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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제주 오름

2020.05.08. [제주 오름 9] 마보기오름/영아리오름

by 사천거사 2020. 5. 18.

마보기오름-영아리오름 탐방기

◈ 일시: 2020년 5월 8일 금요일 / 맑음

◈ 장소: 마보기오름 560m / 영아리오름 685m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코스: 1115번 도로 핀크스호텔 건너편 → 마보기오름 → 영아리오름 → 영아리 습지 → 

           마보기오름 → 1115번 도로

◈ 거리: 6.5km

◈ 시간: 4시간 2분

◈ 회원: 우리 부부, 아들 부부


 

 

 


09:20   오늘은 제주도에 온 둘째 날,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 있는 동안 근처에 있는 오름에 다녀오기 위해 아들 부부와 함께 강정동 아파트를 나섰다. 제주도에는 모두 368개의 오름이 있는데 오늘 찾아가는 곳은 마보기오름과 영아리오름이다. 1115번 도로를 따라 한림 쪽으로 달려가다 핀크스호텔 입구 건너편에 차를 세웠다. 도로변에는 이미 두어 대의 차가 세워져 있었다. 오름에 찾아온 사람들인가? 아니면 고사리를 꺾으러 온 사람들인가?

 

마보기오름 입구 표지판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삼나무 숲이 우리를 반겨준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는 삼나무 숲이 걷기에 참 좋다. 제주도에는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많은데 모양이 비슷해 잎을 봐야만 구별이 가능하다.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은 오르막길이 한동안 계속 이어졌다. 삼나무는 계속 나타났다. 오늘은 바람이 약간 불기는 하지만 구름이 없고 날도 서늘해서 걷기에 아주 좋은 날이다. 피톤치드가 쏟아지는 삼나무 사이를 걷는 것 자체가 하나의 힐링이었다.


▲ 강정동 아파트에서 바라본 고근산: 구름 때문에 한라산은 보이지 않는다 [09:27]

 

▲ 핀크스 골프 클럽 입구 맞은편 1115번 도로변에 주차 [09:50]

 

▲ 핀크스 골프 클럽 입구가 보인다 [09:50]

 

▲ 마보기오름 입구 표지판 [09:50]

 

▲ 삼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09:53]

 

▲ 돌담을 지나 계속 진행 [09:55]

 

▲ 경사가 완만한 오르막길 [09:58]

 

▲ 삼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09:59]

 

▲ 핀크스 골프장 왼쪽을 따라 진행 [10:01]


10:04   삼나무 숲길을 벗어나자 억새가 자라고 있는 개활지가 나타났고 고사리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사실, 오늘 마보기오름과 영아리오름을 찾은 이유는 근처에 고사리가 많다는 정보 때문이었다. 제주도는 볼거리도 많고 할거리도 많지만 그중에서 고사리 꺾기도 봄철 연례행사 중 하나이다. 제주도에서 고사리를 꺾는 시기는 대개 4월 한 달이지만 해발이 높은 곳에서는 5월에도 고사리를 꺾을 수 있다. 고사리밭에 들어섰으니 이제부터는 각개전투다. 서로 흩어져서 각자 꺾으면 된다. 해발 560m의 마보기오름 정상에는 포도호텔에서 설치한 정상 표지판이 하나 서 있었다.


▲ 억새가 자라고 있는 개활지에 도착 [10:04]

 

▲ 고사리를 찾아라 [10:07]

 

▲ 고사리 찾아 삼만리 [10:09]

 

▲ 벌써 이만큼 꺾었어요 [10:11]

 

▲ 마보기오름 정상이 보인다 [10:18]

 

▲ 마보기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영아리오름 [10:24]

 

▲ 이만큼 또 꺾었어요 [10:24]

 

▲ 마보기오름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0:25]

 

▲ 마보기오름 정상 표지판 [10:27]


10:28   마보기오름 정상을 떠나 영아리오름으로 가는 길에도 주변에 고사리가 많이 보였다. 고사리 꺾을 시기가 조금 지나 잎이 핀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새로 돋아나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들도 꽤 많이 보였다. 그렇게 고사리를 꺾으며 영아리오름 쪽으로 진행하자 마침내 개활지가 끝이 나면서 다시 삼나무 숲길이 시작되었다. 이제부터 고사리는 잠시 잊고 영아리오름으로 올라가는 일에 열중해야 한다. 삼나무 숲길은 조금 애매한 구간도 있지만 길을 따라 설치한 파란색 줄을 따라가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 마보기오름 정상을 떠나 영아리오름 쪽으로 [10:28]

