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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남山行記

2021.07.13. [충남山行記 170] 충남 공주 계룡산 장군봉→신선봉

by 사천거사 2021. 7. 18.

계룡산 장군봉-갓바위봉-신선봉 산행기

◈ 일시: 2021년 7월 13일 화요일 / 맑음, 폭염주의보 

◈ 장소: 장군봉 500m / 갓바위봉(임금봉) 553m / 신선봉 649m / 충남 공주

◈ 코스: 박정자 삼거리 → 병사골탐방지원센터  장군봉 → 갓바위봉  신선봉 → 큰배재 

            작은배재 → 지석골탐방지원센터  도로 박정자 삼거리

◈ 거리: 11.1km

◈ 시간: 5시간 28분 


 




08:50  지난밤 청주시의 최저 기온이 26.3도를 기록해 올해 처음 열대야가 나타났다. 그저께가 초복이었으니 이미 삼복더위가 시작된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어젯밤은 더워도 너무 더웠다. 오늘 날씨를 보니 공주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계룡산 가야 하는데 이게 뭔 일이랴. 그래도 가야겠지. 산속에 들어가면 햇볕도 가려지고 바람도 불 테니 폭염이라도 괜찮을 거야.

 

계룡산 코스는 거의 다 가보았기에 오늘은 새로운 코스에 도전하는 게 아니라 장군봉에서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걷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3년 2월과 11월, 두 번에 걸쳐 신선봉에서 장군봉 쪽으로 걸은 적이 있어, 오늘은 거꾸로 장군봉에서 신선봉까지 걸은 후 큰배재에서 작은배재를 거쳐 지석골탐방지원센터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아보았다. 큰배재에서 지석골로 이어지는 코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청주 사천동 출발, 세종시를 거쳐 1번 국도변에 있는 박정자 삼거리 공터에 차를 세웠다. 박정자? 사람 이름인가? 아니면 정자 이름? 둘 다 아니다. 박정자는 박 씨 집안에서 심은 정자나무가 있는 쉼터의 이름이다. 한창 입체교차로 공사가 진행 중인 삼거리를 지나고 제2학봉교를 건넌 후 용수천 제방길을 따라 병사골탐방지원센터가 있는 곳으로 걸어간다. 탐방지원센터에서 장군봉 정상까지는 1km 거리, 잘 닦여진 널찍한 길을 들어서는 곳으로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갔다.


▲ 청주 사천동 출발 [08:58]

 

▲ 박정자 삼거리 도로변에 주차 [10:00]


박정자 삼거리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는 밀양 박씨(규정공파 박현)의 후손인 박세화를 중시조로 모시고 있으며, 학봉리 제석동 뒷산에는 밀양 박씨(규정공파) 박수문의 선대 3묘가 자리잡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아주 유명한 풍수지리가가 박수문의 선대 3묘의 위치를 보고나서 '범과 용의 형체를 갖춘 명당자리이나 앞쪽(현 박정자)이 공허하고 장차 큰 자연재해(물)가 있을 것이다' 하고 말을 해서 밀양 박씨 후손들이 허점을 보강하고 자연재해(물)를 막기 위해 이곳에 느티나무를 심었다고 전한다.

 

그로부터 35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느티나무들이 거목으로 자라 이곳을 지나는 길손의 쉼터가 되었는데, 세상 사람들은 박씨들이 삼거리에 정자나무를 심었다 하여 이곳 지명을 박정자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 1980년도 학봉리지역에 역대 최고량의 장마 비로  인해 박정자 근교 지역의 큰 피해를 막는데 역할을 했으며  그일 이후 10여 그루가 유실되고 현재에는 두 그루만 남아 있다. 현재 박정자는 공주와 대전 그리고 계룡시와 논산시를 이어주는 삼거리로서 매우 중요한 곳이다  또한 계룡산 국립공원과 학봉리(동학사)로 들어가는 관문이기도 하다.


