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21
◈ 일시: 2019년 5월 13일 월요일 / 맑음 폭염
◈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 포르투갈
◈ 코스: 포보아 데 바르징 → 아 베르-오-마르 → 아구카도우라 → 아풀리아 → 파오 →
이스포젠드 → 마리나스
◈ 거리: 24.5km / 걸은 거리 437.3km
◈ 시간: 6시간 18분
06:00 지난밤 코 고는 소리를 피해 1시 넘어 휴게실로 온 후 글을 쓰다 잠깐 눈을 붙였다. 5시 30분 기상, 룸에 있는 짐을 빼고 배낭을 꾸렸다. 룸에 있는 사람들은 천하태평이다. 배낭을 메고 알베르게 밖으로 나왔다. 청소부가 가끔 보일 뿐 거리는 무척 조용하다.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까미노에 진입한 후 바닷가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간다. 해가 뜨려나, 바다 쪽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아니, 바다는 서쪽인데 바다 쪽에서 해가 뜰 리가 없잖아? 그랬다. 해는 동쪽인 시내 쪽에서 떠올랐다.
▲ 포보아 데 바르징 알베르게 출발 [06:15]
▲ 이른 아침이라 거리는 무척 조용하다 [06:15]
▲ 바닷가에 서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 안내판 [06:19]
▲ 모래밭 뒤로 붉은 기운이 비치기 시작 [06:19]
▲ 해안 산책로를 따라 진행 [06:20]
▲ 수평선 위로 물든 하늘 색깔이 가히 환상적이다 [06:25]
▲ 동쪽인 시내 쪽에서 해가 뜨고 있다 [06:32]
▲ 조형물이 있는 원형교차로 [06:34]
▲ 벽에 붙어 있는 까미노 사인 [06:40]
▲ 해가 떠오르자 수평선 위 하늘 색깔이 노란색으로 변했다 [06:51]
06:54 모래밭 위에 설치된 데크길에 들어섰다. 해변을 따라 데크길과 마을 산책로가 계속 이어진다. 월요일 이른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은 전혀 볼 수 없다. 35분 정도 해변 까미노를 걸은 후 아 베르-오-마르(A Ver-o-Mar)에 있는 비치 바(Beach Bar) 앞에 도착했는데 가리비 껍데기를 매달아 놓은 곳이 있어 하나를 떼어낸 후 가방에 매달았다. 절도? 그냥 가져가도 된다. 다시 해안을 따라 데크길과 산책로가 계속 이어졌다.
▲ 모래밭 위에 놓인 데크길에 진입 [06:54]
▲ 계속 이어지는 데크길 [07:00]
▲ 산책로 왼쪽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 [07:08]
▲ 다시 길게 이어지는 데크길 [07:17]
▲ 데크길 왼쪽 바다 풍경 [07:23]
▲ 모래밭에 피어 있는 야생화 [07:24]
▲ 산티아고까지 남은 거리는 212km [07:30]
▲ 아 베르-오-마르에 있는 비치 바 앞 가리비 껍데기들[07:31]
▲ 데크길을 따라 진행 [07:39]
▲ 해변 산책로를 따라 진행 [07:45]
07:55 산책로에 서 있는 거대한 십자가, 단순한 십자가가 아니라 하나의 작품이다. 20분 남짓 데크길을 걸은 후 해변에서 벗어나 아구카도우라 (Agucadoura) 마을에 들어섰다. 여기서부터 오늘의 목적지인 마리나스(Marinhas)까지는 거의 대부분 내륙에 있는 마을길과 마을 도로를 따라 걸어가야 한다. 경작지 사이로 나 있는 마을길을 따라 까미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 파이모(Paimo) 해변 앞에 서 있는 커다란 십자가 [07:55]
▲ 작은 다리를 건너 데크길을 따라 진행 [08:00]
▲ 계속 이어지는 데크길 [08:15]
▲ 혼자 하는 그림자놀이 [08:18]
▲ 아구카도우라 마을에 진입: M501 도로를 따라 진행 [08:21]
▲ 사거리에서 직진 [08:35]
▲ 감자밭 뒤로 보이는 비닐하우스 [08:42]
▲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진행 [08:46]
▲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 [08:53]
▲ 유칼립투스가 몇 그루 서 있다 [09:00]
09:14 오랜만에 숲길을 걸어본다. 대단한 것은, 숲길바닥에도 돌이 박혀 있다는 사실. 우리나라 같으면 시멘트나 아스팔트로 쉽게 포장을 할 텐데 포르투갈은 그렇지 않다. 대도시의 골목길, 인도, 시골 지역의 마을길, 심지어 숲길까지 바닥에 돌을 박아놓았다. 산티아고 순례길 안내도가 서 있는 아풀리아(Apulia) 마을에 들어섰다. 해변에 자리 잡은 꽤 큰 마을이다. 아풀리아 시내를 벗어나자 다시 숲과 밭이 나타났다.
