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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제주 4.3길

2024.09.23. [제주 4.3길 7] 제주 오라동 4.3길

by 사천거사 2024. 9. 23.

제주 오라동 4.3길 탐방기

◈ 일시: 2024년 9월 23일 월요일 / 맑음, 구름 많음
◈ 장소: 제주 오라동 4.3길 / 제주도 제주시 오라동 
◈ 코스: 4.3길 센터 → 해산이동네 가는 길 → 선달벵듸 가는 길4.3길 센터
◈ 거리: 12km
◈ 시간: 2시간 45분 



 

 


 



08:30  제주 여행 6일 차, 오늘은 그동안 날씨 때문에 계속 미뤄왔던 제주 오라동 4.3길 걷기에 나섰다. 일기예보로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제주도 날씨는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절대 안심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우산은 필수. 표선에서 제주시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번영로이고 이 번영로를 달려 제주버스터미널까지 가는 버스가 바로 221, 222번 버스다. 표선중학교 버스정류장에서 222번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남짓 달려 제주버스터미널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마을길을 따라 제주 오라동 4.3길 센터까지 걸어가야 한다.


표선리 아들 집 출발 [08:31]
 

표선중학교 버스정류장 [08:43]
 

▲ 222번 버스가 곧 온다고 하네 [09:13]
 

▲ 종점인 제주버스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10:14]
 

▲ 보행자 도로를 따라 진행 [10:18]
 

제2동산교에서 바라본 한천 [10:24]


10:37  집 떠난 지 2시간 만에 오라동 4.3길 센터 앞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만나볼 조설대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조설대는 2022년 5월 면암유배길을 걸을 때 이미 한번 들렀던 곳이다. 두 번째 방문하는 곳인데도 길을 놓쳐 잠깐 헤매다가 제대로 찾아가는 해프닝이 있었다. 조설대는 4.3 사건과는 관계가 없고 한일합방과 관련이 있다.
 
1905년 제2차 한일협약 체결 후 1910년 일본이 한국을 합방하자, 12인의 유림들이 집의계(集義契)를 결성하고 이곳에 모여, 항일의 의지를 굳히고 울분을 달래며 광복투쟁을 결의한 후 석벽에 조설대(朝雪臺) 석자를 음각하였다. 조설대의 뜻은 조선의 수치를 설욕하겠다는 뜻이다.


연미마을에 있는 오라동 4.3길 센터 [10:37]
 

연미마을 표지석 [10:38]
 

조설대 가는 길 안내 표지판 [10:40]
 

4.3센터 가는 길이 잘못 표기된 이정표 [10:42]
 

조설대 300m 전 이정표 [10:53]
 

▲ 2022년 5월에 걸었던 면암유배길 이정표 [10:55]
 

문연사조설대 안내문 [10:57]
 

집의계애국선구자조설대 비석 [10:58]
 

▲ 바위에 새겨 저 있는 朝雪臺(조설대) [10:58]
 

▲ 집의계광복경모비 [10:59]


10:59  조설대를 살펴보고 나오면서 오라동 망배단 안내문과 조설대 안내문이 있기에 읽어보았더니 오라동 망배단조설대는 같은 곳을 다르게 부르는 이름이었다. 조설대를 떠나 민오름 입구에 도착했다. 제주도에는 민오름이 여러 곳에 있다.
 
예전에 나무가 없는 민둥산이었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민오름은 송당리, 오라동, 선흘리, 봉개동, 수망리에 있다. 그중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오라동 민오름이다. 높이는 251.7m, 비고 117m, 둘레는 2,968m, 면적은 474,001㎡, 폭은 996m로 모양은 말굽형으로 북동향을 하고 있으며, 올라가는 길 대부분이 데크 계단과 돌계단으로 로 되어 있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올라갈 수 있다. 
 
민오름 정상을 거치지 않고 그냥 도로를 따라가도 되지만 그게 어디 그런가. 비고도 117m에 불과하니 올라가 보자. 데크 계단을 오르고 체육공원을 지나 다시 꽤 긴 돌계단을 올라가니 해발 251.7m의 민오름 정상이다. 


