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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불교성지 순례길

2019.05.10. [불교성지 순례길 3] 보시의 길(1)

by 사천거사 2020. 5. 15.

제주 불교성지 순례길 / 보시의 길(1)

 

  일시: 2020년 5월 10일 일요일 / 맑음

 ◈ 장소: 불교성지순례길 / 보시의 길(1)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 코스: 대원정사 → 극락사 → 무주선원 → 백제사 → 법장사 → 향림사 → 혜능사 → 우리절  

            대원암

 ◈ 거리: 22.8km

 ◈ 시간: 5시간 50분


 

 

 

 

 


08:20   제주도에 온 지 나흘째 되는 날, 오늘은 제주 불교성지 순례길 중에서 보시의 길 1코스를 걷기 위해 강정동 아파트를 나섰다. 애월읍 수산리에 있는 대원정사에서 시작, 제주시 삼양일동 불탑사에서 끝이 나는 보시의 길은 총길이가 42.9km에 달하는데 오늘은 그중에서 20km 정도 걸어볼 예정이다. '일주서로'라고도 하는 1132번 도로 반참모르 버스정류장에서 제주시로 가는 202번 버스에 올랐다. 이 버스는 해안을 따라 가며 마을마다 들르기 때문에 운행 시간이 길다.

 

버스에 탄지 2시간 20분 정도 지난 후 수산봉 아래에 있는 모감동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했다. 버스에서 내리니 오른쪽으로 사발을 엎어 놓은 듯한 모양의 수산봉이 눈에 들어온다. 수산봉은 올레길 16코스가 지나가는 곳이다. 2017년 8월 올레길 16코스를 걸을 때 들렀던 곳인데 벌써 3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갔네. 올레길 표지기를 따라 수산봉으로 올라간다. 데크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걷기에 좋다.


▲ 강정동 아파트에서 바라본 한라산: 정상부가 구름에 싸여 있다 [08:23]

 

▲ 5월은 장미가 피는 계절 [08:28]

 

▲ 1132번 도로변에 있는 반참모르 버스정류장 [08:30]

 

▲ 제주시로 가는 202번 버스에 승차 [08:31]

 

▲ 2시간 20분이 지난 후 수산봉 아래에 있는 모감동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10:50]

 

▲ 버스정류장에서 바라본 수산봉 [10:52]

 

▲ 수산봉은 올레길 16코스가 지나가는 곳이다 [10:53]

 

▲ 둘레길에서 수산봉으로 올라가는 길 들머리 [10:56]

 

▲ 수산봉 오름 산책로 안내도 [10:56]

 

▲ 수산봉으로 올라가는 계단길 [10:59]


11:05   쉼터용 팔각정자 옆을 지나 물메오름이라고도 하는 수산봉 정상에 오른 후 올레길 16코스와 헤어져 대원정사 쪽으로 내려갔다. 길 옆으로 하얀 찔레꽃이 많이 보인다. 예전 어렸을 때 찔레순을 꺾어먹었던 생각이 나네. 오늘 걸을 보시의 길 시작점인 대원정사는 대한불교 법화종 소속으로 1933년 청산 스님이 창건했다고 한다. 제법 규모가 큰 대적광전을 떠나 수산저수지 제방 위로 올라섰다. 낚시꾼 두어 명이 열심히 낚싯대를 던지고 있는 수산저수지에는 인공으로 조성한 꽃밭도 두 군데나 있었다. 오늘은 바람이 없는 날인지 저수지에는 잔물결 하나 일지 않는다.


▲ 수산봉 올라가는 길에서 만난 팔각정자 [11:05]

 

▲ 수산봉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 [11:07]

 

▲ 지금은 찔레꽃이 피는 계절 [11:10]


대원정사

 

물메(수산봉) 기슭에 자리 잡은 대한불교 법화종 대원정사는 1933년 청산 스님(최만행)의 창건할 절로서 당시 사찰 이름은 원천사였다. 그 후 몇 번의 개명을 거쳐 1961년 대한불교 법화종에 소속되었다. 1973년에 보각 일조 스님이 주지로 취임한 뒤 1976년 영실에 있던 기림정사와 도성사를 합병하고 1978년부터 대적광전 중창불사를 시작해 1980년도에 완성하고 대원정사로 사명을 개칭했다. 대원정사는 1948년 제주 근현대사의 아픈 역사인 4.3 당시 토벌대에 의해 사찰이 철거당하고 주지인 고정선 스님 총상을 당하는 질곡의 시간을 거치면서 오늘날까지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상에 널리 펼치고 있다.


