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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터키

2019.11.04. [터키 여행 8] 이스탄불→청주

by 사천거사 2019. 11. 4.

터키 여행기 8

◈ 일시: 2019년 11월 4일(월요일)-5일(화요일) / 맑음

◈ 장소: 터키 일원 / 한국

◈ 코스: 이스탄불 → 톱카프 궁전 → 이스탄불공항 → 아부다비공항 → 인천국제공항 → 청주

◈ 회원: 백만사회원 9명 포함 10명


 

 


04:50   모닝콜이 울렸다. 오늘은 이스탄불을 떠나 우리나라로 돌아가는 날, 선물용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잡화점과 마지막 하나 남은 관광지인 톱카프궁전을 들른 후 공항으로 가는 일정이 잡혀 있었다. 6시에 식당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긴 줄, 줄이 아무리 길어도 시간이 안 되면 문은 열리지 않는다. 한국에서 시간에 쫓기며 힘들게 살다 모처럼 여유가 생겨 해외여행을 왔는데, 패키지 여행의 빡빡한 일정 때문에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호텔 식당 앞에서도 여유를 누리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래서 나는 패키지 여행보다 자유 여행을 선호하는 편이다.

 

7시에 버스가 출발했다. 가로등이 꺼지지 않은 거리를 버스가 달린다. 이른 시각 같은데 도로는 이미 차량들로 가득 찼고 버스 정류장에는 자신들이 타고 갈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이스탄불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어림잡아 2천만 명이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상점에 들렀다. 주로 석류즙, 장미 오일, 블랙빈 시드 등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여성들에게 좋다는 석류즙을 구입했다. 무엇보다도 석류의 본고장에서 구입했으니 다른 지역에서 만든 것보다는 더 좋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안고서...

 

이번 여행의 마지막 관광지인 톱카프 궁전을 찾아갔다. 톱카프 궁전은 지난 28일에 들렀던 블루 모스크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었다. 입장료를 내는 곳이다. 짐 검사도 한다. 톱카프 궁전은 어제 보았던 돌마바흐체 궁전과는 규모나 화려함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여기서 퀴즈 하나, 둘 다 이스탄불에 있는 궁전인데 톱카프 궁전은 여행 상품에 들어 있는 방문지인데 비해 돌마바흐체 궁전은 선택관광지인 이유가 무엇일까? 여행사에서 그렇게 정해 놓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데, 당연히 선택관광을 신청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늘이기 위해서다.


▲ 이스탄불 투얍 팔라스 호텔 엘리베이터 문에 비친 모습 [05:57]

 

▲ 호텔 식당에서 아침 식사 [06:10]

 

▲ 호텔 엘리베이터 문에 비친 모습 [06:49]

 

▲ 호텔 엘리베이터 안에서 [06:49]

 

▲ 기념품 상점에 들렀다 [08:16]


이스탄불 구시가지

 

구시가지인 술탄 아흐메트 지역은 반드시 들러야 하는 이스탄불 여행지로, 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특히 북쪽으로는 골든 혼이라고 불리는 할리츠가 있고, 남쪽으로 마르마라 해가 있다. 술탄 아흐메트 구역 내부로 들어오면, 테오도시우스 성벽 안으로 톱카프 궁전과 블루 모스크, 아야소피아 성당 등이 있으며, 로마와 비잔틴, 오스만 시대를 거쳐 온 다양한 유물을 볼 수 있다.


