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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남山行記

2020.08.25. [충남山行記 144] 대전 서구 안평산→해철이산

by 사천거사 2020. 8. 26.

안평산-조중봉-명막산-해철이산 산행기

 일시: 2020년 8월 25일 화요일 / 맑음 폭염

 장소: 안평산 471m / 조중봉 344m / 명막산 331m / 해철이산 266m / 대전 서구

 코스: 신대1리 → 안평산 → 조중봉 → 독짐재 → 명막재  명막산 해철이산 

           안영동 검바위마을

 거리: 12.9km

◈ 시간: 6시간


 

 

 

 


07:40  오늘은 원래 산악회에서 안내하는 화순의 만연산 산행에 참가하는 날인데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는 바람에 산행이 취소되었다. 그렇다면 혼자서 산행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래, 안평산에서 해철이산으로 이어지는 안평지맥 산줄기를 걸어보자. 안평산은 두어 번 가본 적이 있고 해철이산에서 쟁기봉까지는 2011년 8월 대전둘레산길 12구간 답사를 할 때 걸었던 적이 있지만 안평산에서 해철이산까지는 오늘 처음 걷는 구간이다.

 

청주 사천동 출발,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남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산행 들머리가 있는 신대1리가 청주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일반도로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목적지가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게 여러모로 좋다. 안영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653번 지방도를 타고 금산군 복수면 신대1리를 향해 달려갔다.

 

신대1리에 있는 신대리 연립주택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간단히 산행 준비를 하고 원신대 마을회관 앞을 지나 포장도로를 따라 잠시 걸어가자 차단기가 길을 막고 있고 차단기를 지나 다시 잠시 걸어가자 포장도로가 끝나면서 풀이 덮힌 임도가 나타났다. 잠시 생각. 분명히 임도이기는 하지만 풀이 저렇게 많이 나 있는데 계속 진행을 해야하나? 어디 길이 따로 나 있는 게 아닐까?

 

임도를 살펴보니, 무릎 위로 올라오는 풀이 쫙 깔려 있기는 하지만 그냥 풀이니 밟으며 지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일단 가보자.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라고 하지 않는가. 임도를 덮고 있는 풀은 쑥, 칡, 복분자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서로 얽힌 칡넝쿨이 발걸음을 막고 늘어진 복분자 가지가 팔과 다리를 할퀴는데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허리까지 오는 풀밭을, 그것도 칡넝쿨과 복분자가 엉클어진 풀밭을 스틱으로 내리치며 한 발 두 발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하늘을 가리는 나무들만 없을 뿐 영락없이 길을 잃어 밀림을 헤쳐나가는 방랑자의 모습일 것이다. 상황이 그렇다 해도 어찌하랴. 방법이 없지 않은가.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아닌 게 아니라, 힘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지나온 길은 늘어나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 청주 사천동 출발 [07:49]

 

▲ 신대리 연립주택 주차장에 주차 [09:05]

 

▲ 신대1리 마을표지석 [09:06]

 

▲ 신대리 원신대 마을회관 [09:08]

 

▲ 임도에 설치되어 있는 차단기 09:13]

 

▲ 임도에 풀이 가득하다 [09:16]

 

▲ 고난의 임도 걷기 시작 [09:21]

 

▲ 칡넝쿨에 복분자 가지가 발목을 잡는 임도 [09:26]

 

▲ 끝도 없이 이어지는 임도 [09:32]

 

▲ 과연 임도의 끝은 어디인가 [09:43]


09:56  천신만고 끝에 길 같지도 않은 길을 벗어났다. 허리까지 오는 쑥과 칡넝쿨, 복분자 줄기만 40분 넘게 밟다가 맨 땅에 발을 디디니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온 기분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임도는 계곡 왼쪽을 따라 나 있었다. 그렇다면 혹시 계곡 오른쪽으로 길이 나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길이 나 있다면 임도를 걷느라고 들인 고생이 모두 헛고생이 되는 건데... 물이 조금 흐르고 있는 계곡을 건너가니 아이구머니나! 길이 나 있는 게 아닌가. 세상에, 번듯한 길을 내버려 두고 지금까지 개고생을 했단 말인가. 그것 참!

 

이미 끝난 일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지 말자. 15분 정도 사면길을 걸어 떡갈봉에서 안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올라서니 표지기 몇 개가 반겨준다. 안평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급경사 오르막길에서 이정표를 만났다. 팔마정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인데 팔마정 가는 코스는 2015년 4월에 걸은 적이 있다. 능선에 올라서서 안평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데에는 26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 마침내 지겨운 임도를 벗어났다 [09:56]

 

▲ 계곡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 [09:57]

 

▲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 [10:08]

 

▲ 능선에 올라서자마자 만난 표지기 [10:11]

 

▲ 참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0:18]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 [10:22]

 

▲ 팔마정 갈림길 이정표 [10:27]

 

▲ 안평산 정상으로 가는 길 [10:35]

 

▲ 안평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벤치 [10:37]


10:37  안평지맥이 지나가는 해발 471m의 안평산 정상에 올랐다. 안평지맥은 부여 부소산으로 가는 금남정맥이 대둔산에 이르기 전 배티재 북쪽 0.7km 지점 전북과 충남의 경계봉에서 북쪽으로 한 가지를 쳐 충남과 대전 경계를 따르다가 대전시를 동서로 가르며 대전의 만년동 둔산대교 앞에서 그 맥을 다하는 산길이다. 또한 안평산은 금산둘레산길이 지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오늘 걷는 안평산에서 해철이산까지의 안평지맥 구간은 금산둘레산길과 겹친다.

