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향산-멀산-시루봉-구리골산 산행기
◈ 일시: 2019년 9월 10일 화요일 / 맑음, 시원한 바람
◈ 장소: 마향산 730.8m / 멀산 651m / 시루봉 499.5m / 구리골산 659m / 전북 무주
◈ 코스: 내동2교 → 마향산 → 멀산 → 임도 → 시루봉 왕복 → 임도 → 길동치 →
구리골산 → 계곡길 → 내동2교
◈ 거리: 13.2km
◈ 시간: 6시간 35분
07:06 오늘은 전북 무주에 있는 산줄기 하나를 걸어보기 위해 집을 나섰다. 조항산과 적상산 사이에 있는 이 산줄기에는 해발 700~600m급의 마향산, 멀산, 구리골산 등이 솟아 있다. 청주 아파트 출발,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남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가을장마로 비가 오는 지역이 많은데 오늘 찾아가는 무주 지역은 비 소식이 없다. 고속도로에는 차량 통행도 별로 없었다. 무주나들목에서 통영대전고속도로 탈출, 19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적상산터널을 통과한 후 우회전하여 산행 들머리가 있는 내동2교를 향해 달려갔다.
▲ 내동2교 옆 도로변에 주차 [08:36]
▲ 내동마을 가는 길 이정표 [08:36]
▲ 독립가옥 뒤로 올라간다 [08:39]
▲ 묵은 임도를 따라 진행 [08:43]
▲ 추석이 내일 모래라 벌초를 마친 묘가 말끔하다 [08:47]
▲ 능선길에 들어섰다 [08:52]
▲ 길 오른쪽 일본잎갈나무 숲 [08:58]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09:05]
▲ 정면으로 보이는 마향산 정상 [09:07]
09:12 전망이 트였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내동마을 오른쪽 뒤로 솟아 있는 멀산이 보인다. 소나무와 참나무 사이로 나 있는 능선길을 24분 정도 걸어가자 이정표가 하나 나왔다. 오늘 처음 만난 이정표에는 오크랜드에서 올라오는 길을 표기되어 있고 내동2교에서 올라온 길은 '등산로 아님'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번듯하게 길이 나 있는데 왜 등산로가 아니라고 해놓았을까. 그냥 '내동2교'라고 표기하면 무슨 문제라도 있나? 세상 일 따지다 보면 나만 짜증이 나고 정신건강에 안 좋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간다. 암릉이라고는 볼 수 없는 바위들이 가끔씩 모습을 드러냈다.
▲ 내동마을 뒤에 솟아 있는 산은 멀산이다 [09:12]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09:19]
▲ 해는 났지만 바람이 시원하다 [09:22]
▲ 걷기 좋은 능선길 [09:29]
▲ 바위가 널려 있는 길 [09:31]
▲ 오크랜드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 내가 온 길은 '등산로 아님' 코스 [09:36]
▲ 짧은 암릉 구간 [09:39]
▲ 다시 나타난 암릉 구간 [09:42]
▲ 커다란 버섯 [09:45]
▲ 암벽을 오른쪽으로 우회 [09:51]
09:53 마향산 50m 전 이정표를 만났다. 해발 730.8m의 마향산 정상에는 삼각점이 박혀 있고 표지기가 여러 개 매달려 있을 뿐 정상을 나타내는 별 다른 표지는 없었다. 정상 주변에 있는 돌무더기는 산성의 흔적이었다. 정상에서 양쪽으로 산성의 흔적이 계속 이어졌는데 모양을 보니 테뫼식 산성이 분명했다. 내동마을 쪽으로 가는 길을 잠시 놓쳐 사면을 가로지르는 도중에 제법 큰 싸리버섯을 한 무더기 발견했다. 야호! 우리의 삶도 그렇다. 세상을 살다가 간혹 길을 잘못 들었을 때 우연찮게 횡재를 하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 마향산 정상 50m 전 이정표 [09:53]
▲ 숯가마가 있다네 [09:53]
▲ 마향산 정상에 있는 산성의 흔적 [09:55]
▲ 해발 730.8m 마향산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09:56]
▲ 마향산 정상에 작은 돌탑 [09:56]
▲ 마향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09:57]
▲ 길 오른쪽 산성의 흔적 [09:59]
▲ 테뫼식 산성을 넘어간다 [10:00]
▲ 길을 잘못 들어 만난 싸리버섯 [10:05]
▲ 소나무 군락지를 만났다 [10:11]
10:13 바닥에 넘어져 있는 이정표를 만났다. 우니라나의 부실 행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하나가 바로 시설물 사후 관리 문제다. 둘레길이나 산길을 걷다 보면 훼손이 된 시설물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왜 보수를 하지 않는 걸까? 보수는커녕, 시설물을 설치한 후 보존 상태를 한 번도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15분 후 내동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 도착했다. 멀산으로 가는 길은? '등산로 아님'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17분 정도 걸어 멀산 정상에 도착했다.
