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미산-삼승산-대왕산-일봉산 산행기
◈ 일시: 2020년 1월 21일 화요일 / 맑음 바람 없음
◈ 장소: 울미산 450.1m / 삼승산 576.4m / 대왕산 410.4m / 일봉산 376.7m / 충북 보은
◈ 코스: 기대교 → 울미산 → 비조치 → 삼승산 → 대왕산 → 만드레재 → 일봉산 → 오천교 앞 →
도로 → 기대교
◈ 거리: 15.4km
◈ 시간: 6시간 32분
10:00 어제 2년마다 정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에서 대장 내시경 검사도 함께 했는데 용종 두어 개가 발견되어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다. 직원이 건네준 용종 제거 후 주의사항 안내문에는 등산 등의 심한 운동을 하지 말라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그리하여 오늘은 원래 산악회를 따라 무등산을 다녀올 예정이었지만 힘이 조금 덜 드는 산줄기 하나를 걷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었다. 보은군 삼승면과 마로면에 걸쳐 있는 이 산줄기에는 해발 500~300m에 이르는 울미산, 삼승산, 대왕산, 일봉산 등이 자리하고 있다.
청주 아파트 출발,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남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당진영덕고속도로 속리산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후 이번에는 25번 국도와 505번 지방도를 따라 산행 들머리가 있는 대기교를 향해 달려갔다. 보청천 위에 놓인 대기교를 건너자마자 오른편으로 공터가 보여 차를 세우고 간단히 산행 준비를 했다. 어제와는 달리 바깥 날씨는 조금 찬 편이었다. 한낮에는 기온이 올라간다고 했으니 추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차를 세워둔 곳에서 도로를 따라 기대마을 쪽으로 조금 진행하면 태양광 발전 시설물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길이 갈라지고 있다. 갈림길에 들어서면 다시 삼거리, 여기서 오른쪽으로 간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5분 정도 걸어가자 전봇대 왼쪽으로 산길이 열려 있어 들어섰다. 해발 450m의 울미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무척 급했다. 게다가 바닥을 덮고 있는 낙엽이 줄곳 발걸음을 더디게 만든다.
길은 희미하게 나 있지만 관목들이 이리저리 얽혀 있어 뚫고 진행하는 게 보통 힘이 드는 일이 아니었다. 지겨운 관목지대를 벗어났다. 휴!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온 기분이다. 검은색 굵은 케이블 선을 만났다. 울미산 정상 가까이 갈 때까지 계속 이어진 그 선의 정체는?
▲ 기대교 건너 오른쪽에 있는 공터에 주차 [11:03]
▲ 보청천 위에 놓인 기대교가 보인다 [11:03]
▲ 태양광 발전 시설물이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진행 [11:06]
▲ 전봇대 앞에서 왼쪽으로 진행 [11:11]
▲ 처음에는 길이 꽤 널찍하다 [11:13]
▲ 관목 사이로 나 있는 길 [11:18]
▲ 길은 희미하게 나 있지만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11:25]
▲ 마침내 잡목 지대에서 벗어났다 [11:27]
▲ 검은색 케이블 선과 함께 올라간다 [11:34]
▲ 오늘 처음 만난 바위지대 [11:40]
11:49 안테나를 발견했다. 아까부터 발걸음을 함께 한 그 케이블 선은 다름 아닌 TV 안테나 선이었다. 예전에 TV가 보급되었던 초창기에는 산골 마을이 다 이랬다. 움직이는 화면을 보기 위해서는 산 중턱이나 그 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안테나를 설치하는 노력을 감수해야 했다. 지금은 어떤가? 손으로 기기를 들고 다니면서 아무데서나 TV를 볼 수 있다. 격세지감이다. 삼각점이 박혀 있는 울미산 정상에는 그 흔한 표지기 조차도 걸려 있지 않았다. 울미산 정상을 떠나 고만고만한 산길을 30분 가까이 걸어간 한 후에 처음으로 표지기 하나를 만났다. 산에 갈 때마다 자주 만나는 표지기였다.
