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산-칼다봉-현월봉 산행기
◈ 일시: 2020년 9월 1일 화요일 / 흐림
◈ 장소: 아홉산 229m / 칼다봉 715m / 현월봉 977m / 경북 구미
◈ 코스: 구미역 → 아홉산 → 칼다봉 → 성안전위봉 → 현월봉 → 약사암 → 오형돌탑 → 할딱고개 →
대혜폭포 → 금오저수지 둘레길 → 구미역
◈ 거리: 16.8km
◈ 시간: 6시간 54분
08:40 구미의 진산 금오산에는 여러 갈레의 산행 코스가 나 있다. 그동안 금오산을 몇 번 오르내리면서 대부분의 산행 코스를 걸었는데, 딱 하나 아직 걸어보지 못한 코스가 있으니 그게 바로 칼다봉 코스다. 코로나19로 인해 단독산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그래 오늘은 금오산 칼다봉 코스를 걸어보자. 지도 검색, 어? 구미역에서 칼다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네. 그렇다면 굳이 차를 가져갈 게 아니라 기차를 타고 가도 되겠구나.
청주 사천동 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서 913번 버스에 승차, 청주대교에서 502번 버스로 환승한 후 조치원을 향해 달려갔다. 조치원역에서 10시 14분에 출발하는 구미행 새마을호 기차에 올라보니 자리가 텅텅 비었다. 오늘이 평일인 데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여행을 자제하는 편이라 그런 모양이다. 사람이 많든 적든 아무런 불평도 없이 기차는 달려간다.
한 시간 삼십 분을 달려 구미역에 도착, 대합실을 빠져나와 이정표가 가리키는 금오산 쪽으로 내려갔다. 구미역 바로 뒤에서 칼다봉으로 가는 길이 나 있어 산행 들머리를 찾아 나섰는데... 없다. 못 찾겠다 꾀꼬리. 능선 끝머리에 있는 금강사 안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산으로 가는 길을 막아놓았다. 그것 참! 그렇다면 일단 도로를 따라가면서 들머리를 찾아보아야겠네.
▲ 사천동 아파트 앞 버스정류장: 913번 버스 승차 [08:46]
▲ 청주대교 버스정류장에서 502번 버스 승차 [09:12]
▲ 조치원역에 도착 [10:08]
▲ 10시 14분발 구미행 기차 탑승을 기다리는 중 [10:14]
▲ 열차승차권: 구미 도착 시각은 11시 45분 [10:15]
▲ 열차 안이 텅텅 비었다 [11:26]
▲ 구미역에서 하차 [11:50]
▲ 금오산 방면으로 진행 [11:52]
▲ 금오산 금강사 일주문 [11:55]
▲ 금강사 안으로 들어갔으나 산으로 가는 길을 막아놓았다 [11:57]
12:00 도로 오른쪽 옹벽에 걸쳐 있는 사다리를 발견했다. 보아하니 산으로 올라가는데 이용되고 있는 것 같다. 사다리를 이용해 옹벽을 올라선 다음 조금 이동을 했더니 빙고! 번듯한 산길이 나타났다. 그런데 길의 상태로 보아 능선으로 올라오는 들머리가 근처에 따로 있는 것 같다. 어쨌든 길을 찾았으니 이제는 칼다봉까지 올라갈 일만 남았네. 주민들이 많이 찾는 코스인지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쉼터가 연달아 나타났다.
▲ 옹벽에 걸쳐 있는 사다리 [12:00]
▲ 능선에 나 있는 길을 찾았다 [12:02]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2:11]
▲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쉼터 [12:16]
▲ 쉼터에 박혀 있는 삼각점 [12:17]
▲ 주민들이 많이 찾는 길이라 쉼터가 많다 [12:19]
▲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 [12:25]
▲ 애완동물은 데려오지 마세요 [12:31]
▲ 오르막 통나무 계단길 [12:35]
12:38 올레길 전망대에 도착했다. 이름이 올레길 전망대이지만 올레길에 있는 전망대가 아니라 금오저수지 호반에 설치되어 있는 올레길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였다. 전망대를 떠나 15분 정도 걸어가자 허름한 돌탑이 서 있는 해발 229m의 아홉산 정상인데 돌탑 외에 별 다른 표지는 없었다. 선기동 갈림길 지점을 지나 환경연수원 방향으로 내려간다.
