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12
◈ 일시: 2019년 5월 4일 토요일 / 맑음 폭염
◈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 포르투갈
◈ 코스: 알보르게 → 라바칼 → 잠부잘 → 폰테 코베르타 → 코님브리가 → 세르나체
◈ 거리: 26.1km / 걸은 거리 236.0km
◈ 시간: 6시간 37분
06:00 5시 30분 정도에 일어나 배낭을 꾸리고 알베르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보니 알베르게 건물벽 옆에서 세 사람이 침낭 속에서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사이클리스트들이었다. 아니 멀쩡한 침대를 놔두고 왜 노숙을 하는 거야? 그래서 어젯밤 잠을 잘 때 이층 침대에서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던 거구나. 그런데 춥지 않나? 어쨌든 대단한 사람들이다. 힘들거나 어려운 일을 하지 않고 편안하고 쉬운 일만 추구하려는 것이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인데 말이다.
포르투갈과 붙어 있는 스페인에서는 아침 6시면 어두웠는데 이곳은 벌써 날이 훤하다. 이유는? 시차 때문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1시간의 시차가 있어 이곳 6시는 스페인 7시다. 당연히 날이 훤할 수밖에. 알베르게를 떠나 성당 쪽으로 가서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진행을 했는데 까미노 표지가 없다. 오른쪽으로 진행을 했더니 다시 성당 앞이다. 뭐여! 그때, 어제 헤어진 다렐이 지나간 길이 생각났다. 알베르게 아래로 나 있는 길에 들어섰더니 노란 화살표가 하나 보인다. 새소리가 들려오는 비포장 도로를 따라 걸어간다. 그런데 왜 표지가 안 보이지?
왕복 2차로인 N347-1 도로에 도착해서 지도를 확인해보니 길을 잘못 들었다. 알베르게에서 내려오다 왼쪽으로 갈라지는 길은 놓친 것이다. 상관없다. 다시 까미노를 찾아가면 되니까. N347-1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조금 걸어가자 도로 왼쪽으로 파티마 성지 가는 길 이정표가 서 있는 게 보였다. 제대로 왔으면 저 길로 내려왔을 것이다. 몇 발자국 후, 오른쪽에 서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 이정표를 만났다. 빙고! 길을 잃었다가 다시 만나는 까미노 표지는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와 같다.
▲ 배낭을 꾸릴 준비 중 [05:40]
▲ 알베르게 벽 옆에서 잠을 자고 있는 사이클리스트 세 명 [06:03]
▲ 동쪽 하늘에 퍼져 있는 여명 [06:04]
▲ 알보르게에 있는 성당 [06:07]
▲ 알보르게 마을을 벗어나는 지점 [06:13]
▲ 교차로에서 N347-1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간다: 곧장 가는 길은 빌라 노라(Vila Nova)로 가는 길 [06:19]
▲ 파티마 성지 가는 길 이정표: 제대로 왔으면 이 길로 내려왔을 것이다 [06:29]
▲ 산티아고 가는 길 이정표를 만났다 [06:30]
▲ 여기서도 빌라 노바 마을로 갈 수 있다 [06:31]
06:32 갈림길 지점에서 왼쪽으로 간다. 오른쪽은 빌라 노바로 가는 길이다. 구릉지대에 나 있는 비포장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오롯이 혼자 가는 길에서는 낭랑한 새소리가 아침 정적을 깨뜨리고 있었다. 23분 후, 포장도로와 만났다. 한동안 포장도로를 따라 이어지던 까미노는 다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비포장 도로로 안내를 한다. 멀리 아침 햇살을 담뿍 받고 있는 마을에 보이기 시작했다. 길 옆에 있는 종교적 기념물이 보인다. 천주교가 대세인 포르투갈에는 이런 작은 기념물들을 어디서나 자주 볼 수 있다.
▲ 까미노 표지가 서 있는 갈림길 지점에서 왼쪽으로 진행 [06:32]
▲ 까미노 표지가 길을 안내하고 있다 [06:36]
▲ 구릉지대 사이로 나 있는 좁은 길 [06:44]
▲ 길 옆에 피어 있는 야생화 [06:45]
▲ 포장도로와 만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진행 [06:55]
▲ 종교적 기념물 같기도 하고 [06:59]
▲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07:00]
▲ 포장도로를 벗어나 다시 비포장 도로에 진입 [07:08]
▲ 멀리 아침 햇살을 받고 있는 마을이 보인다 [07:10]
▲ 길 옆에 서 있는 종교적 기념물 [07:16]
07:18 올리브 농장에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세월의 흐름을 역력하게 말해 주고 있었다. 잠시 후 아까 헤어졌던 N347-1 도로와 다시 만났다. 여기가 어디지? 리베이라 데 알칼라모우케 마을이네. 무슨 마을 이름이 이렇게 길어?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 마을이나 도시 이름은 짧아서 좋다. 대부분이 두 글자고 길어봐야 네 글자를 넘는 경우가 별로 없다. 리베이라 마을에서 라바칼 마을까지는 비포장 도로와 포장도로로 이어져 있었다. 도로 옆으로는 올리브 농장이 많이 보이고 올리브 나무들이 마치 가로수처럼 도로 양쪽에 서 있었다.
