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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포르투갈 길

2019.04.26. [산티아고 까미노 포르투갈 길 4] 알프리아트→빌라 프랑카 데 시라

by 사천거사 2019. 4. 26.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4

 

일시: 20194 26요일 / 맑음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 포르투갈

 코스: 알프리아트 → 알베르카  소브라리노  알란드라 빌라 프랑카 데 시라

 거리: 18.8km / 걸은 거리 40.5km

 시간: 5시간 43









06:00   1시 30분쯤 잠이 깼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코를 고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니, 지금 이 도미토리에 나 말고 6명이 더 자고 있는데 이렇게 조용할 수가 있단 말인가. 혹시 자는 동안 나만 코를 곤 거 아냐. 어제 낮잠을 자고 또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니 잠이 올리가 있나. 그냥 눈을 감고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왜 이렇게 추운 거야. 배낭 무게를 줄이려고 이번에는 침낭 라이너를 가져왔더니 새벽이 가까워지자 한기가 느껴진 것이었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옷을 더 껴입는 것이다. 바지를 하나 더 입으니 훨씬 낫다.


7시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밖을 내다보니 날이 화창하다. 굿! 배낭을 꾸리고 세수를 한 후 출발, 아침 이슬이 내려앉은 풀밭 사이로 나 있는 길을 따라간다. 왼쪽으로 차도가 보이는 곳에서 까미노 사인이 오른쪽 숲길로 안내하고 있었다. 비포장 길을 따라 걸어가는데 같은 알베르게에 묵었던 남성 순례자가 그 길이 아니라며 포장도로를 따라가야 한다고 손짓을 한다. 뭔 소리여. 엄연하게 까미노 표지가 이 길을 가리키고 있는데. 혹시 이쪽 길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건가?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걸을만하던 길이 진흙탕길로 되더니 아예 물에 잠겨 버리고 말았다. 환장하네. 발걸음을 되돌려 다시 갈림길 지점으로 온 후 포장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까 그 순례자는 내가 가려고 하던 길이 물바다가 되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신기한 일이네. 차도 오른쪽을 따라 한참을 걸어가자 갈림길이 나왔다. 까미노 사인은 이미 놓쳐버렸고 어디로 가야 하나? 그때 역시 같은 알베르게에 함께 묵었던 키 큰 노인 순례자 한 분이 길을 안내한다.


갓길도 없는 좁은 차도 옆을 걸어간다.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오가는 차들이 엄청나게 많다. 주여, 제발 저 운전자들이 정상적으로 운전을 하게 해 주소서. 까미노 사인을 만났다. 반갑다. 아까 내가 물구덩이를 그냥 지나왔으면 이곳에서 차도와 만나게 되어 있었다. 쉽게 말하면, 직선으로 갈 길을 디귿자로 우회를 한 것이다. 까미노 표지를 찾았으니 이제는 표지만 놓치지 않고 따라가면 된다. 사실, 프랑스 길이나 북쪽 길 못지않게 포르투갈 길에도 까미노 표지가 잘 되어 있었다.


▲ 알프리아트 알베르게 출발 [07:35]


▲ 까미노 표지가 몇 개인지도 모르겠네 [07:37]


▲ 마을도로를 따라 진행 [07:43]


▲ 까미노 표지를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했더니 [07:48]


▲ 도저히 진행을 할 수 없는 진흙탕길이 나타났다 [07:52]


▲ M501-1 도로에서 알베르카(Alberca) 쪽으로 진행 [07:57]


▲ 갓길도 없는 차도를 따라 간다 [08:08]


▲ 도로 표지판 기둥에 붙어 있는 까미노 사인 [08:11]


▲ 터널 앞에서 차도 건너 왼쪽으로 진행 [08:13]


08:13   차도를 건너 터널 왼쪽으로 나 있는 들판길에 들어섰다. A1 도로 왼쪽을 따라 나 있는 길이었다. 길 왼쪽으로는 비아롱가 마을이 잘 보였다. 12분 정도 들판길을 걸어 차도에 올라선 후 A1도로 아래를 지나가는 지하도를 통과했다.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도로를 따라 걸어간다. 회전교차로를 세 번이나 거친 후 육교를 이용해 철로를 건넜다. 길 왼쪽으로 폐허가 된 공단지역이 모습을 드러냈다. 새로운 공단을 조성하려는지 공사차량이 오가는 게 보인다.


