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불교성지 순례길 / 인욕의 길(2)
◈ 일시: 2021년 4월 24일 토요일 / 맑음 구름 많음
◈ 장소: 불교성지 순례길 / 인욕의 길(2) / 제주특별자치도
◈ 코스: 탐라교육원 → 도로 → 일붕동산 봉암사 → 충혼각 → 도로 → 어리목 → 윗세오름 → 영실
◈ 거리: 22.1km
◈ 시간: 6시간 1분
08:25 제주도에 온 지 나흘 째 되는 날, 오늘은 가족들과 떨어져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렇다면 제주 불교성지 순례길을 걸어볼까? 제주에 오면 한라산을 꼭 오르는데 오늘 걸을 순례길이 한라산을 거치기 때문에 이번에는 따로 올라갈 필요가 없겠네. 원래 순례길 인욕의 길은 관음사에서 영실까지 이어지지만 지난번에 관음사에서 탐라교육원까지 걸었으니 오늘은 탐라교육원에서 윗세오름을 거쳐 영실로 내려오면 된다.
강정동 아파트 출발, 서귀포 버스터미널에서 516도로를 거쳐 제주로 가는 8시 53분발 281번 버스에 올랐다. 한 시간 정도 걸려 한라산을 넘은 버스가 산천단 버스정류장에 섰다. 지난 4월 6일 이곳에서 제주대 사거리로 내려가던 트럭이 시내버스를 연쇄 추돌하는 대형 교통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다. 도로 건너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가보니 10시 21분에 탐라교육원으로 가는 475번 버스가 있어 잠시 기다렸다 승차, 10분 정도 걸려 탐라교육원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후 1117번 산록도로를 따라 1100도로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것으로 본격적인 순례길 걷기에 들어갔다.
▲ 강정동 아파트 출발 [08:27]
▲ 제주시로 가는 281번 버스에 승차 [08:50]
▲ 산천단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09:56]
▲ 탐라교육원으로 가는 475번 버스가 서는 정류장 [09:58]
▲ 탐라교육원으로 가는 475번 버스 시간표 [09:59]
▲ 10시 21분발 475번 버스에 승차 [10:19]
▲ 오늘 걸을 순례길의 출발지 탐라교육원 표지석 [10:30]
▲ 제주 불교성지 순례길 표지기 [10:31]
▲ 고사리를 뜯지 말하는 경고문 [10:36]
▲ 혼자 하는 그림자놀이 [10:38]
10:49 열안지오름 입구 맞은편에 서 있는 저 차량들은 무엇인가? 그렇다. 고사리를 채취하러 온 사람들의 차량이다. 지금쯤 중산간도로 갓길 곳곳에 세워져 있는 차량들은 십중팔구 고사리 채취꾼들이 세워둔 것이다. 한라산국립공원 당국에서는 국립공원 지역 고사리 채취를 금하고 있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1117번 산록도로를 한 시간 가까이 걸어 1100도로와 만났다. 원래는 1139번 도로인데 1100고지를 지나가기 때문에 1100도로라고 많이 부른다. 이제부터는 1100도로를 따라 어리목까지 걸어가야 한다.
순례길 코스를 보면 어리목에 가기 전에 들러야 할 사찰이 4개로 나와 있다. 일붕동산 봉암사, 충혼각, 석굴암, 천왕사가 바로 그것인데 봉암사와 충혼각은 그렇다 치고 석굴암과 천왕사를 다녀오는 데에는 시간이 꽤 많이 걸려 잘못하면 한라산 출입통제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리목은 출입통제 시간이 오후 2시다. 그렇다면 안전하게 도로에서 가까운 봉암사와 충혼각만 들르자.
▲ 열안지오름 입구 건너편에 서 있는 차량들 [10:49]
▲ 열안지오름 안내판 [10:50]
▲ 파란 하늘에 구름이 그린 그림 [10:59]
▲ 길 왼쪽 어승생 한울누리공원 표지석 [11:15]
▲ 어리목으로 올라가는 1100도로와 만났다 [11:26]
▲ 도로 왼쪽 충혼각 가는 길 표지석 [11:31]
▲ 충혼각 입구에 서 있는 제주 불교성지 순례길 인욕의 길 안내도 [11:33]
▲ 일붕동산 봉암사 입구 [11:35]
▲ 충혼각 대웅전 [11:38]
▲ 길 왼쪽 천왕사 표지석 [11:43]
11:48 1100도로 오른쪽에 산악인 김진현 기념비가 서 있어 들러보았다. 산악인 김진현은 25세 나이에 1992년 12월 한국설암산악회 원정 등반대의 일원으로 히말라야 랑탕리룽(해발 7234m)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다 눈사태를 만나 희생되었다고 한다. 잠시 고개를 숙이고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었다. 한라산 둘레길이 시작되는 천아숲길 갈림길 지점을 지나 40분 정도 올라가자 어리목 갈림길 지점이다. 여기서 어리목 광장까지는 10분 거리이다.
