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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북山行記

2021.08.17. [경북山行記 165] 경북 구미 천생산

by 사천거사 2021. 8. 20.

천생산 산행기

◈ 일시: 2021년 8월 17일 화요일 / 비, 흐림, 맑음

◈ 장소: 천생산 408.1m / 경북 구미

◈ 코스: 인동동 행정복지센터 → 천생산성 산림욕장 → 천생산  통신바위 왕복 

           한태재 구미 황상동 고분군 → 도로  인동동 행정복지센터

◈ 거리: 15.5km

◈ 시간: 5시간 


 

 




▲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있는 테이블 마운틴

 

▲ 경북 구미에 있는 천생산


08:40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테이블 마운틴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천생산이 있다. 두 산의 공통점은? 산 정상부의 모습이 테이블처럼 평평하다는 것. 차이점은? 테이블 마운틴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천생산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잘 모른다는 것. 오늘 그런 천생산을 찾아간다. 천생산이 이번 처음은 아니다. 2014년 9월 백만사회원들과 함께 다녀온 곳이다.

 

청주 사천동 출발,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남쪽을 향해 달려가다 상주영천고속도로 도개나들목에서 고속도로 탈출, 25번 국도와 일반도로를 이용해 구미시 인동동 행정복지센터 주차장 도착. 산허리를 깎아서 건물을 짓고 주차장을 만들어서 그런지 주차장이 말도 못 할 정도로 넓다. 어림잡아 승용차 100대 정도는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주차장 가장자리에 서 있는 늘솔길(천생산) 이정표 발견, 경사진 언덕을 잠시 올라가자 전망이 트이면서 구미 시내가 내려다보이고 낙동강 건너에 있는 금오산의 자태까지 눈에 들어온다. 해발 145m 남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를 만났다. 카카오맵이나 네이버지도에는 나와 있지 않은 산인데 어떻게 산 이름들을 저렇게 잘 찾아내는지 정말 궁금하다.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부드러운 산길이 이어지고 있다. 어? 비가 내리네. 오늘 이 지역에 비 소식이 있기는 하지만 벌써 내리나. 우산을 펴 들었다.


▲ 청주 사천동 출발 [08:45]

 

▲ 구미시 인동동 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 주차 [10:41]

 

▲ 주차장 가장자리에 서 있는 이정표 [10:44]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 [10:45]

 

▲ 언덕에 올라 내려다본 구미 시내 [10:47]

 

▲ 언덕에서 바라본 금오산 [10:47]

 

▲ 해발 145m 남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0:50]

 

▲ 정자가 있는 쉼터 [10:58]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1:06]

 

▲ 길이 무척 부드럽고 걷기에 좋다 [11:09]


11:13  표지기가 몇 개 매달려 있는 해발 254.9m의 옥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전망대로 이용되는 이층 정자가 있고 천생산성 산림욕장 안내도가 서 있었다. 여기서부터 산림욕장이 시작되나 보다. 산림욕장 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부드럽기가 그지없다.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길바닥이 반들반들할 정도다.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쉼터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 해발 254.9m 옥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1:13]

 

▲ 옥산 정상에 있는 쉼터용 정자 [11:13]


천생산성 산림욕장

 

구미시 인의동 천생산 중턱에 있는 삼림욕장. 천생산성 산림욕장은 천생산 도시 자연공원 중턱에 조성된 산림욕장이다. 천생산은 경상북도 구미시 신동과 황상동, 금전동, 장천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일자형 산봉우리가 특이한 모양으로 사면이 천연의 절벽을 수직으로 세운 듯하여 마치 하늘에서 생겨난 형상이므로 천생산(天生山)이라 불렀다. 천생산성은 금오 산성과 함께 외적의 침입 시 국방의 요충지 역할을 하였다. 

 

천생산성 산림욕장은 천생산의 이러한 강점을 십분 활용하여 시민들에게 휴양 시설과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제공할 목적으로 천생산성 산림욕장을 조성하였다. 특징 시설로는 곽재우 장군 사진 촬영소, 길이 15m의 출렁다리, 건강 지압로, 십장생 조각 동산, 소원성취 99계단 등이 있다. 1일 2,0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4㎞의 산책로를 갖추고 있다. 가까운 곳에 보물 제1122호인 구미 황상동 마애여래 입상과 동락 공원이 있어 둘러보기 좋다.