▲ 세월의 흐름이 묻어나는 올리브 나무 [07:18]
▲ 멀리 리베이라 데 알칼라모우케 마을이 보인다 [07:20]
▲ 비포장 도로에서 벗어나 N347-1 도로와 만났다 [07:30]
▲ 2002년에 만든 종교적 기념물 [07:36]
▲ 포장도로에서 벗어나 비포장 도로에 진입 [07:41]
▲ 길 옆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야생화 [07:50]
▲ 비포장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07:55]
▲ 비포장 도로가 포장도로와 만났다 [08:06]
▲ 도로 위에 드리워진 내 그림자 [08:07]
▲ 올리브 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08:11]
08:16 도로 옆에 서 있는 반사경이 비친 내 모습을 사진에 담고 라바칼 마을에 들어서자 길 옆에 있는 보니토 알베르게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제 헤어진 다렐이 이 알베르게에서 잔다고 했는데 부지런한 분이시니 벌써 떠났겠지? M347-1 도로를 따라 마을을 통과한 후 M563도로가 갈라지는 지점에서 라바칼 마을을 벗어났다. 10분 남짓 M563 도로를 걸어가자 까미노 표지는 다시 정비가 잘 되어 있는 널찍한 비포장 도로로 안내를 했다.
▲ 도로 반사경에 비친 내 모습 [08:16]
▲ 라바칼에 있는 보니토 알베르게: 다렐이 지난밤을 묵은 곳 [08:19]
▲ 라바칼 예배당 옆에 서 있는 예수 상 [08:19]
▲ 삼거리에서 오른쪽 M563 도로를 따라 진행 [08:23]
▲ M563 도로를 따라 계속 간다 [08:28]
▲ 길 옆에 있는 종교적 기념물 [08:34]
▲ 올리브 나무가 자주 보이는 비포장 도로 [08:41]
▲ 올리브 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08:50]
▲ 계속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 [09:01]
09:06 라바칼에서 3.3km 떨어진 지점을 통과한 후 잠부잘(Zambujal) 마을에 들어섰다. 사람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잠부잘 마을을 지나자 다시 비포장 도로다. 물이 흐르지 않는 개천 위에 놓인 작은 다리를 하나 건넜다. 스페인도 그렇지만 포르투갈에도 높은 산이 없다 보니 깊은 계곡이 없고 따라서 물이 흐르는 강을 구경하기가 무척 어렵다. 까미노가 N347-1 도로를 건너 포장도로를 따라 폰테 코베르타 마을로 이어졌다. 마을이 가까워지자 앞에서 순례자 서너 명이 한 남자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 라바칼에서 3.3km를 걸어온 지점에 서 있는 이정표 [09:06]
▲ 잠부잘(Zambujal) 마을로 들어가는 길 [09:07]
▲ 산티아고 가는 길 표지판 [09:08]
▲ 담장과 건물 벽 사이로 나 있는 길 [09:10]
▲ 잠부잘 마을에 있는 성당 [09:12]
▲ 다시 비포장 도로에 들어섰다 [09:17]
▲ 작은 다리를 건너간다 [09:19]
▲ N347-1 도로를 만나 건너간다 [09:24]
▲ 폰테 코베르타 마을로 이어지는 포장도로 [09:31]
▲ 서로 대화를 나누는 순례자들이 보인다 [09:38]
09:38 도로 바닥에 노란 페인트로 산티아고까지 남은 거리가 388km라고 적어 놓은 곳에 도착했다. 키가 큰 남자 한 명이 순례자 세 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실제로는 남자가 이야기를 하고 세 명은 남자의 말을 듣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남자의 말이 횡설수설이다. 그 남자가 나에게도 말을 걸어왔다. 뉴질랜드 친구가 너하고 나하고 커피를 마시라고 했는데 어쩔 거냐? 뭔 소리여. 아무리 생각해도 살짝 맛이 간 사람처럼 보였다. 이럴 때는 발걸음을 빨리 해서 현장을 벗어나는 게 상책이다.