▲ 데크로 만든 올레길 전망대 [12:38]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금오산 올레길 [12:38]
▲ 전망대에서 바라본 칼다봉과 현월봉 [12:39]
▲ 올레길 전망대에 서 있는 이정표: 환경연수원 쪽으로 진행 [12:39]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2:46]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2:51]
▲ 해발 229m의 아홉산 정상에 있는 돌탑 [12:55]
▲ 아홉산 정상에서 바라본 구미 시내 [12:56]
▲ 선기동 갈림길 이정표: 환경연수원 쪽으로 진행 [13:00]
13:04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을 지나 사거리 안부에 내려섰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칼다봉 쪽으로 20분 정도 걸어가자 현수막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칼다봉 등산로 정비공사 관계로 전면 폐쇄. 엉? 그런데 기간을 보니 8월 17일까지였다. 날짜가 지났네, 그렇다면 통과. 현수막 아래를 지나면서 칼다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한동안 힘을 좀 써야 할 것 같다.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3:04]
▲ 사거리 안부로 가는 길 [13:12]
▲ 사거리 안부에 서 있는 이정표: 칼다봉 쪽으로 진행 [13:14]
▲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 [13:19]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3:23]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3:32]
▲ 출입금지기간은 8월 17일까지 [13:34]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3:43]
▲ 경사가 조금 있는 오르막길 [13:49]
▲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성저수지 [13:54]
14:12 길 옆에 적당한 바위가 있어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혼자 빵을 입으로 뜯으며 두유를 마신다. 단내를 맡고 벌 한 마리쯤 날아올 만도 한데 오늘은 사방이 조용하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출발, 밧줄이 늘어져 있는 구간을 두어 번 지나 한참을 올라가자 해발 715m의 칼다봉 정상이다. 이정표가 서 있는 정상에 표지석은 없고 사각형 표지판이 정상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14:12]
▲ 오늘 점심 메뉴는 빵과 두유 [14:15]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 [14:28]
▲ 전망대 조망: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김천시 아포읍 대성리 [14:30]
▲ 전망대 조망: 대성저수지와 구미 시내 [14:30]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 [14:35]
▲ 걷기 좋은 능선길 [14:40]
▲ 칼다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정상 쪽으로 진행 [14:51]
▲ 해발 715m 칼다봉 정상에 서 있는 표지판 [14:51]
▲ 칼다봉 정상 조망: 김천시 아포읍 대성리 방면 [14:51]
14:55 칼다봉 정상에서 잠시 생각에 들어갔다. 오늘 원래 계획된 산행 코스는, 칼다봉에 오르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대혜폭포를 거쳐 구미역으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 막상 칼다봉 정상에 올라보니 금오산의 주봉인 현월봉이 코 앞인데 어떻게 그냥 내려갈 수 있단 말인가. 그래, 여기서 그냥 내려가는 것은 현월봉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가자, 현월봉으로!
사실, 칼다봉 정상까지 올라오는 길이 가파르고 힘이 들지 칼다봉에서 현월봉으로 가는 길은 경사가 완만해서 크게 힘이 들지는 않는다. 지금 걷고 있는 길은 금오산성 외성 성벽길이라 그런지 성돌이 계속 눈에 들어온다. 해발 852m의 성안전위봉에 도착한 후 예전 성안마을이 있던 곳으로 내려갔다. 성안마을에는 해방을 전후해서 10여 가구가 살았다고 한다.
