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활인봉-나발봉 산행기
◈ 일시: 2021년 3월 7일 일요일 / 흐림 갬
◈ 장소: 태화산 활인봉 423m / 나발봉 417m / 태화산(나발봉) 414m / 충남 공주
◈ 코스: 마곡사 주차장 → 활인봉 → 나발봉 → 태화산(나발봉) → 마곡사 → 마곡사 주차장
◈ 거리: 10km
◈ 시간: 4시간 16분
◈ 회원: 아내, 외손자들과 함께
08:50 충남 공주는 삼국시대에 백제의 도읍지였기 때문에 이런저런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그중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은 공주의 대표적인 역사적 관광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공주시내에서 북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사곡면에는 마곡사가 있다. 정감록에 나오는 십승지에 자리하고 있는 마곡사는 춘마곡 추갑사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봄 경치가 뛰어나며 대웅보전 안에 있는 싸리기둥은 사람의 손때가 묻어 반질반질하다.
오늘, 아내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마곡사를 찾아간다. 물론 단순히 마곡사 탐방만을 위한 것은 아니고 마곡사를 품고 있는 태화산 산행도 함께 하기 위해서다. 청주 사천동 출발, 딸네 아파트 마당에서 아이들을 픽업한 후 국도와 지방도를 이용해 공주시 사곡면에 있는 마곡사를 향해 달려갔다. 오늘은 날이 흐리다는 예보지만 기온이 하루 종일 영상권이라 산행을 하는데 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마곡사 주차장에 도착해 보니, 꽤 많은 차량이 주차장을 채우고 있었다. 봄이 시작되자 나들이객이 많이 늘어난 모양이다. 나는 경로라서 무료이고 아내 3,000원, 아이들 2,000원 합 5,000원의 문화재관람료를 지불하고 마곡사 쪽으로 걸어가자 왼쪽으로 전망 있는 마곡사 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어 들어섰다. 그 길은 포장도로 대신 산길을 이용해 마곡사로 갈 수 있게 조성한 우회로였다.
십승지 (十勝地)
십승지 (十勝地)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지명을 말한다. 신명(神明)이 거처(居處) 또는 강림하는 곳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져서 단·묘·사(祠 또는 社)·전·궁(宮)·각(閣) 등으로 불린다. 이런 곳들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신비성을 띤 별천지가 된다. 이러한 인위적인 처소가 아니고 자연 상태의 한 지역이 신성한 곳으로 여겨지는 데가 있는데 십승지(十勝地)가 그런 거룩한 곳으로 신앙되고 있다.
십승지는 풍기의 금계촌(金鷄村), 봉화의 춘양면(春陽面), 보은의 속리산, 운봉(雲峰)의 두류산(頭流山), 예천의 금당동(金堂洞), 공주의 유구(維鳩)와 마곡(麻谷), 영월의 정동상류(正東上流), 무주의 무풍동(茂豊洞), 부안의 변산(邊山), 성주의 만수동(萬壽洞)이 꼽힌다. 이러한 곳들은 굶주림이나 싸움 등의 염려가 없고 세상의 여러 재앙 질병이 침범하지 못하는 피난처이며 자손이 창성하는 곳으로 생각되는 지역이다.
▲ 청주 사천동 출발 [08:59]
▲ 마곡사 주차장에 주차 [10:24]
▲ 공주 인근 지역은 밤의 주산지이다 [10:30]
▲ 저 막걸리는 누가 다 마셨나? [10:30]
▲ 태화산 마곡사 일주문 [10:35]
▲ 왼쪽으로 전망 있는 마곡사 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어 들어섰다 [10:39]
마곡사와 백범 김구
1896 명성황후가 시해된 날, 백범 선생은 명성황우의 복수로 일본군 중좌를 살해하였다. 그 후 살인범으로 체포되어 인천교도소에서 사형수로 복역 중 그곳을 탈옥하여 1898년 마곡사에 은신하게 되었고, 하은당이라 불리는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여 법명을 원종이라 하였다. 이로써 스님이 된 김구 선생은 삭발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삭발바위와 마곡천을 잇는 다리를 놓아 백범교라 부르는데 이곳은 마곡사에서 마곡천 절경을 굽어보는 또 다른 명소가 되었다. 현재 마곡사 생태농장에서 군왕대로 이어지는 백범 솔바람 명상 길이 만들어져 있어 마곡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한 시간 가량 산책을 하기에 좋다.
▲ 능선에 올라서면 만나는 백범 김구 선생 흉상 [10:43]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0:46]
▲ 걷기 좋은 능선길 [10:49]
▲ 잠시 숨을 돌리고 [10:55]
10:58 경사가 조금 있는 언덕을 넘어 아래로 내려가자 사람 소리가 들려온다. 마곡사 입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 도착한 것이다. 이제부터는 정식 산행로를 따라 진행하면 된다. 여기서 활인봉 정상까지는 계속 오르막길, 사각형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하나씩 꼭꼭 밟으며 올라가면 된다. 말이 쉽지,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나. 둘째 아이가 계단길을 오르다 자주 걸음을 멈춘다.