▲ 바닥에 내팽겨쳐져 있는 이정표 [10:13]
▲ 가끔 나타나는 표지기가 길은 안내하고 [10:17]
▲ 멀산 정상이 보인다 [10:21]
흰가시광대버섯
균모의 지름은 9-20cm로 둥근 산 모양을 거쳐 가장자리에 턱받이의 파편이 부착한다. 표면은 백색이고 미세한 가루가 분포하며 높이 3mm의 원추상 사마귀가 많이 붙어 있다. 살은 백색이고 마르면 고약한 냄새가 난다. 주름살은 백색 또는 크림색의 끝 붙은 주름살이다. 자루의 길이는 12-22cm이고 굵기는 1.5-2.5cm로 아래는 부풀고 백색이며 속은 비었고 표면은 솜털 같은 인편이 덮여 있으며 기부에 사마귀가 고리 모양으로 많이 부착한다. 턱받이는 크고 막질이며 윗면에 선이 있다. 포자의 크기는 8-10.5×6-7.5㎛이고 는 타원형이고 아미로이드 반응이다. 경기도 광릉에서는 식용한다. 발생은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숲속의 땅에 단생한다. 분포는 한국에서는 변산반도국립공원, 지리산, 만덕산, 오대산, 한라산, 속리산, 월출산 등과 일본 등에 분포한다.
▲ 식용 여부가 불분명한 흰가시광대버섯 [10:24]
▲ 4거리 안부에서 '등산로 아님' 쪽으로 진행 [10:28]
▲ 정면으로 보이는 것은 2015년 12월과 2017년 12월에 걸었던 조항산 능선이다 [10:28]
▲ 걷기 좋은 능선길 [10:34]
▲ 멀산 정상으로 가는 길 [10:43]
10:45 해발 651m의 멀산 정상에 올랐는데 마향산과 마찬가지로 별 다른 표지는 없고 나뭇가지에 표지기만 여러 개 매달려 있었다. 멀산 다음으로 찾아갈 봉우리는 수리봉, 오늘 걷는 산줄기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 다녀와야 하는 곳이다. 수리봉을 향해 걸어가는 능선길이 처음에는 분명하더니 나중에는 사라지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지도를 보며 수리봉 쪽으로 계속 진행을 하는데... 칡넝쿨이 얽힌 곳을 간신히 지나 계곡으로 내려섰더니 이런, 가시덤불에 길이 막혀 진행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다. 어떻게 하지? 생각 끝에 사면을 쳐올라가기로 했다. 잡목을 헤치고 위로 올라가자 다행히 가로막는 나무들이 많이 없어졌다. 사면의 끝은 임도였다.
▲ 해발 651m의 멀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0:45]
▲ 여기는 내리막길 [10:55]
▲ 경사가 별로 없는 길 [11:06]
▲ 580.5봉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1:09]
▲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길 [11:16]
▲ 노다제여원황공지묘 [11:24]
▲ 칡넝쿨이 얽혀 있는 구간 [11:34]
▲ 계곡에 내려서니 들어찬 잡목이 길을 막는다 [11:39]
▲ 길은 없고 진행도 어렵고: 길을 잃었을 때 계곡으로 내려오면 개고생한다 [11:47]
▲ 위로 올라가자 잡목이 많이 없어졌다 [11:57]
12:01 27분 동안 길도 아닌 곳에서 가시에 찔리고 넘어지고 하면서 악전고투를 벌인 끝에 마침내 임도에 올라섰다. 물을 마시며 몸을 살펴보니 꼴이 말이 아니다. 괜찮다. 큰 사고 없이 임도에 올라선 게 어디냐. 시루봉으로 가는 길이 어딘지 알 수 없어 일단 길동치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7분 정도 걸어가자 왼쪽으로 시루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열려 있었다. 그렇구나. 아까 멀산에서 내려올 때 계속 시루봉 쪽으로 가는 게 아니라 임도로 내려오는 능선을 선택했어야 하는 거구나.
임도에서 시루봉으로 가는 길은 경사가 별로 없는 능선길인데 정상에 도착하는 데에는 8분이 걸렸다. 해발 499.5m의 수리봉 정상에는 표지판이 매달려 있고 삼각점도 박혀 있었다. 수리봉 정상에서 임도로 돌아오는 도중에 적당한 자리가 있어 단팥빵으로 점심을 먹고 임도로 돌아와 길동치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복분자 줄기가 많이 보이는 임도에서는 앞으로 걸어가야 할 구리골산 쪽 능선이 잘 보였다. 10분 후, 차도가 지나가는 길동치에 도착했다.
