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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남山行記

2020.09.05. [충남山行記 146] 충남 금산 성덕봉→투구봉

by 사천거사 2020. 9. 6.

성덕봉-갈미봉-구봉-투구봉 산행기

 일시: 2020년 9월 5일 토요일 / 흐림

 장소: 성덕봉 502.5m / 갈미봉 565.5m / 구봉 598.9m / 투구봉 482.4m / 충남 금산

 코스: 솔재 → 성덕봉 → 갈미봉 → 구봉 → 투구봉 → 김해 김씨 가족묘 개미설교 

           13번 국도  솔재

 거리: 6.7km

◈ 시간: 3시간 6분 


 

 

 

 


08:20  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 동해안을 훑고 지나간 게 엊그제인데 다시 10호 태풍 하이선이 우리나라를 향해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이 연신 뉴스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54일간의 긴 장마가 끝나면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더니 이제는 태풍이다. 장마가 긴 해가 있었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해가 있었고, 태풍이 연달아서 우리나라를 강타한 해도 있었지만 이 세 가지가 세트로 위세를 떨치기는 올해가 처음인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하늘이 잔뜩 흐려 있다. 태풍 하이선으로 인해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르는 상황이라 멀리 가기가 좀 꺼려지네. 그렇다면 충남 금산과 전북 진안의 경계에 있는 작은 산줄기 하나를 걸어 볼까? 성치지맥이 지나가는 이 산줄기에는 성덕봉, 갈미봉, 구봉 등이 솟아 있고 성치지맥에서 벗어난 날머리 지점에는 투구봉이 자리하고 있다.

 

사천동 아파트 출발,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남쪽을 향해 달려간다. 금산나들목에서 통영대전고속도로를 탈출, 이번에는 13번 국도를 타고 산행 들머리가 있는 솔재를 향해 달려갔다. 한 시간 오십 분 정도 걸려 금산과 진안의 경계선이 지나가는 솔재에 도착, 금산정수장 앞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자, 이제 성덕봉으로 올라가는 길의 들머리를 찾아야 하는데...

 

못 찾겠다. 솔재가 성치지맥 길이 지나가는 곳이라는 데도 못 찾겠다. 들머리를 못 찾겠다. 선답자의 산행기에서는 수준점이 있는 곳에서 산행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길이 없다. 다른 길을 찾기 위해 무주 쪽으로 조금 내려갔더니 왼쪽으로 조금 널찍한 길이 나 있는 게 보인다. 에라 모르겠다, 이 길로 올라가 보자. 예상대로 길은 곧 끊어졌고 산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잡풀로 뒤덮인 지역을 지나는 것뿐이었다. 다행인 것은 잡풀 구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

 

잡풀 구간을 지났지만 길이 있을 리가 없다. 하긴 원래 산에는 길이 없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다 보니 길이라는 게 생겨난 것이지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물이 바짝 마른 작은 개울을 건너 사면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요즘은 등산용 앱이 많이 나와 있어 길이 없어도 지형을 파악할 줄 알면 그리 어렵지 않게 목적지까지 진행할 수 있다. 20분 가까이 길을 만들어가며 올라가자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제법 번듯한 길이 보인다. 만세, 길 찾았다.  


▲ 사천동 아파트 출발 [08:28]

 

▲ 금산정수장 앞 도로변에 주차 [10:07]

 

▲ 주택으로 이어지는 수렛길 [10:09]

 

▲ 해발 276.1m 수준점 [10:10]

 

▲ 차도 왼쪽으로 길이 나 있어 들어섰다 [10:14]

 

▲ 잡풀로 뒤덮인 이 지역을 통과해야 한다 [10:18]

 

▲ 물이 바짝 마른 작은 계곡을 건너 산으로 [10:22]

 

▲ 길을 개척하며 사면을 따라 진행 [10:25]

 

▲ 희미하게나마 길의 흔적이 보인다 [10:34]

 

▲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뚜렷한 길과 만났다 [10:42]