오라동 망배단 안내문 [10:59]
 

조설대 안내문 [10:59]
 

민오름 가는 길 이정표 [11:05]
 

민오름 안내문 [11:13]
 

민오름 안내도 [11:15]
 

▲ 오르막 데크 계단 [11:16]
 

민오름 둘레산길 안내판 [11:17]
 

▲ 평지에 조성되어 있는 체육공원 [11:21]
 

▲ 오르막 돌계단 [11:22]
 

▲ 돌계단이 끝나는 지점 [11:25]


11:26  야자매트 길을 따라 사각정자와 전망대가 있는 민오름 정상부에 도착해서 전망대 꼭대기에 올라가 보았다. 뭐가 보이는가? 건물이 들어차 있는 제주시내 뒤로 사라봉과 별도봉이 보인다. 아쉽게도 한라산은 허리까지 구름이 내려앉아 허리 위로는 보이지 않았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4.3길 안내판이 가리키는 길에 들어서서 민오름을 내려온 다음 도로를 따라 걸어간다.


▲ 사각정자와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는 민오름 정상부 [11:26]
 

민오름 정상부에 있는 전망대 [11:27]
 

▲ 전망대 조망: 사라봉별도봉이 보이는 제주 시내 풍경 [11:27]
 

▲ 전망대 조망: 구름에 덮여 있는 한라산 [11:28]
 

민오름 정상부에 있는 오라동 4.3 가는 길 이정표 [11:28]
 

▲ 내리막 나무계단 길 [11:29]
 

▲ 야자매트가 깔려 있는 길 [11:31]
 

▲ 데크 길 구간 [11:33]
 

제주 오라동 4.3길 표지기 [11:34]


11:36  삼거리에 도착했다. 왼쪽 해산이동네 가는 길은 이따 월정사를 들른 후 다시 이곳으로 와서 진행할 길이고 지금은 월정사 쪽으로 간다. 임실마을을 지나 잠깐 걸어가자 월정사 앞이다.
 
월정사는 제주 최초의 선원이다. 4.3 사건이 일어난 해인 1948년 12월 토벌대에 의해 월정사 건물 5동이 불태워졌고, 김석윤 스님의 아들 김덕수 스님이 토벌대에 끌려가 박성내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집단 학살을 당하는 비운을 겪는다. 1949년 2월에는 관음사를 방화하고 내려오던 토벌대에 의해 법당마저 불태워져 월정사는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다. 4.3 사건이 끝나고 몇몇 스님이 월정사 터에 건물을 짓고 사찰의 명맥을 유지해 오다가 현재 월정사의 모습으로 변모했다.

 
월정사 일주문 앞에 서 있는 불교성지순례길 지계의 길 안내판,  2020년 10월에 관음정사에서 관음사로 이어지는 지계의 길을 걸은 적이 있는데 월정사는 영 기억에 없다. 알아보니, 그때 지계의 길을 걸을 때 월정사가 코스에서 벗어나 있어 들르지 않고 그냥 통과한 모양이다. 오늘 이렇게 왔으니 우연찮게 땜방이 되었네. 월정사를 떠나 350m 떨어져 있는 정실 본향당으로 간다.


▲ 삼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 월정사 쪽으로 진행 [11:36]
 

임실마을 표지석 [11:50]
 

월정사 일주문 [11:56]
 

불교성지순례길 지계의 길 안내판 [11:57]
 

월정사 대웅전 [11:58]
 

월정사 극락보전 [11:58]
 

월정사 약사여래불 [11:58]
 

월정사 안내문 [11:59]
 

정실 본향당 가는 길 이정표 [11:59]


12:03  정실 본향당에 들렀다. 뭐 하는 곳인가?

 

제주시 오라2동에 있는 정실마을의 수호신을 모시는 신당이다. 제주 지역의 신당은 흔히 본향당, 일뤠당, 여드레당, 해신당으로 나누는데, 그중 본향당은 마을 공동체의 신을 모시는 성소로 마을굿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다. 본향당 당신은 마을 공동체의 신인만큼 마을 사람 전체의 생명과 건강, 사업 번창 등 모든 부분을 관장한다. 본래는 모든 자연마을마다 마을이 형성될 때 함께 세워졌을 것이나 지금은 많이 통합되거나 소멸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 지역의 전체 신당 중 약 44%가 본향당으로 여전히 본향당이 가장 많이 남아 있다.

 

오라동 정실 본향은 ‘송씨할망’과 ‘김씨영감’ 부부신을 모시는 신당으로, 정실마을의 옛 이름이 ‘도노미’이므로 ‘도노미본향당’이라고도 부른다. 정실마을이 형성된 때는 약 400여 년 전인 1567~1608년 김해 김씨가 정착하면서부터이므로 오라동 정실 본향도 이때 건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시 오라2동 정실마을 안쪽 냇가에서 샘솟는 옥련천 옆 바위 궤에 있다. 오라동 정실 본향은 굴 형태의 신당으로, 커다란 바위 아래 약 33㎡ 정도의 궤를 신의 좌정처로 관념한다.

