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20.04.10. [충북山行記 252] 충북 영동 동골산→봉화산

by 사천거사 2020. 4. 10.

동골산-봉화산 산행기

◈ 일시: 2020년 4월 10일 금요일 / 맑으나 구름 많음

◈ 장소: 동골산 494m / 봉화산 385m / 충북 영동

◈ 코스: 봉황대 → 한천정 → 동골산 → 삼각점봉 → 안부 → 삼각점봉 → 봉화산 → 도로 → 봉황대

◈ 거리: 9.9km

◈ 시간: 4시간 10분


 

 

 

 


07:50   어제 하루 쉬고 다시 산행을 이어간다. 오늘 산행 대상지는 2019년 9월 양산팔경 금강둘레길을 걸을 때 봐 두었던 동골산과 봉화산, 그리고 비봉산이다. 이 세 개의 산은 서로 인접해 있지만 비봉산은 금강 건너편에 따로 떨어져 있어 연계해서 산행을 하기가 좀 그렇다. 따라서 동골산과 봉화산만 연계해서 답사하고 비봉산은 따로 단독으로 답사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청주 사천동 아파트 출발,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금산나들목에서 통영대전고속도로 탈출, 산행 들머리가 있는 봉황대 옆 도로변에 주차.

 

양산팔경에 속하는 봉황대에서 작년 9월 양산팔경 금강둘레길을 걸을 때 건넜던 수두교를 바라본 후 한천정으로 올라가는 데크 계단에 올라서는 것으로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갔다. 한천정은 백우 이시연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1934년에 세운 정자이다.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한천정에서는 나중에 따로 오를 예정인 비봉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봉은 수컷이요 황이 암컷이니 비봉산은 봉황 중에서 수컷이 날아가는 형세를 취하고 있는 산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산 모양을 보고 봉황의 암수 구별이 가능한가?  


▲ 사천동 아파트 출발: 지금 바깥 온도는 영상 7도 [07:56]

 

▲ 봉황대에서 조금 떨어진 도로변에 주차 [09:20]


양산팔경

 

영국사(寧國寺)·강선대(降仙臺)·비봉산(飛鳳山)·봉황대(鳳凰臺)·함벽정(涵碧亭)·여의정(如意亭)·자풍당(資風堂)·용암(龍巖) 등 8개의 경승지이다. 영국사는 양산면 누교리의 지륵산(智勒山) 중턱에 있는 신라의 고찰로 660년(무열왕 7)에 원광법사가 창건하였으며, 경내에 원각국사비·부도·망탑봉삼층석탑·삼층석탑 등의 문화재가 있다. 강선대는 양산면 봉곡리 양강(楊江)변에 있는 누대(樓臺)로 기암이 절벽을 이루고 울창한 노송이 뒤덮여 있다. 비봉산은 양산면 가곡리에 있는 낙조가 아름다운 산이며, 봉황대는 수두리 양강 위에 있는 조망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함벽정은 봉곡리 서편 양강 위에 있으며, 옛 시인들이 시를 읊고 학문을 강론하던 강당이다. 여의정은 송호리 양강 위에 있는 정자로 노송이 우거져 있으며 조석정경이 아름답다. 자풍당은 양강면 두평리 양강변에 있는 서당으로 조선 초기에 창건되어 풍곡당(豊谷堂)이라 하였으며, 1614년(광해군 6)에 정구(鄭逑)가 이곳에서 강학하였다. 용암은 양산면 송호리 양강 가운데 우뚝 솟은 기암으로 이곳에서 용이 승천하였다고 하며, 풍치가 아름다워 옛날 선녀들이 하강하여 목욕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 양산팔경 중 하나인 봉황대 [09:23]

 

▲ 봉황대에서 바라본 금강과 수두교 [09:24]

 

▲ 봉황대 안내문 [09:25]

 

▲ 한천정 안내문 [09:25]

 

▲ 한천정으로 올라가는 데크 계단 [09:26]

 

▲ 백우 이시연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 한천정 [09:28]

 

▲ 한천정에서 바라본 비봉산 [09:29]


09:30   한천정을 떠나 산길에 들어섰다. 혹시 동골산으로 가는 길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아주 뚜렷하지는 않지만 길은 그런대로 잘 나 있는 편이었다. 전망대가 나타났다. 암벽으로 이루어진 동골산 정상부가 조금 보이고 왼쪽으로 비봉산과 갈기산이 잘 보이는 곳이었다. 어? 철쭉꽃이 피었네? 길 옆에서 마알간 철쭉꽃이 환한 웃음을 보내고 있었다. 아 벌써 진달래가 가고 대신 철쭉이 오고 있구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던 세월은 흘러가는구나.  


