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11
◈ 일시: 2019년 5월 3일 금요일 / 맑음 선선한 바람 폭염
◈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 포르투갈
◈ 코스: 알바이아제레 → 벤다스 → 벤다 도 네그로 → 안시앙 → 프레이쇼 → 준케이라 → 알보르게
◈ 거리: 22.7km / 걸은 거리 209.9km
◈ 시간: 6시간 31분
06:00 파티마를 다녀오느라고 중간에 하루를 쉬기는 했지만 4일 동안 연속 30km 이상 걸었던 까미노의 거리가 오늘부터 줄어들었다. 오늘 걸을 거리는 22.7km, 어제보다 10km 가까이 줄어들었으니 여러 가지 면에서 여유가 있을 것 같다. 알베르게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었다. 치즈, 햄, 빵, 커피, 시리얼 등을 아침이 될 정도로 잔뜩 먹었다. 6시, 이나가 왔다. 어제 아프다고 한 한국인 순례자는 오늘 13km 정도 떨어진 안시앙까지만 가보겠다고 한다. 까미노 걷는 일을 절대로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된다.
새벽 공기를 맞으며 오는 하루의 까미노 걷기에 나섰다. 오늘은 세 사람의 걷는 거리가 모두 다르다. 이나는 안시앙에서 오늘 아침에 택시를 타고 간 남편과 합류할 예정이고 나는 22km 정도 떨어져 있는 알보르게가 목적지이고 다렐은 알보르게에서 9km를 더 걸어 라바칼까지 갈 예정이다. 결국 오늘은 세 사람이 서로 각자의 길을 가기 위해 헤어지는 날이다. 비록 짧은 기간 동안 함께 까미노를 걸었지만 연령대가 비슷해서인지 생각하는 바는 서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피네이로스 알베르게 식당 풍경 [05:24]
▲ 피네이로스 알베르게 식당 풍경 [05:24]
▲ 치즈, 햄, 시리얼, 커피 등으로 아침을 먹고 [05:29]
▲ 모양이 특이한 피네이로스 알베르게 룸 열쇠 [05:50]
▲ 아침 식사 후 출발준비 [06:00]
▲ 지난밤을 묵은 알바이아제레의 피네이로스 알베르게 [06:08]
▲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알바이아제레 마을 거리 [06:13]
▲ 길 왼쪽에 있는 알바이아제레 공립 정원 [06:16]
▲ 길 옆에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 [06:18]
▲ 하늘을 보니 해가 뜨려나 보다 [06:27]
06:31 알바이아제레 마을을 벗어나는 순간 멀리 동쪽 하늘이 붉은색으로 물들어 가는 게 보였다. 세계 어디에서나 아침에 해가 뜨는 모습은 다르지 않다. 다렐이 알베르게 룸 키를 주머니에 넣고 와서 다시 갖다 놓고 오는 해프닝이 있었다. 포장이 되어 있는 CM1104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가끔 모습을 드러내는 주택들은 그저 고요할 뿐이고 아침잠이 없는 소와 양들은 초원에서 풀을 뜯기에 바쁘다. 마카스 까미노 마을 갈림길 지점을 지나면서 순례길은 CM1104 도로와 헤어졌다. 왕복 2차로 포장도로가 유칼립투스 숲 속으로 들어갔다.
▲ 교차로에서 CM1104 도로를 따라 진행 [06:31]
▲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걸어가는 길 [06:35]
▲ 라란제이라스 마을에 진입 [06:42]
▲ 소와 양들이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다 [06:45]
▲ 가끔 모습을 드러내는 마을 주택 [06:55]
▲ 마카스 까미노 갈림길 지점을 지나면서 CM1104 도로와 헤어진다 [07:00]
▲ 도로가 유칼립투스 숲 안으로 들어간다 [07:01]
▲ 유칼립투스 숲 사이로 나 있는 길 [07:02]
▲ 도로 위에 드리워진 내 그림자 [07:05]
07:05 알바이아제레에서 3.8km 떨어진 벤다스 마을에 들어섰다. 작은 시골 마을인 벤다스를 벗어나면서 까미노는 다시 유칼립투스 숲으로 들어갔고 곧 CM1063 도로와 만났다. 한동안 CM 1063 도로를 따라 이어지던 까미노는 포우사플로레스 갈림길 지점을 지난 14분 후 도로와 헤어져 오른쪽으로 나 있는 비포장 도로와 접속했다. 이 비포장 도로는 작은 성당이 있는 마을까지 14분 정도 이어졌다.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도로에서는 차량이 통행하는 것을 거의 볼 수 없었다.