▲ 천생산성 산림욕장 안내도 [11:14]

 

▲ 리기다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1:15]

 

▲ 에고, 이정표는 이런 데 설치해야 하는 거 아닌가?  [11:18]

 

▲ 정감이 듬뿍 어린 표지판: 늘 걷고 싶은 길 [11:18]

 

▲ 쉼터에 있는 이정표: 천생산 정상 쪽으로 진행 [11:23]

 

▲ 쉼터에 있는 숲속 도서관: 취지는 좋은데 글쎄...  [11:23]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쉼터 [11:24]


11:24  소나무 능선길 안내판이 보인다. 침엽수이자 상록수인 소나무는 매년 사시사철 푸른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잎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2년이 지나면 잎은 수명을 다하고 땅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그렇구나. 오늘 처음 알았네. 여러 대의 차량이 서 있는 산림욕장 주차장을 지나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붙었다. 호젓한 산길을 계속 걸어간다.


▲ 쉼터에 서 있는 소나무 능선길 안내판 [11:24]

 

▲ 산책로 수준의 걷기 좋은 길 [11:27]

 

▲ 천생산성 산림욕장 주차장 [11:32]

 

▲ 천생산성 산림욕장 안내문 [11:33]

 

▲ 주차장 옆에 서 있는 이정표: 천생산 쪽으로 진행 [11:34]

 

▲ 길 오른쪽 사면에 조성되어 있는 놀이기구들 [11:36]

 

▲ 걷기 좋은 널찍한 길 [11:37]

 

▲ 올해 구미시에서 열리는 제102회 전국체전 MTB 자전거 경기장 안내판 [11:38]

 

▲ 길 옆에 피어 있는 야생화 [11:42]

 

구미의 산 종주길 표지기 [11:43]


11:44  어린이 등산로 표지판을 만났다. 능선을 따라 곧장 올라가도 상관이 없지만 길이 어떤가 궁금해서 어린이 등산로를 걸어보았더니, 왼쪽으로 사면을 가로지른 후 다시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코스여서 경사가 조금 완만한 편이었다. 천생산의 명물인 거북바위를 지나 조금 걸어가자 천생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암릉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늘 걷는 산길에서 가장 험하고 까다로운 구간, 그래도 바위를 쪼아 디딜 곳을 만들어놓았고 정상 바로 아래에는 데크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올라갈 수 있었다.


▲ 어린이 등산로 쪽으로 진행 [11:44]

 

▲ 쇠줄이 설치되어 있는 구간 [11:50]

 

▲ 천생산의 명물 거북바위 [11:51]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1:53]

 

▲ 정면으로 보이는 천생산 정상부 [11:57]

 

▲ 천생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암릉 시작 [12:00]

 

▲ 계속 이어지는 암릉 구간 [12:05]

 

▲ 천생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데크 계단: 2014년 9월에 왔을 때는 철계단이었는데 [12:07]

 

▲ 데크 계단을 오르다 바라본 금오산 [12:09]

 

▲ 역암의 형태를 띠고 있는 천생산 정상부 바위 [12:09]


12:10  천생산 정상 바로 아래에 서 있는 이정표를 만났다. 여기서 북문지 방향은 천생산성 성벽을 따라 오거리 안부로 내려가는 길을 말한다.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 장군에 관한 전설이 깃들어 있는 미덕암에 올랐다. 전망 좋다. 오른쪽으로는 천생산성의 천연 성벽인 병풍바위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멀리 금오산까지 보인다. 미덕암에서 주변 조망을 마친 후 성벽길을 걷기 위해 다시 삼거리로 내려와 북문지 쪽으로 진행을 하는데 어라, 뭔가 조금 이상하다. 이런, 정상에 안 들르고 그냥 내려왔네. 발걸음을 돌려 부랴부랴 정상으로 올라간다.