▲ A1 도로 왼쪽을 따라 나 있는 들판길 [08:13]


▲ 들판길에서 바라본 비아롱가(Vialonga) 마을 [08:18]


▲ 길 왼쪽 까미노 사인들 [08:21]


▲ 차도에 도착한 후 A1 도로 아래 지하도 통과 [08:25]


▲ 길 옆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야생화 [08:28]


▲ 회전교차로를 지나간다 [08:36]


▲ N10 도로를 따라 진행 [08:41]


▲ 철로 위에 놓인 육교를 건너간다 [08:45]


▲ 폐허가 된 공단지역 [08:48]


▲ 공사차량이 오가는 공사 현장 [08:49]


08:50   공사 현장을 떠나 비포장 길을 따라간다. 15분 후 산책로가 얽혀 있는 공원(Praia dos Pescadores)에 도착했고 곧이어 타구스 강 왼쪽 제방에 설치되어 있는 데크 길에 들어섰다. 시에서 조성한 공원 겸 산책로로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여러 명 보였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걸어가는 발걸음이 가볍기 그지없다. 맞은편에서 노부부가 손을 맞잡고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아무런 걱정 없이 너무나 평화롭게 걸어가는 두 분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게 보였다.


▲ 비포장 길을 따라 진행 [08:50]


▲ 타구스 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계류를 건너간다 [08:55]


▲ 까미노 사인을 따라 진행 [09:01]


▲ 산책로가 얽혀 있는 공원 [09:05]


▲ 타구스 강변에 도착 [09:07]


▲ 규모가 대단한 타구스 강 [09:07]


▲ 타구스 강 제방 위에 설치되어 있는 데크 산책로 [09:09]


▲ 산책로에서 바라본 소다 포보아 마을 [09:10]


▲ 길 왼쪽 수로에서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는 어미와 새끼오리들 [09:14]


09:17   데크 산책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우리나라도 호수 둘레나 강변을 따라 산책로를 조성한 곳이 많은데 이곳도 그와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데크 길이 끝나면서 비포장 길이 시작되었다. 잠시 후 길이 강에서 점점 멀어지면서 황무지 벌판 사이를 지나갔다. 길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개울은 오리와 같은 새들의 천국이었다. 발자국 소리를 들은 물새들이 놀라서 계속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공원 산책로를 모두 걷는 데에는 지그만치 40분 이상이 걸렸다.


▲ 데크 산책로를 따라 계속 진행: 자전거와 사람 공용이다 [09:17]


▲ 산책로 오른쪽으로 보이는 타구스 강 [09:17]


▲ 데크 길이 끝나고 비포장 길 시작 [09:21]


▲ 길게 뻗어 있는 비포장 길 [09:25]


▲ 비포장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달팽이 [09:27]


▲ 산책로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 [09:34]


▲ 갈대 사이로 나 있는 길 [09:38]


▲ 공원 안내판 [09:47]


▲ 키보다 큰 갈대 사이로 나 있는 길 [09:48]


09:50   공원 산책로에서 벗어나 철로 오른쪽을 따라 나 있는 차도에 들어섰다. 길 왼쪽으로 오늘 밤을 묵을 예정인 호스텔 디피(Hostel DP) 광고판이 보인다. 알베르카 열차역에서 육교를 이용해 철로를 건너가자 마침 문을 연 카페가 있어 문을 밀고 들어갔다. 바게트 빵에 고기, 치즈 등을 끼운 샌드위치, 감자튀김, 콜라로 늦은 아침을 먹었다. 맛이 좋다. 음식값은 3.9유로, 0.1유로는 팁으로 주었다. 이 카페에서 아침에 나에게 길을 가르쳐준 키 큰 순례자를 만났는데 성격이 나와 비슷한지 별 다른 대화 없이 서로 눈인사만 주고받았다.


▲ 공원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에 서 있는 안내판 [09:50]


▲ 철로 오른쪽을 따라 나 있는 도로에 들어섰다 [09:58]


▲ 오늘밤을 묵을 장소로 예약한 호스텔 디피(Hostel DP) 광고판 [09:59]


▲ 알베르카(Alberca) 열차역 [10:07]


▲ 도로 오른쪽에는 비행장과 항공산업단지가 있다 [10:08]


▲ 철로를 건너와서 만난 카페에 들러 아침식사 [10:15]


▲ 아침을 먹은 카페 내부 모습 [10:21]


▲ 아침 식사 메뉴: 샌드위치, 감자튀김, 콜라 [10:26]


