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용산 산행기
◈ 일시: 2021년 9월 16일 목요일 / 흐림
◈ 장소: 독용산 956.1m / 경북 성주
◈ 코스: 배바위교 → 874봉 → 독용산 → 독용산성 길 → 북문지 → 남문지 → 금봉사 →
시엇골교
◈ 거리: 10.7km
◈ 시간: 4시간 9분
◈ 회원: 청주 천봉산악회 안내 산행
07:00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 제14호 태풍 찬투Chanthu가 대만, 상하이를 거쳐 우리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단다. 오늘 날씨는? 경북 성주 지역에는 밤늦게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이니 산행을 하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 같다. 오늘 찾아가는 독용산은 이웃해 있는 수도산이나 가야산만큼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해발이 1,000m에 가까운 큰 산이다. 나와는 이미 안면을 튼 사이로 2013년 10월 오왕사에서 산행을 시작해 독용산성을 거쳐 독용산 정상에 오른 후 시여골로 내려온 적이 있다.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한 버스가 청주나들목에서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하더니 남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9월 10일에 이사를 한 후 짐 정리를 하느라고 무려 일주일 만에 나선 산행, 평소 일주일에 세 번 산행을 하던 습관 때문인지 꽤 오랜만에 산행에 나섰다는 기분이 든다. 추풍령휴게소에 들른 버스가 김천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더니 59번 국도와 30번 국도를 따라 산행 들머리가 있는 배바위교를 향해 달려간다.
▲ 청주체육관 앞에 서 있는 한길우등관광 버스 [07:18]
▲ 경부고속도로 추풍령휴게소 [08:54]
09:50 대가천 위에 놓인 배바위교 앞에 버스가 섰다. 배바위교를 건너 성주군 금수면 무학1리 마을 안으로 들어서서 마을길이 끝나는 곳까지 걸어가자 독용산 정상 3,5km라고 적힌 이정표가 반겨준다.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웃자란 나뭇가지들이 발걸음을 더디게 하는 희미한 사면길을 잠시 걸어가다 오른쪽에 있는 능선으로 올라붙었더니 어허 이게 뭐야, 무덤으로 이어지는 번듯한 길이 나 있는 게 아닌가.
▲ 30번 국도변에 있는 배바위교 앞에 버스 정차 [09:53]
▲ 대가천 위에 놓인 배바위교 [09:54]
▲ 배바위교를 건너 무학1리 마을 안으로 진입 [09:54]
▲ 배바위교에서 바라본 대가천 [09:55]
▲ 무학1리 경로당 오른쪽으로 진행 [09:56]
▲ 마을길을 따라 계속 진행 [09:58]
▲ 산행 들머리에 서 있는 이정표: 독용산 정상까지 거리는 3.5km [10:00]
▲ 웃자란 나뭇가지들이 발걸음을 더디게 하는 사면 횡단길 [10:04]
▲ 오른쪽 능선에 올라섰더니 길이 번듯하다 [10:07]
▲ 추석을 맞아 말끔하게 벌초를 마친 무덤 [10:08]
10:12 무덤을 지나면서 가파른 길, 완만한 길, 가파른 길이 차례대로 이어지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독용산 정상은 해발이 1,000m에 가까워 그리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어허, 이게 뭐야? 구절초가 피었네. 가을 야생화인 구절초九節草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채취한 것이 가장 약효가 좋다고 한다. 줄기의 마디가 단오에는 다섯, 중양절에는 아홉 마디가 된다는 뜻의 구와 중양절의 절, 혹은 꺾는다는 뜻의 절자를 써서 구절초라고 부른다나.
▲ 무덤을 지나면서 경사가 급한 오르막길 시작 [10:12]
▲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길 [10:17]
▲ 길의 경사가 조금 완만해졌다 [10:23]
▲ 걷기 좋은 능선길 [10:29]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0:39]
▲ 다시 급경사 오르막길 시작 [10:43]
▲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길 [10:55]
▲ 오르막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11:02]
▲ 어허, 구절초가 피었네 [11:06]
▲ 874봉으로 올라가는 길 [11:10]
11:17 급경사 오르막길을 마감하고 874봉에 도착해 보니 회원들 몇 명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아니, 벌써 점심을 먹을 때가 되었나? 11시 17분인데? 그래, 시간은 조금 이르지만 여기서 먹고 가자. 맛있게 김밥을 점심으로 먹고 출발, 874봉에서 독용산 정상까지 가는 데에는 채 20분이 걸리지 않았다.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 해발 956.1m의 독용산 정상에 올라보니, 2013년 10월에 들렀을 때와 달라진 모습이 거의 없었다.