박정자 표지석 [10:01]

 

박정자 삼거리에 있는 느티나무 [10:03]

 

▲ 도로에서 바라본 장군봉: 맨 왼쪽 봉우리 [10:06]

 

▲ 제2학봉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 용수천 제방길을 따라 진행 [10:07]

 

▲ 병사골탐방지원센터 앞에 매달려 있는 현수막 [10:13]

 

▲ 병사골탐방지원센터 [10:13]

 

▲ 입산시간제한 및 탐방로 안내판 [10:14]

 

▲ 잘 닦여진 널찍한 길 [10:15]


10:18  장군봉 900m 전 이정표를 지나면서 길의 경사가 가팔라지기 시작하더니 곧바로 데크 계단이 나타났다. 사실, 장군봉에서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계룡산 산행의 대표적인 암릉 코스로 알려져 있다. 2013년 11월에 왔을 때에는 계단이 설치된 구간이 두어 군데에 불과해서 대부분의 암벽을 밧줄에 매달려서 오르내려야 했는데, 오늘 걸어보니 대부분의 암벽에 새로운 계단을 설치해 놓아 한결 수월하게 진행을 할 수 있었다.

 

장군봉의 해발이 500m이고 정상까지의 거리가 900m이니 수치로 볼 때 별 게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날씨, 몸이 무더위에 적응이 덜 된 탓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의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닷세 만에 산행에 나섰다는 시간적인 간격도 한몫을 거들은 것 같다. 그래도 어쩌겠나, 올라가야지. 길이 많이 좋아졌는데도 불구하고 탐방지원센터에서 장군봉 정상까지의 1km 거리를 올라가는 데에는 무려 52분이나 걸렸다. 그것 참!


▲ 장군봉 900m 전 이정표 [10:18]

 

▲ 2013년 11월에는 없었던 데크 계단 [10:21]

 

▲ 걸음을 멈추고 내려다본 박정자 삼거리 [10:25]

 

▲ 여기도 데크 계단이 생겼네 [10:31]

 

▲ 노간주나무 뒤로 보이는 장군봉 [10:34]

 

▲ 산행을 하면 호흡이 가빠지고 맥박이 빠르게 뛰는 게 정상 아닌가? [10:43]

 

▲ 소나무가 서 있는 구간 [10:52]

 

▲ 경사가 조금 완만한 구간 [10:57]

 

▲ 장군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1:04]


11:06  트랭글이 배지를 발급하는 해발 500m의 장군봉 정상에 도착했다. 국립공원에서 설치한 이정표에도 이곳을 장군봉으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지도에 표기된 장군봉 정상은 이곳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해발 512.4m의 봉우리이다. 장군봉 정상은 전망이 좋은 곳으로 상신리와 하신리 마을이 잘 보이고, 우산봉에서 갑하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향적봉에서 쌀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천황봉에서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자연성릉 끝에 자리하고 있는 삼불봉 등도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 해발 500m 장군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남매탑 쪽으로 진행 [11:06]

 

▲ 장군봉 정상 조망: 상신리와 하신리 방면 [11:06]

 

▲ 장군봉 정상 표지판: 해발이 잘못 표기되어 있다 [11:07]

 

▲ 장군봉 정상 조망: 향적봉~쌀개봉 능선, 천황봉과 관음봉, 삼불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11:07]

 

▲ 장군봉 정상 조망: 우산봉에서 갑하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11:08]

 

▲ 장군봉 정상에서 내려가는 계단길 [11:17]

 

▲ 지도상의 장군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1:21]

 

▲ 지도상에 표기된 해발 512.4m의 장군봉 정상 [11:25]

 

▲ 512.4봉 조망: 천황봉에서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11:25]

 

▲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 [11:27]


11:30  남매탑 3.7km 전 이정표를 지나 계속 암릉길을 이어간다. 오늘 걷는 코스는 걸음을 빨리 할 수 없는 산길이 대부분이다. 이런 코스로 잘 알려진 곳이 바로 대둔산이다. 대둔산의 산행 코스도 대부분이 크고 작은 암릉길이라 거리에 비해 걷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길 옆에 피어 있는 일월비비추꽃이 지친 발걸음에 힘을 불어넣어 준다. 이동통신탑이 서 있는 535봉을 거쳐 갓바위 삼거리로 내려간다.


