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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21.07.03. [충북山行記 311] 충북 보은 구병산

by 사천거사 2021. 7. 9.

쌀개봉-구병산-동봉 산행기

◈ 일시: 2021년 7월 3일 토요일 / 흐림, 비

◈ 장소: 구병산 876m / 충북 보은

◈ 코스: 구병산 주차장 → 1코스 쌀개봉 → 풍혈 구병산 → 853봉(동봉) → 구병리 삼거리

            2코스  구병산 주차장

◈ 거리: 7.2km

◈ 시간: 3시간 1분 


 




구병산(九屛山)

 

높이는 876.3m이다. 아홉 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예로부터 보은 지방에서는 속리산의 천왕봉은 지아비 산, 구병산은 지어미 산, 금적산은 아들 산이라 하여 이들을 '삼산'이라 일컫는다. 속리산의 명성에 가려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산 전체가 깨끗하고 조용하며 보존이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이 산과 속리산 사이에 숨어 있는 서원계곡과 계곡 진입로 주변에 있는 속리의 정이품송을 닮은 큰 소나무를 살펴볼 만한데 전설에 의하면 정이품송의 부인으로 '암소나무'라고 불리며 수령 250년의 충청북도 지정 보호수다.

 

보은군청에서는 속리산과 구병산을 잇는 43.9km 구간을 1999년 5월 17일 '충북 알프스'로 업무표장 등록을 하여 관광상품으로 널리 홍보하고 있다. 6.25전쟁 때 폐허가 된 토골사 터가 있고 절 터 앞뒤로 수백 년 생의 참나무들이 있다. 청주나 보은에서 상주행 직행버스를 이용, 적암리에서 내려 마을 한복판의 넓은 도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하며 약 7km에 이른다. 정상은 평평하며 넓은 보은 평야가 내려다 보인다.

 

[네이버 지식백과] 구병산 [九屛山] (두산백과)


08:50   남쪽에서 시작된 장마가 오늘 오후에는 중부지방까지 올라온단다. 그렇다면 오전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인데 어디 간단하게 다녀올 곳이 없나? 그래, 구병산을 다녀오자. 구병리에서 올라가는 코스는 그리 길지 않으니 비가 내리기 전에 산행을 마칠 수 있을 거야. 적암리나 서원리에서는 구병산을 올라간 적은 여러 번 있지만 구병리 코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청주 사천동 출발, 미원과 보은을 거쳐 말티삼거리에서 말티재를 넘어가는 길에 들어섰다. 보은읍 장재리와 속리산면 갈목리를 연결하는 고갯길 꼭대기 있는 말티재는 예전에 속리산을 가기 위해서는 꼭 넘어야 하는 고개로 역사와 추억이 함께 깃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불과 4일 전 말티재 전망대에서 내려다보기만 했던 열두 굽이 말티재 도로를 지금은 차로 직접 올라가고 있다.

 

보은군 속리산면 구병리 멍에목마을 입구에 있는 공영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속리산면은 원래 이름이 내속리면이었는데 2007년 10월 1일 자로 이름을 바꾸었다. 왜? 속리산을 부각하기 위해서. 강원도 영월의 서면을 한반도면, 하동면을 김삿갓면으로 이름을 바꾼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경북 영주시는 단산면을 소백산면으로 바꾸려다 단양군의 반대에 부딪쳐 대법원이 변경 불가 판결을 내린 경우까지 있다. 글쎄, 아무리 자기 지역 홍보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지역 이름을 함부로 바꾸는 것은 여러 가지로 문제가 있지 않을까?

 

마을 도로를 따라 멍에목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예전에 이 마을은 알아주는 오지마을이었는데 교통이 편리해진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길 오른쪽에 있는 현대식 건물, 구병리 멍에목 복합커뮤니티센터란다. 이름에서부터 벌써 무엇인가가 느껴지지 않는가. 이 마을은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3호인 송로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솔향이 은근하게 입안에 감도는 48도의 송로주, 아 갑자기 송로주 한 잔이 당기네.


▲ 청주 사천동 출발 [08:55]

 

▲ 구병산 공영 주차장에 주차 [10:14]

 

▲ 마을 도로를 따라 진행 [10:16]

 

▲ 구병리 멍에목마을 안내문 [10:16]

 

▲ 길 왼쪽 송로주 시음장 [10:17]

 

▲ 구병리 멍에목 복합커뮤니티센터 [10:18]

 

▲ 보은 송로주 표지석 [10:18]

 

▲ 구병리 마을 유래비 [10:19]

 

▲ 뭐지? 마을 안내소인가? [10:22]

 

▲ 충북알프스 안내판 [10:22]


10:25  이정표를 만났다. 잠시 후 구병산 1코스와 2코스가 갈라지는 지점에 서 있는 이정표를 또 만났다. 어느 코스로 올라갔다 내려와도 상관이 없지만 99.9%의 사람들이 1코스로 올라간다. 나도 1코스로 올라갔다 2코스로 내려올 예정이다. 등산로 입구에 있는 풍혈 안내문을 읽어본 후 본격적인 산길에 들어섰다. 소문대로 구병리에서 쌀개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적암리에서 올라오는 길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경사가 완만하고 길도 부드럽다.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계단길이 있기는 하지만 그냥 양념 정도다.