▲ 천신만고 끝에 임도에 올라섰다 [12:01]
▲ 임도 따라 길동치 쪽으로 간다 [12:06]
▲ 임도에서 왼쪽으로 시루봉 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다 [12:08]
▲ 산벚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고 있다 [12:14]
▲ 해발 499.5m의 시루봉 정상 표지판 [12:16]
▲ 시루봉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2:16]
▲ 오늘 점심 메뉴는 단팥빵과 칡즙 [12:21]
▲ 다시 임도에 귀환 [12:36]
▲ 임도에서 바라본 구리골산 쪽 능선 [12:37]
▲ 차도가 지나가는 길동치에 도착 [12:46]
12:47 길동치 차도 건너에 철책이 둘러쳐져 있는데 누군가가 철망을 뜯어내어 산행객들이 통과할 수 있는 개구멍을 만들어 놓았다. 나는 개구멍을 만든 사람보다는 철책으로 산길을 막아버린 사람들이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산줄기를 끊어서 도로를 개설했으면 끊어진 산줄기를 이어주는 다른 시설을 마련해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개구멍을 통과해 능선에 올라서자 오전에 차를 몰고 내려갔던 도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구리골산으로 가는 고만고만한 능선길이 계속 이어졌다.
▲ 길동치에서 개구멍을 통과해야 한다 [12:47]
▲ 절개지 위를 따라 진행 [12:55]
▲ 길동치에서 내동2교로 내려가는 도로 [12:56]
▲ 오늘 올라갈 마지막 봉우리인 구리골산 [13:00]
▲ 걷기 좋은 능선길[13:09]
▲ 바위 오른쪽을 따라 진행 [13:20]
▲ 경사가 완만한 오르막길 [13:27]
▲ 소나무가 서 있는 길 [13:35]
▲ 여기는 내리막길 [13:39]
▲ 갈림길이 있는 안부를 건너간다 [13:48]
13:55 예상은 했지만 구리골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꽤 심했다. 해발 659m의 구리골산 정상에는 삼각점이 박혀 있고 표지기가 여러 개 매달려 있을 뿐 정상을 알리는 별 다른 표지는 없었다. 이제 산행 출발지인 내동2교로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능선을 따라 30분 넘게 걸었을까, 길이 계곡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 능선을 따라 걷고 싶었는데 어찌하여 계곡길인가? 모르겠다, 가보자. 설마 아까 같은 길이 또 나오지는 않겠지. 제대로 된 길은 없지만 그런대로 계곡을 따라 진행할 수 다행이었다.
▲ 구리골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3:55]
▲ 플라스틱 막대기가 꽂혀 있는 봉우리 [14:00]
▲ 해발 659m 구리골산 정상에 도착 [14:01]
▲ 구리골산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4:01]
▲ 구리골산 정상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4:01]
▲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길 [14:10]
▲ 계속 이어지는 능선길 [14:22]
▲ 길이 슬슬 흐릿해지기 시작하더니 [14:28]
▲ 결국 계곡으로 내려서고 말았다 [14:34]
▲ 계곡을 따라 진행한다 [14:41]
14:46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계곡을 따라 계속 내려가자 제법 번듯한 길이 나타났다. 표지기도 하나 보인다. 지형을 살펴보니 주변에 사람이 살았던 흔적들이 많이 보였다. 추측컨대, 예전에 화전민들이 거주했던 지역인 것 같다. 좁은 계곡길을 마감하고 널찍한 임도를 따라 조금 걸어가자 오미자 재배단지와 사과나무 과수원이 모습을 드러냈고 곧이어 차를 세워둔 내동2교 앞에 도착했다. 땀에 젖은 상의를 갈아입고 차에 올라 청주로 돌아온 시각이 4시 50분, 이렇게 해서 조항산과 적상산 사이에 있는 무주의 산줄기 걷기는 무사히 끝이 났다.
▲ 희미하지만 그런대로 길이 보인다 [14:46]
▲ 반가운 표지기 하나를 만났다 [14:55]
▲ 길 건너편에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보인다 [14:56]
▲ 제법 뚜렷하게 나 있는 길 [15:03]
▲ 자동차 두 대를 만났다 [15:07]
▲ 길 오른쪽에 있는 오미자밭 [15:11]
▲ 사과를 수확할 때가 되었나 보다 [15:12]
▲ 차를 세워둔 내동2교 앞에 귀환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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