▲ 874봉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회원들 [11:17]
▲ 점심 먹고 출발 [11:38]
▲ 독용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1:47]
▲ 독용산 정상부 아래에 있는 독용산성 가는 길 이정표 [11:55]
▲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 독용산 정상부 [11:57]
▲ 해발 955m 독용산 정상 표지석 [11:58]
▲ 독용산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1:58]
▲ 억새가 꽃대를 올린 독용산 정상부 [11:58]
▲ 독용산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북문지 쪽으로 진행 [11:59]
▲ 독용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2:00]
12:04 독용산 정상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독용산성 성벽길 걷기가 시작되었다. 길이가 7.7km에 달하는 영남지방 최대 규모의 독용산성. 동문 쪽은 복원이 되었지만 북문지, 남문지 등은 예전 모습을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산행로는 성벽 위로 나 있는 길, 성벽 왼쪽 아래로 나 있는 길이 섞여서 이어지는데, 임도가 지나가는 남문지 부근은 매장문화재 발굴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독용산성
성주군 가천면 금봉리에 위치한 독용산성은 수도산의 줄기인 해발 955m의 독용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다. 산성의 둘레는 7.7km(높이 2.5m, 폭 1.5m)에 이르며, 산성 내 수원이 풍부하고 활용공간이 넓은 것으로 보아 장기 전투에 대비하여 만들어진 포곡식 산성(包谷式 山城)으로 영남지방에 구축한 산성 중 가장 큰 규모이다. 성의 축조 연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1,500년 전 성산가야 때 쌓은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 숙종 원년(1675년) 관찰사 정중휘가 개축하여, 동서남북 7개 포루, 아치형의 동문, 수구문, 남소문 등이 있었으며, 동서군량고가 있어 성주, 합천, 거창의 군량미도 보관하였다. 군기고(軍器庫, 일제시 유물발굴)에서는 쇠도끼, 쇠창, 쇠화살, 삼지창, 말안장, 갑옷 등이 출토되었다. 성주군에서는 1997년부터 성곽을 복원할 계획을 세워, 훼손된 성곽의 일부와 아치만이 남아 있던 동문을 보수하여 원형으로 복원하였다. 성내에는 관아터와 사지 등이 흩어져 있다.
독용산성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이원정(李元楨)이 1677년에 편찬한 《경산지(京山誌)》를 통해 나타난다. 그 책에 따르면 합천과 거창의 군사가 배속되었고, 성 안에 3개의 계곡, 객사, 군기고 등이 있다고 적혀 있어 정중휘가 개축할 당시의 성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독용산성에는 동문지(東門址), 서문지, 남문지, 북문지, 동암문지(東暗門址), 서문암지, 남문암지, 수구문지(水溝門址), 동치성(東雉城), 서치성, 객사지, 군기고지, 안국사지와 건립연대를 알 수 없는 비석 5기가 있다.
▲ 독용산성 성벽의 흔적 [12:04]
▲ 영천리 갈림길 지점: 북문지 쪽으로 진행 [12:06]
▲ 제법 뚜렷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독용산성 성벽 [12:10]
▲ 북문지 삼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 남문지 쪽으로 진행 [12:14]
▲ 독용산성 암문 [12:25]
▲ 독용산성 성벽 길을 따라 진행 [12:30]
▲ 임도에 내려서면 만나는 이정표: 남문 쪽으로 진행 [12:31]
▲ 독용산성 남문지 매장문화재 발굴조사 안내문 [12:36]
▲ 임도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산길에 진입 [12:37]
▲ 계속 모습을 드러내는 독용산성 성벽 [12:45]
12:52 성벽의 모습이 제법 온전하게 남아 있는 곳에서 독용산성과 작별을 고하고 금봉1리 마을 쪽으로 내려간다. 길? 엄청나게 좋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는 달리 거의 산책로 수준의 폭신폭신한 흙길이 계속 이어졌다. 내려가는 발걸음에 가속도가 붙을 정도다. 독용산성과 헤어져 금봉1리 마을길에 내려서는 데에는 45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 독용산성과 헤어지는 지점: 여기서 금봉1리 마을 쪽으로 내려간다 [12:52]
▲ 조금 거친 느낌이 들지만 짜임새가 있는 독용산성 성벽 모습 [12:53]
▲ 사면을 가로질러 가는 길 [13:00]
▲ 길이 완전 산책로 수준이다 [13:04]
▲ 내리막 경사가 조금 심한 구간 [13:07]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3:15]
▲ 걷기 좋은 능선길 [13:27]
▲ 전망이 트이면서 금봉1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 [13:34]
▲ 대나무밭을 지나면 산길도 끝이 난다 [13:36]
13:38 마침내 산길을 마감하고 금봉1리 마을길에 내려섰다. 이제부터는 도로를 따라 버스가 서 있는 시엇골교 앞까지 걸어가야 한다. 25분 후, 산행을 마감하고 버스에 배낭을 실은 다음 시엇골교 아래를 흘러가는 금봉천에서 땀을 씻었다. 시엇골에서 내려오는 물이 깨끗하면서도 그리 차갑지 않아 온몸을 담구어도 괜찮을 정도다. 버스 옆에서 간단히 뒤풀이를 하고 3시 4분 출발, 오전에 왔던 길을 되짚어 달려 청주에 도착한 시각이 5시 20분, 이렇게 해서 성주호 옆에 솟아 있는 경북 성주의 독용산 산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 산길을 마감하고 금봉1리 마을길에 내려섰다 [13:38]
▲ 마을길을 따라 진행 [13:40]
▲ 복원이 된 독용산성으로 가는 길 이정표 [13:48]
▲ 금봉리 마을 표지석 [13:53]
▲ 오왕사 가는 길 표지석 [14:00]
▲ 시엇골교 앞에 서 있는 버스 [14:03]
▲ 버스 짐칸을 통해서 바라본 뒤풀이 모습 [14:24]
▲ 버스 옆에서 뒤풀이 [14:25]
▲ 경부고속도로 옥천휴게소 [16:17]
▲ 산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청주체육관 앞에 도착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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