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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21.05.25. [충북山行記 304] 충북 진천 먹뱅이산

by 사천거사 2021. 5. 27.

먹뱅이산 산행기

◈ 일시: 2021년 5월 25일 화요일 / 맑음, 바람 불어 좋은 날

◈ 장소: 먹뱅이산 215m / 충북 진천

◈ 코스: 농다리 주차장 → 농다리 → 미호천 전망대 → 석탄마을 → 초평생활체육공원 먹뱅이산 →

           하늘다리 → 초롱길  도로 밤나무숲 캠핑장 → 미르전망대 천년정 농다리 주차장

◈ 거리: 14km

◈ 시간: 3시간 54분


 




10:50  아침에 한여름 소나기같이 내리던 비가 그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거짓말처럼 해가 났다. 오늘은 원래 영동에 있는 곤천산에 다녀올 계획이었는데 영동 지역에 12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산행지를 청주 근처에 있는 먹뱅이산으로 바꾸었다. 먹뱅이산이 어디에 있나? 진천 농다리 뒤 왼쪽으로 뻗어 있는 산줄기 끝에 자리하고 있다. 먹뱅이산 단독 산행은 너무 간단하기 때문에 초롱길, 농다리 수변탐방로, 미르 숲길 등을 엮어서 하나의 그럴싸한 트레킹 코스를 그려냈다.

 

청주 사천동 출발, 17번 국도와 마을도로를 달려 진천군 문맥면 농다리로에 있는 농다리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간단히 산행 준비를 하고 출발, 새벽에 내린 비로 물이 많이 불어난 미호천 위에 커다란 지네 모양의 농다리가 오늘도 말없이 세월을 지키고 있었다. 농다리를 건너자마자 만난 이정표, 미호천 전망대 쪽으로 진행한다. 농다리에 그렇게 여러 번 왔어도 미호천 전망대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 청주 사천동 출발 [10:51]

 

▲ 농다리 주차장에 주차 [11:38]

 

▲ 미호천에 물이 많이 흐르고 있다 [11:42]

 

▲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8호인 농다리 [11:43]

 

▲ 농다리를 건너간다 [11:44]

 

▲ 농다리에서 바라본 미호천 [11:44]

 

▲ 농다리를 건넌 후 만나는 이정표: 미호천 전망대 쪽으로 진행 [11:45]

 

▲ 언덕 위에서 바라본 농다리 [11:46]

 

▲ 길 오른쪽 인공폭포 [11:49]


11:50  매타세쿼이아가 줄지어 양쪽에 서 있는 산책로에 개양귀비가 곱게 피었다. 지난 2017년부터 3년 연속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참 많이도 보았던 개양귀비꽃, 우미인초라고도 불리는데 꽃이 얼마나 아름다우면 중국의 절세미인인 양귀비와 우미인의 이름을 땄을까. 하늘다리 갈림길 지점을 지나고 언덕에 있는 팔각정자에 올라 미호천을 조망한 후 능선을 따라 미호천 전망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개양귀비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30~80 cm 정도 자라는 한해살이풀로, 보통 붉은색 내지 주황색 꽃이 피지만 흰색 꽃이 피는 것도 있다. 꽃은 3~4장의 단엽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농작물로 재배해 왔으며, 풍년을 상징하는 꽃으로 오랫동안 여겨 왔다. 씨는 빵에 넣어서 먹거나 기름을 짜서 쓰며, 줄기는 채소로, 빨간 꽃잎은 시럽이나 술을 담는 데에 쓴다. 동양의학에서는 복통, 설사 등에 처방한다. 관상용으로는 개양귀비를 개량한 셜리양귀비(Shirley Poppy)를 많이 심는다.

 

‘양귀비’라는 이름 때문에 아편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개양귀비로는 마약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양귀비와는 달리 재배를 규제받지 않는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전장터에서 캐나다군 중령 존 맥크래가 쓴 시 개양귀비 들판에서가 유명해 지면서 영연방 국가에서는 영령 기념일에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꽃으로 개양귀비를 쓴다. 중국에서는 개양귀비를 ‘우미인초(虞美人草)’라고 하는데, 항우의 애첩 우미인의 무덤에 개양귀비가 피었다는 데에서 비롯되었다.


