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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20.01.14. [충북山行記 276] 충북 청주 봉무산→국사봉

by 사천거사 2021. 1. 16.

봉무산-국사봉 산행기

◈ 일시: 2021년 1월 14일 목요일 / 맑음 포근한 날씨 미세먼지 나쁨  

◈ 장소: 봉무산 347m / 국사봉 282.6m / 충북 청주 

◈ 코스: 척산1리 → 봉무산  마을도로 → 차도 → 척산3리  국사봉(지도)  국사봉(표지석) 

           마을도로 차도 고은리 

◈ 거리: 10.7km 

◈ 시간: 3시간 25분 


 

 

 

 


09:40 새해 초부터 일주일째 영하 15도를 넘나들던 강추위가 한풀 꺾였는지, 그저께부터 날이 풀리기 시작하더니 오늘은 청주지방의 낮 기온이 영상 8도까지 올라간단다. 그렇다면? 떠나야지. 어디로? 산으로. 오늘은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에 있는 봉무산과 상당구 남일면에 있는 국사봉을 연계해서 한번 걸어볼까. 원점회귀가 안 되는 코스이니 시내버스를 이용해야겠네.

 

사천동 아파트 앞에서 시내버스 탑승, 상당공원에서 하차한 후 신탄진 가는 시내버스 환승, 남이면 척산1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도로를 건너가자 왼쪽으로 봉무산 가는 길 표지판이 보인다. 남이자동차 옆을 거쳐 남이배수지로 올라가는 길은 갈림길마다 붙어 있는 이정표만 따라가면 된다. 남이배수지 왼쪽으로 돌아가자 산행 안내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 청주 사천동 출발 [09:49]

 

▲ 척산1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10:52]

 

▲ 진짜 면사무소 건물인 줄 알았네: 척산면은 없음 [10:52]

 

▲ 도로 건너 봉무산 가는 길 이정표 [10:56]

 

▲ 이정표 따라 진행 [10:57]

 

▲ 이정표 따라 진행 [10:59]

 

▲ 남이자동차공업사 왼쪽으로 진행 [11:00]

 

▲ 레저토피아 표지기가 길을 안내한다 [11:05]

 

▲ 남이배수지 앞에서 왼쪽으로 진행 [11:09]


11:10  봉무산 산행 안내도에 봉무산의 유래가 적혀 있다. 이 산에서 봉황이 춤을 추며 승천하는 모습을 보고 봉무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글쎄, 봉황은 중국 전설에 나오는 상상의 새인데 이 상서로운 새가 우리나라 척산리 고을 남산에 발현했단 말이잖아. 믿어도 되나? 에고, 유래는 유래일 뿐 고민하지 말자. 눈이 덮여 있는 오르막길이 미끄럽다.

 

약수터를 거쳐 계단길을 잠시 오르자 남이파출소 앞에서 시작해 대각사를 거쳐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길 옆에 벤치와 운동기구가 있는 것을 보면 주민들이 이 산을 찾기는 찾는 모양이다. 2010년 5월 이곳에 왔을 때는 길도 형편없고 부대시설도 많이 훼손된 상태였는데 강산이 한번 변해서인지 지금은 산길이 말끔하게 정비되고 계단길도 상태가 아주 좋아졌다.  


▲ 봉무산 산행 안내도 [11:10]

 

▲ 눈이 덮여 있는 길 [11:12]

 

▲ 약수터 오른쪽으로 길이 나 있다 [11:15]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 계단길 [11:20]

 

▲ 대각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 [11:22]

 

▲ 벤치와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쉼터 [11:25]

 

▲ 눈이 덮여 있는 길 [11:28]

 

▲ 봉무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길 [11:33]


11:34  해발 347m의 봉무산 정상에 올랐더니 아, 2010년 5월에 왔을 때와 비교해서 엄청나게 변했다. 일단 주변에 있는 나무를 정리한 탓에 사방으로 조망이 확 트였고 예전에 없던 이층 팔각정자가 정상부 가운데에 세워져 있다. 다만, 정상부라고 적힌 표지석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정상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봉무산 정상을 떠나 조금 걸어가자 기념식수를 한 나무 앞에 삼각점 안내판이 서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삼각점은 어디에 있는 거지? 주변이 낙엽과 눈으로 덮여 있어 보이지 않는다. 발과 스틱으로 주변을 샅샅이 파헤쳐보았지만 없다. 이거 조용필이 꾀꼬리 찾는 것보다 더 힘드네. 포기. 나중에 알고 보니 삼각점은 안내판 바로 아래 땅 속에 박혀 있었다. 등하불명(燈下不明)이 따로 없다.