▲ 남매탑 3.7km 전 이정표 [11:30]

 

▲ 전망대 조망: 천황봉, 쌀개봉, 삼불봉 [11:38]

 

▲ 암벽에 설치되어 있는 계단길 [11:40]

 

▲ 일월비비추가 꽃을 피웠네 [11:42]

 

▲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 [11:52]

 

▲ 이 정도면 걷기에 아주 좋은 길 [12:05]

 

▲ 남매탑 2.6km 전 이정표 [12:16]

 

▲ 밧줄과 쇠난간이 설치되어 있는 구간 [12:22]

 

▲ 535봉에 서 있는 이동통신 중계탑 [12:25]


12:27  작은배재를 거쳐 지석골탐방지원센터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갓바위 삼거리에 내려섰다. 잠시 갈등의 시간: 여기서 바로 작은배재로 내려갈까? 아니면 처음 계획대로 신선봉을 거쳐 큰배재까지 갈까? 그래, 여기서 멈출 수는 없지. 조금 힘이 들더라도 큰배재로 가자. 트랭글이 배지를 발급하는 갓바위봉(임금봉) 정상에 들렀는데 아무 표지도 없다. 대신 전망이 좋아 주변을 살펴보기에 그만이었다.


▲ 갓바위 삼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 남매탑 쪽으로 진행 [12:27]

 

▲ 여기는 걷기 좋은 길 [12:37]

 

▲ 갓바위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2:43]

 

▲ 트랭글이 배지를 발급하는 해발 553m의 갓바위봉(임금봉) 정상 [12:45]

 

▲ 갓바위봉 조망: 천황봉, 쌀개봉, 삼불봉 [12:46]

 

▲ 갓바위봉 조망: 향적산에서 차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12:46]

 

▲ 갓바위봉 조망: 이동통신탑 뒤로 우산봉에서 갑하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12:46]


바위채송화

 

채송화와 비슷하고 바위에서 잘 자란다고 해서 바위채송화라고 한다. 노란 꽃이 별처럼 반짝이는 모습이 아주 앙증맞다. 언뜻 보면 돌나물을 닮았는데, 이름은 바위채송화이지만 돌나물과에 속한다. 본래의 채송화는 쇠비름과에 속하니 과가 다르다.

 

중부 이남의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바위틈이나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서 자란다. 바위에 붙어사는 식물들은 물을 빨아들이기 어려워 잎에 물을 저장하므로 대개 잎이 두툼하다. 이를 육질이라 하고, 육질이 많은 식물을 다육식물이라고 한다. 바위채송화 역시 다육식물로, 특히 여름철에 산에 가면 물가 근처의 돌 틈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키는 약 7㎝ 내외로 아주 작다.


▲ 길 옆에 피어 있는 바위채송화 [12:52]

 

▲ 바위가 넘어질까 봐(?) [12:53]

 

▲ 신선봉에서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13:00]


13:05  암릉에 설치되어 있는 철계단과 쇠난간 구간을 지나 계속 길을 이어간다. 흙길은 없고 대부분이 바윗길이라 걸음을 빨리 할 수가 없다. 그래 천천히 가자. 갓바위 삼거리에서 1시간 13분이 걸려 도착한 해발 649m의 신선봉 정상, 오늘 걷는 산줄기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처음에는 아주 멀게만 보였던 천황봉과 쌀개봉이 아주 가까워졌고 삼불봉은 거의 손에 잡힐 듯하다. 신선봉 정상에서 큰배재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 암릉에 설치되어 있는 철계단 [13:05]

 

▲ 암벽에 설치되어 있는 쇠간간 [13:14]

 

▲ 남매탑 1.5km 전 이정표 [13:17]

 

▲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 [13:22]

 

▲ 멀리 천황봉과 쌀개봉이 보인다 [13:29]

 

▲ 신선봉 정상으로 가는 길 [13:34]

 

▲ 해발 649m 신선봉 정상 표지판 [13:40]

 

