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미호천 산책로 걷기
◈ 일시: 2020년 9월 3일 목요일 / 맑음 구름 많음
◈ 장소: 무심천 산책로 / 미호천 산책로 / 충북 청주
◈ 코스: 사천동 → 율량천 산책로 → 무심천 산책로 → 미호천 산책로 → 남촌교 지나 유턴 →
무심천교 → 사천동
◈ 거리: 16.2km
◈ 시간: 3시간 26분
14:10 지난밤에 9호 태풍 마이삭이 우리나라 동해안을 훑고 지나가면서 우리 고장에도 많은 비를 뿌렸다. 태풍 이름 마이삭은 캄보디아에서 제출했으며 그 뜻은 크메르어로 티크나무를 일컫는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날씨가 시원찮아 어영부영하다 그만 산행을 떠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렇다면 차선책은? 늘 그렇듯이 무심천 산책로나 미호천 산책로를 걷는 것이다. 오늘은 미호천 산책로를 따라가다 중부고속도로 아래를 지나 잠수교를 건넌 후 팔결교를 거쳐 돌아오는 코스를 걸어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사천동 아파트 출발, 늘 하던 대로 오늘도 잠시 도로를 걸은 후 율량천 수변 산책로에 내려섰는데, 어머나 세상에! 율량천을 흘러가는 물의 양이 장난이 아니다. 간밤에 많은 비가 내렸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율량천이 이 정도라면 무심천이나 미호천에 있는 잠수교는 모두 물에 잠겼을 확률이 높다. 율량천 수변 산책로에서 벗어나 무심천 산책로 입구에 도착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무심천을 건너가는 다리 위로 물이 찰랑찰랑 넘쳐흐르고 있었다. 무심천을 건너갈 수 없어 일단 무심천 오른쪽으로 나 있는 산책로에 들어선다.
▲ 사천동 아파트 출발 [14:13]
▲ 율량천 수변 산책로에 내려섰다 [14:22]
▲ 율량천을 흘러가는 물의 양이 엄청나다 [14:24]
▲ 율량천 수변 산책로를 따라 진행 [14:27]
▲ 덕천교 아래 바끼내 쉼터 타일 벽화 [14:32]
▲ 금잔화, 백일홍, 홍초 뒤로 보이는 내사교 [14:34]
▲ 굴다리 아래를 통과 [14:37]
▲ 무심천을 건너가는 다리가 물에 잠겼다 [14:37]
▲ 무심천 오른쪽에 나 있는 산책로에 진입 [14:38]
▲ 산책로 왼쪽에 서 있는 무심천 안내판 [14:39]
14:42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쉼터에 도착했다. 한산하다. 평일인 데다 태풍 뒤끝이라 그런지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날이 이렇게 좋은데... 두 번째 쉼터에서 무심천을 건너가는 다리는 어떤가 살펴보았더니 물이 다리 아래로 흐르고 있어 충분히 건너갈 것 같다. 금줄을 넘어 다리를 건너가며 바라본 무심천은 작은 내가 아니라 거대한 강이다. 큰 강도 물이 흐르지 않으면 내가 되고 작은 내도 물이 많이 흐르면 강이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릇이 얼마나 큰가 보다는 그 그릇에 얼마나 담겼는가가 중요하다.
무심천을 건너 왼쪽에 있는 산책로로 이동을 했다. 하얀 구름 사이로 파란빛이 언뜻언뜻 드러난 맑은 하늘 아래 황톳빛 산책로가 길게 뻗어 있고 그 왼쪽으로 자전거 도로가 옆을 지키고 있다. 산책로에 들어서니 내딛는 발걸음이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다. 폭신폭신한 산책로 바닥의 느낌이 온몸에 그대로 전해온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마냥 걷고 싶은 길이다.
▲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쉼터 [14:42]
▲ 물이 다리 아래로 흐르고 있어 충분히 건너갈만 하다 [14:47]
▲ 다리 위에서 바라본 송천교 [14:48]
▲ 다리 위에서 바라본 시내 방면 [14:48]
▲ 무심천 왼쪽에 나 있는 산책로에 진입 [14:49]
▲ 2순환로가 지나가는 송천교 [14:51]
▲ 비 갠 후의 맑고 깨끗한 하늘 [14:52]
▲ 제방에 버드나무가 줄을 지어 서 있는 구간 [15:00]
▲ 무심천에 물이 가득하다 [15:05]
▲ 충북선이 지나가는 무심철교 [15:08]
15:12 우드볼 경기장을 지나고 3순환로가 지나가는 까치내교 아래를 지나 무심천교 앞에 도착했다. 이곳은 무심천 자전거길이 끝나면서 오천 자전거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오천 자전거길은 충북 괴산군 연풍면 행촌교차로에서 세종시의 금강 자전거길까지 연결되는 자전거도로다. 길이는 105km이고 쌍천, 달천, 성황천, 보강천, 미호천을 지나기 때문에 오천 자전거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자전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오천 자전거길을 모두 직접 발로 걸었다.
