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17
◈ 일시: 2019년 5월 9일 목요일 / 흐림, 비
◈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 포르투갈
◈ 코스: 알베르가리아 아 벨라 → 피네이로 다 벰포스타 → 올리베이라 데 아제메이스 →
상 주앙 다 마데이라
◈ 거리: 28.8km / 걸은 거리 340.2km
◈ 시간: 6시간 33분
06:00 밖이 시끄럽다. 뭐지? 벌써 아침인가? 시계를 보니 1시 40분이다. 한밤중인데 파티마로 가는 순례자들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구나. 파티마 순례자들은 밤에 걷는구나. 그래서 단체로 야광 유니폼을 입은 거구나. 그렇지. 밤에 걸으면 시원하기도 하고 도로에 차량도 없으니 일석이조네. 2시가 되자 갑자기 알베르게가 조용해졌다. 파티마 순례자들이 모두 떠난 모양이다. 룸메이트는 코를 골아대고 잠은 안 오고 4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하니 글이나 쓰자.
다시 40분쯤 일어나 배낭을 꾸리고 화장실 다녀오고 어쩌고 하다 보니 5시가 훌쩍 넘었다. 빨리 출발하자. 오늘의 목적지인 마데이라에 있는 알베르게에는 침대가 몇 개 없어 서두르지 않으면 호텔에서 자야 한다. 알베르게 밖으로 나오니 가로등 불빛이 밝혀주고 있는 거리는 너무나 조용했다. N1 도로를 건너면서 시내를 벗어난 까미노가 숲으로 들어갔다. 가로등이 없는 숲길에는 어둠이 가득했다. 휴대전화 불빛으로 앞을 확인하며 한동안 숲길을 걸었다. 무섭지 않나고? 두려움은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것, 그냥 걸어가면 된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하늘이 쉽게 열리지 않는다. 해가 비치지 않는 이런 흐린 날씨가 벌써 4일째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어쨌든 선선하니 걷기에 좋은 날씨다. 까미노 표지가 잘 보이지 않아 까미노 툴을 작동시켰다. 이런 경우에 사용하면 길 찾기에 정말 유용한 좋은 애플리케이션이다. 언제 비가 왔는지 숲길 바닥에 물이 고인 곳이 많다. 새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숲길은 고요와 평화 그 자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을 덮고 있던 어둠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 떠날 때 문을 닫아달라는 안내문 [05:13]
▲ 알베르가리아 아 벨라에 있는 알베르게 출발 [05:14]
▲ 가로등 불빛이 거리를 밝히고 있는 알베르가리아 아 벨라 거리 [05:17]
▲ 라이나 테레사(Rainha D. Teresa) 동상이 서 있는 삼거리 [05:22]
▲ 라이나 테레사 동상: 지난밤을 묵은 알베르게 이름도 라이나 테레사(Rainha D. Teresa)였다 [05:24]
▲ 마을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05:28]
▲ 건물 벽에 붙어 있는 까미노 표지 [05:42]
▲ 어둠에 싸여 있는 숲길: 고요와 평화가 충만한 길 [05:55]
▲ 플레쉬를 터뜨려 찍은 숲길 모습 [05:55]
▲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있는 숲길 [06:00]
06:08 숲길에서 벗어나면서 M556 도로가 지나가는 원형교차로 가운데에 서 있는 성모 마리아상을 만났다. 오늘도 목적지까지 아무 탈 없이 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올린 후 M556 도로를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오늘도 파티마로 가는 순례자들이 보인다. 어디서 떠난 사람들이지? 포르투인가? 까미노가 차도에서 왼쪽으로 갈라지는 비포장 숲길로 이어졌다. 바닥에 물이 고여 있는 곳이 많다. 한동안 이어진 유칼립투스 숲길을 벗어난 후 기차 철로를 건너 알베르가리아 아 노바 마을로 들어갔다.
▲ 숲길을 마감하고 원형교차로 앞에 도착 [06:08]
▲ 원형교차로 가운데에 서 있는 성모 마리아상 [06:09]
▲ 차도를 따라 잠시 진행 [06:18]
▲ 차도에서 벗어나 왼쪽으로 나 있는 숲길에 진입 [06:21]
▲ 지금 걷는 길은 알베르가리아 아 노바로 가는 길이다 [06:21]
▲ 유칼립투스 사이로 나 있는 길 [06:28]
▲ 알베르가리아 아 노바 마을 알베르게 안내판 [06:35]
▲ 숲길에서 벗어나 마을도로를 따라 진행 [06:40]
▲ 기차 철로를 건너간다 [06:45]
▲ 알베르가리아 아 노바 마을에 있는 알베르게 [06:46]
06:50 N1 도로를 따라 알베르가리아 아 노바 마을에 들어섰다. 성당 옆을 지난 까미노가 N1 도로와 잠시 같이 가다 헤어지더니 이번에는 기차 철로 왼쪽으로 나 있는 길로 이어졌다. 기차 본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네. 기차가 다니긴 다니나? 야생화가 피어 있는 에스쿠사 마을을 지나다 알베르게 열쇠 때문에 다투었던 스페인 순례자를 만났다. 어디서 출발했나? 반갑네. 기차 철로를 또 만났다. 이번에는 철로를 건너가는 것이 아니고 철로 왼쪽을 따라 걸어가는 길이다. 이렇게 아무런 보호장치도 없는 철로 옆을 걸어가도 괜찮은 지 모르겠네.