▲ 신선봉 정상 조망: 천황봉과 쌀개봉, 그리고 삼불봉이 보인다 [13:41]

 

▲ 사면을 가로질러 가는 길 [13:49]

 

▲ 큰배재로 내려가는 데크 계단 [13:51]


13:53  삼거리 갈림길 지점인 큰배재에 내려섰다. 동학사주차장 쪽으로 가는 길에 들어서서 20분 가까이 내려가자 지석골탐방지원센터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천정골삼거리다. 천정골 삼거리에서 작은배재까지는 산허리를 가로질러 가는 길로 너덜지대가 자주 나타나지만 경사가 별로 없어 걷기에 좋다. 갓바위삼거리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작은배재에서 지석골탐방지원센터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라 큰 부담없이 걸을 수 있었다.


▲ 큰배재에 서 있는 이정표: 동학사주차장 쪽으로 진행 [13:53]

 

▲ 큰배재에서 내려가는 길 [14:05]

 

▲ 천정골 삼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 지석골탐방지원센터 쪽으로 진행 [14:12]

 

▲ 너덜지대가 몇 번 나타난다 [14:24]

 

▲ 작은배재로 올라가는 길 [14:34]

 

▲ 작은 배재에 있는 묵은 헬기장 [14:35]

 

▲ 작은배재에 서 있는 이정표: 지석골탐방지원센터 쪽으로 진행 [14:35]

 

▲ 낙엽송이 서 있는 길 [14:36]

 

▲ 쓰러진 나무에 조개를 닮은 버섯이 가득 [14:37]

 

▲ 계속 이어지는 내리막길 [14:47]


14:55  지석골탐방지원센터를 지나고 학림사를 거쳐 20분 정도 마을 도로를 걸은 후 차를 세워둔 박정자 삼거리 도로변에 도착했다. 편의점에서 시원한 음료수 하나를 사서 마시고 차문을 여니 워메 더운 거, 찜통이 따로 없다. 오늘 참 더운 날이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땀을 식히며 청주로 돌아가는 길은, 비록 무더위로 인한 힘든 산행이었지만 땀 흘린 만큼의 대가와 보람을 안고 돌아가는 그런 길이었다.


▲ 지석골탐방지원센터 건물 [14:55]


학림사(鶴林寺)

 

계룡산 학림사는 3.1 운동 민족대표인 용성(龍城) 스님의 의식개혁 정신문화 운동을 이어가는 곳이다. 용성스님의 법손인 조계종 원로의원 학산 대원 스님께서 일찍이 시민선원을 세워서 내외국인과 종교를 초월하여 의식을 맑히는 정신문화를 전파하는 템플스테이 사찰로 자리매김하였다. 현재에는 학림사 경내가 약 1600여 평(4.696평) 정도의 규모로서 충남지역 불교의 중요한 자리매김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학림사(鶴林寺)는 1986년 8월 학산 대원(鶴山 大元) 대선사께서 창건하셨으며 오등시민선원(五燈市民禪院)은 2001년 11월 선(禪)을 대중화 생활화하기 위한 큰스님의 원력의 일환으로 개원하였다. 스님들을 위한 선원으로는 1995년 완공한 오등선원(五燈禪院)이 있다. 학림사 오등선원은 출가 스님들이 18시간 잠을 자지 않는 용맹정진을 이어가는 대한불교조계종의 대표적인 선원이며, 2017년부터 역사적인 3년 용맹정진 결사를 한 참선 수행 도량이다. 


▲ 학림사 설법전 [15:03]

 

▲ 부처님은 어디에나 있다 [15:04]

 

▲ 마을 도로에 서 있는 이정표 [15:07]

 

▲ 길 왼쪽으로 보이는 장군봉 [15:13]

 

▲ 보행자 도로를 걸어 박정자 삼거리로 간다 [15:18]

 

▲ 박정자 삼거리에 서 있는 느티나무 두 그루 [15:26]

 

▲ 차를 세워둔 박정자 삼거리 도로변에 도착 [15:30]

 

▲ 산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청주 사천동 귀환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