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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포르투갈 길

2019.05.16. [산티아고 까미노 포르투갈 길 24] 아 구아르다→바이오나

by 사천거사 2021. 6. 3.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24

 일시: 2019년 5월 16일 목요일 / 흐림 맑음 찬바람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 스페인

 코스: 아 구아르다 → 포르테셀로 → 오이아 → 포르투 모우가스 → 아스 마리나스  바이오나

 거리: 31.4km / 걸은 거리 519.9km

 시간: 7시간 36분


 

 

 

 

 

 


06:00  지난밤은 그런대로 잘 잔 편이었다. 코를 고는 사람이 있기는 했지만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베드 버그에는 물리지 않은 것 같다. 모기도 없고. 오늘은 목적지인 바이오나에 알베르게가 없기 때문에 크게 서두를 필요가 없지만 그래도 한낮에 덜 걸으려면 일찍 떠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곳 6시는 포르투갈 시각으로는 5시다.

 

어둠과 적막에 싸여 있는 마을을 벗어나 해안을 따라 나 있는 길에 들어섰다. 어스름한 여명 속에서 밀려오는 대서양의 파도소리만 들릴 뿐 사방이 조용하다. 아, 새소리가 있었네. 아침마다 늘 듣다 보니 이제는 아주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나 보다. 바닷가 돌밭 사이로 나 있는 좁다란 길이 한참 동안 계속 이어지다가 PO-552 도로 위로 올라간다. 차도 왼쪽으로는 널찍한 보행자 도로가 설치되어 있었다.


▲ 어둠이 깃든 알베르게 출발 [06:10]

 

▲ 가로등 불빛이 도로를 밝혀주고 있다 [06:13]

 

포르투갈 길 해안길이라고 적혀 있다 [06:21]

 

▲ 가로등 불빛만 보이는 새벽 풍경 [06:31]

 

▲ 바닷가를 따라 나 있는 길 [06:32]

 

▲ 플래시를 작용시켜야 사진이 나올 정도 [06:37]

 

▲ 까미노 이정표를 만났다 [06:49]

 

▲ 날이 많이 밝아져 주변이 잘 보인다 [06:58]

 

PO-552 도로 왼쪽에 있는 보행자 도로를 따라 진행 [07:06]

 

PO-552 도로 표지판과 까미노 이정표 [07:09]


07:16  나중에 안 일이지만, 오늘 걷는 까미노의 전반부는 해안을 따라가는 PO-552 도로를 기준으로 해서 도로 아래 나 있는 길과 도로 왼쪽에 조성된 보행자 도로를 왔다 갔다 하는 식으로 계속 이어졌다. 도로를 23분 정도 걸어가자 길이 바닷가 쪽으로 꺾어진다. 해는 나지 않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다. 바람막이를 챙겨 입었다. 바닷물은 온통 회색이다. 하늘이 회색이니 당연히 바닷물 색깔도 그럴 수밖에.


PO-552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07:16]

 

▲ 해가 뜨려나, 수평선이 붉어지고 있네 [07:19]

 

▲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돌산 [07:23]

 

▲ PO-552 도로에서 왼쪽으로 갈라지는 길에 진입 [07:29]

 

▲ 비포장 마을길을 따라 진행 [07:37]

 

▲ 고놈, 살이 통통하게 쪘네 [07:43]

 

▲ 작은 오레오에 설치한 지팡이와 가리비 껍데기가 인상적이다 [07:44]

 

▲ 길 왼쪽으로 보이는 대서양 [07:48]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07:54]

 

▲ 비포장 마을길을 따라 진행 [08:04]


08:10  까미노가 PO-552도로 위로 올라왔다. 보행자 도로 따라 14분을 걸어가자 다시 바닷가로 내려갔고 16분 후 다시 PO-552도로 위로 올라왔다. 3분 후, 까미노가 PO-552 도로에서 다시 바닷가 쪽으로 내려간다. 오늘 왔다갔다 하느라고 정신 없네. 잠시 후 길 옆에 있는 산 세바스티안 예배당이 있어 들어가 보니, 규모는 아주 작지만 실내는 아담하면서도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다. 예배당을 떠나 마을길을 계속 걸어간다. 


