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26
◈ 일시: 2019년 5월 18일 토요일 / 비, 맑음
◈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 스페인-포르투갈
◈ 코스: 비고 → 카스카다 → 세데이라 → 레돈델라 → 비고 → 포르투
◈ 거리: 16.0km / 걸은 거리 563.0km
◈ 시간: 3시간 49분
06:00 4시 30분에 잠에서 깼다. 6명 함께 쓰고 있는 룸 안은 숨소리만 조금씩 들려올 뿐 적막강산이다. 연 이틀 동안 좋은 곳에서 동숙인들을 잘 만나 코 고는 소리 안 듣고 잠을 푹 잘 잤다. 오늘은 레돈델라까지 걸어갔다 버스를 타고 이곳 비고로 와서 환승을 한 다음 포르투로 내려가는 날이다. 포르투 호스텔은 예약을 했고 문제는 12시에 출발하는 포르투행 버스를 비고에서 타느냐인데 조금 서두르면 가능할 것 같다.
아니, 레돈델라까지 걸어갔으면 계속 산티아고까지 가지 왜 포르투로 되돌아가는 거야? 그것은 바로 산티아고로 가는 포르투갈 길의 코스가 해안길과 중앙길 두 개이기 때문이다. 리스본에서 포르투까지는 두 개의 코스가 같은 길을 가지만 포르투에서 길이 갈라진다. 해안길은 포르투에서 서쪽 해안을 따라 스페인의 레돈델라까지 이어지고 중앙길은 포르투에서 내륙 지역을 따라 역시 레돈델라까지 이어진다. 레돈델라에서 합쳐진 두 길은 다시 하나가 되어 산티아고로 이어진다.
따라서 오늘 레돈델라까지 걸어가면 해안길이 끝나기 때문에 내일부터 중앙길을 걷기 위해 오늘 레돈델라에서 다시 포르투로 돌아가는 것이다. 5시에 일어나 배낭을 꾸린 후 5시 35분에 출발, 밖으로 나오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저쪽 하늘에는 별이 뜨고 보름달이 떴는데 이쪽 하늘에서는 비가 내린다. 이 지역의 봄철 날씨가 늘 이렇다. 캄캄한 새벽이지만 가로등 불빛이 길을 밝혀준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걱정할 것 없다. 곧 그칠 테니까. 잠시 후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스페인 날씨 그렇지 뭐.
▲ 캅스 호스텔(Kaps Hostel) 룸에 있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 [05:28]
▲ 캅스 호스텔 접수대 모습 [05:33]
▲ 비가 내리고 있는 비고 시내 거리 [05:45]
▲ 가로등 불빛만 비치고 있는 거리 [05:56]
▲ 비가 내리고 있는 비고 시내 거리 [06:12]
▲ 지금 바깥 온도는 영상 9도 [06:14]
▲ 마침내 까미노 표지를 만났다 [06:17]
▲ 비고 시내 거리 [06:25]
▲ 왼쪽으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 [06:34]
▲ 길 왼쪽으로 보이는 비고 리아(Ria de Vigo) [06:41]
06:51 숲 속으로 나 있는 도로를 감아돌자 비고 앞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길은 바다를 왼쪽으로 두고 계속 이어졌다. 새벽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이 하늘에 파란 기운이 가득하다. 해가 뜨고 있는지 바다 위 구름에 붉은 기운이 감돈다. 어, 저게 뭐야? 바다 건너편에 무지개가 떴네. 지금 이 시간에 무지개라니, 정말 해가 뜨고 있는 모양이다. 아니, 벌써 떴나?
▲ 숲 속으로 나 있는 도로를 따라 진행 [06:51]
▲ 차량은 보행자나 자전거로부터 1.5m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06:53]
▲ 길 왼쪽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 [07:02]
▲ 왼쪽에서 올라오는 도로와 만나는 지점 [07:09]
▲ 길 왼쪽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 [07:13]
▲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07:22]
▲ 갈리시아 지역 특유의 까미노 이정표 [07:25]
▲ 길 왼쪽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 [07:27]
▲ 어허, 아침에 무지개가 떴네 [07:28]
▲ 마을길을 따라 진행 [07:33]
07:41 마을길을 따라가던 까미노가 잠시 숲으로 들어갔다. 어허, 이게 뭐야? 작은 폭포가 있네. 어라, 물고기도 있네. 누군가가 길 옆에 있는 바위에 약간 색칠을 해서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어놓았다. 숲을 벗어나자 다시 왼쪽으로 바다가 보이고 또 숲으로 들어갔다 밖으로 나오니 또 바다가 보인다. 차량도 다니지 않고 사람도 거의 볼 수 없는 길, 이런 게 진정한 순례길의 모습이 아닐까.