▲ 개양귀비꽃 뒤로 보이는 미호천 [11:50]

 

▲ 새순이 꽃보다 더 아름답다: 나중에 알아보니 삼색버드나무로 확인됨 [11:50]

 

▲메타세쿼이아와 개양비귀꽃이 반겨주는 길 [11:51]

 

▲ 미호천 뒤로 주차장이 보인다 [11:52]

 

▲ 개양귀비꽃이 피어 있는 메타세쿼이아 길 [11:54]

 

▲ 하늘다리 갈림길 이정표: 미호천 전망대 쪽으로 진행 [11:57]

 

▲ 전망대용 이층 팔각정자 [12:01]

 

▲ 정자에서 바라본 농다리 방향 미호천 [12:01]

 

▲ 바로 앞에 미호천 전망대가 보인다 [12:04]


12:05  미호천 전망대에 도착했다. 진천 시내를 거쳐온 백곡천이 미호천과 만나는 합수지점이 보이고 지난 5월 11일 진천 이팝나무길을 가기 위해 농다리에서부터 걸었던 백곡천 제방길도 보인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전망대를 내려와 석탄마을로 간다. 석탄은 우리말로 돌여울을 의미한다. 널찍한 길을 따라 석탄마을 도착, 34번 국도 아래를 지나 마을도로를 따라 진천초평 농공단지 입구까지 진행한 후 다시 34번 국도 아래를 통과했다.


▲ 미호천 전망대에 있는 주변 안내도 [12:05]

 

▲ 미호천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12:06]

 

▲ 전망대 아래에 서 있는 이정표: 석탄마을 쪽으로 진행 [12:08]

 

▲ 석탄마을로 이어지는 임도 수준의 길 [12:10]

 

▲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먹뱅이산 [12:18]

 

▲ 선염불선원 가는 길 표지판 [12:21]

 

▲ 진천군 초평면 석탄마을회관 [12:25]

 

▲ 34번 국도 아래를 통과 [12:26]

 

▲ 진천초평 농공단지 입구에서 34번 국도 아래를 통과 [12:35]

 

▲ 34번 국도 아래를 통과하면 만나는 표지판 [12:36]


12:36  초평생활체육공원을 거쳐 먹뱅이산으로 가는 코스를 안내하는 이정표를 만났다. 농공단지에서 먹뱅이산으로 올라가는 길도 있지만 오늘은 체육공원에서 올라가기로 한다. 풋살경기장과 체육관으로 이루어진 체육공원은 적막에 휩싸여 있었다. 외진 곳에 있는 이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나? 먹뱅이산 등산 안내도와 이정표 사이로 나 있는 데크 계단에 올라서는 것으로 먹뱅이산 산행이 시작되었다. 길? 아주 좋다.


▲ 먹뱅이산 등산로 쪽으로 진행 [12:36]

 

▲ 34번 국도 건너편으로 보이는 공장 시설 [12:40]

 

▲ 초평생활체육공원 풋살경기장과 체육관 [12:41]

 

▲ 먹뱅이산 등산로 200m 전 이정표 [12:41]


지칭개

 

부침개가 언뜻 떠오르는 꽃이다. 지칭개가 길가에 피어 있으면 곧 여름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늦은 봄부터 초가을까지 꽃이 피어 있는 까닭에 여름에도 흔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잎은 냉이를 닮았으며, 꽃은 엉겅퀴와도 닮았다. 냉이 잎에 비해 흰 털이 많이 나 있는 것이 다른 점이다. 그러나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어린순만 있으면 냉이인 줄 알고 캐는 경우가 많다. 냉이보다 쓰니까 너무 써서 버리는 경우가 흔한데, 식용하려면 먼저 끓는 물에 데쳐 쓴맛을 우려내야 한다. 한편, 작은 꽃이 뭉쳐서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 모습이 엉겅퀴와 비슷해 보이는데, 그런 꽃을 흔히 두상화라고 한다.


▲ 지천으로 피어 있는 지칭개 [12:42]

 

▲ 먹뱅이산 등산 안내도 [12:46]

 

▲ 이정표 왼쪽 데크 계단이 산행 들머리 [12:46]

 

▲ 걷기 좋은 능선길 [12:48]

 

▲ 초평농공단지 갈림길 지점: 먹뱅이산 쪽으로 진행 [12:51]

 

▲ 먹뱅이산 정상으로 가는 길 [12:54]


12:57  등산로 입구에서 10분 남짓 걸어 해발 215m의 먹뱅이산 정상에 올랐다. 먹뱅이란 지명은 전국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산 이름이 왜 먹뱅이인지는 잘 모르겠다. 시간도 그렇고 해서 정상부에 있는 쉼터용 벤치에 앉아 떡으로 점심 먹고 출발. 경사가 조금 있는 내리막길 끝은 임도, 임도 건너 다시 산길에 진입해서 농다리 쪽으로 걸어간다. 