무심천교에서 작천보로 가는 길 오른쪽에는 파크골프장이 펼쳐져 있다. 예전, 4대 강 사업의 일환으로 이 지역을 주민들의 쉼터로 만들기 위해 산책로를 내고 벤치를 설치하고 심은 나무에 이름표를 매달고 했으나 찾는 사람이 없어 봄여름으로 개망초만 하얗게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그러던 곳이 지금은 파란 잔디밭으로 변했다. 그런데 골프장에 사람이 하나도 없다. 코로나19 때문에 골프장이 문을 닫은 것이다. 개망초가 피어 있던 예전이나 파크골프장으로 변한 지금이나 사람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 개점휴업 상태인 우드볼 경기장 [15:12]
▲ 3순환로가 지나가는 까치내교 [15:14]
▲ 까치내교에서 바라본 무심천교 [15:16]
▲ 무심천 자전거도로 안내판 [15:17]
▲ 4대강 자전거길 인증센터: 무심천은 미호천으로, 미호천은 금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15:18]
▲ 인증센터 옆에 서 있는 이정표 [15:18]
▲ 청주시 장애인 파크골프장 휴장 안내 현수막 [15:20]
▲ 파크골프장은 휴장 중 [15:22]
▲ 파크골프장은 휴장 중 [15:26]
15:34 미호천을 가로지르는 물막이 작천보 앞에 도착했는데 아니, 이게 미호천이야 아니면 황하야? 작천보는 어디로 갔지? 충북이 내륙에 있어 바람의 영향은 별로 받지 않았지만 태풍 마이삭이 정말 많은 비를 뿌렸구나. 작천보가 물에 잠길 정도니 미호천을 건너가는 잠수교는 가보나마나 겠네. 그래도 사람이 어디 그런가.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자.
자전거 도로 옆으로 나 있는 산책로를 버리고 4대강 사업 때 조성한 산책로를 따라 걸어간다.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호젓한 길이다. 벌써 억새가 피었나? 갓 피어난 억새가 바람에 물결치고 지금이 한창인 수크령이 옆에서 맞장구를 치고 있다. 아무리 덥다 덥다 해도 때가 되면 이렇게 억새가 피고 고추잠자리가 하늘에 원을 그린다. 계절이 바뀌는 것은 자연의 순리다.
지대가 낮은 산책로에 물이 가득하다. 간신히 통과한 후 다시 물이 들어찬 산책로를 만났다. 진행 불가. 혹시나 해서 와보았는데 역시나다. 미호천을 건너 팔결교까지 갔다 정북동토성 쪽으로 돌아오려는 코스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마침 자전거도로 쪽으로 나 있는 산책로가 있어 들어섰더니 여기도 물천지다. 하는 수 없이 물을 밟고 지나간다. 트레킹화 안으로 들어온 물이 차금 차금 하다. 후끈 달아 있던 발바닥을 시원하게 식혀준다.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 작천보 앞에서 바라본 미호천 [15:34]
▲ 작천보가 물에 잠겼다 [15:35]
▲ 4대강 사업 때 조성한 산책로를 따라 진행 [15:36]
▲ 가을을 맞아 억새가 피었다 [15:40]
▲ 청주시내와 오창읍을 이어주는 엘지교 [15:41]
▲ 가을은 역시 억새의 계정이다 [15:42]
▲ 수크령 군락지 뒤로 보이는 엘지교 [15:44]
▲ 중부고속도로가 지나가는 남촌교 [15:48]
▲ 물에 잠겨 있는 산책로: 진행 불가 [15:57]
▲ 자전거도로 쪽에서 바라본 산책로 [16:00]
16:01 자전거도로와 나란히 가고 있는 산책로에 도착했다. 어떻게 하지? 옥산까지 갔다 올까? 그냥 여기서 집으로 가? 사람 마음은 간사하다. 팔결교로 가는 계획이 틀어지고 나니 그냥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진다. 그래, 이 정도면 많이 걸었어. 오늘만 날인가 뭐. 무심천교가 가까워졌는데 자전거를 타고 가던 사람이 '야!' 하고 소리를 지른다. 나? 너는 누구?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다니기 때문에 사람을 알아보기가 힘든데 헬멧에 색안경까지 썼으니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안경 벗고 마스크를 아래로 내리니 사람 얼굴이다. 너였구나. 모임을 세 개나 같이 하는 친구였다. 서로 안부를 묻고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만나는 사이라서 긴 대화가 필요치 않았다.