▲ 대한불교 법화종 대원정사 [11:11]

 

▲ 대원정사 대적광전 [11:12]

 

▲ 무슨 표지판인가? [11:14]

 

▲ 보시의 길 안내판 [11:15]

 

▲ 수산저수지에 조성한 인공 꽃밭 [11:17]

 

▲ 무슨 꽃인지 모르겠네 [11:18]

 

▲ 수산저수지 제방길을 따라 진행 [11:19]


11:24   제방길을 마감하고 수산저수지 왼쪽을 따라 나 있는 마을길로 진행을 하다 수산천 위에 놓인 수산1교 앞에서 올레길 16코스와 다시 만났다. 여기서부터는 한참 동안 올레길과 함께 진행하게 된다. 올레길 16코스는 2017년 8월에 걸은 적이 있다. 감귤꽃을 본 적이 있는가? 지금 제주는 한창 감귤꽃이 피는 시기라 감귤나무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라도 예쁜 꽃을 볼 수가 있다. 감귤꽃 향기를 맡아본 적이 있는가? 열매인 감귤 못지않게 향도 짙고 달콤하다. 바야흐로 제주 전체가 감귤향에 싸여 있는 때가 바로 지금이다.


▲ 제방길을 마감하고 차도에 도착 [11:24]

 

▲ 수산저수지 뒤로 수산봉이 보인다 [11:29]

 

▲ 벌써 옥수수가 달렸네 [11:29]

 

▲ 수산천 위에 놓인 수산1교에서 올레길 16코스와 다시 만났다 [11:32]

 

▲ 식수로 이용되었던 큰섬지 [11:33]

 

▲ 큰섬지 안내문 [11:34]

 

▲ 수산봉에서부터 계속 나타나고 있는 시비 [11:38]

 

▲ 다리 이름이 '희망의 다리'이다 [11:41]

 

▲ 꽃이 피어 있는 돌담길 [11:45]

 

▲ 향기가 좋은 감귤꽃이 피었다 [11:46]


11:48   차도에서 왼쪽으로 갈라지는 마을길에 들어섰다. 농경지 사이로 나 있는 이 길에서는 여러 가지 아름다운 봄꽃들을 볼 수 있었다. 꽃은 언제 어디서 보아도 아름답다. 꽃이 사람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모양과 색깔, 그리고 향기이다. 꽃마다 모양, 색깔, 향기가 다 다른데 가장 큰 이유는 수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해 식물도 별의별 방법을 다 쓰는 것이다. 1136번 도로가  지나가는 예원교차로를 지나 1136번 도로 오른쪽으로 나 있는 숲길을 잠시 걸은 후 올레길 16코스와 헤어진 후 1136번 도로변에 있는 극락사를 찾아갔다.


▲ 마을도로에서 왼쪽으로 갈라지는 마을길에 진입 [11:48]

 

▲ 길 옆에서 만난 아름다운 꽃 [11:53]

 

▲ 길 옆에서 만난 아름다운 꽃 [11:56]

 

▲ 붉은인동초꽃이 참 보기에 좋다 [12:00]

 

▲ 돌담 사이에서 꽃을 피운 다육식물 [12:02]

 

▲ 물곤밭 버스정류장 [12:05]

 

▲ 예원교차로를 건너면 만나는 장수물 표지판 [12:09]

 

▲ 1136번 오른쪽으로 나 있는 숲길 [12:10]

 

▲ 올레길 16코스와 헤어져 극락사로 간다 [12:16]

 

▲ 극락사 입구에 있는 보시의 길 안내도 [12:16]


12:17   분홍낮달맞이꽃이 반겨주는 극락사 경내에 들어서서 대웅전을 둘러본 후 도로를 따라 조금 걸어가자 오른쪽으로 '구시물' 표지판이 보였다. 구시물을 일종의 샘으로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식수로 이용하던 곳이다. 제주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와 같은 작은 샘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오늘 앞에서 만났던 '큰섬지'나 '장수물'도 같은 용도로 사용되던 샘이다. 차도 오른쪽으로 나 있는 마을길에 들어섰다. 길 옆에 있는 감자밭에 하얀 감자꽃이 피었다. 꽃이 하야니 감자도 하얄 것이다. 시인 권태응이 노래하지 않았는가, '자주 꽃 핀 건 자주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감자 하얀 꽃 핀건 하얀 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라고.