▲ 케이블 선이 끝나는 지점에서 TV 안테나를 만났다 [11:49]
▲ 해발 450m 울미산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1:52]
▲ 희미한 길을 따라 간다 [11:57]
▲ 길인 듯 [12:03]
▲ 길이 아닌 [12:07]
▲ 길 같은 길이 계속 이어진다 [12:12]
▲ 바람이 없어 걷기에 아주 좋다 [12:16]
▲ 오늘 산행에서 처음 만난 표지기 [12:20]
▲ 경사가 거의 없는 길 [12:24]
▲ 제법 길이 뚜렷한 편 [12:35]
12:40 비조치로 내려가는 길에 들어섰다. 사거리 안부인 비조치에서 오른쪽은 탄부면 대양리로 가는 길이고 왼쪽은 마로면 오천리로 가는 길이다. 비조치에서 20분 정도 진행을 한 후 길 옆에 적당한 바위가 있어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오늘 점심 메뉴는 빵과 요구르트, 그리고 커피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출발, 오른쪽으로 사람의 출입을 막는 철망이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작물을 재배하는 곳인가? 정면으로 앞으로 가야 할 능선이 보인다. 삼승산도 저 능선 어딘가에 솟아 있겠지.
▲ 비조치로 내려가는 길 [12:40]
▲ 오늘 두 번째로 만난 표지기 [12:46]
▲ 4거리 안부인 비조치 [12:46]
▲ 경사가 조금 있는 오르막길 [12:54]
▲ 경사가 거의 없는 길 [13:00]
▲ 길 옆에 있는 바위에 앉아 점심 식사: 빵, 요구르트, 커피 [13:07]
▲ 점심 먹고 출발 [13:16]
▲ 길 오른쪽으로 철망이 나타났다 [13:21]
▲ 여기는 걷기에 좋은 길 [13:34]
▲ 정면으로 앞으로 가야 할 능선이 보인다 [13:37]
13:44 비조치에서 한 시간 가까이 걸어왔는데 삼승산 정상은 나타날 줄을 모른다. 37분 후, 산불감시초소가 서 있는 개활지에 올라섰다. 산불감시초소는 비어 있었다. 산불감시초소는 전망이 좋은 곳에 서 있어서 삼승면 일대의 들판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5분 후, 오늘 걷는 산줄기에서 가장 높은 해발 576.4m의 삼승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을 알리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는 정상부에는 도요새 님의 표지기도 매달려 있었다. 언제 다녀 가신 모양이다.
▲ 능선길을 따라 계속 진행 [13:44]
▲ 낙엽이 쌓여 있는 길 [13:52]
▲ 삼승산은 어디에 있나? [14:00]
▲ 신경수 님의 표지기를 또 만났다 [14:08]
▲ 삼승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4:17]
▲ 산불감시초소를 만났다 [14:21]
▲ 산불감시초소 옆에서 바라본 삼승면 우진리 방면 [14:21]
▲ 삼승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도요새 님의 표지기 [14:26]
▲ 해발 574m 삼승산 정상 표지석 [14:26]
▲ 경사가 거의 없는 길 [14:31]
14:35 해발 547m 만수봉 표지판을 만났다. 지도에 나와 있는 곳인데 새마포산악회에서 설치한 표지판이 유일하게 정상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고만고만한 능선길을 35분 정도 걸어 해발 410.4m의 대왕산 정상에 도착했다. 대왕산 정상부에는 예전에 없던 표지석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제 만드레재로 내려가야 하는데 왼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놓치는 바람에 경사가 아주 급한 길을 내려갔다 다시 만드레재로 올라가는 해프닝이 있었다. 그것 참! 길 한번 잘못 들어 고생 엄청 했네.
▲ 해발 547m 만수봉 정상 표지판 [14:35]
▲ 봉분이 거의 없어져 버린 무덤들 [14:44]
▲ 오늘 산행에서는 아무도 만나지 않을 것 같다 [14:52]
▲ 대왕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4:58]
▲ 멧돼지들이 목욕 후 등을 비빈 흔적 [15:05]
▲ 대왕산 정상에서 발견한 도요새 님의 표지기 [15:10]
▲ 해발 410m 대왕산 정상 표지석 [15:10]
▲ 철망 오른쪽을 따라 내려간다 [15:12]
▲ 급경사 내리막길: 길을 잘못 들었다 [15:18]
▲ 만드레재로 올라가는 길 [15:31]
15:34 4거리 안부인 만드레재에 도착했다. 여기서 왼쪽은 보은군 마로면 오천리로, 오른쪽은 옥천군 청산면 만월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잠시 후 벌목으로 인해 도덕봉 쪽 능선이 잘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물을 마시며 잠시 휴식. 10분 후, 이번에는 왼쪽으로 전망이 트이면서 비조치에서 삼승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왔다. 저 능선을 내가 걸었단 말인가. 삼각점이 박혀 있는 해발 436.6m 봉우리를 지나 계속 걸어간다. 길 옆에서 청미래덩굴 열매가 빨간 꽃을 피웠다.