▲ 첫 번째 만난 이정표 [10:25]

 

▲ 구병산 2코스와 1코스가 갈라지는 지점 [10:27]

 

▲ 노랑낮달맞이꽃이 피어 있는 풍경 [10:28]

 

▲ 등산로 입구에 서 있는 이정표: 구병산 정상까지 거리는 1.9km  [10:30]

 

▲ 산행 들머리에 서 있는 풍혈 안내문 [10:31]

 

▲ 경사가 조금 있지만 길은 무척 부드럽다 [10:35]

 

▲ 오르막 경사가 완만한 구간 [10:45]

 

▲ 크고 작은 돌이 깔려 있는 구간 [10:55]

 

▲ 오늘이 토요일이라 그런지 산행객들이 종종 보인다 [11:01]

 

▲ 쌀개봉 100m 전 이정표 [11:06]


11:09  해발 845m의 쌀개봉에 도착했다. 서원리에서 올라오는 충북알프스 길과 만나는 지점으로 2009년 6월 충북알프스 종주를 할 때 들렀으니 12년 만에 다시 찾은 쌀개봉이다. 쌀개봉에서 구병산 정상까지는 500m 거리, 잠시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는 코스다. 구병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 만난 풍혈,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나오고 여름에는 찬 바람이 나온단다. 입구에 손을 가져갔다. 찬바람 안 나온다. 파업 중인가?

 

해발 876m의 구병산 정상, 명성에 어울리게 전망이 좋다. 서원리에서 올라오는 힘찬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죽어서도 정상을 지키고 있는 고사목 뒤로는 적암리에 있는 위성지국과 속리산휴게소가 내려다보인다. 왼쪽으로 눈을 돌리니 백운대 뒤로 815봉과 853봉이 산줄기 위에 솟아 있는 모습이 장쾌하다. 구병산 정상을 떠나 급경사 내리막길을 잠깐 내려가자 적암리 위성지국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안부다. 


▲ 해발 845m 쌀개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11:09]

 

▲ 오르막 나무 계단길 [11:15]

 

▲ 풍혈이라는데 바람이 별로네 [11:18]

 

▲ 구병산 정상 바로 아래서 바라본 삼가저수지 방면 [11:21]

 

▲ 구병산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11:22]

 

▲ 해발 876m 구병산 정상 표지석 [11:22]

 

▲ 구병산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1:22]

 

▲ 서원리에서 올라오는 산줄기 [11:22]

 

▲ 고사목 뒤로 보이는 적암리 방면 [11:23]

 

▲ 백운대 뒤로 815봉과 853봉이 보인다 [11:23]

 

▲ 위성지국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 [11:24]


11:28  엉성한 돌탑 몇 개가 자리하고 있는 해발 871m의 백운대에 올라 주변을 조망한 후 다시 내려와 조금 걸어가자 구병리로 내려가는 2코스가 왼쪽으로 갈라지고 있었다. 853봉에 들렀다 다시 돌아와서 내려갈 길이다. 구병리 갈림길 지점에서 853봉으로 가는 길은 암릉 구간을 이용했는데, 밧줄을 잡아야 하는 곳이 두어 군데 있기는 하지만 크게 신경을 써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


▲ 해발 871m 백운대 정상에 있는 돌탑들 [11:28]

 

▲ 구병리 가는 길 2코스 갈림길 지점 [11:32]

 

▲ 조망처에서 바라본 적암리 방면 [11:48]

 

▲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 구간 [11:55]

 

▲ 전망대 조망: 백운대와 구병산 [11:56]

 

▲ 전망대 조망: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853봉 [11:57]

 

▲ 밧줄을 잡고 내려가는 구간 [11:58]

 

▲ 853봉 아래 안부에 서 있는 절터 갈림길 이정표 [12:01]


12:01  853봉으로 올라가는 데에는 왼쪽 우회로를 이용하는 방법과 직접 암벽을 타고 올라가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암벽 코스 선택.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암벽 구간을 세 번이나 올라야 853봉 정상부에 도착할 수 있다. 853봉은 트랭글에서 동봉이란 이름으로 배지를 발급해 주는 곳이며 정상에는 학봉이라고 쓴 표지판이 매달려 있다. 853봉 정상에서 절터 갈림길 지점으로 내려와 이번에는 우회로를 이용해서 구병리 갈림길 지점으로 이동을 했다. 