▲ 벤다스 마을에 진입 [07:05]
▲ 벤다스 마을에서 만난 고양이 한 쌍 [07:10]
▲ 유칼립투스 사이로 나 있는 길 [07:18]
▲ 포우사플로레스(Pousaflores) 갈림길 지점 통과: 길 옆에 있는 종교적 기념물이 보인다 [07:24]
▲ CM1063 도로를 따라 진행 [07:27]
▲ CM1063 도로와 헤어져 비포장 도로에 진입 [07:38]
▲ 파티마 성지 가는 길 표지판 [07:42]
▲ 돌담을 따라 나 있는 길 [07:44]
▲ 오른쪽으로 보이는 건물은 성당(CAPELA DE NOSSA SENHORA DO PRANTO) [07:52]
07:52 파티마 성지로 가는 순례길 두 군데와 산티아고 가는 순례길 한 군데를 가리키고 있는 이정표를 만났다. 토마르를 지나면서 언제부턴가 파티마 가는 길과 산티아고 가는 길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바뀌고 말았다. CM1065 도로와 만났던 까미노가 다시 비포장 도로로 진행하더니 급기야는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오솔길과 이어졌다. 잠시 후 다시 포장도로와 만난 까미노는 곧바로 미련 없이 포장도로를 버리고 숲으로 들어갔다. 까미노 표지 없이는 도저히 찾아갈 수 없는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고 있다.
▲ 파티마 순례길과 산티아고 순례길 이정표 [07:52]
▲ 이정표를 살펴보고 있는 이나와 다렐 [07:56]
▲ 나팔꽃을 닮은 야생화 [07:57]
▲ CM1065 도로와 만났다 [08:01]
▲ CM1065 도로에서 벗어나 비포장 도로에 진입 [08:06]
▲ 널찍한 길에서 좁은 오솔길로 [08:11]
▲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 [08:15]
▲ 잠시 포장도로를 걷다가 [08:18]
▲ 다시 좁은 길로 들어섰다 [08:21]
08:23 길 옆에 있는 종교적 기념물을 만났다. 유리문을 열어 보니 작은 공간에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 상과 묵주, 꽃병, 가리비 껍데기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길을 걷다 보면 이런 기념물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이런 것을 볼 때 스페인도 그렇지만 포르투갈도 천주교 신앙이 대단한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는 조금 다른 거친 비포장 흙길이 계속 이어졌다. 설마 사람이 다닐까 하는 길로도 까미노 표지가 안내를 하고 있었다.
▲ 길 옆 종교적 기념물 [08:23]
▲ 기념물 안에 들어 있는 성모 마리아 상, 묵주, 가리비 껍데기, 꽃병 등 [08:24]
▲ 돌담 사이로 나 있는 좁은 길 [08:30]
▲ 길이 많이 좋아졌다 [08:35]
▲ 돌담에 그려진 까미노 싸인: 파란색은 파티마 가는 길, 노란색은 산티아고 가는 길을 가리킨다 [08:39]
▲ 안시양 가는 길 이정표를 만났다 [08:45]
▲ 널찍한 흙길 [08:50]
▲ 길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 [08:57]
▲ 길 옆에 있는 종교적 기념물 [09:06]
09:08 왕복 2차로 도로에 서 있는 안시앙 마을 표지판을 만났다. 차도를 따라갈 것 같던 까미노는 다시 숲길로 들어갔다. 잠시 후 안시앙 시내가 보이는 언덕에 도착했고 시내에 들어선 후 만난 성당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마침 문이 열려 있어 구경도 할 겸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안시앙은 꽤 큰 마을이다. 따라서 성당 규모가 시골 마을에 있는 것보다 컸고 성당 안에도 예수와 성모 마리아의 다양한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 안시앙 마을 표지판이 서 있는 2차로 도로 [09:08]
▲ 길이 다시 숲으로 들어갔다 [09:11]
▲ 주택 담장에 있는 종교적 기념물 [09:12]
▲ 안시앙 시내가 보이는 언덕 [09:15]
▲ 개인 납골당인 듯 [09:22]
▲ 안시앙에 있는 성당(Igreja Paroquial de Ansião) [09:28]
▲ 안시앙 성당 제대 [09:29]
▲ 안시앙 성당 내부 모습 [09:30]
▲ 안시앙 성당 벽면 장식 [09:31]
▲ 안시앙 성당 내부 모습 [09:32]
09:34 성당 옆에 있는 디오고(Diogo) 빵집에 들어가 음료수로 갈증을 달래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오늘 서로 헤어지는 날이라고 하면서 음료수 값은 이나가 지불하겠다고 한다. 작은 호의지만 참 고맙다. 인정이 담긴 시원한 맥주를 한 병 마시고 출발, 나바오 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넜다. 현재 보행자는 보행자용 보조 다리를 건너가지만 차량이 통행하는 칼 다리는 17세기에 만들어졌으며 리스본과 코임브라를 연결하는 주 도로의 일부분이었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 조금 걸어가자 오른쪽으로 이나의 남편이 기다리고 있는 숙소가 나타났다.