▲ 유칼립투스가 서 있는 숲길 [09:14]
▲ 길 옆에 서 있는 추모비 [09:19]
▲ 아풀리아(Apulia) 마을에 진입 [09:24]
▲ 아풀리아 마을에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 안내도 [09:26]
▲ 아풀리아에 있는 성당(Igreja Matriz da Apúlia) [09:26]
▲ 아풀리아에 있는 성당(Igreja Matriz da Apúlia) [09:27]
▲ 앞서 가는 순례자를 만났다 [09:37]
▲ 양파와 감자가 자라고 있는 밭 [09:41]
▲ 숲길에 들어섰다 [09:50]
▲ 계속 이어지는 비포장길 [09:55]
09:59 파오(Fao) 마을에 있는 축구장(Sports Complex Football Club Fão) 옆을 지나간다. 포르투갈은 축구 강국이다. 에우제비오, 1966년 FIFA 월드컵 북한과의 8강전에서 포르투갈이 3:0으로 뒤진 상황이었는데 후반에 무려 4골을 넣어 5:3의 역전승을 이끈 주인공이다. 호날두, 현재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개인 통산 최다골 세계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파오 마을 공원묘지를 지나 시내로 들어갔다. 지금부터는 N13도로를 따라간다. 어디 카페 없나? 맥주 한 잔 하고 싶은데.
▲ 길 왼쪽에 있는 축구장(Sports Complex Football Club Fão) [09:59]
▲ 5월은 장미의 계절 [10:05]
▲ 파오 마을 공원묘지 [10:07]
▲ 길 옆 조형물(Imagem de Santo Antônio de Fão) [10:09]
▲ 파오 마을에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 안내도 [10:11]
▲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진행 [10:12]
▲ 천주교 성당(Mosteiro Do Senhor Bom Jesus de Fão) [10:12]
▲ 도로 바닥에 박혀 있는 까미노 사인 [10:13]
▲ 순례자 메뉴를 제공한다는 음식점 광고판 [10:14]
▲찰레(Chale) 타파스 바 창유리에 비친 내 모습 [10:14]
10:17 카페가 나타났다. 아침 식사로 샌드위치와 맥주 한 병을 주문했다. 4.4유로. 바게트 빵으로 만든 샌드위치가 워낙 커서 먹고 나니 배가 든든하다. 배고픔도 해결했겠다, 열심히 걷자. 카바도 강 위에 놓인 루이스 필리페 다리를 건너간다. 1892년에 세워진 다리라고 하니 햇수로 치면 120년이 훌쩍 넘었다. 강 중간에 배가 한 척 떠 있는데 배 안에 아무도 없다. 어떻게 된 거지?
▲ 늦은 아침을 먹은 카페 내부 [10:17]
▲ 늦은 아침 식사: 샌드위치와 맥주 한 잔 [10:18]
▲ 아침 먹고 출발 [10:47]
▲ 카바도 강에서 선박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기리는 기념장소 [10:54]
▲ 기념장소 안내문 [10:54]
▲ 카바도 강(Cavado River) 위에 놓인 루이스 필리페(Luis Filipe) 다리 [10:55]
▲ 루이스 필리페 다리 안내문 [10:57]
▲ 다리를 건너간다 [10:58]
▲ 다리 위에서 바라본 카바도 강 [10:58]
▲ 다리를 건너와서 바라본 카바도 강 [11:02]
11:06 루이스 필리페 다리를 건넌 후 차도를 따라 이스포젠드 시내를 향해 걸어간다. 15분 후,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나란히 가고 있는 곳에 도착했다. 강 위에 설치되어 있는 수상 데크길을 지나자 이스포젠드 마을 선착장이 보인다. 배가 많다. 과거에 포르투갈은 브라질을 식민지로 둘만큼 해양 강국이었다. 카바도 강을 따라 까미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 이스포젠드 시내로 가는 도로 [11:06]
▲ 도로 표지판 뒤에 노란 까미노 화살표 [11:12]
▲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자동차를 이용한 광고 [11:16]
▲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나란히 가는 구간 [11:21]
▲ 이스포젠드에 있는 카바도 강 수상 데크길 [11:27]
▲ 이스포젠드 마을 선착장 [11:34]
▲ 선착장 뒤로 보이는 해양박물관(Esposende Maritime Museum) [11:36]
▲ 차도와 자전거도로, 산책로가 나란히 [11:38]
▲ 왼쪽으로 보이는 것은 카바도 강이다 [11:42]
▲ 순례자 환영 안내판 [11:47]
11:48 길 옆에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어 안내판을 보니 1996년에 분홍색 대리석으로 만든 거란다. 이스포젠드 마을을 떠나 마리나스 마을에 도착, 응급실을 겸하고 있는 접수처에 들렀더니 2시에 접수를 한다고 한다. 알베르게는 접수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렇다면 먼저 알베르게에 배낭을 갖다 놓고 점심을 먹자.