10:43  전망이 트였다. 오른쪽으로 13번 국도가 지나가는 용담면소재지 보이고 그 뒤로 용담댐도 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로는 잠시 후면 올라갈 성덕봉 정상에 자리하고 있는 정자가 보이고 성덕봉 오른쪽으로 봉긋하게 솟아 있는 갈미봉과 구봉의 모습도 보인다. 전망대에서 성덕봉 정상으로 가는 길은 오른쪽이 천 길 낭떠러지라 진행을 할 때 신경을 써야 했다. 해발 502.5m의 성덕봉 정상은 육각정자가 차지하고 있었다. 외관을 보아하니 상당히 오래전에 지어진 것 같다. 성덕봉 정상에서 갈미봉 정상까지는 완만한 오르막길로 이동하는데 15분 정도가 걸렸다. 


▲ 전망대 조망: 용담면소재지와 용담댐 [10:43]

 

▲ 전망대 조망: 성덕봉과 갈미봉 [10:45]

 

▲ 전망대 조망: 갈미봉과 구봉 [10:45]

 

▲ 산행을 시작할 때 보았던 수준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 도착 [10:50]

 

▲ 성덕봉으로 올라가는 길에 진입 [10:51]

 

▲ 성덕봉 정상에 있는 육각정자: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10:55]

 

▲ 이정표가 길을 안내한다 [10:59]

 

▲ 경사가 조금 있는 오르막길 [11:03]

 

▲ 갈미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1:07]


11:10  해발 565.5m의 갈미봉 정상에 도착했다. 나무에 표지판이 매달려 있는 정상부에는 온통 바짝 마른 고사리가 지천이다. 갈미봉 정상에서 조금 진행하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구봉을 다녀와야 한다. 해발 598.9m의 구봉은 오늘 걷는 산줄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구봉을 확인한 후 다시 삼거리로 돌아와 이번에는 투구봉 쪽으로 진행을 한다.

 

오늘 처음 이정표를 만났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뭔가 이상하다. 내가 지금 솔재에서 산행을 시작해 갈미봉을 거쳐 투구봉 쪽으로 가고 있는데, 이정표는 갈미봉을 거쳐 솔재로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완전 반대 방향이다. 아하, 그렇구나. 누군가가 이정표를 반대 방향으로 잘못 박아 놓은 것이구나. 실수가 아니고 일부러 그랬다면 참 나쁜 사람이다. 이정표를 뽑아 제 방향으로 박았더니 그럴듯하다. 완전 만족!


▲ 해발 565.5m 갈미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판 [11:10]

 

▲ 갈미봉 정상에 말라죽은 고사리들이 지천이다 [11:10]

 

▲ 도요새 님의 표지기를 만났다 [11:13]

 

▲ 삼거리에서 구봉 정상으로 가는 길 [11:15]

 

▲ 해발 598.9m의 구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판 [11:16]

 

▲ 삼거리로 돌아와 투구봉 쪽으로 진행 [11:18]

 

▲ 걷기 좋은 능선길 [11:22]

 

▲ 방향이 잘못되어 있는 이정표 [11:26]


11:28  잠시 후 투구봉 가는 길과 목사리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 서 있는 이정표를 만났다. 이정표의 내용이 틀린 것은 아닌데 단번에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운 형태로 되어 있다. 이 갈림길 지점에서 성치지맥은 목사리재로 이어진다. 내가 가야 할 길은 투구봉을 거쳐 신정리로 내려가는 것, 이정표에는 투구봉까지 1km, 투구봉에서 신정리까지 1.5km라고 거리를 적어 놓았다.

 

갈림길 지점을 떠나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을 15분 정도 걸어가자 야트막한 암봉 위에 서 있는 고사목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소나무였다. 잎은 모두 떨어지고 바짝 마른 가지들만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데도 보기에 참 좋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듯이 소나무는 죽어도 소나무다. 고압선 철탑 아래를 지나자 암봉으로 이루어진 투구봉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가자, 마지막 봉우리를 향하여!