 

제일은 정월 3일, 7일, 13일, 17일, 23일, 27일이며, 신당에 갈 때는 메 두 그릇과 백지 열 장, 명주실 한 타래, 돌래떡, 과일 등을 제물로 가져간다. 마을 주민들은 모두 오라동 정실 본향을 마을의 신앙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2년에 한 번씩은 마을 주민들이 모여 당제를 지낸다. 신당은 잘 정비되어 있고 제장도 깨끗이 유지되어 있다.

정실 본향당을 떠나 해산이동네를 찾아간다. 17분 후, 아까 민오름에서 내려와 지나왔던 해산이동네 가는 길 삼거리에 도착해서 이번에는 해산이동네 쪽으로 걸어간다. 그러다가... 갈림길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가야 하는데 그만 왼쪽으로 진행하고 말았다. 해산이동네를 놓치고 말았네. 상관없다. 어차피 동네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안내판 하나 서 있을 테니까. 거기나 여기나 도긴개긴이다.


정실 본향당 안내문 [12:03]
 

본향당 표지판 [12:04]
 

▲ 깨끗하고 정비가 되어 있는 정실 본향당 [12:04]
 

해산이동네 2km 전 이정표 [12:05]
 

해산이동네 1.7km 전 이정표 [12:10]
 

▲ 아까 민오름에서 내려왔을 때 만났던 이정표: 이번에는 해산이동네 쪽으로 진행 [12:22]
 

▲ 감귤이 익어가고 있다 [12:29]
 

오라리 연미마을 4.3성 안내문 [12:34]
 

물방애터 안내문 [12:37]
 

해산이동네 가는 길 코스를 마치고 4.3센터 앞에 도착 [12:39]


12:39  4.3센터 건물이 보이는 곳에 도착하는 것으로 해산이동네 코스를 끝마치면서 동시에 왼쪽에 있는 고인돌 가는 길에 들어서는 것으로 선달벵듸 코스 걷기에 나섰다. 가장 먼저 찾아가야 하는 곳은 고인돌, 그런데 못 찾았다. 이정표를 놓쳐나 보다. 괜찮다. 2020년 10월 불교성지순례길을 걸을 때 봤으니까. 두 번째 방문지는 오라1구 공회당, 그런데 또 놓쳤다. 어? 왜 이러지? 선달벵듸는 놓치면 안 되니까 마지막 방법으로 내비게이션을 작동시켰다. 굿! 찾았다.
 
선달뱅듸에는 4.3 사건 당시 7호의 주민이 거주했다. 1948년 11월, 토벌대의 소개령과 초토화 작전으로 마을주민들은 강제로 이주를 해야만 했고, 불타버린 마을은 끝내 복구되지 못해 잃어버린 마을이 되었다. 이곳에는 아직 그네를 매달아 타고 놀던 큰 나무와 마을 주민들이 드나들던 올레와 하천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10분 후 4.3길 센터 도착, 코스에서 약간 어긋나는 경우가 두어 번 있었지만 그런대로 무난하게 오라동 4.3길 걷기를 마치고 제주버스터미널을 향해 걸어간다.
 
14:05  제주버스터미널 도착, 2시 10분에 출발하는 222번 버스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사회에 접어들었다. 고령화사회란 국제연합(UN)이 정한 바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를 말한다. 제주에서 시내버스를 타보면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왜? 버스 승객 대부분이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기 때문이다. 여정을 마치고 아들 집에 돌아왔다. 가족들이 반겨주는, 말 그대로 스위트 홈이다.


선달벵듸 코스 시작점에 서 있는 고인돌 가는 길 이정표 [12:39]
 

제2동산교 건너에 서 있는 오라1구 공회당 가는 길 이정표 [12:57]
 

고지교에서 바라본 한천 [13:17]
 

선달벵듸 1.2km 전 이정표 [13:18]
 

선달벵듸 안내문 [13:24]
 

사평마을 경찰파출소 옛터 안내문 [13:27]
 

오라동 4.3길 센터에 도착 [13:34]
 

제주버스터미널에서 222번 버스 승차 [14:02]
 

▲ 표선면 소재지 제주은행 버스정류장에서 201번 버스 승차 [15:28]
 

오라동 4.3길 걷기를 모두 마치고 아들 집에 귀환 [1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