▲ 알베르가리아 아 노바 마을에 진입 [06:50]
▲ 알베르가리아 아 노바 마을 천주교 성당(Capela de Nossa Senhora da Alegria) [06:57]
▲ N1 도로 왼쪽을 따라 나 있는 길로 진행 [07:02]
▲ 마을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07:11]
▲ 도로 반사경에 비친 내 모습 [07:18]
▲ 야생화가 피어 있는 에스쿠사 마을 [07:24]
▲ 에스쿠사(Escusa)에 있는 카사 카톨리코(Casa Católico) [07:26]
▲ 마을 빨래터 [07:32]
▲ 기차 철로 왼쪽을 따라 나 있는 길로 진행 [07:37]
▲ 기차 철로 왼쪽을 따라 계속 진행 [07:43]
07:48 피네이로 다 벰포스타 마을이 잘 보이는 언덕에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길 옆에 피어 있는 병솔나무 꽃이 참 예쁘다. 또다시 기차 철로를 건넜다. 잠시 후 육교를 이용해 N1 도로를 건넌 후 피네이로 다 벰포스타 마을의 유적지로 들어갔다. 이 유적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둥근 기둥 모양의 필러리(Pillory)였다. 필러리는 의회의 자치권을 나타내는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종교적 힘을 상징하는 것으로도 여겨졌다. 필러리는 예전에 사용되었던 죄인의 형벌 도구를 의미하기도 한다.
▲ 피네이로 다 벰포스타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07:48]
▲ 길 옆에 아름답게 피어 있는 병솔나무 꽃 [07:49]
▲ 기차 철로를 건너 N224-3 도로를 따라 진행 [07:55]
▲ 육교를 이용해 N1 도로를 건너간다 [08:04]
▲ 피네이로 다 벰포스타 마을을 벗어나는 지점 [08:05]
▲ 피네이로 다 벰포스타 마을 거리 [08:16]
▲ 피네이로 다 벰포스타 마을 성당 [08:18]
▲ 피네이로 다 벰포스타 마을 필러리(Pillory) [08:18]
▲ 피네이로 다 벰포스타 마을 필러리 안내문 [08:18]
08:27 N1 도로를 건너 베스테이로스(Besteiros) 마을에 진입했다. 그냥 평범한 작은 마을이다. 기차 철로를 지나고 N224 도로 위에 놓인 육교를 건너 10분 정도 걸어가자 까미노가 철로 왼쪽을 따라 나 있는 길과 이어졌다. 오늘 걷는 길은 철로와 인연이 많다. 철로를 몇 번 건넜을 뿐만 아니라 철로 옆을 걷는 것도 벌써 두 번째다. 잠시 후 철로와 이별을 하고 비포장 도로에 들어섰다. 맞은편에서 파티마 순례자들이 걸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5월 13일 파티마에서 열리는 성모 발현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 가는 순례자들이다. 나야 그냥 걷는 게 좋아서 순례길을 걷고 있지만 저들은 종교적 신념 때문에 순례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한 사람들이다.
▲ N1 도로를 건너간다 [08:27]
▲ 베스테이로스 마을에 진입 [08:33]
▲ 기차 철로를 건너간다 [08:38]
▲ 가지가 여러 개인 유칼립투스 나무 [08:42]
▲ N224 도로 위를 통과 [08:46]
▲ 길 옆에 피어 있는 노란색 장미꽃 [08:55]
▲ 철로와 나란히 나 있는 길을 따라 진행 [08:57]
▲ 파티마로 가는 순례자들을 또 만났다 [09:00]
▲ 주택 벽에 설치한 기도처 [09:05]
▲ 초원 건너로 집들이 보이는 풍경 [09:06]
09:14 마을도로와 마을길이 계속 이어졌다. 비가 흩뿌리다 말았다를 반복한다. 이럴 때 작은 우산이 최고다. 비를 맞기에는 뭐하고 그렇다고 비옷을 입기에도 뭐하고 그런 상황이다. 날은 선선한데 몸에서는 땀이 난다. 올리베이라 데 아제메이스 마을에 들어섰다. 카페에 들러 맥주 한 잔을 시켜 마셨더니 속이 다 시원하다. 더울 때는 역시 맥주가 최고다. 올리베이라 데 아제메이스는 꽤 큰 마을이었다. 멋진 성당과 시청 건물이 돋보이는 그런 마을이었다.