작은 성당이 있는 폰테 코베르타(Fonte Coberta) 마을을 지나 물이 흐르는 개울 위에 놓인 필리피나 다리(Ponte Filipina)를 둘러보았다. 다리 옆에 있는 안내문에는 1636과 1637년에 걸쳐 이 다리를 건설했다고 설명해 놓았다. 아니, 이 작은 다리 하나 만드는데 무슨 시간이 그렇게 많이 걸렸지? 까미노가 물이 흐르는 개울 왼쪽을 따라 포코(Poco) 마을까지 이어졌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물길이다. 잠시 후 까미노가 포코 마을을 왼쪽으로 휘감아 돌더니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 산티아고까지 남은 거리는 388km [09:38]
▲ 폰테 코베르타(Fonte Coberta) 마을에 있는 작은 성당 [09:42]
▲ 폰테 필리피나(Ponte Filipina) 안내문 [09:47]
▲ 1636~1637년에 건설된 필리피나 다리 [09:48]
▲ 필리피나 다리 표지판 [09:48]
▲ 풀밭 사이로 나 있는 길 [09:53]
▲ 개울 왼쪽을 따라 간다 [10:01]
▲ 포코(Poco) 마을에 진입 [10:06]
▲ 산으로 올라가는 비포장 도로 [10:13]
▲ 암도 수준의 산길 [10:19]
10:21 파티마 성지 90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10분 후 스카우트 복장을 한 남녀 고등학생들을 만났다. 짊어진 짐들을 보니 오늘과 내일이 휴일이라 단체로 야영을 나온 모양이다. 힘차게 걷는 발걸음에서 젊음이 넘쳐난다. 산길을 마감하고 코님브리가(Conimbriga)에 도착했다. 코님브리가는 코임브라 남서쪽 16km에 위치한 곳으로 아에미니움(Aeminium)이라고 불렸던 고대 코임브라의 로마 유적지가 있는 마을이다. 갈증이 나는데 어디 맥주 한 잔 할 데 없나?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주차장 옆에 문을 연 카페가 있어 맥주를 한 잔 주문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갈증 해소에는 맥주만 한 게 없다. 시원한 맥주로 갈증을 해소하고 주차장 옆을 지나가는데 관광버스가 두 대나 서 있는 것을 보았다. 휴일이라 로마 유적지를 보러 온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잠시 들러서 구경을 하고 갈까 생각하다 발걸음을 돌렸다. 폭염이 내리쬐는 날씨라 조금이라도 빨리 세르나체에 있는 알베르게에 도착해서 쉬고 싶었기 때문이다. N347 도로 아래를 통과했다.
▲ 파티마 성지 90km 전 이정표 [10:21]
▲ 임도 수준의 산길을 따라 계속 진행 [10:26]
▲ 스카우트 복장을 한 학생들을 만났다 [10:32]
▲ 멀리 코님브리가 마을이 보인다 [10:41]
▲ 알베르게 2km 전 이정표 [10:46]
▲ 코님브리가(Conimbriga) 마을 안내표 [10:52]
▲ 코님브리가에 있는 카페에서 맥주 한 잔 [10:59]
▲ 관광 버스가 두 대나 서 있는 주차장 [11:15]
▲ 코님브리가에 있는 성당 종탑이 보인다 [11:17]
▲ N347 도로 아래를 통과 [11:21]
11:22 길 옆 풀밭에 점점이 박혀 있는 빨간색 개양귀비꽃이 보기에 좋다. 코님브리가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세르나체까지는 작은 마을을 몇 개 계속 거쳐가야 한다. 먼저 아타도아 마을에 들어섰다. 아담한 아타도아 마을 성당은 물이 꽤 많이 흐르는 개울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4거리 교차로에서 M605 도로를 건너 계속 걸어간다. 오렐룬도로 이어지는 포장도로였다. A13-1 도로 위에 놓인 육교를 건너자 오렐룬도 마을 표지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 개양귀비꽃이 피어 있는 풀밭 [11:22]
▲ 도로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 [11:25]
▲ 교차로에서 오른쪽으로 진행 [11:33]
▲ 아타도아(Atadoa) 마을 거리 [11:36]
▲ 아타도아 마을 예배당(Capela de Atadoa) [11:39]
▲ 교차로에서 M605 도로를 건너간다 [11:42]
▲ 길 옆에 있는 종교적 기념물 [11:47]
▲ 오렐룬도로 가는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 [11:55]
▲ A13-1 도로 위를 지나가는 육교 [11:59]
▲ A13-1 도로 위를 통과 [11:59]
12:01 오렐룬도(Orelhundo) 마을에 들어섰다. 어? 반사경이 있네. 그저 장난 삼아 사진 한번 더 찍어볼까? 오렐룬도 마을에서 아주 멋진 까미노 표지석을 만났다. 산티아고까지의 거리 표시가 없을 뿐 스페인의 갈리시아 지방에 설치되어 있는 표지석과 거의 같은 모양이다. 길을 걷다 보면, 지방자치단체에서 행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까미노의 모습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N1 도로 위를 지나 세르나체 마을에 들어섰다. 이제 알베르게를 찾아가는 일만 남았다.