▲ 극락사 해탈문 [12:17]

 

▲ 극락사 주변에 피어 있는 분홍낮달밎이꽃 [12:17]

 

▲ 극락사 대웅전 [12:18]

 

▲ 극락사 표지석 [12:21]

 

▲ 구시물 표지판 [12:24]

 

▲ 예전에 식수로 사용되었다는 구시물 [12:24]

 

▲ 구시물 안내문 [12:24]

 

▲ 차도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마을길에 진입 [12:27]

 

▲ 언제 심었는지 벌써 감자꽃이 피었다 [12:36]

 

▲ 홍가시나무에 새 잎이 돋아났다 [12:37]


12:37   무주선원 표지석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는데 절집이 무슨 조립식 건물 같다. 요즘은 절집의 모습도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기와집 대신 현대식 건물이 절집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무주선원을 지나 잠시 길을 잃었다가 올레길 16코스와 만나 올레길을 따라 걸어간다. 오늘은 날씨가 걷기에 참 좋다. 바람도 거의 없고 기온도 적당해서 발걸음이 가볍다. 백제사에 도착했다. 이 절에는 법당에 걸린 현판에 '깨침터'라고 적혀 있었다. 대웅전 대신 '큰법당'이라고 쓴 현판은 본 적이 있지만 '깨침터'는 처음이다.  


▲ 무주선원 표지석 [12:37]

 

▲ 현대식 무주선원 절집 [12:38]

 

▲ 무주선원 앞에 있는 보시의 길 안내도 [12:38]

 

▲ 여기서 올레길 16코스를 따라간다 [12:48]

 

▲ 올레길 16코스 숭조당길 [12:51]

 

▲ 야자수가 서 있는 풍경 [12:56]

 

▲ 올레길 16코스 표지기 [13:03]

 

▲ 순례길 표지기를 다시 만났다 [13:09]

 

▲ 백제사 표지판 [13:11]

 

▲ 백제사 깨침터 [13:12]


13:17   독채 민박 맨도롱 하우스 표지판이 보인다. 2016년 2월 우리 온 가족이 화와이에 갔을 때 마우이와 오아후에서 6일 동안 독채민박을 이용했었는데 제주도에도 독채민박이 있구나. 대한불교 조계종 법장사에 들은 후 차도를 따라 잠시 진행하다 광령2리 복지회관 앞에서 잠시 길을 잃어 헤매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다시 표지기를 찾아 진행을 했더니 올레길 16코스와 다시 합류를 한다. 오늘은 올레길 16코스와 만났다 헤어졌고 순례길 표지기와도 헤어졌다 만나고 이별과 만남의 연속이다. 이제부터 향림사까지는 올레길 16코스를 따라가면 된다.


▲ 독채민박 맨도롱 하우스 표지판 [13:17]

 

▲ 법장사 가는 길 표지석 [13:24]

 

▲ 법장사 입구에 서 있는 보시의 길 안내도 [13:25]

 

▲ 법장사 대웅전 [13:26]

 

▲ 차도를 따라 잠시 진행 [13:30]

 

▲ 마을길로 들어가는 길 표지가 보인다 [13:39]

 

▲ 차도 건너 올레길 16코스와 합류 [13:52]

 

▲ 잠시 숲길을 따라 진행 [13:56]

 

▲ 보리가 익어가고 있는 풍경 [14:00]

 

▲ 물허벅을 메고 있는 여인상 [14:07]


14:08   지장도량인 향림사를 지나 차도를 건넌 후 도로공사가 진행 중인 곳을 지났다. 혜능사 절집을 지나 우리절로 가는 길에서 만난 방견 네 마리, 무슨 이유인지 나를 향해서 죽어라고 짖어댄다. 보아 하니, 어미 한 마리에 새끼가 세 마리다. 내가 위협을 했더니 새끼 세 마리는 꼬리를 내리는데 어미는 달려들 기세다. 저렇게 사나운 개를 풀어 놓아도 되는 건가. 스틱만 있다면 한 대 후려치고 싶은 기분이다. 혜능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우리절에 도착했다. 절 이름 답게 법당에는 '큰법당'이라는 현판이 매달려 있었다.