 

▲ 고사리야 나와라 [10:38]

 

▲ 고사리가 어디에 있지? [11:01]

 

▲ 열심히 고사리를 꺾고 있는 아내 [11:03]

 

▲ 내 모습도 사진에 찍혔네 [11:05]

 

▲ 개활지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11:21]

 

▲ 개활지가 끝나면서 삼나무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 발견 [11:24]

 

▲ 줄딸기가 꽃을 피웠네 [11:31]

 

▲ 삼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1:35]

 

▲ 파란색 줄을 따라 진행 [11:38]

 

▲ 돌담 뒤에 서 있는 삼나무들 [11:40]


11:41   천남성 군락지를 만났다. 새로 돋아나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줄기의 모습이 귀엽기까지 하다. 저 줄기 끝에 아름다운 빨간 열매가 달리는데 사약의 재료로 사용될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고 한다. 이 예쁜 줄기가 독으로 변한다니 믿기가 어려울 정도다. '오름사랑회'라고 적힌 표지기를 만났다. 길이 갈라지는 지점인데 왼쪽은 습지를 거쳐 영아리오름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암릉길을 따라 영아리오름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왼쪽 길은 내려올 때 이용하기로 하고 일단 오른쪽 길로 걸음을 옮겼다.

 

길 옆에 적당한 공터가 있어 점심을 먹고 가기 위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오늘 점심 메뉴는 김밥, 컵라면, 그리고 막걸리 한 통. 꽃이 거의 다 떨어진 동백나무 아래에서 솔솔 불어오는 봄바람을 맞으며 먹는 김밥 맛이 그만이다. 행복이 뭐 별 건가, 이런 게 행복이지. 맛있는 점심을 먹으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영아리오름으로 올라가는 산길에 들어섰다. 한두 송이의 꽃을 달고 있는 동백나무 사이로 크고 작은 바위가 널려 있는 암릉길이 한동안 이어졌다. 길은 조금 험하지만 그리 위험한 수준은 아니었다.


천남성

 

본래 천남성은 남쪽에 뜨는 별을 뜻하는데, 식물에도 있다. 천남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이 식물의 성질이 양기가 강해 별 중 가장 양기가 강한 천남성을 빗대어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옛 책에는 호장(虎掌)이라고 소개했는데, 크고 둥근 덩이줄기 주변에 구형의 곁눈이 있는 것이 마치 호랑이 발바닥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뱀이 머리를 쳐들고 있는 것 같기도 해서 ‘사두화’라고도 했다.

 

천남성은 특히 옛날에 사약으로 사용되었다. 조선의 사악한 여인 장희빈에게 내린 사약이 바로 천남성 뿌리의 가루이다. 이렇듯 유독한 식물이지만 잘 사용하면 약으로도 쓰인다. 특히 밀가루 반죽과 섞어 수제비를 만들어 먹으면 담에 결렸을 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천남성은 숲의 나무 밑이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토양이 비옥하고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잘 자라며, 키는 20~50㎝이다. 줄기는 겉은 녹색이지만 때로는 자주색 반점이 있다. 줄기에 1개의 잎이 달리는데, 5~11개의 작은 잎으로 갈라진다. 잎은 길이가 10~20㎝이고 5~10갈래로 갈라지며 긴 타원형이다. 작은 잎은 양끝이 뾰족하고 톱니가 있다.

 

꽃은 5~7월에 피는데, 녹색 바탕에 흰 선이 있고 깔때기 모양으로 가운데 꽃차례 중의 하나인 곤봉과 같은 것이 달려 있다. 꽃잎 끝은 활처럼 말리는 것이 또한 독특하다. 열매는 10~11월에 붉은색으로 포도송이처럼 달린다. 천남성과에 속하며, 유독성 식물로 구근은 약용으로 쓰인다. 우리나라와 중국 동북부에 분포한다. 꽃말은 ‘보호’, ‘비밀’, ‘여인의 복수’, ‘장대한 아름다움’ 등 여러 가지가 있다.


