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불교성지 순례길 / 정진의 길
◈ 일시: 2021년 11월 13일 토요일 / 맑음
◈ 장소: 불교성지 순례길 / 정진의 길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코스: 영실 주차장 → 존자암지 왕복 → 하원수로길 → 법정사 → 한라산 둘레길 → 남국선원
◈ 거리: 22.7km
◈ 시간: 6시간 8분
08:25 제주도에 있는 불교성지 순례길 중에서 아직 걷지 않은 코스가 딱 하나 남았는데 그게 바로 존자암지에서 남국선원으로 이어지는 정진의 길이다. 오늘 그 마지막 남은 정진의 길을 걷기 위해 길을 나선다. 일주서로에 있는 반참모르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로 1100도로 입구 버스정류장으로 이동, 9시 15분에 영실주차장으로 가는 240번 버스에 몸을 실었다.
9시 40분 영실주차장에 도착해 보니 영실휴게소로 올라가려는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영실휴게소 주차장이 만차라서 내려오는 차량 대수만큼 올려 보내기 때문이다. 존자암지 가는 길에 들어섰다. 한라산의 아침 기운을 받으며 잎이 거의 다 떨어진 나무 사이로 나 있는 호젓한 길을 걸어가는 기분이 삼삼하다. 영실주차장에서 존자암지까지는 15분 남짓한 거리.
▲ 강정동 아파트에서 바라본 한라산과 고근산 [08:29]
▲ 반참모르 버스정류장 [08:38]
▲ 1100고지 입구 버스정류장 [09:01]
▲ 영실주차장 버스정류장 [09:40]
▲ 정진의 길 안내판 [09:44]
▲ 존자암지 가는 길 입구 [09:44]
▲ 나무는 잎을 거의 다 바닥에 떨군 상태 [09:48]
▲ 오르막 나무 계단길 [09:53]
▲ 일주문 통과 [09:57]
10:00 정진의 길의 출발지점인 존자암지에 도착했다. 존자, 존자암, 존자암지. 존자는 학문과 덕행이 높아 존경받는 불제자를 높여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존자암지는 제주불교의 발원지로 추정되고 있는데, 지금의 절집들은 1998년에서 2004년 사이에 복원된 건물들이다. 존자암지를 떠나 다시 영실주차장으로 돌아온 후 이번에는 도로 오른쪽에 설치되어 있는 데크길을 따라 영실휴게소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존자암지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43호. 존자암에 대한 문헌상의 기록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존자암은 한라산 서쪽 기슭에 있는데, 그곳 동굴에 마치 스님이 도를 닦는 모습과 흡사한 돌이 있어 세상에 수행동(修行洞: 수행하는 동굴)이라 전해졌다.”라고 한 것이 최초이다. 그러나 존자암이 어느 때 누구에 의해 건립된 암자인지, 상세한 내막을 전해 주는 문헌기록은 없다. 다만 김정(金淨)의 「존자암기(尊者庵記)」에는, “존자암은 고·양·부(高良夫) 삼성이 처음 일어났을 때에 비로소 세워졌는데, 3읍이 정립된 후에까지 오래도록 전하여졌다.”고 하였다.
▲ 존자암지 안내문 [10:00]
▲ 존자암 종무소 [10:01]
▲ 존자암 대웅보전 [10:02]
▲ 언제 내린 눈이 아직 남아 있나 [10:03]
▲ 대웅전 앞 마당을 멧돼지가 파헤쳐 놓았네 [10:03]
▲ 종무소 건물 현판 영주산방 [10:04]
▲ 물웅덩이에 떨어진 낙엽들 [10:15]
▲ 영실주차장에 다시 돌아왔다 [10:18]
▲ 영실주차장에서 하원수로길 들머리로 가는 길 [10:24]
10:29 하원수로길 들머리에 도착했다. 하원 마을에 논을 만들어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원수로길은 6.25 전쟁 후 궁핍했던 시절 영실물과 언물을 하원저수지로 끌어들이기 위한 수로였으며, 도로 개설이 되기 전까지 한라산 등반로 역할을 하였다. 또한 독일인 지그프리트 겐테에 의해 처음으로 한라산 높이가 1950m로 측정된 기록이 있는 길이기도 하다. 탐방로는 길게 뻗어 있는 수로 옆을 따라 나 있었다.