▲ 1996년 알란 파르(Allan Farr) 작품 [11:48]
▲ 작품 안내문 [11:48]
▲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나란히 가는 구간 [11:54]
▲ 보행자 도로를 따라 진행 [12:01]
▲ 유칼립투스 숲 [12:08]
▲ 풀밭 뒤로 보이는 주택들 [12:15]
▲ 알베르게 가는 길 표지판 [12:24]
▲ 천주교 성당(Capela de São Sebastião) [12:24]
▲ 알베르게 가는 길 표지판 [12:25]
▲ 마리나스 알베르게(Albergue de Peregrinos de Marinhas) [12:32]
12:33 알베르게에 찾아갔더니 아무도 없다. 일단 옷을 갈아입은 후 빨래터가 있어 몇 가지 옷을 빨았다. 볕이 좋아 금방 마를 것 같다. 여자 순례자 두 명과 남자 순례자 한 명이 도착했다. 여기서 머물 거란다. 배낭을 맡기고 알베르게 옆에 있는 카페에서 빵으로 점심을 먹었다. 오늘도 무척 더운 날이다. 요즘은 한낮에 30도를 웃도는 날이 태반이다.
1시 30분쯤 알베르게에 돌아와 보니 한 명만 남아 있다. 어디 갔지? 모두 진료소에 접수하러 갔단다. 아, 접수는 진료소에서 하는구나. 진료소 앞에는 벌써 예닐곱 명이 접수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어? 토마르에서 만났던 순례자도 있네. 아는 체를 한다. 그런데 왜 여기까지 밖에 못 왔어? 포르투에서 3일 있었단다. 접수가 시작되었다. 5유로,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싸다.
알베르게 구조나 시설은 15유로 이상 지불하는 호스텔보다 훨씬 나았다. 침대마다 커튼이 있고 샤워실에 샴푸 겸용 비누도 있고 거실 넓고 아무튼 나무랄 데 없다. 종교단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런 곳을 더 많이 세운다면 얼마나 좋을까. 처음에는 순례자가 별로 없었는데 조금씩 늘어나더니 이제 침대 이층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지금 시간이 6시, 어디서 출발한 순례자들일까.
식당을 탐색하고 온 사람이 7시에 문을 연다고 알려준다. 사이클 팀이 들어왔다. 알베르게가 만원이다. 오늘도 휴게실에서 자볼까. 7시가 가까워져 알베르게에서 600m 정도 떨어져 있는 식당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식당 오픈, 단품으로 샐러드, 달걀프라이, 고기, 치즈, 햄 여기에 맥주, 비노를 곁들이니 푸짐하다. 오랜만에 포식을 했는데 얼마? 10유로. 참 싸다.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침대가 거의 다 찼다. 휴게실에서 자려고 하는데 순례자들이 10시가 넘었는 데도 떠들고만 있다. 순례길을 처음 걷는 분들인가. 왜 이렇게 예의가 없어. 11시 가까이 되자 그들이 룸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개 짖는 소리가 문제였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짖어대는 개소리가 온 동네를 울리는데 몇십 분째 계속 그런다. 개 주인도 없나? 옆집 사람은 항의도 안 하나? 참 좋은 세상이다. 그런 와중에도 잠이 들었다.
▲ 마리나스에 있는 알베르게에 도착 [12:33]
▲ 빵으로 점심을 먹은 산 미겔 카페 [13:03]
▲ 접수를 기다리고 있는 순례자들 [13:39]
▲ 진료소에서 접수를 받는다 [14:18]
▲ 접수를 하고 있는 순레자들 [14:18]
▲ 마리나스 알베르게 이층 침대 [14:47]
▲ 저녁을 먹은 식당 [18:55]
▲ 식당 내부 모습 [18:58]
▲ 저녁 단품 메뉴: 샐러드, 달걀프라이, 고기, 치즈, 햄, 맥주, 비노 [19:25]
▲ 작은 성당 내부 모습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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