▲ 경사가 조금 있는 오르막길 [10:58]
▲ 경사가 없는 길 [11:05]
▲ 정식 산행로 쪽으로 내려가는 길 [11:07]
▲ 마곡사에서 올라오는 정식 산행로에 진입 [11:10]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 계단길 [11:11]
▲ 아이구 힘들어라 [11:16]
▲ 스틱도 짚어 보고 [11:19]
▲ 한바탕 올라왔으니 잠시 휴식 [11:23]
▲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마곡사 [11:30]
▲ 다시 이어지는 오르막길 [11:35]
11:46 백련암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 도착했다. 2016년 2월 아내와 함께 이곳에 왔을 때 막걸리 한 잔에 어묵을 안주로 먹었던 매점이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기서 활인봉 정상까지 거리는 600m, 계속 오르막이다. 해발 423m 활인봉 정상 도착, 태화산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이며 정상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고 정자도 있다. 하지만 지도에서는 활인봉보다 낮은 해발 414m의 나발봉을 태화산으로 표기하고 있다.
▲ 백련암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 활인봉 쪽으로 진행 [11:46]
▲ 2016년 2월에 들러 막걸리를 마셨던 간이 매점 [11:46]
▲ 활인봉 300m 전 이정표 [11:50]
▲ 활인봉 정상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11:51]
▲ 활인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길 [11:56]
▲ 활인봉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벤치에서 잠시 휴식 [11:57]
▲ 활인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나발봉 쪽으로 진행 [11:59]
▲ 해발 423m 활인봉 정상에서 [12:00]
▲ 둘이서 [12:01]
▲ 혼자서 [12:01]
12:04 활인봉에서 생골 갈림길 지점이 있는 안부까지는 내리막길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25분 남짓 걸어 도착한 안부에서 아이들에게 나발봉을 거쳐 갈 것인지 아니면 생골을 거쳐 마곡사로 내려갈 것인지 선택을 하게 했다.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여기까지 왔는데 끝까지 가야지요. 내가 기대했던 대답이다. 고놈들 생각할수록 신통하네. 안부에서 나발봉으로 가려면 다시 한번 오르막과 싸워 이겨야 한다.
▲ 활인봉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 [12:04]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길 [12:06]
▲ 내려가는 것도 쉽지가 않네 [12:08]
▲ 그래도 올라가는 것보다는 쉬워 [12:13]
▲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길 [12:18]
▲ 경사가 거의 없는 길 [12:22]
▲ 생골 갈림길 지점 안부에 서 있는 이정표: 나발봉 쪽으로 진행 [12:28]
▲ 언부에서 나발봉으로 가기 위해 오르막길에 진입 [12:31]
▲ 벤치가 있어 잠시 숨을 돌리고 [12:35]
▲ 걷기 좋은 능선길 [12:36]
12:40 벤치가 있는 쉼터에서 잠시 숨을 돌린 후 내려가는 길, 나발봉 250m 전 이정표가 서 있는 게 보인다. 트랭글에서는 여기서 왼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봉우리를 나발봉으로 표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봐야지. 아이들은 남겨 두고 혼자서 4분 정도 올라가니 삼각점이 박혀 있는 해발 417m의 나발봉 정상이다. 정상에는 표지기도 잔뜩 매달려 있었다.
여기서 한 가지, 트랭글과 국제신문 지도에서는 이곳을 나발봉이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비해 지도에는 해발 414m의 나발봉을 태화산으로 표기하고 있다. 어느 게 맞는 건가? 나발봉이 두 개인 건 뭐고 또 국토지리정보원에서 가장 높은 활인봉을 제쳐놓고 그보다 낮은 나발봉을 태화산으로 지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모르겠다, 그냥 넘어가자.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내려와 또 하나의 다른 나발봉을 향해 걸어간다.
▲ 소나무 숲길에서 [12:40]
▲ 벤치가 있으면 쉬는 게 상책 [12:45]
▲ 여기서 해발 417m의 나발봉을 다녀와야 한다 [12:51]
▲ 나발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2:53]
▲ 해발 417m 나발봉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2:55]
▲ 삼각점 안내판 [12:55]
▲ 나발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2:55]
▲ 태화산으로 인정받고 있는 나발봉으로 가는 길 [12:59]
▲ 마곡사 송림욕장 갈림길 표지판 [13:00]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3:03]
13:06 지도상에 태화산으로 표기되어 있는 해발 414m의 나발봉 정상에 올랐다. 2016년 2월에 왔을 때는 수리 중이던 팔각정자가 지금은 말끔하다. 정자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잠시 시간을 보낸다. 얘들아,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 나발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이다. 오늘 걷는 산길 대부분이 소나무 숲길이지만 이 구간은 더 특별하다. 완전 소나무 천국이다.