▲ 데크 계단에서 올라서면 만나는 이정표: 미덕암 쪽으로 진행 [12:10]

 

▲ 천생산 정상부에 있는 산불감시초소 [12:12]

 

▲ 천생산성과 미덕암 안내판 [12:12]


미덕암(米德岩)

 

천생산 서쪽에 불쑥 튀어나온 큰 바위가 있는데 《옥산지》의 〈천생산성조〉에는 이 바위가 밀득암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는 미덕암이라 부르는데, 이는 쌀의 덕을 보았다는 전설에 따른 것이다. 난공불락의 성을 공격하는 데 지친 왜군이 계략을 써서 산기슭에 우물을 파 선 안의 물을 마르게 하자 곽재우는 미덕암 바위 위에 백마를 세우고 말 등에 쌀을 부으면서 말을 씻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였다. 이 모습이 마치 물로 말을 씻는 것으로 보여 산성에 물이 많은 것으로 생각한 왜군이 공격을 단념하고 물러갔다는 전설이다.


▲ 전설이 깃들어 있는 미덕암 [12:13]

 

▲ 미덕암 정상 조망: 오른쪽 병풍바위 [12:13]

 

▲미덕암 정상 조망: 구미 시내 [12:13]

 

▲ 미덕암 정상 조망: 금오산 방면 [12:14]

 

▲ 미덕암 정상 한쪽에 박혀 있는 삼각점 [12:14]

 

▲ 다시 유학산이 보이는 삼거리로 내려와 북문지 쪽으로 잠시 진행 [12:17]

 

▲ 칡꽃 향기가 장난이 아니다 [12:18]


12:22  삼각점이 박혀 있는 해발 408.1m의 천생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미덕암과 금오산이 겹친 풍경이 참 보기에 좋다. 천생산 정상에서 성벽길을 걷기 위해 또다시 내려간다는 게 그렇고 해서 그냥 능선길을 걷기로 했다. 천생산 첫 번째 테이블 위를 걸어가는 것이다. 잠시 후, 마침 길 옆에 벤치가 있어 시간도 그렇고 해서 점심상을 차렸다. 오늘 점심 메뉴는? 쑥인절미, 치즈, 그리고 포도즙. 빵이 쑥인절미로 바뀌었네. 맛있게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 천생산 정상 표지판 [12:22]


천생산성

 

해발 407m의 천생산 정상에는 경상북도 기념물 제12호로 지정된 천생산성이 있다. 서쪽은 자연 절벽이고 북, 동, 남부에 성을 축조하였다. 이 성은 삼국시대의 산성 양식으로 건축되었을 뿐 아니라 당시의 무덤들도 있어 처음 쌓았던 연대를 삼국시대로 볼 수 있다. 산성의 둘레가 1km를 넘으며 험준한 암벽 사이사이를 돌로 이어 쌓은 특유의 산성 형식을 띠고 있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 곽재우 장군은 이 천생산성에 의병을 집결시켜 왜적과 싸웠으며, 인근의 주민들이 산성에 대피하여 목숨을 구하기도 하였다.


▲ 천생산성 표지석 [12:22]

 

▲ 천생산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2:22]

 

▲ 천생산 정상에서 바라본 미덕암과 금오산 [12:22]

 

▲ 천생산성 유래비 [12:23]

 

▲ 천생산성 유래비 안내문 [12:23]

 

▲ 길 옆에 있는 벤치에 점심상을 차렸다 [12:28]

 

▲ 오늘 점심 메뉴는 쑥인절미, 치즈, 포도즙 [12:31]

 

▲ 점심을 먹고 나서 바라본 금오산 [12:44]


12:46  북문지 200m 전 이정표를 지나 조금 걸어가자 데크 계단이 나타났다. 평평하던 정상부에서 오거리 안부로 내려가는 계단이다. 오거리 안부에 내려선 후 두 번째 테이블을 다녀오기 위해 통신바위 쪽으로 걸을을 옮겼다. 첫 번째 테이블 못지 않게 경사가 거의 없는 길을 8분 정도 걸어 통신탑 앞에 있는 통신바위 전망대에 도착하여 구미 시내와 금오산을 조망한 후 다시 오거리 안부로 돌아간다. 