 

안평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벤치에 앉아 물을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1시간 30분 만에 맛보는 달콤한 휴식을 마치고 벤치에서 일어났는데 앉았던 자리에 물이 흥건하다. 바지를 이렇게 적실 정도로 땀이 많이 났단 말인가. 오늘 참 덥긴 더운 날이다. 안평산 정상을 떠나 조중봉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경사가 조금 있는 내리막길이 한동안 이어졌다.


▲ 해발 471m 안평산 정상 표지판: 조중봉 쪽으로 진행 [10:37]

 

▲ 안평산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0:37]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길 [10:52]

 

▲ 계속 이어지는 내리막길 [10:56]

 

▲ 걷기 좋은 능선길 [11:01]

 

▲ 고인이 된 산꾼 백계남 씨의 표지기 [11:05]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1:12]

 

▲ 용바위 갈림길 이정표: 해철이산 쪽으로 진행 [11:18]

 

▲ 이름 없는 봉우리에 설치되어 있는 벤치 [11:26]


11:30  용바위 갈림길 지점을 지나 조금 올라가자 벤치가 있어 시간도 그렇고 해서 쉬어 갈 겸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오늘 점심 메뉴는? 쑥떡과 두유, 그리고 방울토마토. 쑥떡을 서너 첨 먹었는데 무더운 날씨 때문인지 더 이상 손이 가지 않고 물병에만 자꾸 손이 간다. 폭염이 신체 리듬을 바꾸어 놓은 모양이다. 배낭을 둘러메고 다시 산행을 이어갔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이마에서 땀방울이 연신 떨어진다.


▲ 용바위 갈림길 지점 이정표: 해철이산 쪽으로 진행 [11:30]

 

▲ 오늘 점심 메뉴: 쑥떡, 두유, 그리고 방울토마토 [11:37]

 

▲ 점심 먹고 출발 [11:51]

 

▲ 용바위 갈림길 이정표: 해철이산 쪽으로 진행 [12:00]

 

▲ 안평지맥 구간 안내도 [12:01]

 

▲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라 표지기도 많다 [12:01]

 

▲ 해피존 노인병원 갈림길 이정표: 해철이산 쪽으로 진행 [12:07]

 

▲ 산직동 임도 갈림길 이정표: 조중봉 쪽으로 진행 [12:13]

 

▲ 다시 만난 산직동 임도 갈림길 이정표: 조중봉 쪽으로 진행 [12:22]


12:28  네모 난 나무 계단길을 지나 10분 남짓 올라가자 해발 334m의 조중봉 정상이다. 삼각점이 박혀 있는 조중봉 정상에는 안평산에서 쟁기봉으로 이어지는 안평지맥 산줄기가 그려진 노선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었다. 조중봉 정상에서 10분 정도 진행하자 산직2동 경로당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독짐재다. 독짐재를 지나면서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 오르막 나무 계단길 [12:28]

 

▲ 조중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2:35]

 

▲ 해발 334m의 조중봉 정상 표지판 [12:39]

 

▲ 조중봉 정상에 설치되어 있는 노선안내도 [12:39]

 

▲ 조중봉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2:39]

 

▲ 독짐재에 서 있는 이정표: 해철이산 쪽으로 진행 [12:49]

 

▲ 고압선 철탑 아래를 통과 [12:53]

 

▲ 오르막 사각형 나무계단길 [12:59]

 

▲ 산직동 갈림길 지점 이정표: 명막산 쪽으로 진행 [13:00]


13:03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길을 지나 리기다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에 들어섰다. 오늘 산행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물론 무더위이기는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짜증나게 하는 것이 바로 거미줄이었다. 산행로를 가로막는 거미줄을 스틱으로 걷어낸 게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긴 거미에게 무슨 죄가 있겠는가. 다 먹고 살기 위해서 쳐놓은 거미줄인데 말이다.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길 [13:03]

 

▲ 리기다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3:09]

 

▲ 봉천사 갈림길 이정표: 해철이산 쪽으로 진행 [13:19]

 

▲ 걷기 좋은 능선길 [13:25]

 

해처리산은 또 뭐여? [13:27]

 

▲ 도요새 님의 표지기를 만났다 [13:29]

 

▲ 명막산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만난 격려문 [13;35]

 

▲ 명막산 정상을 거치지 않고 해철이산으로 가는 길 이정표 [13:40]

 

▲ 명막산 정상으로 가는 길 [13:42]


13:43  해발 331m의 명막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표지판과 노선안내도가 설치되어 있고 많은 표지기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었다. 명막산 정상에서 10분 가까이 진행하자 해철이산 1.7km 전 이정표가 서 있고 곧바로 군부대 철책이 모습을 드러냈다. 길은 철책 왼쪽을 따라 해철이산 정상 가까이까지 계속 이어졌는데, 길은 번듯하게 잘 나 있었지만 오르내림이 심해서 진행하기가 무척 까다로웠다.