▲ 칼다봉 정상 출발: 현월봉 정상은 안개에 싸여 있다 [14:55]
▲ 오르막 철계단 [15:03]
▲ 조망처에서 바라본 금오저수지와 구미 시내 [15:04]
금오산성
경상북도 구미시에 있는 해발 976m의 험준한 금오산의 정상부와 계곡을 감싸 내외성 2중으로 돌로 쌓아 만든 산성이다. 내성은 정상부에 테를 두른 모양으로 쌓았는데 둘레가 10리나 되며, 험한 절벽에는 따로 성벽을 쌓지 않았다. 외성은 계곡을 감쌌는데 둘레가 5리나 되며, 내외성벽의 길이는 6.3㎞나 된다. 금오산성은 고려 시대 이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옛 성터로, 고려 말에 선산, 인동, 개령, 성주 백성들이 왜구를 피해 이곳에 들어와 성을 지켰으며, 이곳에 군량과 무기를 비축해 두었던 군창을 두었다.
조선 태종 10년(1410)에 국가적 계획으로 성을 크게 고쳐 쌓았으며, 임진왜란 때 이 산성의 전략적 중요성이 인식되어 선조 28년(1596)에 다시 고쳐 쌓았다. 인조 17년(1639)에 외성을 쌓는 확장공사가 시행되어 이중의 산성이 되었고, 고종 5년(1868)에 새로 고쳐 쌓았다. 기록에 의하면 성 안에 1개의 계곡과 여러 개의 연못, 우물이 있었으며, 대혜창과 내성창이라는 창고, 군기고, 진남사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내외성의 문터, 적이 알 수 없게 만든 작은 성문인 암문의 형체, 건물터들이 남아있다. 한편, 성 안에는 고종 5년(1868) 무렵에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금오산성 중수송공비가 성을 쓸쓸히 지키고 있다.
▲ 금오산성 성돌 [15:10]
▲ 금오산성 성돌 [15:16]
▲ 금오산성 성돌 [15:20]
▲ 성안전위봉으로 올라가는 길 [15:25]
▲ 해발 852m 금오산 성안전위봉 정상 표지판 [15:30]
▲ 성안에 내려서면 만나는 장승들 [15:37]
▲ 습지와 성안마을 안내판 [15:38]
15:40 성안에서 현월봉으로 올라가는 길에 들어섰다. 몇 번 걸어본 적이 있어 눈에 익은 길이다. 금오산성 중수 송공비를 지나자 통나무 계단길이 한동안 길게 이어졌다. 멋진 표지석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해발 976m의 금오산 현월봉 정상에 도착, 잠깐 숨을 돌린 후 약사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때 모습을 드러낸 또 하나의 표지석, 2014년 9월 이전까지 정상으로 여겨지던 곳에 설치된 표지석이었다.
▲ 현월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 진입 [15:40]
금오산성 중수 송공비
경상북도 구미시 남통동에 있는 조선말 흥선대원군이 금오산성을 수축한 후 세운 송덕비. 조선 말 흥선대원군이 1866년(고종 3)의 병인양요 후 유비무환의 자세로 국방을 튼튼히 하기 위하여 전국의 여러 산성을 수축할 때, 금오산성도 함께 수축되었다. 송공비에 따르면 이때 내성을 수축했는데 누각 규모가 100여 칸에 이르렀고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아와 군창을 새로 건립하였다고 되어 있다. 이런 여러 사항을 비석에 새겨 기록하였는데, 그것이 금오산성 중수송공비이다.