▲ 태화산(나발봉) 정상으로 가는 길 [13:06]
▲ 태화산(나발봉) 정상에 있는 쉼터용 팔각정자 [13:08]
▲ 태화산(나발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대웅보전 쪽으로 진행 [13:09]
▲ 태화산(나발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3:09]
▲ 해발 414m 태화산(나발봉) 표지판 [13:09]
▲ 태화산(나발봉)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 [13:17]
▲ 생강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13:19]
▲ 경사가 조금 있는 내리막길 [13:22]
▲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 [13:28]
▲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 [13:29]
13:3 5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의 끝은 삼거리 갈림길 지점이었다. 왼쪽은 한국문화연수원을 거쳐 마곡사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산길을 따라 마곡사로 가는 길이다. 왼쪽 길은 2016년 2월에 걸었던 코스이기에 오늘은 오른쪽 산길로 간다. 26분 정도 산길을 걸어 한국문화연수원을 거쳐 내려오는 길과 만났다. 이제 마곡사 구경하고 청주로 돌아갈 일만 남았네.
▲ 소나무 숲길의 끝은 어디인가 [13:35]
▲ 한국문화연수원 갈림길 지점: 마곡사 쪽으로 진행 [13:42]
▲ 사면을 가로질러 나 있는 길 [13:47]
▲ 종현아, 이제 다 끝나간다 [13:55]
▲ 군왕대 갈림길 지점: 삭발바위 쪽으로 진행 [13:57]
▲ 소나무 줄기에서 자라고 있는 이끼 [13:58]
▲ 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도 건너고 [14:01]
▲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 천왕문 쪽으로 진행 [14:08]
▲ 마곡천 위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 마곡사 경내로 들어간다 [14:12]
14:13 마곡사 경내에 들어섰다. 마곡사는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7개 사찰 중 하나이다. 마곡사는 보물을 7점이나 갖고 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로서 70여 개의 말사를 관장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대웅보전 안에 있는 싸리나무 기둥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며 들어가서 만지고 오라고 했더니 냉큼 다녀온다. 귀여운 놈들.
공주 마곡사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本寺)이다. 마곡사 사적입안(事蹟立案)의 기록에 따르면, 640년(신라 선덕여왕 9)에 자장(慈藏)이 창건하였다고 전하는데 보다 뚜렷한 창건 기록은 9세기 중반으로 보인다. 고려 명종(明宗) 때 1172년 보조국사(普照國師)가 중수하고, 범일(梵日)이 재건하였으며, 다시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중수하고, 순각(淳覺)이 보수하였다. 조선시대에도 세조가 이 절에 들려 영산전(靈山殿)이라고 사액(賜額)을 한 일이 있다.
창건 당시에는 30여 칸의 대사찰이었는데, 현재는 대웅보전(보물 801), 대광보전(大光寶殿: 보물 802), 영산전(보물 800), 사천왕문, 해탈문(解脫門) 등이 있을 뿐이다. 이 밖에 사보(寺寶)로는 5층 석탑(보물 799), 범종(梵鐘: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62), 괘불(掛佛) 1폭, 목패(木牌), 세조가 타던 연(輦), 청동 향로(충청남도 유형문화재 20)가 있고, 《감지금니묘볍연화경(紺紙金泥妙法蓮華經)》 제6권(보물 270) 및 《감지은니묘법연화경》 제1권(보물 269)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공주 마곡사 [公州 麻谷寺] (두산백과)
▲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
▲ 보물 제801호 마곡사 대웅보전 [14:13]
▲ 보물 제802호 마곡사 대광보전 [14:15]
▲ 연등의 모습이 특이하네 [14:16]
▲ 보물 제802호 마곡사 대광보전 [14:17]
▲ 보물 제799호 마곡사 오층석탑 [14:18]
▲ 오층석탑 앞에서 [14:18]
▲ 나무에도 연등이 [14:19]
▲ 마곡사 천왕문 [14:20]
▲ 마곡사 해탈문 [14:21]
14:22 커다란 마곡사 표지석을 지나 도로를 따라 주차장으로 가는 길, 오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래, 답답한 마음을 풀기에는 여행 만한 게 없지. 주차장에 도착해 차에 오르니 3시가 가까워졌다. 얘들아, 배 고프지. 밥 먹으러 가자. 청주 내덕동에 있는 강릉교동짬뽕 식당에 들러 점심 겸 저녁으로 탕수육과 짜장면을 먹는 것으로 오늘 일정 마무리했다. 얘들아, 시간 나면 연락 해. 예, 다음에 또 가요.
▲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마곡사 표지석 [14:22]
▲ 매표소 앞을 통과하는 중 [14:32]
▲ 마곡초등학교 건물 색깔이 참 예쁘다 [14:37]
▲ 주차장 앞에 있는 상가 [14:41]
▲ 차를 세워둔 마곡사 주차장에 귀환 [14:42]
▲ 산행을 마치고 마곡사 주차장 출발 [14:47]
▲ 청주 내덕동에 있는 강릉교동짬뽕 식당 [16:00]
▲ 탕수육도 먹고 짜장면도 먹고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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