▲ 성당 옆에 있는 디오고 빵집 [09:34]
▲ 빵집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잠시 휴식 [09:40]
▲ 벤치에 놓여 있는 배낭 삼형제: 왼쪽부터 이나, 내 것, 다렐 [09:49]
▲ 음료수를 마신 디오고(Diogo) 빵집 [09:49]
▲ 다렐과 이나의 발 [09:51]
▲ 길 옆에 서 있는 조형물 [09:54]
▲ 나바오 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간다 [09:58]
▲ 칼 다리(Ponte da Cal)는 역사적 유물이다 [09:59]
▲ N237 도로 아래를 통과 [10:03]
▲ 이나의 남편이 기다리고 있는 안시앙 숙소(Residencial Solar Da Rainha - Fernando Freire Castela, Lda.) [10:09]
10:10 안시앙 마을을 벗어났다. 이제부터는 다렐과 둘이서 까미노를 걸어간다. 포장도로를 벗어나 까미노가 숲으로 들어가더니 다시 포장도로와 만난 후 비포장 길로 이어졌다. 마을로 들어서면 포장도로요 마을을 벗어나면 흙길이거나 숲길이다. 파티마 성지 가는 길 이정표를 만났다. 산티아고 가는 길은 파티마 가는 길과 반대 방향이다. 네토스(Netos) 마을에 들어섰다. 길 옆에 있는 건물 담에 '1716'이라고 새겨진 숫자가 보인다. 1716년에 이 건물을 지었다는 표시다.
▲ 안시앙 마을을 벗어나는 지점 [10:10]
▲ 산티아고 가는 길 이정표 [10:17]
▲ 길이 숲으로 들어가더니 [10:19]
▲ 포장도로와 만난 후 [10:22]
▲ 비포장 길을 지나 [10:25]
▲ 다시 숲을 들어갔다 [10:31]
▲ 파티마 성지 가는 길 이정표 [10:36]
▲ 널찍한 비포장 도로 [10:40]
▲ 네토스(Netos) 마을에 진입 [10:44]
▲ '1716'은 건축 연도를 나타낸다 [10:48]
10:52 네토스(Netos) 마을을 벗어나는 지점에서 까미노가 왼쪽 길로 갈라지더니 숲으로 들어갔다. 유칼립투스와 고사리가 많이 보이는 숲길에서는 길 옆에 있는 올리브 농장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25분 남짓 숲길을 걸은 후 도착한 곳은 4거리 교차로, 여기서 M526 도로를 따라 조금 진행하다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그란자 마을 쪽으로 들어섰다. 길이 다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돌이 박혀 있는 길,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오솔길, 조금 거친 숲길이 연달아 이어졌다.
▲ 네토스 마을을 벗어나는 지점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 [10:52]
▲ 유칼립투스 사이로 나 있는 길 [11:00]
▲ 산티아고 가는 길 이정표 [11:06]
▲ 거의 분재 수준인 올리브 나무 [11:09]
▲ 널찍한 흙길 [11:13]
▲ 교차로에서 M526 도로에 진입 [11:18]
▲ M526 도로에서 그란자 마을 쪽으로 진행 [11:20]
▲ 바닥에 돌이 박혀 있는 길 [11:25]
▲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오솔길 [11:28]
▲ 바닥이 조금 거친 숲길 [11:33]
11:35 N348 도로와 만난 후 포장도로와 숲길, 비포장 도로 등을 30분 남짓 걸어 오늘의 목적지인 알보르게 마을에 들어섰다. 마침 문을 연 카페가 있어 음료수를 마신 후 다렐과 작별을 했다. 다렐은 여기서 9km 정도 떨어진 라바칼 마을까지 갈 예정이란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다렐, 부엔 까미노! 지도를 보며 알보르게에 있는 알베르게를 찾아가는데 어디인지 확실하게 알지를 못해 가정집에 들어가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불청객을 맞은 그 집 아주머니는 아주 친절하게 직접 집 밖으로 나와서 알베르게 가는 길을 가르쳐주었다. 이런 맛에 까미노를 걷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N348 도로와 만났다 [11:35]
▲ 다시 비포장 도로에 진입 [11:37]
▲ 준케이라 마을을 지나간다 [11:45]
▲ 길 옆에 있는 농기구 같은 것을 돌려보고 있는 다렐 [11:47]
▲ 비포장 도로를 따라 진행 [11:55]
▲ 노란색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는 곳 [12:04]
▲ 알보르게 마을에 진입 [12:06]
▲ 알보르게 마을에 있는 카페 [12:09]
▲ 알보르게 마을 거리 [12:30]
▲ 알베르게로 잘못 알고 찾아간 집 [12:36]
12:38 성당 옆에 있는 알베르게를 찾아가 보니 문이 잠겨 있고 열쇠가 필요하면 크루제이로(Cruzeiro) 카페로 와서 문의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발걸음을 돌려 안내문에 적힌 카페를 찾아갔더니 아까 다렐과 함께 음료수를 마셨던 바로 그 카페였다. 열쇠 하나를 받아 들고 다시 알베르게로 돌아와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가 모두 10개, 샤워실과 화장실을 둘러보니 모두 괜찮은 편이었다. 성당에서 기부금으로 운영하는 직원 없는 알베르게였다.