 

척산3리로 가는 길 이정표를 지나 조금 걸어가자 갈림길이 나왔다. 왼쪽이 가야 할 길인데 도요새 님의 표지기가 걸려 있다. 3분 후에 다시 만난 갈림길, 여기서도 왼쪽으로 가야 하는데 역시 도요새 님의 표지기가 길을 안내하고 있다. 그렇다. 표지기는 이런 역할을 해야 한다. 수십 개의 표지기가 매달려 있는 정상에 자기 표지기 하나 더 매달았다고 누가 알아주나. 이렇게 꼭 필요한 곳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 하나가 정말 가치 있는 표지기다.


▲ 해발 347m 봉무산 정상에 박혀 있는 표지석 [11:34]

 

▲ 봉무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1:35]

 

▲ 봉무산 정상에 있는 이층 팔각정자 [11:35]

 

▲ 봉무산 정상 조망: 남이면 방면 [11:36]

 

▲ 봉무산 정상 조망: 청주 시내 방면 [11:36]

 

▲ 표지판은 서 있는데 삼각점은 아무리 찾아도 없다 [11:41]

 

▲ 척산3리 쪽으로 진행 [11:43]

 

▲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 [11:47]

 

▲ 다시 만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 [11:50]

 

▲ 갈림길 지점에서 척산3리 가는 길에 매달려 있는 도요새 님의 표지기 [11:50]


11:51  이름 없는 봉우리에 엉성하게 만들어 놓은 통나무 의자와 그네가 정감을 불러일으킨다.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사면길을 가로지른 후 능선을 따라 조금 내려가자 임도가 나타났다. 왼쪽은 남이면 척산3리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 문의면 등동리로 가는 길이다. 어느 쪽으로 진행해도 국사봉 산행 들머리가 있는 척산3리 버스정류장 앞에 도착할 수 있다. 척산3리 쪽으로 간다.


▲ 의자와 그네가 있는 봉우리 [11:51]

 

▲ 밧줄 따라 사면을 가로질러 간다 [11:53]

 

▲ 길 오른쪽 아래로 임도가 보인다 [11:59]

 

▲ 임도에 내려서서 척산3리 쪽으로 진행 [12:01]

 

▲ 마을 도로와 만났다 [12:02]

 

▲ 마을 도로 따라 계속 진행 [12:07]

 

▲ 혼자 하는 그림자놀이 [12:12]

 

▲ 얼어붙은 선바위방죽 [12:17]

 

▲ 청남대 20km 전 표지판 [12:18]

 

▲ 당진영덕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척산4교 아래를 통과 [12:23]


12:28  척산3리 버스정류장이 보인다. 정류장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은 당진영덕고속도로 위에 놓인 부첫대육교를 건너서 오는 길이고, 버스정류장 건너편 묘지로 올라가는 길이 국사봉으로 가는 산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묘지 맨 위에 올라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점심 먹어야지. 빵, 커피, 포도즙이 전부인 점심이지만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먹는 맛이 그만이다.

 

점심 먹고 출발, 길이 조금 거칠어졌다. 그렇다고 길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고 웃자란 나뭇가지들이 얼굴을 자꾸 때릴 정도다. 전망이 틔었다. 왼쪽으로 팔각정자가 서 있는 봉무산 정상이 아스라이 보인다. 여기서 보기에 상당히 멀다고 느껴지는데 저 먼 곳에서 여기까지 걸어왔단 말인가. 내가 직접 걸어왔지만 걸어온 나 자신도 잘 믿어지지가 않는다.