▲ 한천정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지점 표지기 확인 [09:30]

 

▲ 길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걸을 만하다 [09:34]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09:38]

 

▲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골산 정상부 [09:42]

 

▲ 전망대에서 바라본 갈기산: 금년 3월 28일에 다녀왔다 [09:42]

 

▲ 오늘은 해도 나고 산행 하기에 아주 좋은 날이다 [09:49]

 

▲ 걷기 좋은 능선길 [09:53]

 

▲ 마알간 철쭉꽃이 피었다 [09:54]

 

▲ 걷기 좋은 능선길 [09:58]

 

▲ 진달래꽃도 아직 살아 있네 [09:59]


10:02   둥그런 공터에서 길의 방향을 안내해 주는 도요새 님의 표지기를 만났다. 그래, 표지기는 이런 데 걸려 있어야 하는 거야. 표지기란 무엇인가? 일정한 표지로 사용하는 깃발이다. 등산로 표지기의 주된 역할은 산행로를 안내하는 일이다. 산에 다니다 보면, 정작 필요한 갈림길 지점에는 표지기가 없고 산 정상이나 이름 있는 장소에 수십 개의 표지기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그런 곳은 누구나 다 아는 곳이기 때문에 표지기가 필요 없는 장소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작고하신 산꾼 백계남 씨의 표지기가 진정한 표지기라고 생각한다. 그분의 표지기는 산행에 꼭 필요한 곳, 정말 있어야 할 곳에 매달려 있었다.

 

다시 이어지는 산길, 갈기산 산줄기가 잘 보이는 전망대를 지나자 거대한 암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암벽 모양으로 보아 그냥저냥 올라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도요새 님의 표지기는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로 안내하고 있었다. 암벽을 우회해서 다시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은 그리 뚜렷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걸을 만했다. 15분 정도 우회로를 걸어 능선에 올라서서 길이 제법 뚜렷하다. 꽤 많이 걸어온 것 같은데 동골산 정상은 아직 멀었나?


▲ 길을 안내해 주는 도요새 님의 표지기를 만났다 [10:02]

 

▲ 사면을 가로질러 가는 길 [10:06]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0:10]

 

▲ 전망대에서 바라본 갈기산 [10:14]

 

▲ 커다란 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 [10:17]

 

▲ 바위 능선을 계속 오른쪽으로 우회 [10:23]

 

▲ 능선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 [10:27]

 

▲ 능선에 올라서니 길이 제법 뚜렷하다 [10:32]

 

▲ 전망대에서 바라본 봉화산 능선 [10:35]

 

▲ 전망대에서 바라본 갈기산 [10:36]


10:37   빛깔 고운 진달래꽃에 눈길을 한번 주고 잠시 걸어가자 성돌이 흩어져 있는 곳이 나타났고 곧이어 동골산 정상에 도착했다. 앙증맞게 작은 표지판 하나와 표지기 몇 개가 매달려 있는 해발 494m의 정상에서는 마니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잘 보였다. 산줄기 끝에 솟아 있는 마니산은 2007년 9월 죽산리에서 올라갔다 내려온 적이 있다. 동골산 정상 출발, 봉화산은 마니산 쪽으로 뻗어 있는 산줄기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산줄기 끝 부분에 솟아 있기 때문에 일단 마니산 쪽으로 간다.


▲ 빛깔 고운 진달래꽃 [10:37]

 

▲ 동골산 정상부에 흩어져 있는 성돌 [10:42]

 

▲ 동골산 정상 표지판: 실제 크기는 아주 작다 [10:43]

 

▲ 해발 494m 동골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 [10:43]

 

▲ 동골산 정상부에서 바라본 마니산 [10:45]

 

▲ 진달래꽃과 신록이 함께 반겨주는 길 [10:47]

 

▲ 철쭉꽃도 빠질 수 없지 [10:55]

 

▲ 앞으로 걸어가야 할 능선 [11:01]

 

▲ 걷기 좋은 능선길 [11:07]

 

▲ 이름 없는 봉우리를 지나간다 [11:12]


11:16   이름도 없는 해발 436m 봉우리에 삼각점이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예전에 삼각측량을 할 때 요긴하게 사용하던 것이지만 지금은 GPS 때문에 역사적인 유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실정이다. 12분 후, 사거리 안부에 내려섰다. 길이 확실하게 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수두리마을을 거쳐 차를 세워둔 곳에 이를 수 있다. 안부에서 시작되는 오르막길을 한동안 걸어 능선에 올라섰다. 왼쪽 뚜렷한 길은 마니산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봉화산으로 가는 산줄기인 것 같아 들어섰는데...

 

길이 그런대로 나 있어 일단 적당한 자리에 앉아 단팥빵, 포도, 요구르트를 점심으로 먹었다.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혼자 점심을 먹고 있는 모습, 어떤 사람은 서글프다거나 무슨 청승이냐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요함, 누구에게서도 방해받지 않은 평화로움 등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혼자 만의 경험이다. 맛있게 점심 먹고 출발, 소나무 숲 사이로  나 있는 능선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는데 어라? 길이 자꾸 아래로 내려간다? 그랬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능선이 제 길이었다. 다행히 건너편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이 그런대로 나 있었다.