▲ 마을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09:14]
▲ 도로 건너 올리베이라 데 아제메이스 마을에 진입 [09:22]
▲ 마을 도로 교차로에 있는 십자가 [09:27]
▲ 올리베이라 데 아제메이스 마을에 있는 카페 [09:30]
▲ 카페에서 맥주 한 잔으로 갈증을 풀고 [09:35]
▲ 길 왼쪽 의류 상점 [09:40]
▲ 올리베이라 데 아제메이스 시청(Câmara Municipal de Oliveira de Azeméis) [09:43]
▲ 올리베이라 데 아제메이스에 있는 마르티즈 성당(Igreja Matriz de Oliveira de Azeméis) [09:46]
▲ 성당 앞 광장에 그려 놓은 놀이판 [09:46]
▲ 마을 도로를 따라 진행 [09:50]
09:56 올리베이라 데 아제메이스 공업 단지 왼쪽을 따라 걸어가는 길, 4시간 반이 넘게 걸었더니 조금 힘이 든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다시 힘을 내어 걸어간다. 앞서 걸어가는 순례자들을 몇 명 따라잡았다. 기차 철로를 건너 14분 정도 진행한 후 다시 숲을 지나가는 기차 철로를 건넜다. 오늘 기차 철로를 몇 번이나 건너는지 모르겠다. 시큼한 유칼립투스 특유의 냄새를 맡으며 숲을 통과한 후 오랜만에 개울을 하나 건넜다. 어? 스페인에서 보았던 오레오가 여기도 있네. 페이롤 마을을 지나 N327 도로를 따라 잠시 걸어갔다.
▲ 올리베이라 데 아제메에스 공업 단지가 시작되는 지점 [09:56]
▲ 공업 지대 왼쪽 마을 도로 [10:04]
▲ 기차 철로를 건너간다 [10:08]
▲ 담장 사이로 나 있는 길 [10:13]
▲ 숲을 지나가는 기차 철로 통과 [10:22]
▲ 모이노 가르스아 알베르게 안내판 [10:23]
▲ 오랜만에 만난 작은 개울을 건너간다 [10:26]
▲ 포르투갈에서 처음 본 오레오 [10:26]
▲ 페이롤(Feirrol) 마을 거리 [10:35]
▲ 건물 벽에 설치되어 있는 기도처 [10:37]
10:47 N327 도로에서 벗어나 다시 마을 도로를 따라 걸어간다. 텃밭이 있는 주택들의 모습이 우리나라의 농촌 주택과 많이 닮았다. 기차 철로를 건넌 다음 파리아 데 시마 마을을 거쳐 오늘의 목적지인 상 주앙 다 마데이라에 들어섰다. 그론세(Gronze) 웹 사이트에 나와 있는 지도를 참고로 해서 알베르게를 찾아갔는데... 없다. 엉뚱한 곳으로 안내를 한 모양이다. 다시 휴대전화로 검색을 하고 있는데 한 남자가 다가오더니 말을 건다.
뭐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습니까? 이렇게 고마울 데가. 아, 예, 알베르게를 찾는데요. 아, 알베르게요. 알베르게는 이쪽으로 올라가면 로터리가 나오는데 그 왼쪽에 있습니다. 아이고, 정말 고맙습니다. 이래서 세상은 살맛이 나는 거다. 프랑스 길과 북쪽 길을 걸을 때에도 여러 번 겪었지만 이곳 사람들은,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순례자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해 안달이 난 그런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얼마나 고마운 마음들인가. 누가 뭐라고 해도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런 마음들이 가득 차 있는 사랑의 길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 N327 도로에서 벗어나 마을 도로에 진입 [10:47]
▲ 우리나라 시골 지역과 비슷한 풍경 [10:50]
▲ 높은 담장 사이로 나 있는 길 [10:53]
▲ 언덕에서 내려다본 마을 풍경 [10:56]
▲ 기차 철로를 건너 파리아 데 시마 마을에 진입 [11:04]
▲ 파리아 마을 통과 [11:09]
▲ 상 주앙 다 마데이라(Sao Joao da Madeira) 시내에 진입 [11:20]
▲ 알베르게를 찾아가는 길 [11:29]
▲ 중앙에 분수가 있는 원형교차로 [11:31]
▲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 원형교차로: 바로 옆에 알베르게가 있는 요양원 건물이 있다 [11:36]
11:47 알베르게가 있는 건물은 요양원(Santa Casa da Misericordia)이었다. 데스크에 있는 여직원에게 알베르게에 관하여 물었더니 2시에 오란다. 지금이 12시도 안 되었으니 한참을 기다려야겠네. 일단 점심이나 먹자. 마침 알베르게 옆에 식당이 있어 들어갔다. 수프, 돼지고기, 쌀밥, 토마토, 맥주, 커피가 7유로. 양이 너무 많아 밥은 조금 남겼다. 점심을 먹고 다시 알베르게로 돌아와 접수처 앞에서 2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낯이 익은 프랑스 순례자 두 명이 안에서 나오다가 나를 보더니 왜 여기서 기다리냐고 묻는다. 2시에 문을 연다고 해서 기다린다고 하니까 따라오란다. 뭐지?