▲ 북문지 200m 전 이정표 [12:46]

 

▲ 오거리 안부로 내려가는 데크 계단 [12:48]

 

▲ 데크 계단에서 바라본 통신바위 쪽 암벽 [12:50]

 

▲ 오거리 안부에 서 있는 이정표: 통신바위 쪽으로 진행 [12:52]

 

▲ 소나무 사이로 나 있은 길 [12:54]

 

▲ 통신 중계탑이 있는 곳에 도착 [13:00]

 

▲ 통신바위 전망대 조망: 구미 시내 [13:01]

 

▲ 통산바위 전망대 조망: 금오산 방면 [13:01]

 

▲ 오거리 안부로 돌아가는 길 [13:06]


13:08  통신바위를 보고 돌아온 오거리에서 이번에는 황상동 쪽으로 진행한다. 제법 긴 데크 계단을 내려가자 사면을 오른쪽으로 가로지르는 길이 한동안 이어졌고 그 길은 다시 능선을 따라 나 있는 소나무 숲길로 이어졌는데, 정말 길 좋다. 오르내리는 경사가 아주 완만하고, 부드러운 흙길인데다 대부분이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이라 산책하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코스였다. 한 시간 가까이 너무나 평화로운 힐링의 소나무 숲길을 혼자서 만끽했다. 세상에 이런 호사를 누려보다니.


▲ 통신바위를 보고 안부 사거리에 다시 돌아와 황성동 쪽으로 진행 [13:08]

 

▲ 안부 사거리에서 내려가는 데크 계단 [13:09]

 

▲ 오른쪽으로 사면을 가로질러 가는 길 [13:13]

 

▲ 환상의 힐링 소나무 숲길 [13:19]

 

환상의 힐링 소나무 숲길 [13:32]

 

환상의 힐링 소나무 숲길 [13:41]

 

▲ 고압선 철탑 옆을 통과 [13:51]

 

▲ 걷기 좋은 능선길 [13:59]

 

▲ 정수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4:07]


14:11  해발 251.4m의 정수봉 정상에 도착했다. 잠시 후 숲에서 밖으로 나오면서 전망이 트였고 길은 왼쪽으로 꺾여 내려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길이 사라졌다. 어허, 지금까지 잘 왔는데. 대충 길을 만들어가며 잠시 내려가자 이정표가 나타났다. 그래, 바로 그거야. 그런대로 잘 나 있는 길을 따라 내려가던 도중에 사적 제470호로 지정된 황상동 고분군을 만났다. 그런데 관리 상태가 왜 이래. 봉분도 그렇고 길도 그렇고 온통 풀 투성이네. 담당 공무원들은 뭐 하고 있나? 마침내 산길을 마감하고 시내 도로에 내려섰다. 이제부터는 도로를 따라 차를 세워둔 주차장까지 걸어가야 한다.


▲ 해발 251.4m의 정수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4:11]

 

▲ 전망이 트인 곳에서 왼쪽으로 진행 [14:15]

 

▲ 길이 없어져 개척하며 진행 중 [14:19]

 

▲ 표지기를 만났으니 이제 안심이다 [14:23]


구미 황상동 고분군

 

구미시 황상동에 위치하는 삼국시대 고분군으로 인동동 소재지의 북쪽을 둘러싸고 있는 구릉의 남쪽 사면이며, 고분군 서쪽으로 2㎞ 떨어져 낙동강이 흐르고 있다. 고분은 남쪽으로 뻗은 능선의 상부와 다소 급한 경사면에 분포하는데, 대형고분들은 주로 능선 상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중소형고분들은 경사지가 다소 급한 능선의 경사면에 분포되어 있다.