▲ 길 오른쪽에 서 있는 산악인 김진현 기념비 [11:48]
▲ 불교성지 순례길 절로 가는 길 표지판 [11:56]
▲ 1100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12:00]
▲ 한라산 둘레길이 시작되는 천아숲길 갈림길 지점 [12:06]
▲ 도로변에 있는 해발 700m 표지석 [12:13]
▲ 길 왼쪽 해안동 왕벚나무 안내문 [12:27]
▲ 자전거로 한라산을 넘는 사람들 [12:38]
▲ 어리목 갈림길 지점에 서 있는 해발 900m 표지석 [12:43]
▲ 도로에서 왼쪽으로 갈라진 어리목 가는 데크길 [12:46]
▲ 한라산 어리목의 신록 [12:52]
12:56 2시간 25분 동안의 도로 걷기를 마감하고 마침내 어리목 광장에 도착했다. 이제부터 윗세오름을 거쳐 영실로 내려가는 본격적인 한라산 산행에 들어가게 된다. 어리목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잠시 걸어가다 마침 벤치가 있어 빵과 우유로 점심을 먹었다. 시간이 늦은 탓인지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다. 광령천 위에 놓인 어리목 목교를 지나면서 경사가 꽤 있는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 한라산 산행 기점인 어리목 광장에 도착 [12:56]
▲ 어리목 광장에 있는 한라산 표지석 [12:58]
▲ 어리목 탐방지원센터 통과 [12:58]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길 [13:00]
▲ 길 옆에 있는 벤치에서 점심: 빵 두 개와 우유 [13:05]
▲ 점심 먹고 출발: 어리목 목교가 보인다 [13:24]
▲ 광령천 위에 놓인 어리목 목교에서 바라본 어리목 계곡 [13:25]
▲ 해발 1000m 표지석 [13:29]
▲ 꽤 가파른 오르막 계단길 [13:31]
▲ 해발 1100m 표지석 [13:38]
13:47 해발 1200m 지점을 지나 해발 1400m 지점에 이를 때까지도 계속 오르막 계단길이 이어졌다. 어리목에서 윗세오름까지는 해발고도가 100m 올라갈 때마다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어 표지석 찾기 놀이를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해발 1400m 표지석을 지나면서 오르막 경사가 완만해졌고 전망도 확 틔였다. 길 왼쪽에 있는 사제비약수에 들러 물을 한 모금 마셨다. 한라산의 정기를 받은 물이라 그런지 달고 시원하다.
▲ 해발 1200m 표지석 [13:47]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오르막 계단길 [13:51]
▲ 해발 1300m 표지석 [13:56]
▲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 계단길 [14:02]
▲ 해발 1400m 표지석 [14:07]
▲ 데크길이 나타나자 전망도 틔였다 [14:10]
▲ 식수 사용이 가능한 사제비약수 [14:12]
▲ 길 왼쪽에 있는 구급함 [14:15]
▲ 혼자 하는 그림자놀이 [14:17]
▲ 사제비동산을 지나 만세동산으로 [14:22]
14:23 해발 1500m 지점을 지났다. 윗세오름의 고도가 1700m이니 이제 200m만 더 높이면 된다. 오늘은 날씨가 참 좋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적당히 떠 있어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어리목을 출발한 후 두 시간 정도 걸어 윗세오름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부에 있는 넓은 데크 광장에 사람이 별로 없어 한산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 해발 1500m 표지석 [14:23]
▲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무척 인상적이다 [14:29]
▲ 길 왼쪽으로 보이는 것은 전망대 [14:32]
▲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만세동산 [14:35]
▲ 멀리 한라산 북벽이 머리를 내밀었다 [14:38]
▲ 해발 1600m 표지석 [14:40]
▲ 웃세누운오름과 웃세족은오름이 보인다 [14:44]
▲ 고사목 사이로 보이는 한라산 북벽 [14:55]
▲ 윗세오름 대피소 건물 [14:57]
▲ 윗세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북벽 [14:58]
14:58 윗세오름에서 남벽분기점을 거쳐 돈내코로 내려가는 길은 오후 2시가 넘어 통제된 상태였다. 자, 이제 영실로 내려갈 일만 남았는데, 거리가 3.7km이고 또 계속 내리막길이라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게다가 예전에는 선작지왓을 지나면 한동안 울퉁불퉁한 돌길이 이어졌지만 지금은 모두 데크길로 바뀌어서 한결 걷기에 수월해졌다. 오늘이 토요일인데도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가?