▲ 해발 331m의 명막산 정상 표지판 [13:43]

 

▲ 사면을 가로질러 가는 길 [13:48]

 

▲ 해철이산 1.7km 전 이정표 [13:52]

 

▲ 군부대 철책 왼쪽을 따라 나 있는 길 시작 [13:52]

 

▲ 군부대 철책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 길 [13:58]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길 [14:06]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길 [14:12]

 

▲ 철책 따라 길은 잘 나 있는 편 [14:21]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길 [14:31]

 

▲ 흑석동과 정림동 갈림길 이정표: 해철이산까지 250m 남았다 [14:36]


14:40   마침내 50분 가까이 함께 산행을 한 철책과 헤어졌다. 5분 후 도착한 해철이산 정상에는 쉼터용 사각정자가 있어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면서 남은 물을 모두 마셨다. 이제 600m 정도만 내려가면 산행 종점인 안영동 마을에 내려서기 때문이다. 해철이산에서 샛고개가 있는 안영동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조금 있었지만 산행이 끝나가는 길이라 발걸음이 가벼웠다.


▲ 여기서 50분 가까이 함께 한 철책과 헤어졌다 [14:40]

 

▲ 해철이산 정상에 있는 쉼터용 사각정자 [14:45]

 

▲ 해철이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안영동 검바위마을 [14:46]

 

▲ 해철이산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샛고개 쪽으로 진행 [14:49]

 

▲ 해철이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나무계단길 [14:52]

 

▲ 길의 경사가 많이 완만해졌다 [14:55]

 

▲ 삼거리에서 안영동 쪽으로 진행 [14:57]

 

▲ 임도 수준의 널찍한 길 [15:00]

 

▲ 포장이 되어 있는 마을도로를 따라 진행 [15:03]


15:05  635번 지방도 아래 지하차도를 지나 안영동 범바위마을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도착해 보니, 다 쓰러져 가는 정류장 표지판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가 서기는 하는지 모르겠네. 여기서 신대1리 가는 버스는 대전 서남부터미널에서 대둔산휴게소를 오가는 34번 버스 하나 뿐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한 결과 버스 두 대가 대둔산휴게소 쪽에서 대전으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었고 이곳에 버스가 언제 오는지는 나와 있지 않았다.

 

그런데 맞은편 대전시내 방향 버스정류장에서는 513번 버스가 23분 간격으로 출발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일단 513번 버스를 타고 시내 쪽으로 나가서 시원한 음료수라도 마시며 34번 버스를 기다리는 게 나을 것 같아 막 도착한 513번 버스에 올라탔다. 두 번째 정류장을 지나면서 다시 검색을 해보았더니 이런! 34번 버스가 서남부터미널을 떠나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게 아닌가! 몇 분 후면 도착한다네.

 

황급히 세 번째 정류장에서 내려 맞은편 버스정류장으로 가려고 하는데 신호등의 색깔이 영 바뀌지 않는다. 아이고, 달려오고 있는 34번 버스가 보이네. 하는 수 없이 횡단보도를 무단으로 건너 신호 때문에 멈추어선 버스에 다가가 문을 두드리니 정말 고맙게도 기사 양반이 문을 열어준다. 아까 그냥 범바위마을 버스정류장에 있었으면 편하게 버스에 올랐을 텐데 잔꾀를 부리다 잘못했으면 큰 낭패를 볼 뻔했다.

 

4시 4분, 신대1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슈퍼에서 음료수 하나를 사서 마신 다음 신대리 연립주택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에 오르니 차 안이 너무나 뜨거워서 정신이 몽롱해질 정도다. 에어컨을 최대로 틀어놓고 4시 16분 출발, 오전에 왔던 길을 되짚어 달려 청주에 도착한 시각이 5시 15분, 이렇게 해서 안평산에서 해철이산으로 이어지는 안평지맥 산줄기 걷기는 무사히 끝이 났다.


▲ 635번 지방도 아래를 지나가는 지하차도 [15:05]

 

▲ 안영동 검바위마을 버스정류장 표지판 [15:07]

 

▲ 건너편으로 대전행 버스정류장이 보인다 [15:18]

 

▲ 대전 시내로 가는 513번 버스에 승차 [15:40]

 

▲ 신대1리로 가는 34번 버스에 승차 [15:46]

 

▲ 신대1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하차 [16:04]

 

▲ 차를 세워둔 신대리 연립주택 주차장에 귀환 [16:06]

 

▲ 산행을 마치고 신대리 연립주택 주차장 출발 [1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