▲ 갈림길 지점에 서 있는 이정표: 투구봉 쪽으로 진행 [11:28]

 

▲ 걷기 좋은 능선길 [11:31]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1:33]

 

▲ 야트막한 암봉에 오르자 [11:43]

 

▲ 소나무 고사목 한 그루가 반겨준다 [11:44]


청미래덩굴

 

청미래덩굴은 사람들이 잘 다니는 산속 오솔길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우리 산의 덩굴나무다. 청미래덩굴은 공식적인 이름이고, 경상도에서는 망개나무, 전라도에서는 맹감나무, 혹은 명감나무라 불린다. 이 중에서도 망개나무란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는데, 충북 및 경북 일부 지방에서 자라는 희귀 수종인 진짜 망개나무와 혼동하기 쉽다. 청미래덩굴 어린잎은 따다가 나물로 먹는다. 뿐만 아니다. 다 펼쳐진 잎은 특별한 용도로 쓰인다. 잎으로 떡을 싸서 찌면 서로 달라붙지 않고, 오랫동안 쉬지 않으며, 잎의 향기가 배어 독특한 맛이 난다.


▲ 청미래덩굴 열매가 익어가고 있다 [11:46]

 

▲ 소나무 조림 지역 통과 [11:50]

 

▲ 고압선 철탑 아래 통과 [11:56]

▲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투구봉 [12:03]

 

▲ 투구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2:05]


12:09  해발 482.4m의 투구봉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 별 다른 표지는 없고 투구봉이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가 정상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었다. 목표로 삼았던 봉우리 네 개를 모두 올랐으니 이제부터는 13번 국도가 지나가는 남일면 신정리 쪽으로 내려갈 일만 남았다. 투구봉 정상을 떠나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부드러운 산길을 10분 정도 내려가다 적당한 바위가 있어 자리를 잡고 앉아 빵과 두유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마치고 떠나려는 순간, 잔뜩 흐려 있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아이고, 다 끝나 가는데 조금만 참아 주시지. 다행히 비는 잠깐 심술을 부리다가 곧 그만두었다.


▲ 해발 482.4m의 투구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12:09]

 

▲ 투구봉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2:10]

 

▲ 바위에 생긴 무늬: 자연의 작품이다 [12:12]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걷기 좋은 내리막길 [12:16]

 

▲ 오늘 점심 메뉴: 빵과 두유 [12:21]

 

▲ 점심 먹고 출발 [12:31]

 

▲ 조망처에서 바라본 13번 국도 [12:33]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2:36]

 

▲ 김해 김씨 가족묘에 도착 [12:45]


12:48  산길을 마감하고 신동천 지류 위에 놓인 개미설교를 건너 13번 국도 앞에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13번 국도를 따라 차를 세워둔 솔재까지 걸어가야 한다. 금산에서 장수로 이어지는 13번 국도는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차량통행이 그리 많지 않아 큰 어려움 없이 걸어갈 수 있었다. 23분 정도 차도를 걸어 차를 세워둔 솔재에 도착하는 것으로 산행을 마감하고 1시 20분에 출발해 청주로 돌아온 시각이 2시 40분, 이렇게 해서 9월의 첫 토요일에 이루어진 금산의 작은 산줄기 걷기는 무사히 끝이 났다.


▲ 신동천 지류 위에 놓인 개미설교를 건너간다 [12:48]

 

▲ 금산과 장수를 이어주는 13번 국도에 도착 [12:49]

 

▲ 도로 옆에 서 있는 보호수 [12:53]

 

▲ 13번 국도 따라 진행 [13:00]

 

▲ 13번 국도 따라 계속 걸어간다 [13:07]

 

▲ 길 왼쪽 임마누엘 수련원 뒤로 보이는 성덕봉 능선 [13:10]

 

▲ 솔재에 있는 금산정수장이 보인다 [13:12]

 

▲ 차를 세워둔 금산정수장 앞에 귀환 [13:13]

 

▲ 산행을 마치고 청주를 향하여 출발 [13:19]

 

▲ 오늘 산행에서 수확한 영지 [1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