▲ 마을길을 따라 진행 [07:41]
▲ 숲으로 들어가는 길에 진입 [07:46]
▲ 어? 작은 폭포가 있네 [07:49]
▲ 물고기 모양으로 변화시킨 바위 [07:51]
▲ 숲에서 나오자 다시 왼쪽으로 바다가 보인다 [07:55]
▲ 잠시 숲으로 들어간 길 [07:59]
▲ 트라이다(Traida) 도로를 따라 진행 [08:04]
▲ 마을도로를 따라 진행 [08:11]
▲ 길 왼쪽으로 보이는 란데 다리(Rande Bridge) [08:13]
▲ 유칼립투스 사이로 나 있는 길 [08:18]
08:29 임도 수준의 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너무나 조용하고 평화로운 길이다. 세데이라(Cedeira)에 있는 산토 안드레 성당(Igrexa de Santo André de Cedeira) 앞에 도착했다. 마당 한쪽에 있는 울타리에 다양한 모습의 가리비 껍데기가 전시되어 있는 풍경이 퍽 인상적이다. 세데이라 마을을 지나고 철도 아래에 있는 지하통로를 통과한 후 N-550 도로를 따라 해변길이 끝나는 지점인 레돈델라의 폰테아레아스(Ponteareas) 광장을 향해 계속 걸음을 옮겼다.
▲ 임도 수준의 널찍한 마을길 [08:29]
▲ 마을길을 따라 계속 진행 [08:37]
▲ 길 옆에 피어 있는 야생화 [08:45]
▲ 혼자 하는 그림자놀이 [08:49]
▲ 세데이라에 있는 성당(Igrexa de Santo André de Cedeira) [08:56]
▲ 다양한 모습의 가리비 껍데기 [08:57]
▲ 조형물이 있는 급수대 [08:58]
▲ 마을 도로를 따라 진행 [09:02]
▲ 철도 아래 지하통로 통과 [09:11]
▲ N-550 도로를 따라 진행 [09:13]
09:18 쉬지 않고 계속 걸었더니 9시 20분쯤 포르투갈 길 중에서 해변길이 끝나는 레돈델라의 폰테아레아스(Ponteareas) 광장에 도착했다. 여기서 포르투로 직접 가는 버스가 없기 때문에 일단 비고까지 버스로 간 다음 비고에서 포르투로 가는 버스를 환승해야 한다. 비고로 돌아갈 시간적 여유가 충분할 것 같아 내일부터 포르투에서 걸어올 중앙길과 만나는 지점을 확인한 후 길 옆에 있는 카페에 들어갔다. 보카디요스와 맥주를 시켰다. 역시 이 지역의 보카디요스는 양이 만만찮다. 그래도 다 먹어야 한다. 내일부터 또 걸으려면 먹어야 한다.
카페 직원에게 비고 가는 버스가 정차하는 곳을 물었더니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자전거 판매점 앞이었는데 정류장 표시가 없어 다시 한번 확인을 했다. 우리나라의 시내버스 같은 버스를 타고 비고에 도착, 4시간 걸려 걸어온 거리를 버스로 30분 만에 돌아왔다. 비고에 있는 버스 종점에서 내려 포르투행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터미널로 가려는데 위치를 잘 모르겠다. 검색도 하고 묻기도 한 끝에 위치 파악, 또 열심히 걷는다. 계속 언덕길이다. 어? 저거 어제 보았던 조형물인데... 이어서 어젯밤을 보낸 캡스 호스텔 간판이 보인고 오늘 아침에 걸었던 까미노도 보인다.