▲ 자전거도로 옆으로 나 있는 산책로에 도착 [16:01]
▲ 중부고속도로가 지나가는 남촌교 [16:05]
▲ 바람이 불고 있는 무심천 산책로 [16:08]
▲ 오창읍과 청주시내를 이어주는 엘지교 [16:12]
▲ 예전 4대 강 사업 때 조성한 산책로 [16:16]
▲ 정적만 감돌고 있는 파크골프장 [16:22]
▲ 갈림길 지점인 무심천교 앞에 도착 [16:35]
▲ 무심천교를 건너간다 [16:36]
▲ 무심천교에서 바라본 오창 방면 [16:36]
▲ 무심천교에서 바라본 까치내교 [16:37]
16:39 무심천교를 건넌 후 무심천 왼쪽을 따라 나 있는 산책로에 들어섰다.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발걸음이 가볍다. 충북선이 지나가는 무심철교 아래를 지나 조금 걸어가니 길 양쪽으로 수크령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한두 개만 피어 있을 때는 꽃 같지도 않던 것이 군락을 이루니 장관이다. 낙락장송은 고고하게 한 그루만 서 있어야 제맛이지만 이런 들풀들은 무리 지어 있어야 보기에 좋다. 인간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도자는 혼자서 힘을 발휘하지만 민중들은 집단으로 힘을 발휘한다.
▲ 3순환로가 지나가는 까치내교 [16:39]
▲ 충북선이 지나가는 무심철교 [16:46]
▲ 무심천 산책로 꽃내음길 안내판 [16:47]
▲ 수크령 군락지 뒤로 보이는 아파트 단지 [16:49]
▲ 길 양쪽에 수크령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16:49]
▲ 바람에 물결치고 있는 수크령 [16:50]
▲ 무심천 건너 아파트 단지 [16:54]
▲ 사람이 거의 없는 호젓한 산책로 [16:55]
▲ 쉼터 타일 바닥에 그려져 있는 글자 무심천 [16:57]
16:59 무심천 늪지에 부들이 피었다. 잎이 부들부들해서, 꽃이삭의 감촉이 부드러워 부들이라고 부른단다. 개망초꽃이 계란 프라이를 닮았듯이 부들은 핫도그를 닮았다. 핫도그가 긴 꼬챙이에 꿰어져 줄 지어 서 있는 모습이랄까. 율량천 수변 산책로에 들어섰다. 물줄기가 여전히 세차다. 먼 남쪽에서 10호 태풍 하이선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데 그때는 율량천은 다시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부들
한여름 연못에 가보면 마치 핫도그처럼 생긴 것을 줄기 끝에 달고 있는 길쭉한 식물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부들이다. 핫도그 같은 부분이 부들의 꽃이다. 잎이 부들부들해서, 또는 꽃이삭의 감촉이 부드러워 부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부들은 전국적으로 습지에 자생하는 여러해살이풀로, 햇볕이 잘 드는 습지에 자라는데, 도심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키는 1~1.5m 정도이다. 잎은 밑부분이 원줄기를 완전히 감싸고 있으며 길게 위로 올라온다. 잎의 크기는 길이가 80~130㎝, 폭이 0.5~1㎝로 털은 없다.
꽃은 6~7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암꽃의 경우 길이가 3~10㎝이고 윗부분에 달린다. 씨방에 대가 있고 암술머리는 주걱과 비슷하게 생겼다. 수꽃은 밑부분에 수염과 같은 털이 있다. 열매는 11월경에 달리며 길이가 7~10㎝로 적갈색이다. 열매 모양이 아주 특이해서 최근에는 꽃꽂이의 소재로 많이 이용되고 있고, 학교나 공원의 작은 연못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부들과에 속하며 좀부들이라고도 하나 좀부들은 별도로 취급하는 종이 있다. 부들이나 애기부들에 비해 작다고 해서 좀부들이라고 한다. 관상용으로 쓰이며, 꽃가루는 약재로 쓰인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필리핀 등지에 분포한다.
▲ 무심천 늪지에 피어 있는 부들 [16:59]
▲ 무심천의 지류인 발산천 [17:01]
▲ 물억새 군락지 안내판 [17:04]
▲ 2순환로가 지나가는 송천교 [17:05]
▲ 한적한 무심천 산책로 [17:09]
▲ 굴다리 아래를 지나면 율량천 수변 산책로가 나온다 [17:17]
▲ 율량천 수변 산책로 [17:19]
▲ 율량천을 흘러가는 물줄기가 여전히 세차다 [17:23]
▲ 율량천 수변 산책로에서 차도로 올라왔다 [17:32]
▲ 산책로 걷기 모두 마치고 사천동 아파트 귀환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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