▲ 금오산성 중수 송공비 [15:41]
▲ 오르막 통나무 계단길 [15:44]
▲ 다시 이어지는 오르막 통나무 계단길 [15:52]
▲ 고압선 철탑 옆을 지나간다 [15:57]
▲ 금오산 현월봉 정상부에 서 있는 통신탑 [16:02]
▲ 해발 977m 금오산 현월봉 정상 표지석 [16:03]
▲ 2014년 9월 이전까지의 정상 표지석 [16:05]
▲ 금오산 산행 하산 시간 안내판 [16:05]
▲ 이정표가 서 있는 곳에서 폭포 쪽으로 진행 [16:06]
16:09 약사암 일주문인 동국제일문을 지나 약사암 경내로 내려간다.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진 약사봉 아래에 자리한 약사암에는 구름다리를 건너야 갈 수 있는 종각이 있다. 그동안 약사암에 들를 때마다 종각으로 가는 길이 통제되어 있었는데 어라? 문이 열려 있다. 오호, 이게 웬 횡재냐. 생전 처음 구름다리를 건너 종각으로 건너와 보니, 약사암과 약사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 현월봉에 오른 것은 신의 한 수였다.
금오산 약사암
경상북도 구미시 남통동 금오산 정상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이다. 기암절벽 아래 자리한 약사암은 신라시대에 창건되었다고 전래되고 있다. 그러나 당시의 유적은 전하는 것이 없으며, 현존하는 당우도 모두 근세에 이루어진 것이다. 약사암의 중심 전각은 약사전인데 기암절벽 밑에 남쪽을 향하여 건립되어 있으며 북쪽의 소봉상 아래에도 남쪽을 향한 요사 한 동이 지어져 있다.
요사 좌측으로 300미터 지점의 바위에는 보살입상(보물 제490호)이 선각되어 있다. 약사전 안에 봉안된 석조약사여래좌상은 수도산 수도암, 황악산 삼성암의 약사불과 함께 3형제 불상이라고 불리며 세 불상이 함께 방광(放光)을 했다고 전하고 있다. 또한 이 절의 동쪽 암벽에는 약수가 용출하고 있는데, 옛날에는 이 구멍에서 쌀알이 하나씩 떨어졌다는 전설이 전한다. 이 약사암은 옛날부터 참선도량으로 유명해서 오늘날까지 수행승뿐만 아니라 불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 약사암 일주문인 동국제일문 [16:09]
▲ 약사암 경내로 내려가는 길 [16:11]
▲ 구미 약사암 석조여래좌상 안내문 [16:12]
▲ 약사암 약사전 [16:12]
▲ 약사전 안에 있는 석조여래좌상: 화강암에 금을 입혔다 [16:12]
▲ 종각으로 가는 구름다리가 열려 있다 [16:13]
▲ 생전 처음 들른 약사암 종각 [16:14]
▲ 종각에서 바라본 약사암과 약사봉 [16:14]
▲ 종각에서 내려다본 구미 시내 [16:15]
▲ 종각에서 바라본 구름다리 [16:15]
16:16 약사암을 떠나 마애석불 쪽으로 간다. 2019년 8월에 걸었던 길이라 눈에 익은 곳이 많다. 법성사 갈림길 지점을 지나 백운봉 둘레 따라 나 있는 길에 들어섰다. 2019년 8월에 준공한 194계단을 내려간 다음 보물 제490호로 지정되어 있는 구미 금오산 마애여래입상이 서 있는 곳에 도착했다. 이 입상의 가장 큰 특징은 평평한 바위벽에 새긴 것이 아니라 바위벽과 바위벽이 만나는 모서리에 새겼다는 것.