▲ 다소곳이 고개 숙인 천남성 줄기 [11:41]

 

▲ 새 잎이 돋아나고 있는 나무 [11:42]

 

▲ 갈림길 지점에 서 있는 이정표: 오른쪽으로 진행 [11:44]

 

▲ 길을 안내하고 있는 표지기 [11:46]

 

▲ 길 옆 공터에서 점심 식사 [11:53]

 

▲ 점심 먹고 출발 [12:17]

 

▲ 어서 오세요 [12:20]

 

▲ 우리 여기 있어요 [12:21]

 

▲ 아직 동백꽃이 남아 있다 [12:22]

 

▲ 영아리오름 가는 길에서 만난 신록 [12:23]

 

▲ 길이 조금 거친 구간 [12:23]


12:25   잠시 동안 바위 사이로 나 있는 곶자왈 수준의 길을 걸어 해발 685m의 영아리오름 정상에 도착했다. 이곳 영아리오름은 표선 쪽에 있는 영아리오름과 구별하기 위해 '서영아리 오름'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용와이오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낡아빠진 나무 표지판이 영아리오름 정상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데 실제 정상은 여기서 조금 떨어져 있는 해발 693m의 봉우리라고 한다. 표지판이 있는 봉우리를 떠나 실제 봉우리로 가려고 왼쪽으로 내려갔는데 길이 없다. 이런! 하는 수 없이 길을 만들어가며 진행을 했더니 파란색 표지기가 하나 보였다. 길이 있는 모양이다.


▲ 곶자왈 수준의 길 [12:25]

 

▲ 전망대에서 사진 촬영 중 [12:26]

 

▲ 영아리오름 정상으로 가는 길 [12:27]

 

▲ 해발 685m 영아리오름 정상 표지판 [12:29]

 

▲ 영아리오름 정상에서 [12:29]

 

▲ 영아리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방면 [12:29]

 

▲ 건너편에 있는 봉우리가 실제 영아리오름 정상이라고 한다 [12:34]

 

▲ 영아리오름 정상부에서 아들 부부 [12:35]

 

▲ 길이 사라져 휴대전화로 검색 중 [12:36]

 

▲ 길이 없어져 개척 중 [12:39]

 

▲ 대충 내려간다 [12:44]

 

▲ 길아 나와라 [12:45]

 

▲ 길을 찾았으니 이쪽으로 오세요 [12:48]


12:49   다시 번듯하게 나 있는 길에 들어섰다. 가만히 살펴보니 영아리오름의 실제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인 것 같다. 실제 정상으로 가봐? 말어. 그런대로 잘 나 있는 길을 따라 잠시 진행하자 왼쪽으로 습지가 나타났다. 영아리 습지였다. 분화구가 아닌데도 이렇게 물이 고여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아까 올라갈 때 걸었던 삼나무 숲길에 다시 들어서서 이번에는 마보기오름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습지를 가운데에 두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를 걸은 것이다.


▲ 길을 찾았으니 이제 안심이다 [12:49]

 

▲ 주변이 거의 곶자왈 수준이다 [12:51]

 

▲ '헹기소'라고 불리는 영아리 습지: 헹기소는 물이 담긴 그릇을 말한다 [12:54]

 

▲ 길이 완전히 곶자왈 수준이다 [12:55]

 

▲ 아까 올라갈 때 걸었던 삼나무 숲길과 다시 만났다 [12:57]

 

▲ 걷기 좋은 삼나무 숲길 [12:58]

 

▲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13:02]

 

▲ 마보기오름으로 돌아가는 개활지에 들어섰다 [13:07]


13:14   마보기 오름으로 돌아가는 길에서도 고사리 채취는 계속 이어졌다. 아까 올라갈 때 어지간히 꺾은 것 같은데 그동안에 다시 돋아났는지 적지 않은 고사리들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마보기오름 정상에 다시 돌아왔다. 전망이 좋은 곳이라 한라산 방면과 산방산 방면이 잘 보였다. 차를 세워둔 1115번 도로변에 귀환, 차에 올라 집으로 돌아와 곧바로 채취한 고사리를 삶은 후 널어 말렸다. 꺾은 시간이 얼마 안 되지만 고사리 양이 굉장하다. 이렇게 해서 두 개의 오름을 오르면서 고사리도 채취한 가족 나들이는 무사히 끝이 났다.


▲ 마보기오름으로 돌아가는 길 [13:14]

 

▲ 고사리 그만 꺾고 갑시다 [13:21]

 

▲ 마보기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영아리오름 [13:31]

 

▲ 마보기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방면 [13:31]

 

▲ 마보기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산방산 [13:32]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길 [13:49]

 

▲ 삼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3:53]

 

▲ 차를 세워둔 1115번 도로변에 귀환 [13:55]

 

▲ 고사리를 삶기 위해 세척 중 [14:19]

 

▲ 삶은 고사리를 말리고 있는 중 [2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