▲ 까미노가 PO-552도로 위로 올라왔다 [08:10]

 

PO-552도로에서 바닷가로 내려가는 길 안내판 [08:24]

 

▲ 길 옆에 무리 지어 피어 있는 마가렛 [08:25]

 

▲ 바닷가에서 바라본 대서양 [08:29]

 

▲ 바닷가에 나 있는 들길 [08:32]

 

PO-552 도로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 [08:40]

 

PO-552 도로를 잠시 걸어간다 [08:45]

 

▲ 길 왼쪽에 있는 산 세바스티안 예배당(Ermida de San Sebastián) [08:51]

 

▲ 예배당 벽에 붙어 있는 안내판 [08:52]

 

▲ 십자가 뒤로 보이는 산 세바스티안 예배당 [08:53]


09:03   오이아(Oia) 마을 광장에 서 있는 십자가상을 지나자 산타마리아 수도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닷가 마을에 있는 수도원 치고는 규모가 꽤 큰 편이다. 바닷가 오른쪽 들판 사이로 나 있는 길이 한참 동안 이어지더니 다시 PO-552 도로 위로 올라간다. 보행자 도로를 10분 남짓 걸어가자 까미노가 도로를 건너 오른쪽으로 나 있는데 무시하고 그냥 도로를 따라간다. 지도를 보니 얼마 안 가서 두 길이 서로 만나기 때문이었다. 


▲ 오이아 마을 광장에 서 있는 십자가상 [09:03]

 

▲ 오이아 마을에 있는 산타마리아 수도원(Royal Monastery of Santa María de Oia) [09:04]

 

▲ 산타마리아 수도원과 오이아 마을 [09:07]

 

▲ 바닷가 들판 사이로 나 있는 길 [09:13]

 

▲ 해변 오른쪽으로 나 있는 마을길을 따라 진행 [09:27]

 

▲ 바닷가 풀밭에 피어 있는 야생화 [09:35]

 

▲ 까미노가 다시 PO-552 도로 위로 올라왔다 [09:43]

 

▲ 도로 왼쪽 글라스고우(Glasgow) 호텔 수영장 [09:52]

 

▲ 까미노는 오른쪽으로 꺾어지지만 그냥 직진: 나중에 다시 만난다 [09:55]


10:00  빌라데수소(Viladesuso) 마을 PO-552 도로 왼쪽에 문을 연 카페가 있어 들어갔다. 돼지고기와 치즈를 끼운 샌드위치, 맥주, 커피를 주문했다. 샌드위치가 두 쪽 나왔는데 한쪽만 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다. 그래도 다 먹었다. 먼 길을 가려면 먹어야 한다. 먹는 자만이 걸을 수 있다. 맛있게 아침을 먹고 출발, PO-552 도로를 따라 20분 남짓 걸어가자 길이 잠시 도로 왼쪽으로 벗어났다가 다시 도로와 만나더니 바닷가 쪽으로 내려간다.


PO-552 도로 왼쪽에 있는 살 데 마르(Sal de Mar) 카페 [10:00]

 

▲ 늦은 아침으로 주문한 샌드위치와 맥주 [10:05]

 

▲ 그리고 커피 [10:23]

 

▲ 아침을 먹은 살 데 마르 카페 [10:35]

 

PO-552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10:40]

 

▲ 도로에서 바라본 대서양 [10:44]

 

PO-552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10:50]

 

▲ 돌담 사이로 나 있는 길 [10:57]

 

▲ 모우가스(Mougas) 마을에 있는 아군체이로(Aguncheiro) 알베르게 [11:02]


11:07  해변으로 밀려오는 대서양의 물결을 바라보며 잠시 걸어가다 다시 PO-552 도로로 올라갔다. 도로 건너편으로 보이는 성채 모양의 오 파네스코 식당이 눈이 들어온다. 잠시 바닷가로 내려갔던 까미노가 다시 도로 위로 올라왔다. 30분 가까이 도로를 따라 걸어가자 오른쪽으로 길이 갈라지며 까미노 이정표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거기에 적혀 있는 글, 통과한 후에는 문을 닫아주세요. 목장이 있나?


▲ 길 왼쪽 바다 풍경 [11:07]

 

▲ 길 왼쪽 바다 풍경 [11:19]

 

▲ PO-552 도로 건너편에 있는 오 파네스코(O Peñasco) 식당 [11:26]

 

세요 찍으러 오세요: 세요는 순례 증명 스탬프를 말한다 [11:27]

 

▲ 까미노가 다시 바닷가로 내려왔다 [11:33]

 

▲ 갈리시아 지방 까미노 포르투갈 길 안내판 [11:39]

 

PO-552 도로를 따라 진행 [11:49]

 

▲ 도로에서 바라본 해변 풍경 [11:55]

 

▲ 길 옆에 무리 지어 피어 있는 한련 [12:02]

 

▲ 까미노 이정표에 통과한 후에는 문을 닫아달라는 안내문이 적혀 있다 [12:12]


12:13  까미노가 산을 하나 넘어간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고 구릉 정도인데 입구와 출구 쪽에 문을 설치해놓았다. 목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웬 문? 길은 임도 수준의 널찍한 길이라 걷기에 아주 좋다.  