▲ 이스탄불 구시가지에 있는 톱카프 궁전을 향하여 [09:08]

 

▲ 왼쪽에 있는 건물은 지난 번에 들렀던 아야소피아 성당 [09:11]

 

▲ 술탄 아흐메트 3세 분수 [09:12]


09:13   경비원들이 총을 들고 서 있는 '황제의 문'에서 검색을 받은 후 제1정원 안으로 들어갔다. 무료로 입장이 가능한 곳이다. 제1정원에는 소박한 모습의 성 이레네 성당이 있었다. 제2정원으로 들어가는 경의의 문을 지나려면 입장권을 제시해야 한다. 제2정원 왼쪽에는 대신들이 국사를 논의하던 디완 건물이 있고 오른쪽에는 황실 주방인 부엌 궁전이 자리하고 있다. 제3정원은 지복의 문을 통과하면 나온다. 군주의 즉위식이 거행되었던 이곳에는 보석관, 도서관 등이 건물이 자리 잡고 있었다.


톱카프 궁전

 

톱카프 궁전은 보스포루스 해협, 골든 혼, 마르마라 해가 만나는 곳에 있는 궁전으로, 1467년 메흐메트 2세 때 완공되었다. ‘톱카프’라는 말은 터키어로 ‘대포의 문’이라는 뜻인데, 당시에는 보스포루스 해협 쪽에 대포가 놓여져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오스만 제국 때에는 술탄들이 거주하였으며, 19세기 돌마바흐체 궁전으로 술탄이 이주할 때까지 사용되었다. 특히 톱카프 궁전에는 여러 궁정이 있는데, 고고학 박물관이 있는 제1정원은 귈하네 정원 안에 있고, 제2정원은 톱카프 궁전 입장료 내는 곳을 지나면 바로 위치해 있으며, 침엽수와 플라타너스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그리고 제3정원에는 시청각관과 도서관 등 각종 전시관이 있다.


▲ 제1정원으로 들어가는 황제의 문 [09:13]

 

▲ 황제의 문 앞에 있는 안내문 [09:13]

 

▲ 제1정원에 있는 성 이레네 성당 [09:16]

 

▲ 제2정원으로 들어가는 경의의 문 [09:20]

 

▲ 제3정원으로 들어가는 지복의 문 [09:26]

 

▲ 지복의 문 앞에 있는 안내문 [09:30]

 

▲ 지복의 문 옆에 있는 왕이 앉았다는 의자 [09:31]

 

▲ 건물 벽을 장식하고 있는 타일 [09:32]

 

▲ 건물 내부에 있는 양탄자 [09:32]

 

▲ 톱카프 궁전 제3정원 [09:33]


09:37   보스포루스 해협이 잘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해협 건너편으로 아시아 지역이 보이고 보스포루스 다리도 잘 보인다. 제4정원에 있는 바그다드 쾨쉬퀴를 거쳐 제3정원에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건물 밖과 안이 대부분 아름다운 타일로 장식이 되어 있다. 특히 내부는 스테인드 글라스와 타일 문양이 잘 어울려 무척 아름답게 보였다. 전체적으로 볼 때 베르사유 궁전이나 돌마바흐체 궁전보다는 훨씬 소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 보스포루스 해협 건너로 보이는 아시아 지역 [09:37]

 

▲ 유럽과 아시아를 이어주는 보스포루스 다리가 보인다 [09:38]

 

▲ 톱카프 궁전에 있는 현대식 건물 앞에서 [09:39]

 

▲ 톱카프 궁전 제4정원에서 [09:41]

 

▲ 1638년 무라트 4세가 세운 정자 바그다드 쾨쉬퀴 [09:44]

 

▲ 제3정원에 있는 건물 입구에서 [09:45]

 

▲ 건물 벽을 장식하고 있는 타일 [09:48]

 

▲ 내부 디자인이 아주 화려하다 [09:48]

 

▲ 건물 외벽도 아름답고 [09:49]

 

▲ 조개껍질로 만든 장식 앞에서 [09:50]