▲ 오렐룬도 마을에 진입 [12:01]
▲ 반사경에 비친 내 모습 [12:01]
▲ 오렐룬도 마을 거리 [12:06]
▲ 오렐룬도 마을에 있는 까미노 표지석 [12:08]
▲ 리베이라 데 카스코냐 마을에 진입 [12:12]
▲ 까미노 표지석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진행 [12:20]
▲ 길 옆에 있는 종교적 기념물 [12:27]
▲ N1 도로 위를 통과 [12:30]
▲ 세르나체 마을 도로를 따라 진행 [12:35]
▲ 세르나체에 있는 작은 성당(Capela de São Lourenço) [12:39]
12:40 오늘의 목적지인 세르나체 마을에 있는 알베르게를 찾은 후 침대를 배정받았다. 직원이 6시에 접수를 할 거라고 말하면서 자리를 비웠다. 샤워를 하고 빨래를 했다. 이 알베르게에는 건조기가 있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순례자 한 명이 들어왔다. 어? 그는 어제 알보르게에서 열쇠 때문에 말다툼을 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래, 서로의 오해로 생긴 일인데 마음에 담아 둘 게 뭐가 있겠는가.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오늘도 무척 더운 날이다. 이럴 때는 얇은 패딩을 입는 게 훨씬 더 시원하다. 해가 뿜어내는 뜨거운 열기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바깥 기온이 높은 날 얼음을 담요로 덮은 것과 덮지 않은 것 하고 비교했을 때 덮지 않은 것이 먼저 녹는 것과 같은 이유다. 알베르게 게시판에 소개되어 있는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로 갔다. 인심 좋게 생긴 주인아저씨가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감사합니다'를 연발한다. 추측컨대, 그 주인은 각 나라의 인사말을 외워놓고 사용하는 것 같다. 샌드위치와 맥주 한 잔을 시켰다. 가격 싸다. 4유로. 일반적으로 포르투갈 시골지역은 물가가 싼 편이었다.
나와 말다툼을 했던 스페인 순례자가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주인과 대화를 나누더니 먹을 게 없다는 흉내를 내면서 나간다. 순례자가 그냥 아무거나 먹지 까탈스럽기도 하네. 알베르게로 돌아와 침대에 누우니 잠이 솔솔 온다. 잔다고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자자. 피곤을 푸는 데에는 잠이 최고다. 6시에 접수를 하러 온다던 직원은 감감무소식이다. 스페인 순례자가 나에게 오더니 6시가 넘었는데 왜 직원이 오지 않느냐고 하는 것 같다. 글쎄, 난들 아나.
스페인 순례자가 밖으로 나간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나도 가야지. 작은 마을이라 그런지 식당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고 두어 개 있는 카페에만 사람들이 버글거리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점심을 먹었던 카페로 가서 샌드위치와 맥주를 시켰다. 어? 스페인 순례자가 저기 있네. 그래, 이 작은 마을에서 가봐야 부처님 손바닥이지. 저녁을 먹고 알베르게로 돌아왔는데 아직도 주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접수 안 받을 건가?
잠시 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열어주었더니 자전거 순례자 두 명이 들어왔다. 그때 맞은편에서 주인이 나타났다. 접수를 하고 나자 직원이 말하기를, 앞으로 7명이 더 올 텐데 모두 파티마로 가는 자전거 순례자들이란다. 스페인 순례자가 비노 틴토 한 잔을 가져다준다. 몇 번 얼굴을 마주쳤더니 친근감을 느낀 모양이다. 사람은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할 수 있는 동물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있지만 좋은 사람이 더 많다. 그래서 나는 성선설이 마음에 든다.
▲ 세르나체에 있는 공립 알베르게 [12:40]
▲ 알베르게 벽에 게시되어 있는 카페 광고 [12:45]
▲ 세르나체 공립 알베르게 도미토리 풍경 [13:06]
▲ 번호 키가 설치되어 있는 알베르게 출입문 [14:09]
▲ 점심을 먹은 호르텐세 카페 내부 풍경 [14:23]
▲ 샌드위치와 맥주 한 잔으로 점심을 먹고 [14:26]
▲ 점심을 먹은 카페 주변 풍경 [18:33]
▲ 세르나체 마을 풍경 [18:45]
▲ 저녁을 먹은 카페: 주민들이 축구 경기 관람에 열중하고 있다 [18:55]
▲ 오늘 저녁은 점심과 마찬가지로 샌드위치와 맥주 한 잔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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