▲ 약사암 마당에 서 있는 이정표: 마애석불 쪽으로 진행 [16:16]
▲ 법성사 갈림길 지점: 왼쪽으로 진행 [16:25]
▲ 둘레길 194계단 [16:30]
▲ 고통을 극복하고 속 비우고 사는 나무 [16:31]
▲ 계단 왼쪽에 있는 석간수 [16:32]
▲ 지금 걷고 있는 길이 금오산 둘레길인가 [16:33]
▲ 뿌리를 뒤집고 사는 나무 [16:33]
▲ 열여섯 쌍둥이 단풍나무 [16:36]
구미 금오산 마애여래입상
1968년 12월 19일 대한민국의 보물 제490호 금오산 마애보살입상으로 지정되었다가, 2010년 8월 25일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절벽의 바위면을 깎아 만든 높이 5.5m의 고려시대 마애여래입상으로, 암벽의 모서리 부분을 중심으로 양쪽에 조각된 특이한 구도를 보여준다. 얼굴은 비교적 원만하고 부피감도 있지만, 가는 눈과 작은 입에서 신라시대의 마애여래입상과는 다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어깨나 팔의 부드러운 굴곡은 얼굴에 어울리는 형태미를 묘사하고 있어서 상당한 수준의 조각가에 의해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옷자락을 잡고 있는 오른손이나 지나치게 큰 왼손, 둔중하게 묘사된 두 발, 경직된 U자형의 옷 주름 등에서 신라시대보다 둔화되고 위축된 고려시대 조각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불상이 딛고 서 있는 반원형의 연꽃 대좌와 부처의 몸 전체에서 나오는 빛을 형상화한 광배에서도 나타난다. 이 마애여래입상은 얼굴, 신체, 옷 주름, 광배 등에서 신라시대 보살상보다 형식화가 진전된 고려시대의 마애여래입상으로 볼 수 있다.
▲ 보물 제490호인 구미 금오산 마애여래입상 [16:38]
▲ 구미 금오산 마애여래입상 안내문 [16:39]
16:42 오형돌탑 갈림길 지점에 도착했다. 작년 8월에 왔을 때 시간이 없어 들르지 못했는데 오늘은 사정이 다르다. 오형돌탑공원은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도 소개된 가슴 아픈 사연을 담고 있는 명소다. 할아버지의 손자에 대한 사랑의 결실이다. 오형돌탑은 10살 때 패혈증으로 저 세상으로 떠나버린 손자를 좋은 곳으로 보내기 위해 할아버지가 쌓은 돌탑으로, 오형은 금오산의 오, 손자 이름인 형석의 형을 합쳐서 만든 말이다. 돌탑들을 둘러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10년 간의 노력이 절대 헛된 것이 아니었다.
오형돌탑
세상에 이런 일이란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사연에 의하면, 뇌병변 장애로 인해 손자 형석이는 태어날 때부터 말하지도 걷지도 못했다. 형석이 할아버지는 아픔을 겪고 있는 손자를 위해 자식들을 대신해 돌봐왔는데, 형석이는 10살이 되던 해에 갑작스러운 패혈증으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태어나 등교를 단 하루밖에 못 한 형석이를 위해 '오형학당'이라는 이름의 돌탑을 쌓게 되었고, 손자를 그리는 안타까운 마음에 하나둘씩 쌓은 돌탑은 어느새 금오산의 상징이 되었다.
▲ 오형돌탑 가는 길을 알려주는 돌탑 [16:42]
▲ 오형돌탑공원에 도착 [16:43]
▲ 쌍 거북 뒤로 칼다봉이 흐릿하게 보인다 [16:44]
▲ 오형돌탑공원에 있는 돌탑들 [16:44]
▲ 오형돌탑공원에 있는 돌탑들 [16:44]
▲ 오형돌탑공원에 있는 돌탑들 [16:45]
▲ 오형돌탑 안내문: 손자를 향한 할아버지의 사랑이 그대로 묻어난다 [16:46]
▲ 오형돌탑공원에 있는 돌탑들 [16:47]
▲ 오형돌탑공원에서 내려다본 금오저수지와 구미 시내 [16:47]
▲ 오형돌탑공원에 있는 돌탑들 [16:48]
16:48 오형돌탑공원에서 하산길 이정표를 따라 조금 걸어간 다음 다시 둘레길과 만나 5분 정도 걸어가자 현월봉에서 약사암을 거치지 않고 대혜폭포로 내려가는 길이 나타났다. 하산 시작, 삼거리에서 할딱고개까지는 돌계단과 흙길, 데크 계단으로 이루어진 말 그대로 급경사 내리막길이었다. 그런데, 지금 시간이 오후 5시인데 올라오고 있는 사람들은 뭐지? 지금 올라가면 언제 내려오나? 금방 어두워질 텐데...