10:48   맛있게 아침을 먹고 시내 도로를 따라 걸어가다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갔다. 초등학교 옆을 지나고 축구장 옆을 지나 풀밭 사이로 나 있는 오솔길에 들어섰다. 잠시 후 오솔길을 마감하고 포장이 된 마을 도로에 진입했는데 길 왼쪽으로 빨간 꽃을 피운 병솔나무가 울타리 노릇을 하고 있었다.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산지인 병솔나무는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N10 도로에 접속했다. 이제부터는 이 도로를 따라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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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게 아침을 먹고 출발 [10:48]


▲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간다 [10:52]


▲ 건물 옆으로 나 있는 길 [10:58]


▲ 길 왼쪽으로 보이는 초등학교 [10:59]


▲ 풀밭 사이로 나 있는 오솔길 [11:03]


▲ 까미노 사인이 보인다 [11:08]


▲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 [11:12]


병솔나무


도금양목 도금양과에 속하는 나무. 학명은 ‘Callistemon’이다.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산지이다. 이 속의 식물은 화려한 꽃이 수상꽃차례를 이루는데 그 모습이 병을 닦는 솔처럼 생겼기 때문에 흔히 병솔나무라고 부른다. 이국적인 모습이며 한국에서는 제주도에서 볼 수 있다. 북아메리카 서부에서는 종종 집 밖에 심으며 더 추운 지역에서는 온실에 심고 있다. 병솔나무는 가장 흔한 재배품종 중 하나이며 키가 3~6m에 이른다. 잎은 창 모양이고 수술은 밝은 적색이다. 건조한 기후에도 잘 견디며, 비옥한 토질에서 잘 자란다. 습기를 싫어하므로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심어야 한다. 빨간색의 꽃이 5~6월에 피며, 병을 씻는 솔처럼 생겼다. 열매는 구형이다. 관상수로 심는다.


▲ 빨간색 꽃이 아름다운 병솔나무 [11:17]


▲ N10 도로에 도착 [11:21]


▲ N10 도로를 따라 진행 [11:26]


11:30   소브라리노(Sobralinho) 마을에 진입했다. 계속 이어지는 N10 도로에는 보행자 도로가 있는 구간도 있고 없는 구간도 있는데 중요한 도로인지 차량 통행이 엄청나게 많았다. 근처가 공업지역이라 그런지 특히 대형트럭이 많이 오가고 있었다. 걸어가는데 신경이 많이 쓰이는 길이다. 그저 운전자들이 정상적으로 운전을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육교를 이용해 알란드라 마을에 있는 철로를 건넌 후 타구스 강 쪽으로 향해 걸어간다.


▲ 소브라리노 마을에 진입 [11:30]


▲ 길 옆에 피어 있는 야생화 [11:34]


▲ 나팔꽃도 피었네 [11:39]


▲ 까미노 사인은 계속 보인다 [11:46]


▲ 소브라리노 마을을 벗어나면서 알란드라 마을에 진입 [11:50]


▲ N10 도로를 따라 진행 [11:59]


▲ 육교를 이용해 철로를 건너간다 [12:01]


▲ 알란드라 마을에 있는 회전교차로 [12:04]


▲ 까미노 사인을 따라 진행 [12:08]


12:10   시내 거리에서 다시 타구스 강변으로 나왔다. 아무리 보아도 타구스 강은 참 큰 강이다. 처음 본 사람은 바다로 여길 정도였다. 강변을 따라 나 있는 산책로를 걸어간다. 알란드라 마을 박물관을 지나고 요트 선착장 옆을 지나 4km 길이의 공원 산책로에 들어섰다. 산책로 왼쪽은 철로인데 열차가 꽤 자주 오가고 있었다. 산책로는 반으로 나뉘어 있어 자전거와 사람이 함께 이용하도록 조성이 되어 있었는데 가끔 산책로에서 조깅을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 타구스 강변에 다시 도착 [12:10]


▲ 강변을 따라 나 있는 산책로 [12:13]


▲ 길 왼쪽에 있는 조형물 [12:14]


▲ 요트 선착장 옆을 지나간다 [12:21]


▲ 길이 4km의 포장 산책로에 진입 [12:25]


▲ 산책로 왼쪽에 있는 벽화: 산책로를 걷고 있는 순례자 모습 [12:27]


▲ 길 오른쪽은 갈대숲 [12:35]


▲ 갈대숲 뒤로 보이는 타구스 강 [12:37]


▲ 풀밭 뒤로 보이는 타구스 강 [12:40]


12:47   4km 산책로 중에서 2.5km를 걸어왔다. 평일이라 그런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거의 없어 걷는 데에 신경을 쓸 이유가 전혀 없었다.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거리에서나 마을 중앙, 회전교차로 등에 여러 가지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금 걸어가는 길에서도 마찬가지,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조형물들이 계속 모습을 드러냈다. 벤치가 설치되어 있는 공원이 끝나는 지점에 도착하자 철로 건너로 빌라 프랑카 데 시라 열차역이 보였다.