09:51   건물 안의 타일 장식이 스테인드 글라스와 잘 어울렸다. 벽을 장식한 타일의 색깔과 문양도 참 아름답다. 하긴 여기가 왕궁이 아닌가? 건물을 짓는 사람들이 신경을 얼마나 많이 썼겠는가? 톱카프 궁전을 대충 둘러보고 들어왔던 문을 통과해 다시 밖으로 나왔다. 제1정원으로 들어가는 황제의 문 앞에는 줄이 아주 길게 늘어서 있어 밖으로 나오고 있는 우리들을 환영해 준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이제 터키에서의 관광 일정은 모두 끝이 났고 비행기를 타고 우리나라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 스테인드 글라스와 건물 벽 타일이 잘 어울렸다 [09:51]

 

▲ 아름다운 건물 벽 타일 문양 [09:51]

 

▲ 건물 안에 진열되어 있는 전시품 [09:54]

 

▲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 [09:59]

 

▲ 다시 한번 건물을 둘러보고 [10:13]

 

▲ 제1정원을 빠져 나가고 있다 [10:24]

 

▲ 황제의 문 앞에서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는 관람객들 [10:29]

 

▲ 터키는 개와 고양이의 천국이다 [10:36]

 

▲ 이스탄불 공항으로 가는 중 [11:28]


11:45   터키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다. 1차 짐 검사를 받았다. 이 공항은 특이하게도 먼저 짐 검사를 받은 후에야 여객청사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선물 코너에서 구입한 물건 때문에 짐 정리를 다시 한 다음 에티하드 항공사 카운터에서 짐을 부치고 탑승권을 받았다. 이어서 출국심사와 2차 짐 검사가 이루어졌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인천공항만큼 입출국 절차가 간편하고 빠른 나라는 거의 없는 것 같다.

 

E3 탑승 대합실에 도착, 남은 시간을 죽이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와이파이 접속을 시작했다. 화면에 뜨는 지시대로 했건만 몇 번을 해도 접속이 되지 않는다. 젠장! 뭐가 이렇게 복잡한 거야! 마침 조금 떨어진 곳에 젊은 아가씨가 있어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몇 번 시도를 하던 그 아가씨는 두 손을 들더니 휴대전화를 내게 넘겨준다. 탑승 게이트가 E3에서 D6로 변경되어 이동을 했다. 다시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오기가 생긴 것이다. 아니 내가 국제공항 대합실에서 와이파이 하나 연결시키지 못한단 말인가? 이건 아니잖아. 다시 연결 작업에 들어갔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마침내 문제점을 알아냈다. 아주 간단한 사실을 놓쳐 계속 접속에 실패했던 것이다.

 

이스탄불 공항의 와이파이 접속 방법은 먼저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한 다음 메시지로 보내온 인증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내가 범한 실수는 휴대전화번호 010에서 맨 앞자리 0을 빼지 않고 모두 입력시킨 것, 다시 말하면 10 대신 010을 입력시킨 것이었다. 국제 전화를 걸 때는 각 나라가 가지고 있는 고유번호(예를 들면 한국은 82) 다음에 개인 전화번호를 입력시켜야 한다. 이 경우 개인 전화번호가 0으로 시작하면 0을 빼고 입력해야 통화가 되는 것이다. 이 사실을 무시하고 계속 0을 입력시켰으니 인증번호를 알려주는 메시지가 오지 않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1~2분에 해결될 일을 엄청난 시간을 들인 끝에 해결했으니 여러 모로 많은 손해를 보았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렇다. 별 것 같지도 않은 것을 무시했다가 엄청나게 큰 결과가 빚어진 것을 어디 한두 번 보았는가. 나비효과는 언제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탑승이 늦어지고 있다. 상관없다. 어차피 아부다비에서 환승을 하면서 얼마 동안 기다려야 하는데 그 시간이 줄어들 테니 말이다.