▲ 오형돌탑 입구 쌍룡문: 하산길 쪽으로 진행 [16:48]
▲ 약사암에서 내려오는 둘레길과 다시 만나는 지점 [16:51]
▲ 짧은 스크리 구간 [16:53]
▲ 삼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 [16:56]
물봉선
물봉선, 한 여름 물기가 많은 숲에 들어가면 흔히 반겨주는 꽃이다. 진한 분홍색 통꽃을 보면 이제 막 화장을 배우는 여인의 작은 입술처럼 아름답다. 봉선화 하면 우리 자생화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봉선화, 코스모스, 맨드라미... 다들 외국이 원산으로 이 땅에 들어와 사는 초화류 들이다. 오늘의 꽃인 물봉선은 봉선화와는 같은 집안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 나는 전형적인 자생식물이다.
물봉선은 지구 상에 850종이나 분포하는 대가족 식물로 주로 열대나 온대지방에 폭넓게 분포한다. 길가나 뜰 여기저기 심는 봉선화는 같은 속 식물이긴 하지만 종이 다르며 화단용으로 개량되어 나온 품종들이 많다. 물봉선은 자라는 곳의 환경이나 해발에 따라 계통들이 다르게 분포한다. 가장 흔한 것이 일반 물봉선인 분홍색 꽃인데 주로 평지의 습지나 물가에 나며, 해발 600m 이상 올라가면 노랑물봉선이나 흰물봉선들이 주류를 이룬다.
▲ 물봉선이 꽃을 피웠네 [16:56]
▲ 내리막 돌계단이 한참 동안 이어진다 [16:58]
▲ 대혜폭포 800m 전 이정표 [17:07]
▲ 잔돌이 깔려 있는 내리막길 [17:19]
▲ 할딱고개로 내려가는 데크 계단 [17:23]
▲ 할딱고개에 서 있는 안내판 [17:24]
17:25 할딱고개 왼쪽에 있는 암봉에 올라서니 현월봉과 백운봉이 보이는가 하면 금오저수지 뒤로 펼쳐져 있는 구미시내 모습도 보였다. 할딱고개에서 대혜폭포까지는 계속 데크 계단이다. 13년만에 찾은 대혜폭포는 그때와는 달리 물이 거의 흐르지 않고 있었다. 사실, 물이 흐르지 않는 폭포는 폭포가 아니다. 대혜폭포를 지나면서 걷기 좋은 널찍한 길이 계속 이어졌다. 한 가지 신기한 사실은 지금 오후 5시가 훌쩍 넘은 시간인데 많은 사람들이 길을 따라 올라오고 있다는 것,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것도 주말이 아닌 평일에.
▲ 할딱고개에 있는 암봉: 정면으로 도선굴이 보인다 [17:25]
▲ 할딱고개 암봉에서 바라본 현월봉과 백암봉 [17:25]
▲ 할딱고개 암봉에서 바라본 금오저수지와 구미 시내 [17:25]
▲ 대혜폭포로 내려가는 데크 계단 [17:26]
대혜폭포(大惠瀑布)
금오산 정상 근처 산성 안에는 1595년경 임진왜란 당시 만들어진 아홉 개의 우물과 일곱 개의 못이 있어 거기서 비롯된 큰 계곡을 대혜계곡이라 하였고, 그곳에서 형성된 폭포를 대혜폭포라고 하였다. 또 그 물이 여울을 이루어 구미 지방의 용수 공급에 큰 혜택을 주었다는 의미에서 대혜폭포라 불렸다는 설도 있다. 대혜폭포는 금오산을 울리는 소리라는 뜻의 명금폭포로 불리기도 한다.