하원수로길을 걷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대부분이 법정사에서 영실 쪽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이다. 아들 내외가 여름철에 이 길을 걸은 적이 있는데 수로에 빠져 있는 뱀들이 아주 많이 보았다고 한다. 오늘은 뱀 대신 길 옆에서 빨간 단풍나무들이 틈틈이 모습을 드러낸다. 참 곱다. 4.2km 거리의 하원수로길을 걸어 내려오는 데에는 5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 하원수로길 들머리에 서 있는 안내판 [10:29]
▲ 절로 가는 길 표지판 [10:29]
▲ 수로 옆으로 길이 나 있다 [10:33]
▲ 징검다리가 설치되어 있는 구간 [10:37]
▲ 슬슬 단풍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 [10:44]
▲ 계속 이어지는 하원수로길 [10:50]
▲ 언물 입구에 서 있는 하원수로길 안내도 [10:54]
▲ 하원수로길에서 만난 단풍 [11:03]
▲ 하원수로길에서 만난 단풍 [11:04]
▲ 물이 마른 고지천을 건너간다 [11:11]
11:18 하원수로길이 끝나고 한라산 둘레길이 갈라지는 지점에 도착했다. 잠시 생각. 바로 한라산 둘레길에 들어설까 아니면 법정사를 다녀올까. 일단 법정사 주차장까지만 다녀오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사실 지금 여기서부터 걷는 길은 2018년 8월 한라산 둘레길 동백길을 걸을 때 답사를 했던 코스이다. 법정사는 기미년 삼일운동보다 5개월 먼저 일어난 무오 항일운동의 발상지이다.
▲ 하원수로길이 거의 다 끝나가고 있다 [11:18]
▲ 한라산 둘레길 갈림길 지점: 법정사 쪽으로 진행 [11:21]
▲ 400인의 합동신위와 66인의 영정을 모신 의열사 [11:24]
▲ 무오 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종합안내도 [11:30]
▲ 주차장 한쪽에 서 있는 이정표: 한라산 둘레길 쪽으로 진행 [11:31]
▲ 무오 법정사 항일운동 안내문 [11:34]
▲ 무오 법정사 항일운동 상징탑 [11:35]
▲ 무오 법정사 항일운동 안내문과 항일운동 송치자 66인 명단 [11:35]
▲ 제주 불교성지 순례길 정진의 길 안내문 [11:36]
▲ 한라산 둘레길 동백길 안내문 [11:37]
11:37 한라산 둘레길 동백길이 시작되는 게이트를 지나 본격적으로 한라산 둘레길 걷기에 들어갔다. 아니, 불교성지 순례길은 어쩌구? 동행. 한라산 둘레길과 불교성지 순례길이 돈내코까지 함께 간다. 예전에 이 길을 걸은 적이 있어 500m마다 세워져 있는 동백길 표지판이 눈에 익다. 동백나무 숲길에 들어섰다. 주변이 온통 동백나무 천지다. 지금 걷는 길이 무슨 길? 바로 동백길이다.
▲ 한라산 둘레길 동백길 들머리 게이트 [11:37]
▲ 한라산 둘레길 동백길 이정표: 500m마다 세워져 있다 [11:40]
▲ 물이 흐르지 않는 계곡을 건너간다 [11:42]
▲ 여기서도 법정사로 가는 길이 있네 [11:44]
▲ 나란히 매달려 있는 절로 가는 길 표지기와 한라산 둘레길 표지기 [11:49]
▲ 삼나무와 동백나무가 섞여 있는 구간 [11:56]
▲ 주변이 온통 동백나무 천지다 [11:59]
▲ 바닥에 떨어진 단풍나무 잎이 만든 그림 [12:16]
▲ 계속 모습을 드러내는 동백나무 [12:22]
▲ 표고재배장 앞에 서 있는 안내도 [12:28]
12:29 1115번 도로 갈림길 지점을 지나 한라산 둘레길을 계속 이어간다. 숯가마터와 4.3주둔소를 지나 조금 걸어가자 오른쪽으로 시오름을 거쳐 치유의 숲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치유의 숲에 있는 시오름은 2020년 5월 아내와 함께 오른 적이 있다. 치유의 숲을 거쳐서도 1115번 도로로 내려갈 수 있다. 다시 이어지는 한라산 둘레길, 한라산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삼나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 1115번 도로 갈림길 지점에서 한라산 둘레길 쪽으로 진행 [12:29]
▲ 한라산 둘레길에 있는 숯가마 터 [12:33]
▲ 숯가마 터 안내문 [12:33]
▲ 잣담(잣성)인 듯 [12:41]
▲ [12:42]
▲ 길 왼쪽에 있는 4.3주둔소 [12:58]
▲ 4.3주둔소 안내문 [12:59]
▲ 시오름 갈림길 지점: 돈내코 탐방로 쪽으로 진행 [13:07]
▲ 치유의 숲으로 내려가는 길 입구 [13:08]
▲ 삼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3:17]
13:22 추억의 숲길이 갈라지는 지점에 도착했다. 서홍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조성한 추억의 숲길을 따라사농바치터 쪽으로 가면 1115번 도로에 도착할 수 있다. 한라산 둘레길과 함께 가던 추억의 숲길이 잠시 후 오른쪽으로 갈라져 내려가고 둘레길은 편백나무 쉼터로 이어졌다. 피톤치드가 많이 나온다는 편백나무는 한라산 중산간 지역에서 종종 만날 수 있다.