▲ 853봉으로 올라가는 첫 번째 암벽 구간 [12:01]

 

▲ 두 번째 암벽 구간 [12:04]

 

▲ 세 번째 암벽 구간 [12:07]

 

▲ 전망대 조망: 구병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 [12:09]

 

▲ 전망대 조망: 적암리 방면 [12:09]

 

▲ 853봉 정상 표지판 [12:10]

 

▲ 853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학봉 표지판 [12:10]

 

▲ 853봉에서 내려와 절터 갈림길 지점에 도착 [12:19]

 

▲ 오른쪽 우회로를 따라 구병리 갈림길 지점으로 진행 [12:26]


12:32  853봉 정상에 들른 후 구병리 갈림길 지점으로 돌아와 이번에는 구병리 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들어섰다. 이정표에 2코스로 표기되어 있는 길이다. 길 상태는? 1코스보다 여러 면에서 훨씬 낫다. 대부분이 부드러운 흙길이고 내리막 경사도 1코스보다 더 완만한 편이다. 24분 정도 걸어 산길을 마감하고 마을도로에 내려서자 그동안 참고 참았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비가 오더라도 구병리 경로당 옆에 있는 멍에목 성지는 둘러보고 가야겠지.  


▲ 구병리 갈림길 지점에 도착 [12:32]

 

▲ 2코스 사면을 가로질러 가는 길 [12:38]

 

▲ 걷기 좋은 2코스 하산길 [12:42]

 

▲ 1코스보다 훨씬 걷기 좋은 2코스 [12:46]

 

▲ 잣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2:52]

 

▲ 산길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12:55]

 

▲ 산길을 마감하고 마을 도로에 내려섰다 [12:56]

 

▲ 구병리 경로당 앞은 시내버스 종점 [13:00]

 

▲ 구병리 아름마을 안내도 [13:00]

 

▲ 구병리 경로당 [13:00]


13:01  구병리 경로당 바로 옆에 있는 천주교 청주교구 멍에목 성지에 들렀다. 멍에목은 예전에 교우촌이 있던 곳이며 순교자도 여러 명 나온 곳이다. 2016년 8월에 성지로 지정되었으니 역사는 짧다. 문이 열려 있는 성당 안을 잠깐 들여다보고 다시 마을 도로를 따라 주차장으로 이동한다. 비가 제법 내린다. 주차장 도착, 산행이 거의 다 끝나갈 즈음에 비를 내리기 시작한 하늘에 고마움을 느끼며 차에 올라 청주를 향해 달려갔다. 


멍에목 성지

 

청주교구(교구장 장봉훈 주교)는 2016년 8월 12일 자로 멍에목 성지를 신설했다.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구병리 일대를 ‘멍에목 성지’로 지정하고, 초대 담당에 박진성 신부를 임명했다. 이곳은 2014년 8월 시복된 복자 박경화(바오로), 박사의(안드레아) 부자의 거주지이자 체포된 곳이며, 가경자 최양업 신부가 방문했던 멍에목 교우촌 자리다.

 

박경화 복자는 1827년 정해박해 때 체포되어 순교했고, 아들 박사의 복자는 12년간 옥살이 끝에 1839년 기해박해 때 참수형으로 순교했다. 또한 1868년 박해 때 울산 병영장대에서 순교한 충청도 공주 출신 복자 김종륜(루카)도 한때 보은 멍에목 교우촌에 피신했고, 순교자 안 루카와 여 요한, 최조이 부부, 여규신, 최운흥 등 5위도 멍에목 교우촌에서 체포돼 순교했다. 현재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의 일원으로 시복을 추진 중인 최용운(암브로시오)도 멍에목 교우촌의 회장을 지냈고, 1867년 청주에서 순교했다. 


▲ 멍에목 성지 표지판 [13:01]

 

▲ 멍에목 성지에 있는 성당 [13:02]

 

▲ 통나무로 지은 멍에목 성지 성당 내부 [13:04]

 

▲ 예수님을 안고 있는 성모님 [13:04]

 

▲ 정자 안에 앉아 계시는 성모님 [13:05]

 

▲ 보은 송로주 안내문 [13:09]

 

▲ 차를 세워둔 주차장에 귀환 [13:12]

 

▲ 마무리 정리를 한 후 주차장 출발 [13:25]

 

▲ 산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청주 사천동 귀환 [1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