 

3시 5분, 우리가 탄 여객기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다시 멈추었다. 결국 예정된 시각보다 50분이 늦은 3시 40분에 비행기가 활주로를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듯 위로 솟구쳤다. 기내식이 나왔다. 치킨, 비프, 파스타 중에서 선택. 치킨을 선택했다. 저가 항공이라 그런지 기내식은 조금 부실한 편이었다. 그래도 내 입맛에는 잘 맞는다.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입맛을 음식에 맞추는 수밖에 없다. 세상 일이란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 [11:45]

 

▲ 이스탄불 공항 여객청사 모습 [11:47]

 

▲ 에티하드 항공 카운터 [11:55]

 

▲ E3 탑승 대합실을 찾아가는 중 [12:39]

 

▲ E3 탑승 게이트 [12:48]

 

▲ E3 탑승 대합실 [12:48]

 

▲ 탑승 대합실이 D6로 변경되었다 [13:14]

 

▲ 아부다비행 여객기에 탑승 중 [14:46]

 

▲ 기내식이 나왔다 [17:16]


20:35   환승 장소인 아부다비 공항에 도착, 시계는 오후 7시 35분을 가리키고 있지만 한 시간의 시차가 있어 실제 이곳 시간은 8시 35분이다. 수하물 검사를 받은 후 60번 탑승 게이트에 도착, 대합실에서 탑승을 기다렸다. 이스탄불에서 비행기가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이곳에서 환승을 대기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시간이 되어 보딩이 시작되었고 10시 30분에 여객기가 이륙을 시작했다. 이제부터 장장 8시간 남짓 좁은 의자에 갇혀 있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빈자리가 꽤 여러 개 있어 조금 널찍하게 앉아 갈 수 있었다는 것.

 

내식이 나왔다. 치킨, 램, 파스타 중에서 선택, 치킨을 선택했다. 큰 비행기라 그런지 음식의 종류도 많고 맛도 좋았다. 영화를 보다 졸다 하는 비몽사몽의 시간이 계속 이어졌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고 힘든 여행이 바로 비행기 여행이다.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고 바깥 풍경도 볼 수 없으니 말이다. 비행기 착륙 2시간 전, 마지막 기내식이 나왔다. 치킨, 파스타 중 선택. 치킨을 선택했는데 아까 먹은 기내식이 소화가 안 된 상태라 고기만 건져 먹었다.

 

질병신고서와 세관신고서를 작성했다. 우리나라에 입국할 때 통과의례처럼 하는 일이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하지 않는 일을 이전부터 해오던 일이라 계속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부적절하거나 실효성이 없는 정책은 과감하게 개선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좋은 정책은 이런저런 일을 많이 하는 게 아니라 꼭 해야 될 일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다. 11시 30분, 비행기가 서서히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인천공항이 가까워진 모양이다.

 

예정시각에 맞게 비행기가 인천공항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입국절차를 마치고 짐을 찾은 후 1시 30분에 출발하는 청주행 리무진 버스 승차권을 끊었다. 정시에 버스 출발, 불과 8일 만이지만 차창 밖으로 보이는 우리나라의 산하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3시 50분, 버스가 청주여객터미널에 도착하는 것으로,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역사적인 유물이 가득한 터키의 모습을 추억으로 남기면서, 10명이 회원이 함께 한 백만사의 터키 여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 아부다비 공항에 착륙한 여객기 [20:47: 현지시각 적용]

 

▲ 아부다비 공항 여객청사에 도착 [21:00]

 

▲ 탑승 대합실을 찾아가는 길 [21:17]

 

▲ 탑승 대합실에 도착 [21:32]

 

▲ 인천공항으로 가는 여객기에 탑승 [22:53]

 

▲ 첫 번째 기내식이 나왔다 [23:40]

 

▲ 앞에 있는 개인 모니터로 볼 만한 영화 찾는 중 [02:29]

 

▲ 두 번째 기내식이 나왔다 [05:10]

 

▲ 인천공항에 도착한 여객기에서 내리고 있는 승객들 [12:08: 현지시각 적용]

 

▲ 인천공항 수하물 찾는 곳 [12:26]

 

▲ 청주로 갈 리무진 버스 기다리는 중 [1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