▲ 해발 436m에 박혀 있는 삼각점 [11:16]

 

▲ 길은 안내하는 도요새 님의 표지기 발견 [11:19]

 

▲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길 [11:23]

 

▲ 멧돼지 목욕탕에 물이 말랐네 [11:25]

 

▲ 4거리 안부: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수두리 마을을 거쳐 차를 세워둔 곳으로 갈 수 있다 [11:28]

 

▲ 여기서 길을 잘못 들었네 [11:35]

 

▲ 오늘 점심 메뉴는 단팥빵, 포도, 요구르트 [11:42]

 

▲ 점심 먹고 출발 [11:49]

 

▲ 길이 그런대로 잘 나 있다 [11:52]

 

▲ 건너편으로 보이는 산줄기가 제 길이다 [11:59]


12:02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 오른쪽에 신록의 향연이 벌어졌다. 갓 돋아난 새 잎들의 색깔이 어쩌면 저렇게 고울 수가 있을까. 능선에 올라서자 아까 올랐던 동골산 뒤로 비봉산과 갈기산이 보였다. 길은? 당연히 뚜렷하다.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평범한 산길이 계속 이어졌다. '작은오장봉'이란 표지판이 매달려 있는 평평한 봉우리를 지나면서 세월의 흔적이 듬뿍 묻어 있는 이정표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게 보였다. 요즘의 번듯한 이정표와 비교하면 참 볼품없는 모습이지만 나도 모르게 정감이 가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 능선으로 가는 길 오른쪽 사면의 신록 [12:02]

 

▲ 능선에 올라서서 바라본 비봉산과 갈기산, 그리고 동골산 [12:05]

 

▲ 산도화가 예쁘게 꽃을 피웠다 [12:08]

 

▲ 소나무 고사목 [12:18]

 

▲ 걷기 좋은 능선길 [12:21]

 

▲ 이 산줄기에는 소나무가 많네 [12:25]

 

▲ 지도에는 없는 '작은오장봉' 정상 표지판 [12:28]

 

▲ 옛적 향수가 묻어나는 이정표 [12:33]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2:37]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2:42]


12:47   길을 안내해 주는 도요새 님의 표지기에 눈길을 한 번 주고 10분 정도 걸어가자 해발 385m의 봉화산 정상이다. 전망이 별로 좋지 않은 정상부에는 최근에 복원한 봉수대가 자리하고 있었고 표지판 하나와 표지기 여러 개가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테뫼식 산성이 있었던 봉화산 정상 주변은 온통 성돌 천지였다. 흩어져 있는 성돌을 사람들은 가만 두지 않는다.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 돌계단과 돌탑으로 재탄생시킨다. 재활용이란 말은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 요긴한 곳에 매달려 있는 도요새 님의 표지기 [12:47]

 

▲ 고색이 창연한 표지기를 또 만났다 [12:49]

 

▲ 봉화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2:54]

 

▲ 봉화산 정상에 있는 봉수대 [12:57]

 

▲ 해발 385m 봉화산 정상 표지판 [12:58]

 

▲ 봉화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2:58]

 

▲ 봉화산 정상을 감싸고 있는 성벽의 흔적 [13:01]

 

▲ 봉화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 [13:02]

 

▲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동골산 [13:05]


13:06   길 옆에 피어 있는 색깔 고운 진달래꽃이 갑자기 처연하게 느껴졌다. 지금은 최고의 아름다움을 뽐내면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얼마 후면 바닥에 떨어져 바람 부는 대로 쓸려 다니는 신세가 되지 않겠는가. 전망대가 나타났다. 금강 위에 놓인 수두교 뒤에 솟아 있는 비봉산과 갈기산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벌목지역 가장자리를 걸어 도로에 내려서는 것으로 산길을 마감하고 잠시 후 차를 세워둔 곳에 도착하는 것으로 동골산과 봉화산을 연계하는 산행은 끝이 났다. 이제 비봉산을 다녀올 차례, 산행 들머리가 1km 정도 떨어져 있어 차량으로 이동을 한다.


▲ 색깔 고운 진달래꽃 [13:06]

 

▲ 전망대에서 바라본 양산면 들판 [13:06]

 

▲ 전망대에서 바라본 비봉산과 갈기산 [13:08]

 

▲ 사면을 가로질러 가는 길 [13:12]

 

▲ 벌목지대 가장자리를 따라 진행 [13:17]

 

▲ 멀리 도로변에 세워둔 내 차가 보인다 [13:25]

 

▲ 조팝나무가 제 철을 만났다 [13:27]

 

▲ 2019년 9월에 걸었던 양산팔경 금강둘레길 종합안내도 [13:28]

 

▲ 복숭아꽃 색깔이 참 곱다 [13:30]

 

▲ 차를 세워둔 곳에 귀환 [1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