먹뱅이/묵방(墨坊)

 

'먹뱅이'는 '묵방'(墨坊)이라고도 한다. '먹뱅이'는 '먹방이'의 변형이다. '먹방이'는 '먹방'에 접미사 '-이'가 결합된 어형이다. '묵방'은 '墨坊'으로 쓴다. '먹'이 한자 '墨'으로부터 나온 차용어이기에 '묵방'과 '먹방'은 같은 지명이다.

 

전국에는 '먹방', '먹방이', '먹뱅이'라는 지역이 수없이 존재한다. 이들에 대해서는 '먹을 만들던 곳', '선인독서형(仙人讀書形)의 명당', '깊숙하여 대낮에도 먹을 칠해 놓은 것처럼 컴컴한 곳', '무연탄이 난 곳' 등과 같은 유래설이 결부되어 있다. 이 중에서 '먹을 만들던 곳'이라는 유래설이 우세하다.


▲ 해발 215m 먹뱅이산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농다리 쪽으로 진행 [12:57]

 

▲ 먹뱅이산 정상에 있는 쉼터 [12:57]

 

▲ 쉼터에 있는 벤치에서 떡으로 점심을 먹고 [12:59]

 

▲ 표지기가 길을 안내한다 [13:14]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길 [13:16]

 

▲ 임도에 서 있는 이정표: 농다리 쪽으로 진행 [13:24]

 

▲ 걷기 좋은 능선길 [13:30]

 

▲ 산책로 수준의 걷기 좋은 길 [13:37]

 

▲ 하늘다리 갈림길 지점에 있는 쉼터 [13:41]


13:42  쉼터에서 하늘다리로 내려가는 길은 꽤 가파른 편이다. 대신 진천군 청소년 수련원과 하늘다리가 초평저수지와 잘 어울린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초평저수지 위에 설치된 구름다리, 이름도 예쁜 하늘다리를 건너 수련원 앞 쉼터에 도착했다. 붕어마을에서 농다리로 이어지는 초롱길 종합안내도가 보인다. 초롱길은 2019년 12월에 두타산 삼형제봉과 함께 전 구간을 걸은 적이 있다. 


▲ 쉼터에 서 있는 이정표: 하늘다리 쪽으로 진행 [13:42]

 

▲ 농다리-초평호 등산 안내도 [13:42]

 

▲ 하늘다리로 내려가는 길 [13:43]

 

▲ 초평저수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13:45]

 

▲ 지금은 으아리가 피는 시절 [13:47]

 

▲ 오늘 걷는 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 진천군 청소년 수련원과 하늘다리가 보이는 풍경 [13:50]

 

▲ 하늘다리를 건너 수련원 쪽으로 진행 [13:53]

 

▲ 하늘다리를 건너 쉼터에 도착 [13:56]

 

▲ 쉼터에 있는 초롱길 종합 안내도 [13:56]


13:58  청소년 수련원을 왼쪽으로 우회해서 수련원 입구에 도착했다. 초롱길은 여기서 도로를 따라 붕어마을까지 이어지지만 산길을 따라가는 트레킹 코스도 나 있어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산으로 올라붙었다. 벌목지대를 지나 산길에 들어서자 걷기 좋은 널찍한 길이 나타났다. 사실 오늘 걷는 산길의 대부분은 산길이라고 하기는 뭐하고 그냥 산책로 수준의 트레킹 코스라고 보면 된다.