신라가 고대국가로서 체제를 갖추어 나가던 4~6세기에 축조된 경북 북부지역의 중심고분군 가운데 하나로 1962년 이후 3차에 걸친 발굴조사와 1회의 정밀지표조사 결과 목곽묘 59기, 석곽묘 90기, 토광묘 2기, 석실묘 1기 등 대형분 28기를 비롯하여 봉토분 271기가 확인되었다. 출토유물로는 금제귀걸이를 비롯하여 토기류 345점과 철기류 78점 등 2,0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 지역의 삼국시대 역사와 문화를 밝힐 수 있는 귀중한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적 제470호.


▲ 잡초가 무성한 구미 황상동 고분군 [14:32]

 

▲ 구미 황상동 고분군 안내문 [14:34]

 

▲ 산길을 마감하고 도로에 내려서서 바라본 [14:36]

 

▲ 구미 시내 도로를 따라 진행 [14:41]

 

▲ 길 왼쪽에 있는 옥산사와 옥계서원 [14:52]

 

▲ 옥계서원 안내문 [14:52]


14:58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인동동 행정복지센터까지 올라가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아 빠른 길이 없나 하고 지도를 살펴보니 지도에 질러가는 코스가 나와 있는 게 아닌가. 그래? 그렇다면 가봐야지. 좁은 산길을 올라가자 옹벽에 길이 막혔다. 길이 없어졌다는 이야기인데... 이럴 때는 미련 없이 발걸음을 돌리는 게 상책이지만 사람 마음이 어딘 그런가.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는 옛 성현이 말씀을 무시하고 못 먹어도 고(go)를 외치다 낭패를 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도 오늘 또 를 외쳤으니. 정면은 옹벽이고 오른쪽을 막아놓은 울타리에 사람 한 명이 겨우 드나들만한 구멍이 나 있어 일단 통과를 했다. 들어가 보니, 무슨 신축건물 공사를 하다 중단한 것 같은데 사방을 울타리로 막아놓아 밖으로 나갈 틈이 없었다. 이때라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런데 또 .

 

계단식으로 되어 있는 옹벽을 따라 길이 나 있는 게 아닌가. 오호, 길인가 보다. 좁은 옹벽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자 길이 갈라진다. 왼쪽은 주택 옆으로 내려가고 오른쪽은 옹벽을 따라 위쪽으로 나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서 오른쪽으로 진행을 했으면 곧바로 주차장으로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주택이 있으면 당연히 길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왼쪽으로 진행을 했는데...

 

결과는 참혹했다. 길은 없어졌고 이왕 시작한 거 끝장을 보자고 울타리 두 개를 넘어 위로 올라갔더니 이번에는 키 만한 울타리가 가로막고 있었다. 어떻게 간신히 울타리를 넘었다. 어디로 가야 하나? 옹벽을 따라가자니 낭떠러지가 나올 것 같고, 하는 수 없이 없는 길을 만들어가며 사면을 내려가니 작은 밭이 나오고 곧 오솔길이 나타났다. 에고, 주차장을 눈앞에 두고 다시 도로로 내려가 주차장까지 걸어가야겠네.

 

판단 미스로 인해 채 1분도 안 걸릴 길을 30분 넘게 그것도 고생 고생하며 걸어 차를 세워둔 주차장에 도착했다. 간단히 정리를 하고 차에 올라 청주로 돌아오는 길, 거의 힐링 수준에 가까운 천생산 산행을 기분 좋게 마치고 엉뚱하게 도로에서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길을 잘못 선택해 개고생을 한 것에 대해 자꾸 헛웃음이 나왔다. 괜찮아,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 도로에서 왼쪽으로 갈라지는 산길에 진입 [14:58]

 

▲ 울타리를 통과한 작은 구멍이 보인다 [15:03]

 

▲ 여기서 오른쪽으로 진행했어야 했다 [15:07]

 

▲ 왼쪽 주택 옆으로 내려가는 길에 진입 [15:07]

 

▲ 개고생을 하며 내려온 끝에 만난 오솔길 [15:22]

 

▲ 다시 도로 따라 진행 [15:25]

 

▲ 길 왼쪽으로 보이는 인동동 행정복지센터 [15:26]

 

▲ 차를 세워둔 인동동 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 귀환 [15:42]

 

▲ 산행을 마치고 주차장 출발 [15:49]

 

▲ 산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청주 사천동 도착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