▲ 척산3리 시내버스 정류장 [12:28]

 

▲ 정류장 맞은편으로 나 있는 널찍한 길에 진입 [12:29]

 

▲ 묘지 위에서 점심: 빵, 커피, 포도즙 [12:34]

 

▲ 점심 먹고 출발 [12:48]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2:53]

 

▲ 길이 조금 거친 구간 [12:57]

 

▲ 산속에 웬 입산금지 표지판? [13:00]

 

▲ 길 왼쪽으로 보이는 봉무산 [13:01]

 

▲ 이정표가 길을 안내하고 있다 [13:03]

 

▲ 길 왼쪽으로 보이는 청주 시내 [13:05]


13:10 크고 작은 바위 몇 개를 만났다. 오늘 걷는 산길에서는 바위 구경하가 하늘에 있는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서 그다지 볼품 있는 바위들은 아니지만 눈길이 간다. 갈림길에 도착, 가야 할 길 방향에 도요새 님의 표지기가 또 걸려 있다. 역시... 갈림길 지점에서 15분 정도 걸어 해발 282.6m의 국사봉 정상에 도착했는데 아니, 이게 뭐여. 삼각점은 뽑혀 있고 달랑 표지기 몇 개만 매달려 있네. 그것 참! 나중에 알고 보니, 국사봉 정상 표지석은 이곳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봉우리에 설치되어 있었다.


▲ 오늘 처음으로 크고 작은 바위 몇 개를 만났다 [13:10]

 

▲ 갈림길 지점에서 길을 안내하고 있는 도요새 님의 표지기 [13:11]

 

▲ 걷기 좋은 능선길 [13:15]

 

▲ 무덤 왼쪽으로 나 있는 길 [13:22]


국사봉과 옥녀봉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이름이 등록된 산봉우리는 전국에 2137개이다. 이 중 가장 많은 산봉우리 이름은 국사봉으로 138개가 있고, 2위는 옥녀봉(95개), 3위는 매봉(78개), 4위 시루봉(74개), 5위는 형제봉(51개)이다. 국사봉은 충청남도 공주시에만 10개, 전라북도 정읍시에 다섯 개,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과 경기도 포천시에도 각각 두 개씩 있다. 한자는 조금씩 달라 국사(國師), 국사(國士), 국사(國事), 국사(國思) 등을 쓴다.

국사봉이라는 이름이 많이 쓰이는 이유로는 두 가지 해석이 있다. 첫째는 왕실 지관(地官)인 국지사(國地師)가 주변 땅을 살펴보기 위해 오른 봉우리라는 뜻에서 국사봉이라고 했다는 것. 둘째는 우국충정(憂國衷情)을 나타낸 이름이라는 해석이다. 국가지명위원회 배우리 위원은 "국사봉의 한자가 달라도 '임금이 계신 곳을 바라보며 국가를 생각하는 봉우리'라는 뜻이고, 애국(愛國)을 의미한다"라고 했다. 그는 "왕조 교체 시기인 고려 말에서 조선 초 유배된 사람이 많은 지역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라고 말했다.

산봉우리 이름 중 둘째로 많은 '옥녀봉'. 전국에 95개가 있다. 여기엔 풍수지리학적 이유가 있다. '옥녀봉'이란 이름이 붙은 봉우리가 있는 산은 대개 험하지 않고 봉우리가 밋밋하고 둥그스름하다. 그 모습이 옥같이 고운 여인의 쪽진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옥녀봉이라 부른다. 동양학자 조용헌 씨는 "산세가 험하면 그 지역의 기운이 날카롭다고 보는데, 둥그런 봉우리는 좋은 기운이 그 안에 뭉쳐 있어서 지역을 묵직하게 지켜준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국사봉과 옥녀봉 다음으로 많은 이름은 '매봉'. 가운데 봉우리가 매의 머리처럼 둥글게 솟아 있고 날개처럼 좌·우로 작은 봉우리가 있을 때 자주 붙이는 이름이다. 해발 300~400m 높이 산에 많다. 비슷한 형상의 봉우리가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에 있으면 매가 아닌 '학'의 형상이라고 일컫는다.