이곳 알베르게 도미토리는 지하에 있었다. 이곳은 알베르게가 기부 형식으로 운영되는 곳으로 그냥 잠자리만 제공하는 곳이었으며 접수도 받지 않았다. 프랑스 부부와 함께 잔뜩 쌓여 있는 매트리스로 잠자리를 만들었다. 조금 허술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시트와 베개 커버도 있고 담요도 있었다. 잠자리 8개를 만든 다음 샤워를 하고 쉬고 있는데 데스크에 있던 여자가 나타났다. 그러더니 나머지 매트리스를 옆에 있는 룸으로 옮기기 시작한다. 그래? 나도 매트리스 운반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창밖에서는 여전히 비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글을 쓰며 휴식을 취했다.
▲ 알베르게가 있는 요양원 건물(Santa Casa da Misericórdia ) [11:47]
▲ 알베르게 건너편에 있는 부차 앤 에스티카(Bucha & Estica) 식당에서 점심 식사 [11:50]
▲ 수프 [11:54]
▲ 돼지고기, 쌀밥, 토마토 [12:01]
▲ 이 시설의 14가지 행동 수칙 [12:41]
▲ '이곳에서는 순례자들은 반갑게 맞아준다'는 내용의 안내문 [12:42]
▲ 매트로 만든 잠자리에서 휴식 중 [13:34]
▲ 프랑스 순례자들이 모두 밖으로 나갔다 [14:34]
18:02 6시쯤에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우산도 없이 그냥 무심코 나갔는데 밖에는 비가 꽤 많이 내리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아까 점심을 먹었던 식당으로 들고뛰었다. 식당 안에는 아무도 없다. 비가 내리고 있으니 오가는 사람이 없고 당연히 손님도 없다. 음식 주문, 말이 통하지 않으니 힘들다. 그래도 손짓, 발짓, 몸짓까지 써가며 수프, 돼지고기 볶음, 감자튀김에 비노, 커피까지 주문했다. 가격은 8.5유로. 식당 여주인이 자신이 만든 음식이 어떠냐고 하면서 '따봉'과 함께 엄지를 치켜세운다. 따봉? 브라질에서 쓰는 말 아닌가? 그렇지. 브라질이 포르투갈의 식민지였지.
사실 아무것도 넣지 않고 소금으로만 간을 한 돼지고기 볶음은 별로였지만 엄지를 치켜들고 '따봉'을 외쳤다. 맛이 그저 그렇다고 말해서 나에게 돌아온 이득은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그냥 나름대로 하얀 거짓말을 한번 한 거다. 식당 여주인이 산티아고 가는 거냐, 리스본에서 출발했느냐, 리스본까지 한국에서 직통으로 왔느냐, 포르투갈이 어떠냐 등의 질문을 어설픈 영어로 물어왔다. 그렇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언어는 통한다. 나도 어설픈 영어로 성의껏 대답을 해 주었다.
마지막 코스로 커피를 마실 때 즈음하여 그렇게 쏟아붓던 비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돌아갈 때에 비가 그쳤으니 오늘은 타이밍이 꽤 잘 맞는 편이다. 알베르게로 돌아와 보니 프랑스 순례자 7명이 모여 내일 걸어갈 코스를 의논하고 있었다. 모두 나이가 지긋한 분들인데 참 친절하면서도 정이 많은 분들이었다. 하기는 세상에 나쁜 사람이 어디 있나? 오늘 내린 비는 포르투갈에 와서 경험한 것 중 가장 많이 내린 비다. 내일은 날씨가 어떠려나. 비가 그쳐야 할 텐데...
▲ 저녁을 먹은 식당: 바깥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18:02]
▲ 수프 [18:11]
▲ 돼지고기 볶음과 감자튀김 [18:18]
▲ 지녁을 먹고 다시 도미토리로 돌아왔다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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