▲ 추억의 숲길 갈림길 지점: 편백쉼터 쪽으로 진행 [13:22]
▲ 서홍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조성한 추억의 숲길 안내도 [13:22]
▲ 삼나무 군락지 안내문 [13:32]
▲ 주변을 붉게 물 드린 단풍나무 한 그루 [13:35]
▲ 추억의 숲길 갈림길 지점: 편백쉼터 쪽으로 진행 [13:43]
▲ 편백나무 군락지 안내문 [13:44]
▲ 편백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3:44]
▲ 혼자 하는 그림자놀이 [13:47]
▲ 미악산 갈림길 지점: 표고재배장 쪽으로 진행 [13:55]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길 [14:16]
14:24 길이 끊어졌다. 작업임도 보수공사로 인해 한라산 둘레길 코스가 변경되었단다. 변경된 코스를 따라 조금 걸어가다 임도에 들어섰다. 15분 정도 걸어가자 나타난 한라산 둘레길 이정표, 여기서 오른쪽 둘레길을 버리고 왼쪽 채종원 쪽으로 걸어간다. 채종원은 형질이 우수한 종자를 생산하기 위해 운영하고 관리하는 종자생산 공급원으로 종자를 생산하기 위한 과수원을 말한다. 억새가 피어 있는 채종원을 벗어나자 한라산 돈내코 탐방로 입구가 나타났다.
▲ 한라산 둘레길 우회 안내 현수막 [14:24]
▲ 임도 따라 진행 [14:30]
▲ 다시 모습을 드러낸 절로 가는 길 표지기 [14:36]
▲ 길 옆에 피어 있는 억새꽃 [14:39]
▲ 한라산 둘레길 코스를 버리고 채종원 쪽으로 진행 [14:43]
▲ 다목적 채종원 표지판 [14:47]
▲ 길 옆에 피어 있는 억새꽃 [14:58]
▲ 돈내코 탐방로 이정표: 주차장 쪽으로 진행 [15:05]
▲ 한라산국립공원 돈내코 탐방로 안내도 [15:06]
▲ 서귀포시 충혼묘지로 내려가는 길 [15:06]
15:11 충혼묘지광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 남국선원 가는 길 표지판이 서 있는 게 보인다.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인 남국선원은 절의 규모가 꽤 큰 편이지만 사람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고요했다. 다들 어디에 계신건가? 이제 오늘 코스의 마지막 방문지인 선덕사로 가야 하는데 문제는 직선으로 가는 길이 없어 상당한 거리를 우회해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오늘 코스는 여기서 끝내자. 선덕사는 2018년 11월 선정의 길을 걸을 때 들른 적이 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자.
남국선원에서 나와 충혼묘지광장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 묘지 사이로 나 있는 길을 조금 왔다 갔다 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4시에 출발하는 612번 버스에 승차,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버스정류장에서 181번 버스에 환승한 후 강정동 아파트에 돌아온 시각이 4시 52분, 이렇게 해서 제주 불교성지 순례길 중에서 마지막으로 하나 남아 있던 정진의 길 걷기는 무사히 끝이 났다.
▲ 절로 가는 길 안내도 [15:11]
▲ 남국선원 가는 길 표지판 [15:11]
남국선원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상효동 산 39번지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사찰. 천연계곡 돈내코에서 산 쪽으로 약 2km 정도 올라간 한라산 국립공원의 경계에 자리 잡고 있다. 속칭 덕생이 오름이라 불리는 이곳에 남국선원이 창건된 것은 1977년 혜국 스님이 인법당과 요사채를 건립하면서부터이다. 개원 후 남국선원에는 전국의 납자들이 몰려들었고 1990년부터 1995년까지 대규모 중창불사가 진행되어 70평 규모의 대웅전과 2층으로 된 100평 규모의 문무관과 제방선원을 완공하기에 이른다. 또한 100평에 이르는 누각 형태의 시민선방과 60평 규모의 지대방 그리고 삼성각, 종각, 보현실 등 수행도량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 한라산 남국선원 일주문 [15:19]
▲ 경내에 있는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15:21]
▲ 남국선원 대웅전 [15:25]
▲ 서귀포시 공설공원묘지로 내려가는 길 [15:37]
▲ 서귀포시 공설공원묘지 도로 [15:38]
▲ 충혼묘지광장 버스정류장에 도착 [15:51]
▲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버스정류장 [16:11]
▲ 정진의 길 걷기 일정을 모두 마치고 강정동 아파트에 도착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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