▲ 지장도량 향림사 표지판 [14:08]

 

▲ 향림사 절집 [14:10]

 

▲ 당동산 표지석 [14:14]

 

▲ 도로공사 중인 곳을 지나간다 [14:16]

 

▲ 혜능사 표지석 [14:26]

 

▲ 혜능사 대웅전 [14:27]

 

▲ 혜능사 앞에 있는 보시의 길 안내도 [14:27]

 

▲ 방견 네 마리가 죽어라고 달려든다 [14:32]

 

▲ 우리절 큰법당 [14:34]

 

▲ 모란이 피었네 [14:34]


14:46   길 왼쪽으로 홍가시나무가 줄을 지어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홍가시나무는 장미과에 딸린 상록 소교목으로, 잎이 새로 나올 때와 단풍이 들 때 붉은색을 띠므로 홍가시나무라고 한다. 어? 야자수도 꽃을 피웠네. 애조로가 지나가는 광심교 아래를 지나 진행을 하다 순례길 표지를 또 놓치고 말았다. 다음 가야 할 절집이 월령사인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막막하다. 모르겠다, 절집 찾기는 그만하고 오늘 순례길 걷기의 종착지인 대원암으로 가자. 내가 꼭 순례길 대로 걸어야 할 의무는 없지 않은가.


▲ 길 왼쪽으로 보이는 홍가시나무 [14:46]

 

▲ 야자수가 꽃을 피웠네 [14:46]

 

▲ 작은 하천 오른쪽을 따라 진행 [14:51]

 

▲ 잘 익은 보리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14:55]

 

▲ 애조로가 지나가는 광심교 아래를 통과 [15:00]

 

▲ 여기도 찔레꽃이 피었네 [15:08]

 

▲ 새 잎이 붉은색을 띠고 있는 홍가시나무 [15:19]

 

▲ 차도를 따라 진행 [15:26]

 

▲ 다시 마을길에 진입 [15:34]

 

▲ 마을길을 따라 진행 [15:41]


15:43   사라졌던 불교성지 순례길 표지를 다시 만났다. 사람과 사람이 만났다 헤어지듯 순례길 표지기와도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헤어지는 것은 서로 간에 어떤 일이 생겨서 이겠지만 표지기와 헤어지는 데에는 나 자신의 책임이 크다. 유채꽃이 피어 있고 보리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는 곳을 지나 제주시 외도일동 거리에 들어섰다. 제주시 중심에서 떨어진 지역이기는 하지만 거리가 무척 한산하다. 오늘이 일요일인데도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5월의 제주시내 거리가 이렇게 한산하다니...


▲ 다시 만난 순례길 표지 [15:43]

 

▲ 길 옆에 있는 대한불교 포교원 묘연사 [15:44]

 

▲ 보리밭 뒤로 보이는 풍경 [15:51]

 

▲ 유채꽃이 피어 있는 풍경 [16:00]

 

▲ 보리밭이 펼쳐져 있는 풍경 [16:06]

 

▲ 마늘을 뽑은 후 말리고 있다 [16:10]

 

▲ 제주시 외도일동 부영아파트 앞에 도착 [16:13]

 

▲ 제주시 외도일동 거리 [16:19]

 

▲ 외관이 아름다운 '커피파니' 카페 [16:24]


16:26   절물마을 유래비를 지나 조금 걸어가자 광령천 위에 놓인 월대교 앞이다. 이곳은 올레길 17코스와 만나는 지점이자 외도물길 20리 코스가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광령천 왼쪽을 따라 나 있는 길을 잠시 걸은 후 외도교를 건너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는 대원암에 도착했다. 오늘 걸을 순례길의 종착지에 도달한 것이다. 이제 서귀포로 돌아갈 일만 남았는데... 1132번 도로변에 있는 외도초등학교 버스정류장에서 102번 급행버스를 타고 급하게 돌아왔는 데도 7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아파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 배고프다. 


▲ 절물마을 유래비 [16:26]

 

▲ 외도물길 20리 표지석 [16:29]

 

▲ 월대 안내문 [16:30]

 

▲ 외도물길 20리 안내도 [16:33]

 

▲ 오랜만에 바닷가로 나왔다 [16:35]

 

▲ 관음도량 대원암 [16:36]

 

▲ 1136번 도로변에 있는 외도초등학교 버스정류장 [16:42]

 

▲ 서귀포로 가는 102번 버스에 승차 [17:04]

 

▲ 서귀포버스터미널 [18:45]

 

▲ 강정동 아파트에 귀환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