국토지리정보원에 이름이 등록된 산봉우리가 가장 많은 지역은 전라남도로 385개가 등록돼 있고, 이어 전라북도(287개), 경상북도(269개) 순이다.


▲ 지도에 표기된 국사봉 정상: 삼각점이 뽑혀 있다 [13:26]

 

▲ 해발 282.6m 국사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3:26]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3:31]

 

▲ 여기는 눈이 많네 [13:33]

 

▲ 정상 표지석이 있는 국사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3:35]


13:36  국사봉 정상 표지석이 서 있는 해발 258.2m의 봉우리에 올라보니, 2013년 6월에 왔을 때와 많이 달라졌다. 그때는 주변이 온통 잡풀과 나무 천지였는데 지금은 말끔하게 정리해놓았다. 정상 표지석에 해발 282m라고 적혀 있는데 엉터리다. 지도상의 국사봉 정상 지점에 있던 표지석을 이곳으로 옮겨온 건가? 아하, 아까 국사봉 정상에 박혀 있던 삼각점을 뽑은 이유를 이제 알겠네. 그곳을 국사봉 정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이곳을 국사봉 정상으로 만들려고 한 것 같다.

 

그렇다면 지도상의 정상도 아니고 해발고도도 더 낮은 이곳을 국사봉 정상으로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단 한 가지, 그곳은 전망이 별로고 이곳은 앞이 확 틔어 있어 전망이 좋다는 것뿐이다. 산에 다니다 보면 이런 경우를 심심찮게 본다. 그렇지만 아무리 전망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지도에 나와 있는 산의 정상 위치를 마음대로 바꾸어도 되는 건가? 정상은 정상대로 인정하고 전망이 좋은 곳은 전망대로 이용하면 되는 거 아닌가?

 

정상 표지석이 있는 봉우리에서 가산리로 내려가는 길은 널찍하게 잘 나 있어 걷기에 아주 좋다. 게다가 계속 내리막이다. 길이 거의 끝나가는 지점에서 오른쪽 무덤 쪽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계속 산길을 고집했더니 길이 없어져 남의 집 텃밭에 내려서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개는 죽어라고 짖어대고... 최대한 발걸음을 빨리해서 위기 탈출 성공.


▲ 해발 258.2m 봉우리에 있는 쉼터 [13:36]

 

▲ 해발 258.2m 봉우리에 있는 국사봉 정상 표지석 [13:36]

 

▲ 전망대 조망: 청주 시내 방면 [13:37]

 

▲ 전망대 조망: 가덕면 방면 [13:37]

 

▲ 전망봉 정상부에 설치되어 있는 운동기구들 [13:37]

 

▲ 해발 258,2m 국사봉 정상 표지판: 높이가 잘못 표기되어 있다 [13:37]

 

▲ 국사봉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 [13:44]

 

▲ 갈림길 지점에서 왼쪽으로 진행 [13:45]

 

▲ 여기까지는 길이 좋았는데 [13:50]

 

▲ 계속 능선을 따랐더니 길이 없어져 대충 내려간다 [13:55]


13:59  산길을 마감하고 가산리 마을 도로에 내려서는 것으로 실질적인 산행은 모두 끝이 났고 이제부터는 도로 따라 고은리까지 걸어갈 일만 남았다. 차량 통행이 별로 없는 도로를 20분 정도 걸어 고은리 시내버스 정류장에 도착, 시내버스를 이용해 집에 돌아온 시각이 3시 39분, 이렇게 해서 봉무산과 국사봉을 연계한 청주 외곽의 작은 산줄기 걷기는 무사히 끝이 났다.


▲ 산길을 마감하고 가산리 마을 도로에 내려섰다 [13:59]

 

▲ 가산1리 입구 시내버스 정류장 [14:01]

 

▲ 가산1리 입구에 있는 가산리 마을 표지석 [14:01]

 

▲ 길 왼쪽 성무면회실 [14:03]

 

▲ 도로 따라 고은리 쪽으로 진행 [14:11]

 

▲ 무심천 위에 놓인 고은교는 현재 공사 중 [14:16]

 

▲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14:19]

 

▲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고은리 시내버스 정류장 [14:21]

 

▲ 산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청주 사천동 도착 [1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