▲ 사거리 안부인 만드레재에 도착: 곤드레재는 어디에 있나? [15:34]
▲ 오른쪽으로 보이는 도덕봉과 금마봉 능선 [15:41]
▲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출발 [15:49]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5:54]
▲ 길 왼쪽으로 울미산에서 삼승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15:58]
▲ 멧돼지가 목욕을 하는 곳 [16:04]
▲ 해발 436.6m 봉우리에 박혀 있는 삼각점 [16:09]
▲ 청미래덩굴 열매는 한겨울에 핀 꽃이다 [16:12]
▲ 오천리 마을 뒤로 걸어온 능선이 보인다 [16:13]
▲ 청미래덩굴 열매를 또 만났다 [16:14]
16:21 그리 뚜렷하지 않은 길이 계속 이어졌다. 다행인 것은 능선이 하나라는 것, 그냥 능선을 따라 걸어간다. 10분 후 트랭글이 배지를 발급해 주는 해발 376.7m의 일봉산 정상에 도착했는데 커다란 바위가 있을 뿐 아무런 표지도 없었다. 12분 후, 멧돼지들이 등을 비빈 흔적이 역력하게 남아 있는 안부에서 왼쪽에 있는 계곡을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길은? 물론 없다. 대충 내려간다. 처음에 부드럽던 길이 잠시 후 크고 작은 돌이 깔려 있는 까탈스러운 길로 바뀌었다.
계곡에 물은 흐르지 않았지만 경사가 심하고 바닥에 깔린 돌들이 움직여 발걸음을 옮기는데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스틱으로 균형을 잡으며 20분 가까이 애를 쓴 끝에 마로면 관기리와 청산면을 이어주는 505번 지방도에 내려섰다. 이제 산길 걷기는 모두 끝이 났고 이제부터는 도로를 따라 차를 세워둔 곳까지 걸어갈 일만 남았다. 길 왼쪽으로 오천리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다. 오늘 산행은 오천리 마을을 가운데에 두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한 바퀴 돌았다고 보면 된다.
▲ 길이 아주 흐릿해 능선을 따라 계속 진행 [16:21]
▲ 있는 듯 없는 듯 이어지는 길 [16:26]
▲ 오천리 마을 뒤로 보이는 비조치 [16:28]
▲ 해발 376.7m의 일봉산 정상: 아무런 표지도 없다 [16:30]
▲ 4거리 안부로 내려가는 길 [16:37]
▲ 멧돼지가 등을 비빈 흔적: 여기서 왼쪽 골짜기로 내려간다 [16:42]
▲ 돌이 깔려 있는 계곡길 [16:47]
▲ 길이 까탈스럽고 꽤 지저분하다 [16:53]
▲ 힘든 계곡길을 마감하고 505번 지방도에 내려섰다 [17:01]
▲ 오천리 버스정류장 [17:03]
17:06 도로 오른쪽을 따라 흐르는 보청천에 아름다운 그림이 떴다. 학교 다닐 때 미술시간에 '데칼코마니'라는 회화 기법을 배웠을 것이다. 보청천 위에 비친 주변 풍경 모습이 영락없는 데칼코마니다. 그것은 자연이 만들어낸 거대한 작품이었다. 35분 정도 505번 지방도를 걸어 차를 세워둔 기대교 앞 공터에 도착, 차에 올라 왔던 길을 되짚어 달려 청주에 도착한 시각이 6시 40분, 이렇게 해서 경자년 설 전에 다녀온 보은의 한 산줄기 답사는 무사히 끝이 났다.
▲ 보청천과 주변 풍경이 만들어낸 데칼코마니 [17:06]
▲ 보청천과 주변 풍경이 만들어낸 데칼코마니 [17:08]
▲ 보청천과 주변 풍경이 만들어낸 데칼코마니 [17:09]
▲ 505번 지방도를 따라 계속 진행 [17:21]
▲ 해가 지고 있나보다 [17:24]
▲ 언제적 '우리상회'인가 [17:28]
▲ 길 왼쪽 기대리 마을회관 [17:29]
▲ 왼쪽으로 태양광 발전 시설물이 보인다 [17:34]
▲ 차를 세워둔 기대교 옆 공터에 귀환 [17:36]
'국내 산행 > 충북山行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01.29. [충북山行記 226] 충북 청주 단재산→가래산 (0) | 2020.01.29 |
---|---|
2020.01.27. [충북山行記 225] 충북 괴산 청화산→조항산 (0) | 2020.01.27 |
2019.12.31. [충북山行記 223] 충북 음성 소속리산→생바위산 (0) | 2019.12.31 |
2019.12.24. [충북山行記 222] 충북 음성 함박산→소속리산 (0) | 2019.12.24 |
2019.12.10. [충북山行記 221] 충북 진천 삼형제바위봉 (0) | 201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