테베드라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이다. 한 상점에 들러 물었더니 여기서는 폰테베드라로 가는 버스가 없으니 기차를 타고 가란다. 그렇다면 버스터미널이 있는 파드론으로 가자.
▲ 산티아고까지 36.4km가 남았단다 [11:37]
▲ 혼자 걸어가는 순례자들도 많다 [11:40]
▲ 이름 모를 야생화 [11:43]
▲ 작은 까미노 조형물 [11:43]
▲ 그늘진 숲길이 시원하다 [11:51]
▲ 오늘 순례자들 많이 만나네: 산티아고가 가까워졌나 보다 [11:59]
▲ 휴게소 광고판에 한글도 적혀 있네 [12:05]
▲ 폰테세수레스 마을 풍경 [12:13]
▲ 폰테세수레스 마을 풍경 [12:28]
▲ 폰테세수레스 공원묘지(Cemitério de Pontecesures)와 성당(Iglesia de San Xulián de Requeixo) [12:31]
12:33 철로를 건넌 후 N-550 도로를 따라 유야 강 위에 놓인 파드론 다리를 통과해서 파드론 시내에 들어섰다. 다리를 건넌 다음 버스터미널 위치를 검색해 보니 600m 정도 떨어져 있다. 그렇다면 먼저 점심을 먹어야겠네. 돼지고기 단품과 맥주를 한잔 시켰다. 푸짐하다. 플라타너스 나무가 줄 지어 서 있는 공원을 지나 버스터미널을 찾아간다. 처음 와보는 외국 땅이지만 구글 맵이 있어 전혀 걱정할 게 없다.
▲ 철로를 건너간다 [12:33]
▲ 폰테세수레스 마을을 벗어나는 지점 [12:36]
▲ 유야 강(Rio Ulla) 위에 놓인 파드론 다리(Ponte de Padrón) 통과 [12:36]
▲ 다리 위에서 바라본 유야 강 [12:37]
▲ 까미노 마스코트 판매: 3유로 [12:39]
▲ 앞서 가는 순례자들이 보인다 [12:45]
▲ 사르(Sar) 강 오른쪽을 따라 진행 [12:52]
▲ 점심을 먹은 식당(Restaurante Mundos) [13:16]
▲ 돼지고기 단품 메뉴 [13:29]
▲ 파드론에 있는 공원(Paseo Do Espolón) [13:59]
14:07 점심을 먹고 주차장에 가보니 버스가 한 대도 없고 썰렁하기가 그지없다. 터미널이 맞기는 한가? 게시되어 있는 시간표를 보니 토요일은 폰테베드라 가는 버스가 14:00, 16:00가 있었다. 산티아고에서 비고로 가는 버스였다. 지금 시각이 2시 10분이니 엄청 기다려야 하네. 아, 조금만 더 일찍 올 걸. 버스 한 대가 왔다 가고 잠시 후 또 한 대가 들어왔다. 2시 50분, 폰테베드라 가는 버스란다. 그래? 어게 어떻게 된 거지? 상황은 모르겠지만 잘 되었네. 버스 손님 많다. 3.2유로. 잠깐 졸다 보니 폰테베드라다.
기차역 바로 옆에 있는 폰테베드라 버스터미널에서 알베르게는 아주 가까웠다. 그저께 지나간 곳이라 주변 풍경이 많이 눈에 익다. 기차역 옆에 있는 알베르게에 도착, 접수. 정원이 56명이라 알베르게 규모가 무척 크다. 6유로. 샤워. 일단 모든 일이 잘 돌아가니 좋다. 알베르게 벽에 바리안테 에스피리튜알 코스를 안내하는 지도가 게시되어 있는 게 보인다. 내일부터 사흘 동안 걸어갈 길이다.
▲ 파드론 버스 터미널에 도착 [14:07]
▲ 산티아고와 폰테베드라를 오가는 버스 시간표 [14:16]
▲ 2시 50분에 출발하는 폰테베드라행 버스에 승차 [14:50]
▲ 폰테베드라 버스 터미널 도착 [15:41]
▲ 폰테베드라 버스 터미널 [15:46]
▲ 폰테베드라 알베르게(Albergue Virxe Peregrina)에 도착 [15:53]
▲ 침대가 모두 56개 [15:56]
▲ 알베르게에 게시되어 있는 바리안테 에스피리투알 코스 안내도 [16:36]
▲ 배를 타고 가야 하는 바리안테 에스피리투알 코스 [16:39]
▲ 알베르게에 있는 순례자 조형물 [16:40]
17:44 알베르게에 순례자 메뉴를 선전하는 식당이 있어 저녁을 먹으러 찾아갔다. 수프, 구운 고기 세 가지에 샐러드, 감자튀김, 빵이 나왔고 무엇보다도 마음에 드는 것은 비노 틴토 한 병이 공짜다. 9유로. 자, 위장을 한껏 채워보자. 한국에서는 다 먹기에 어림도 없는 양의 음식이 여기서는 잘도 들어간다. 내가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다. 저녁을 먹고 알베르게로 돌아오는 길, 오후 8시가 넘었는데 해가 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서머타임을 적용해서 그런 모양이다.
▲ 알베르게 신발장: 가운데 등산화가 내 것 [17:44]
▲ 알베르게 정원에 있는 조형물 [18:07]
▲ 폰테베드라 기차역 [18:10]
▲ 지금 바깥 기온이 영상 27도 [18:18]
▲ 저녁을 먹은 식당(Restaurante toripollo) [18:45]
▲ 수프 [18:59]
▲ 샐러드와 고기 세 가지 [19:10]
▲ 폰테베드라 거리 [19:57]
▲ 폰테베드라 거리 [20:12]
▲ 오후 8시인데 해가 질 생각을 안 한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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