대혜폭포를 통과해서 하류로 흐르는 물은 남통천이라 불리며 금오저수지의 수원이 되어 금오천으로 흘러 낙동강과 합류한다. 가장 많이 찾는 등산로에 위치한 대혜폭포는 그 자체로 등산객들에게 계절마다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주변의 능선, 도선굴, 약사암 등과 어우러져 금오산 관광의 백미를 구성한다. 왼쪽의 짧은 능선과 오른쪽의 긴 바위 능선 사이에 패인 골짜기로 떨어지는 높이 28m의 대혜폭포는 여름철 강우량이 많을 때 보면 큰 폭포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내리며 부서지는 물보라와 폭풍 같은 냉풍이 주위를 시원하게 한다. 갈수기에는 떨어지는 물의 양이 극히 적어 물방울이 휘날릴 정도에 지나지 않았으나, 지금은 폭포 위에 폭포 수량을 조절할 수 있는 대혜담이란 조절지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금오산도립공원 매표소를 지나 조금 올라가면 케이블카 승강장이 나온다. 현재 대혜폭포 부근까지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 물이 거의 떨어지지 않고 있는 대혜폭포 [17:32]
▲ 금오산에는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17:37]
▲ 해운사: 신라 말기에 도선국사가 창건 [17:38]
▲ 운흥정: 지하 168m 알칼리성 석간수 [17:38]
▲ 금오산성 대혜문 [17:42]
▲ 금오산성 안내도 [17:43]
17:46 대혜문을 지나면서 다시 데크길이 이어졌다.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걷기 좋은 길이다. 탐방 안내소를 지나자 나타난 주차장, 꽤 넓은 공간에 빈자리 없이 차량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내려오면서 만났던 사람들이 타고 온 차량들인 모양이다. 지금이 저녁 먹을 시간인데 이 사람들은 밥도 안 먹고사나? 애국지사 박희광의 동상이 서 있는 곳에서 금오저수지 둘레에 조성되어 있는 올레길에 들어섰다.
▲ 걷기 좋은 데크길 [17:46]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데크길 [17:48]
▲ 탐방안내소 앞에 도착 [17:54]
▲ 주차장이 차량들로 가득하다 [17:56]
▲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17:58]
박희광(朴喜光)
박희광은 1901년 2월 15일 경상북도 구미시 봉곡동에서 태어났다. 1910년 아버지를 따라 만주로 이주하였고, 1916년 봉천성 남성자 학교를 졸업하였다. 1919년 통의부에 입대하여 제5 중대에서 6개월간 군사 훈련을 받고 만철 연선과 한만 국경 지대에서 관동군 진로를 봉쇄하기 위한 작전에 참여하였다. 1924년 통의부의 명령에 따라 김광추, 김병현과 함께 전문 특공 대원으로 친일파 숙청 작업을 담당하였다. 같은 해 6월 1일 여순의 조선인회 서기인 친일파 정갑주 부자를 살해하였고, 6월 7일에는 만주 보민단을 조직하여 온갖 만행을 저지르는 친일파 최정규의 집을 습격하여 그의 장모와 부하를 사살하였다. 이토 히로부미의 수양딸 배정자와 일진회 회장 이용구의 암살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다.