▲ 갈리시아 지역 특유의 까미노 이정표 [09:18]
▲ 레돈델라에서 포르투갈 순례길 해변길과 중앙길이 만나는 지점 [09:22]
▲ 카페에 들러 보카디요스와 맥주로 아침 식사 [09:24]
▲ 해변길과 중앙길이 서로 만나는 폰테아레아스(Ponteareas) 광장 [09:59]
▲ 자전거 판매점 앞에 비고로 가는 버스가 선다 [10:04]
▲ 비고 행 버스에 탑승 [10:20]
▲ 비고 시내버스 종점에 도착 [10:50]
▲ 에스파냐 광장(Plaza Espana)에 있는 원형교차로 [11:19]
▲ 지난밤을 묵었던 캅스 호스텔(Kaps Hostel) 건물이 보인다 [11:21]
11:30 비고 버스터미널 도착, 포르투로 가는 아우트나(autna) 버스 확인. 12시 출발, 13시 30분 포르투 도착. 실제로는 2시간 30분이 걸리는데 시차 한 시간을 적용하니 도착 시간이 오후 1시 30분이 된다. 버스는 4:30, 9:00, 12:00, 16:30, 19:00 이렇게 다섯 번 있는데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4:30과 16:30 버스는 다니지 않는다. 요금은 12유로. 기차는 8:58과 19:56 두 번 있고 2시간 22분 걸리며 요금은 11.95유로다.
버스에 올랐다. 요금은 버스기사에게 내면 된다. 승객은 그런대로 많은 편이다. 버스가 포르투갈에 들어가자 시간이 한 시간 줄어들었다. 시차 적용을 받은 모양이다. 포르투 종점에 버스가 도착했다. 지난 5월 12일에 포르투를 떠났으니 딱 6일 만에 돌아왔네. 오늘은 토요일, 주말을 맞아 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일단 예약을 한 호스텔에 먼저 들러보기로 한다.
▲ 비고 버스터미널에 도착 [11:30]
▲ 버스 터미널에 공간에서 롤러스케이트 기술 연습 중 [11:31]
▲ 비고에서 포르투로 가는 아우트나 버스 [11:36]
▲ 포르투 도착: 이제부터 포르투갈 시간 적용 [13:28]
▲ 포르투 시내를 다니는 전차 [13:35]
▲ 포르투 시내를 다니는 전차 [13:35]
▲ 6일 만에 다시 돌아온 포르투 시내 거리 [13:36]
▲ 포르투 시내를 다니는 관광용 차량 [13:37]
▲ 조안 롤링이 해리 포터를 썼다는 마제스틱 카페: 손님들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13:39]
13:44 예약을 한 라이트 포인트(Light Point) 호스텔 체크인 시각이 두 시라 여유가 생겼다. 그렇다면 어디 가서 간단히 점심이라도 먹고 갈까. 시내 번화가를 벗어나 조금 한가한 곳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닭고기 스테이크 구운 것과 혼합 샐러드, 맥주를 시켰다. 간단히 먹으려고 했는데 메뉴판을 보고 생각이 달라진 것이다. 그래, 일단 먹고 보자. 점심 실컷 먹고 저녁을 간단히 먹으면 그게 그거잖아.
맛있게 점심을 먹고 예약을 한 호스텔에 도착, 접수를 하고 침대를 배정받았다. 남성 전용 룸으로 이층 침대 10개, 가격 11유로에 침대도 깨끗하고 수건도 주고. 일주일 전에 이곳에서 묵었던 알마 포르투(Alma Porto) 호스텔보다 모든 면에서 더 나았다. 샤워하고 휴식. 같은 룸에서 오늘밤을 함께 보낼 우리나라 청년들이 여러 명 보인다. 저녁은 슈퍼에서 사 온 빵과 맥주 2병으로.
▲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는 포르투 시내 거리 [13:44]
▲ 식당 밖에 설치한 메뉴판 [13:45]
▲ 식당 내부 모습 [13:58]
▲ 혼합 샐러드 [14:08]
▲ 닭고기 스테이크 [14:09]
▲ 점심 먹고 호스텔을 찾아가는 중 [15:06]
▲ 예약을 한 라이트 포인트(Light Point) 호스텔 도착 [15:14]
▲ 호스텔 룸 내부 모습 [15:23]
▲ 저녁 식사는 호스텔 휴게실에서 간단히 빵과 맥주로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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