▲ 윗세오름 해발 1600m 표지석 [14:58]
▲ 영실까지 거리는 3.7km [14:58]
▲ 정말 오래 된 윗세오름 표지목 [14:59]
▲ 선작지왓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 [15:01]
▲ 노루샘 표지석 [15:04]
한라산 선작지왓
한라산 선작지왓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영남동에 위치한 명승지이다. 2012년 12월 17일 대한민국의 명승 제91호로 지정되었다. 윗세오름 근처 해발 1600m 정도에 위치한 평편한 관목지대로 '선작지왓'은 제주 방언으로 '돌이 서 있는 밭'이라는 의미이다. 선작지왓은 털진달래와 산철쭉 군락지로, 4월~6월에 꽃이 개화하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겨울철 선작지왓의 설경 또한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 길 왼쪽 선작지왓 [15:10]
▲ 예전에 돌길이던 구간이 지금은 데크길로 바뀌었다 [15:14]
▲ 길 오른쪽 고사목 지대 [15:19]
▲ 계속 이어지는 고사목 지대 [15:21]
▲ 길 왼쪽으로 보이는 영실기암 [15:22]
15:23 진달래꽃이 보인다. 육지에서는 진달래꽃이 진 지가 벌써 오래전인데 해발이 높아 그런지 이곳은 이제야 꽃봉오리가 터지고 있다. 내리막 계단길 아래로 크고 작은 오름이 올록볼록 솟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중산간 지역에 퍼져 있는 오름은,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제주도의 풍광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윗세오름에서 영실휴게소까지 내려오는 데에는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길 옆에 피어 있는 진달래꽃 [15:23]
▲ 해발 1600m 표지석 [15:25]
▲ 계속 모습을 드러내는 진달래꽃 [15:26]
▲ 내려가는 길에 바라본 오름들 [15:29]
▲ 해발 1500m 표지석 [15:33]
▲ 영실 병풍바위 [15:34]
▲ 내리막길을 마감하고 바닥으로 내려왔다 [15:42]
▲ 영실 소나무 군락지 [15:50]
▲ 영실휴게소에 도착했다 [15:55]
▲ 해발 1280m 영실 표지석 [15:55]
16:02 영실휴게소에 있는 매점에서 음료수를 하나 사서 마신 후 버스정류장까지 2.5km를 걸어간다. 차도 옆에 조성되어 있는 보행자 도로, 나로서는 이미 여러 번 걸어본 길이다. 30분 정도 걸어 영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해 보니 중문으로 가는 240번 버스가 5시 3분에 있다. 버스 출발까지 남은 시간이 30분, 1km 떨어진 존자암지를 다녀올 수 있을까? 가능이야 하겠지만 구태여 무리할 거 있나. 어차피 다음 코스인 정진의 길을 존자암지에서 시작해야 하니까 그때 들르면 되지 뭐.
정시에 도착한 240번 버스를 타고 중문사거리에서 하차, 서귀포 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에 환승한 후 반참모르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아파트를 향해 걸어간다. 오늘 인욕의 길 답사를 마친 결과 제주 불교성지 순례길은 존자암지에서 선덕사로 이어지는 정진의 길 한 구간만 남게 되었다. 정진의 길은 아직 미답으로 남아 있는 하원수로길을 포함하고 있어 무척 기대가 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어째 올 가을에는 걸어보려나.
▲ 영실휴게소에 있는 오백장군과 까마귀 매점 [16:02]
▲ 영실휴게소에서 영실 탐방안내소로 내려가는 길 [16:08]
▲ 데크길에서 왼쪽으로 갈라지는 하원수로길 안내판 [16:22]
▲ 계속 이어지는 데크길 [16:29]
▲ 영실 탐방안내소에 도착 [16:32]
▲ 제주 불교성지 순례길 정진의 길 안내판 [16:34]
▲ 1km 떨어져 있는 존자암지 가는 길 들머리 [16:34]
▲ 서귀포 중문으로 가는 240번 버스에 승차 [17:04]
▲ 순례길 걷기 일정을 모두 마치고 아파트에 귀환 [17:55]
'제주도 > 불교성지 순례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11.13. [불교성지 순례길 8] 정진의 길 (0) | 2021.11.28 |
---|---|
2020.10.20. [불교성지 순례길 6] 인욕의 길(1) (0) | 2020.11.02 |
2020.10.20. [불교성지 순례길 5] 지계의 길 (0) | 2020.11.02 |
2020.10.18. [불교성지 순례길 4] 보시의 길(2) (0) | 2020.11.01 |
2019.05.10. [불교성지 순례길 3] 보시의 길(1) (0) | 2020.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