▲ 청소년 수련원을 왼쪽으로 우회하는 초롱길 [13:58]

 

▲ 진천군 청소년 수련원 정문 [14:01]

 

▲ 수련원 정문 옆에 서 있는 이정표: 트레킹 길 쪽으로 진행 [14:02]

 

▲ 벌목지대 중간으로 나 있는 길 [14:03]

 

▲ 언덕에 올라 내려다본 진천군 청소년 수련원 [14:07]

 

▲ 널찍한 산길에 진입 [14:09]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 [14:12]

 

▲ 능선에 올라서면 만나는 등산로 표지판 [14:14]

 

▲ 지금 걷는 길이 진천 나무꾼의 옛길이라 지게를 세워놓았나? [14:15]


14:21  원형 탁자가 있는 전망대에 들렀다. 초평저수지 뒤로 농암정이 아련하게 보인다. 마을도로에 내려섰다. 이제부터는 도로를 따라 농다리 임도 시점까지 걸어가야 하는데 차량통행이 거의 없는 도로이기 때문에 진행에 큰 문제는 없다. 길 오른쪽 초평저수지에 수상 태양광 발전시설 공사를 하고 있는 게 보인다. 글쎄, 전력생산도 중요하지만 호수 위를 저렇게 패널로 덮어도 괜찮은지 모르겠다.


▲ 원형탁자가 있는 전망대 [14:21]

 

▲ 전망대 조망: 초평저수지 뒤로 농암정이 아련하게 보인다 [14:21]

 

▲ 도로에 내려서면 만나는 이정표: 농다리 임도시점 쪽으로 진행 [14:25]

 

▲ 초평 트레킹길 안내도: 진천 나무꾼의 옛길 안내도 [14:26]

 

▲ 도로 오른쪽 초평저수지 풍경 [14:28]

 

▲ 폴리스 라인 뒤로 보이는 불에 탄 승용차 [14:30]

 

▲ 초평저수지에 태양광 발전시설 공사를 하고 있다 [14:42]

 

▲ 초평저수지 댐 [14:46]

 

▲ 도로 오른쪽 밤나무숲 캠핑장 [14:48]

 

▲ 화산교를 건넌다 [14:50]


14:51  화산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임도에 들어섰다. 농다리까지 이어지는 임도다. 금계국이 피어 있는 임도를 15분 정도 걸어가자 갈림길 지점, 오른쪽은 초롱길로 이어지는 임도이고 왼쪽은 미르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다. 잠시 후 미르 전망대에 도착, 말이 전망대이지 시야는 트여 있지만 딱히 전망할 것은 별로 없다. 


▲ 화산교 건너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임도에 진입 [14:51]

 

▲ 혼자 하는 그림자놀이 [14:55]

 

▲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참 보기에 좋다 [14:56]

 

▲ 농다리 가는 길 안내판 [15:01]

 

▲ 금계국이 피어 있는 임도 [15:05]

 

▲ 농다리 등산로 안내도 [15:06]

 

▲ 초롱길 갈림길 지점에서 미르 전망대 쪽으로 진행 [15:06]

 

▲ 전망이 트여 있는 미르 전망대 [15:09]

 

▲ 미르 전망대에서 바라본 먹뱅이산 방면 [15:10]

 

▲ 걷기 좋은 길 [15:12]


15:14  미르 전망대에서 천년정을 거쳐 농다리로 내려가는 길은 그야말로 비단길이다. 코스 길이를 늘이기 위해 지그재그로 나 있는 길이 살랑살랑 걸어가기에 그만이다. 천년정을 지나고 농다리를 건너 차를 세워둔 농다리 주차장에 다시 돌아왔다. 오늘, 거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산과 산책로 수준의 산길을 걸었지만 날씨가 좋고 경치도 좋아 나로서는 더 이상 부러울 게 없는 아주 만족스러운 코스였다.


▲ 야자매트가 깔려 있는 길 [15:14]


산딸나무

 

산딸나무는 층층나무과에 딸린 낙엽 활엽 교목이다. 열매가 딸기처럼 생겼기 때문에 산딸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키는 7m쯤으로 가지가 층층나무처럼 층을 지어 수평으로 퍼진다. 잎은 마주나기로 나며,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가 물결 모양이다. 뒷면에 털이 빽빽하게 나 있다. 꽃은 6월경에 피고, 꽃잎 같은 4개의 하얀 포로 둘러 싸여 있다. 열매는 10월에 빨갛게 익는데, 먹을 수 있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 지방에서 자라며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 열매가 딸기처럼 생겼다고 해서 산딸나무 [15:15]

 

▲ 정면으로 보이는 농암정 [15:22]

 

▲ 농다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15:26]

 

▲ 사각정자 천년정 [15:27]

 

▲ 천년장에서 바라본 농다리 [15:28]

 

▲ 천여 년 세월을 버텨온 농다리 [15:28]

 

▲ 농다리를 다시 건너간다 [15:29]

 

▲ 산행을 모두 마치고 농다리 주차장에 귀환 [1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