샤워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뭐를 좀 먹으러 시내로 가다가 알바이아제레 알베르게에 함께 있었던 남자 순례자를 만났다. 알베르게를 찾고 있어 안내를 해준 다음 열쇠를 갖고 가려니까 뭐라고 말을 하는데 스페인어라 통 알아들을 수가 없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열쇠가 하나라 공동으로 써야 한다는 그 순례자의 말과 카페에 가서 다른 열쇠를 받아오라는 내 말이 서로 통하지 않은 것이다. 나중에는 서로의 언성까지 높아졌다. 그런데 서로 통하지 않는 말로 언성을 높여보았자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는 스페인어, 나는 영어로 지껄이고 있으니 말이다.
▲ 알보르게에 있는 성당(Iglesia de Nuestra Señora de la Concepción) [12:38]
▲ 성모 마리아 상과 예수님 고상이 보인다 [12:39]
▲ 알보르게에 있는 순례자 알베르게 이정표 [12:39]
▲ 성당 아래에 위치한 알베르게 건물 [12:40]
▲ 알베르게 문이 잠겨 있다 [12:41]
▲ 알베르게 열쇠를 보관하고 있는 크루제이로(Cruzeiro)카페 [12:50]
▲ 알베르게 안으로 들어가자 나를 반겨주는 '부엔 까미노!' [12:56]
▲ 알베르게 이층 침대 [12:56]
▲ 빨래를 해서 널었다 [14:12]
14:25 일단 열쇠를 들고 아까 음료수를 마셨던 카페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요리가 가능한 샌드위치로 요기를 하고 열쇠를 하나 더 달라고 했더니 이 양반도 영어를 할 줄 몰라 의사가 서로 통하지 않았는데 결국은 열쇠가 하나뿐이니 그것으로 사용하라는 말로 이해가 되었다. 이따가 저녁을 먹으러 나오기가 뭐하고 해서 슈퍼에 들러 작은 빵 12개와 음료수를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 거리로 샀다. 알베르게로 돌아와 보니 토마르에서 만났던 두 남자가 홀에 앉아 있었다.
아까 서로 언성을 높였던 순례자와 오해를 풀고 진한 악수를 나누었다. 그래, 서로 말이 안 통해서 생긴 오해잖아.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까 일은 강아지와 고양이가 서로 소리 높여 짖어댄 꼴이다. 잠이 온다. 한참을 잔 후 일어나 빵과 음료수로 저녁을 먹고 있는데 한 사람이 들어왔다. 순례객이 5명으로 늘었다. 잠시 후 자전거를 탄 남자 2명과 여자 한 명이 또 들어왔다. 이렇게 해서 오늘밤을 함께 묵을 순례자는 모두 8명이 되었다. 라바칼로 간 다렐은 지금쯤 무엇을 하고 계실까.
오늘 걷는 까미노는 대부분이 산길이었다. 이름 모를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길, 돌담을 끼고 나 있는 길, 오래된 올리브 나무가 마치 분재처럼 서 있는 길,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발바닥 지압이 제대로 되는 길, 사람이 겨우 한 명 지나갈 수 있는 오솔길 등. 시원한 바람이 간간히 불어오는 숲속 길은 걷기에 아주 좋았다. 지금 시각이 9시 20분, 사이클 팀만 빼고 모두 잠자리에 들었는데 오랜만에 코 고는 소리가 들려온다. 알베르게 기분이 제대로 나게 하는 정겨운 소리다.
▲ 알보르게에 있는 성당(Iglesia de Nuestra Señora de la Concepción) [14:25]
▲ 크루제이로(Cruzeiro) 카페 내부 풍경 [14:33]
▲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14:44]
▲ 슈퍼에 들러 빵 12개와 음료수를 샀다 [14:58]
▲ 한 숨 자고 일어나 저녁 먹을 준비 [18:30]
▲ 알베르게 식당에서 빵과 맥주로 저녁 식사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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