▲ 입구 게이트를 통과한 후 문을 닫아야 한다 [12:13]

 

▲ 언덕에서 내려다본 아스 마리나스(As Marinas) 마을 [12:19]

 

▲ 임도 수준의 널찍한 길 [12:24]

 

▲ 경사가 별로 없는 산길 [12:28]

 

▲ 길 왼쪽으로 보이는 돌산 [12:34]

 

▲ 출구 게이트 통과 [12:35]

 

▲ 유칼립투스 군락지 [12:40]

 

▲ 포장도로에 진입: 앙증맞은 까미노 사인 [12:46]

 

▲ 바이오나 마을에 진입: 거대한 까미노 사인 [12:47]

 

▲ 오늘의 목적지 바이오나 마을로 가는 길 [12:54]


13:03  공사가 진행 중인 도로를 걸어 오늘의 목적지인 바이오나 마을을 향해 내려갔다. AG-57 도로 위를 통과한 후 마을길을 따라 예약을 한 호스텔을 찾아간다. 길을 몰라도 구급 지도를 켠 후 내비게이션을 작동시키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오늘 밤을 묵을 바이오나마르 호스텔 도착, 문을 열고 들어가니 내가 첫 손님이다. 남자 주인이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는데 자상하면서도 무척 친절했다. 요금 15유로, 마침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어 옷을 몽땅 넣고 돌렸다. 세탁 2유로, 건조 2유로. 싼 편이다.

 

이 호스텔은 지금까지 묵었던 어떤 호스텔보다 깨끗했다. 주인에게 비고에서 포르투 가는 기차와 버스 시간을 알아봐 달랬더니 컴퓨터로 검색을 한 후 인쇄를 해서 준다. 빨래도 세탁이 끝난 후 건조를 한 다음 바구니에 담아 가져다준다. 참 친절한 분이다. 바이오나는 포르투갈 길에서 콤포스텔라를 받을 수 있는 마지노 선이다. 튜이가 그렇고 프랑스길에서는 사리아가 그렇다.


▲ 까미노 사인이 길을 안내하고 있다 [13:03]

 

▲ 이름 모를 꽃이 지친 발걸음을 달래준다 [13:08]

 

▲ 공사 중인 도로를 따라 진행 [13:14]

 

▲ AG-57 도로 위를 통과 [13:22]

 

▲ 역사적 유물 같기도 한데 [13:28]

 

▲ 이것도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네 [13:29]

 

▲ 바이오나마르 호스텔에 도착 [13:46]

 

▲ 호스텔에 있는 까미노 안내문 [13:52]

 

▲ 호스텔 룸 [14:01]

 

▲ 호스텔 시설이 아주 깨끗하다 [14:01]


17:49  샤워를 하고 실컷 휴식을 취한 다음 혹시 문을 연 식당이 있을까 해서 바닷가에 있는 식당가로 내려가 보았다. 거의 다 문을 닫았고 대부분이 8시에 문을 연단다. 아직도 2시간이나 남았네. 다시 호스텔로 돌아왔다.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와 놀고 있는 와중에 순례자로 보이는 손님이 대여섯 명 들어온다. 나처럼 구아르다에서 떠난 사람들인가?

 

8시가 가까워져 다시 식당가로 내려갔다. 어? 피자점이 있네, 오랜만에 피자 한번 먹어볼까. 뭐가 맛있어요? 비발디요. 주세요, 맥주도 함께 주세요. 손님이 보는 앞에서 직접 피자를 만든다. 우리나라도 대개 그렇지만 이곳에 있는 식당들은 주문을 받은 다음에 음식을 만든다. 미리 만들어놓은 음식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주문한 음식을 먹으려면 최소한 몇십 분은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갓 구워낸 피자맛이 괜찮다. 하긴 몇십 킬로미터를 걷고 난 후에 뭐가 안 맛있겠는가. 맛있게 저녁을 먹고 호스텔로 돌아왔더니 구아르다에서 같은 알베르게를 썼던 부부가 들어오면서 무척 반가워한다. 내 인상은 별로인데 다른 순례자들에게 크게 인심을 잃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배려와 양보, 까미노에서 배운 최고의 덕목이다.


▲ 바이오나 요트 선착장 [17:49]

 

▲ 요트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다리 [17:49]

 

▲ 바이오나 요트 선착장 [17:50]

 

▲ 8시에 문을 연단다 [17:51]

 

▲ 천주교 성당(Capela de Santa Liberata) [18:02]

 

▲ 피자점 메뉴 [19:56]

 

▲ 피자점 간판(Pizzería Fariña) [19:57]

 

▲ 비발디 피자 [20:17]

 

▲ 피자점 실내 모습 [20:38]

 

▲ 저녁 먹고 호스텔로 돌아오는 길 [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