같은 해 7월 22일에는 봉천의 일본 영사관에 폭탄을 투척했으나 불발되어 실패하였다. 같은 날 봉천 금정관에서 군자금을 빼앗아 달아나다 중국 경찰에 붙잡혀 일본 경찰로 넘겨졌다. 관동 지방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고, 여순 고등 법원에서 무기 징역을 선고받고 여순 감옥에서 20년을 복역하다 감형되어 1943년 출감하였다. 1944년 고향으로 돌아와 결혼하였고 1949년 처가인 칠곡군 왜관읍으로 이주하였다. 천주교에 귀의하여 왜관 성당에서 세례를 받았고 1970년 1월 22일 서울 원호 병원에서 사망하였다. 묘소는 국립 서울 현충원에 있다. 관동성 지방 법원 재판 기록이 게재된 1924년 9월 1일 자 동아일보 기사가 발견되어 박희광의 행적이 입증됨으로써 1968년 건국 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1984년 경상북도 구미시 남통동 금오산 도립 공원 입구에 동상이 세워졌으며, 애국지사 박희광 선생 기념 사업회에서 박희광의 생가 복원과 추모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 애국지사 박희광 선생 동상 [18:04]
▲ 금오산 올레길 안내도 [18:04]
▲ 금오산 올레길이 조성되어 있는 금오저수지 [18:05]
▲ 금오저수지 안내도 [18:06]
▲ 수변 데크길을 따라 진행 [18:07]
18:09 수변 데크를 걸어가면서 금오저수지 수면 위에 만들어진 자연의 작품을 감상한다. 산과 호수가 만들어낸 수묵담채화가 둘레길을 걷는 동안 계속 펼쳐졌다. 자연이 산과 호수를 이용해 배운 적도 없는 데칼코마니 기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요 자연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그림이다. 수변 데크길 끝나는 지점, 호수 뒤로 보이는 금오산의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 산과 호수가 만들어낸 수묵담채화 [18:09]
▲ 호수 건너편으로 보이는 수변 데크길 [18:10]
▲ 앞으로 가야 할 수변 데크길 [18:17]
▲ 산과 호수가 만들어낸 수묵담채화 [18:18]
▲ 산과 호수가 만들어낸 수묵담채화 [18:20]
▲ 정면으로 보이는 금오산 현월봉 [18:22]
▲ 호수 가운데를 지나가는 데크길 [18:23]
▲ 산과 호수가 만들어낸 수묵담채화 [18:24]
▲ 정면으로 보이는 현월봉이 우뚝하다 [18:26]
▲ 현월봉과 칼다봉이 보이는 풍경 [18:28]
18:28 수변 데크길을 마감하고 금오저수지 제방 위에 올라섰다. 이제부터는 도로를 따라 구미역까지 걸어가야 한다. 제방 사면에 지그재그로 나 있는 길을 내려온 후 구미천 왼쪽을 따라 나 있는 산책로에 들어서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태풍 마이삭이 올라오고 있다는데 슬슬 조짐이 나타나는 건가. 다 끝나가는데 조금만 더 참아주지. 다행히 비는 곧 그쳤다.
구미역에 도착해 알아보니 7시 40분발 새마을호가 조치원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기차였다. 일단 승차권을 끊은 후 남은 40분 정도의 시간을 이용해 저녁을 먹기로 했다. 구미역 앞에 있는 구미 새마을 중앙시장에 들러 김가네 식당에서 순대국밥을 저녁으로 먹고 기차에 탑승한 후 조치원역에 도착한 시각이 9시 12분. 역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502번 버스로 청주 귀환, 상당공원 정류장에서 841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보니 시계가 10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오늘 구미 금오산 산행에서는 이전 산행에서와는 다르게 얻은 소득이 몇 가지 있어 적어본다.
첫째, 처음으로 칼다봉과 성안전위봉에 오른 것
둘째, 처음으로 약사암 종각 구름다리를 걸어본 것
셋째, 처음으로 오형돌탑공원에 들른 것
넷째, 처음으로 금오저수지 둘레길을 걸은 것
▲ 금오저수지 제방 위에 올라섰다 [18:28]
▲ 올레길 건강걷기 코스 안내판 [18:31]
▲ 금오천 왼쪽을 따라 나 있는 산책로 [18:34]
▲ 구미역에 도착 [18:47]
▲ 구미역 앞에 있는 구미새마을 중앙시장 먹자골목 [18:55]
▲ 저녁을 먹은 김가네 식당 메뉴 [18:59]
▲ 섞어내장국밥 상차림 [19:03]
▲ 7시 40분발 서울행 새마을호 탑승 기다리는 중 [19:34]
▲ 조치원역에 도착 [21:17]
▲ 조치원역 앞에 서 있는 청주행 502번 시내버스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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