▲ 산책로 4km 중에서 2.5km를 걸어왔다 [12:47]


▲ 산책로에서 바라본 타구스 강 [12:56]


▲ 길 오른쪽에 있는 조형물 [12:59]


▲ 요트 선착장과 다리가 보이는 풍경 [13:00]


▲ 길 가운데에 있는 조형물 [13:01]


▲ 길 가운데에 있는 조형물 [13:01]


▲ 벤치가 설치되어 있는 공원 [13:02]


▲ 철로 건너 왼쪽으로 보이는 빌라 프랑카 데 시라 열차역 [13:04]


13 14   철로를 넘어 빌라 프랑카 시내로 들어갔다. 구글 맵을 켠 후 미리 예약을 한 호스텔 디피(Hostel DP)를 찾아갔더니 청소 중이라며 한 시간 뒤에 오란다. 배낭을 맡겨 놓고 시내 구경을 나갔다. 어? 알프리아트 알베르게서 같이 묵었던 할머니 두 분이 오시네. 마침 내가 묵을 호스텔 디피를 찾기에 가르쳐주었다. 목이 마르다. 카페에 들어가 맥주 두 병을 시켜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다. 2.5유로. 2시 30분이 가까워져 카페를 나와 다시 호스텔에 돌아와 보니 알프리아트 알베르게에서 함께 묵었던 키 큰 어르신이 접수를 하고 있었다. 오늘 여러 번 만나네. 나보다 잘 걸으시던데.


호스텔 디피는 숙박요금이 15유로인데 전용 화장실이 딸린 4인실 도미토리에 수건을 제공하고 내일 아침 식사 비용도 숙박요금에 포함되어 있었다. 예약을 한 혼성 4인실 6번 도미토리에 들어가 보니 머리가 긴 알프리아트 알베르게 동료가 아래층 하나를 이미 차지했고 키 큰 아저씨가 또 한 자리를 차지했다. 나는 당연히 위로 올라가야 할 신세, 장발 위로 올라갔다. 짐을 대충 정리하고 샤워를 한 후 침대에 누워 기록을 하다 잠이 들었다. 낮잠을 잘 안 자는 편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 않은가. 내려다보니 아래층 두 남자도 모두 잠을 자고 있었다.


▲ 빌라 프랑카 데 시라 시청 앞 광장 [13:14]


▲ 빌라 프랑카 데 시라 마을 거리에서 만난 조형물 [13:14]


▲ 빌라 프랑카 데 시라 마을 공립 슈퍼마켓 [13:16]


▲ 빌라 프랑카 데 시라 마을에 있는 호스텔 디피(Hostel DP)에 도착 [13:18]


▲ 맥주를 마신 카페 내부 모습 [13:27]


▲ 맥주를 마신 카페 [14:17]


▲ 호스텔 디피에 돌아와 접수 [14:24]


▲ 4인실 도미토리 이층 침대 [15:03]


19:18   시내 구경도 할 겸 저녁을 먹으러 호스텔 밖으로 나왔다. 이곳 날씨의 특징은 낮에는 덥고 저녁이 되면 쌀쌀하다는 것, 즉 하루 동안에 반팔 셔츠와 두꺼운 외투가 공존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다. 빌라 프랑카 데 시라 마을을 돌아보니 이 마을은 커다란 타구스 강 옆에 위치하고 있고 크기는 우리나라의 읍소재지 정도였다. 그런데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왜 보이지 않지? 그렇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것은 바로 저녁을 먹을 시간이라 모두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 저녁을 먹기 위해 호스텔 도미토리 출발 [19:18]


▲ 빌라 프랑카 데 시라 마을 거리 [19:22]


▲ 빌라 프랑카 데 시라 마을의 경찰서 [19:24]


▲ 빌라 프랑카 데 시라 마을의 교회 [19:29]


▲ 교회 앞에 있는 조형물 [19:29]


▲ 빌라 프랑카 데 시라 마을의 투우장 [19:32]


▲ 차도와 보도 모두를 돌을 박아 만들었다 [19:34]


▲ 맥주를 마셨던 카페 [19:41]


▲ 빌라 프랑카 데 시라 마을 거리 [19:45]


19:46   마을 거리에서는 포르투갈의 전통적인 아줄레주 타일을 박은 건물벽을 가끔 볼 수 있었다. 큰 도시가 아니라 그런지 고층건물은 없다. 몇 군데 식당을 기웃거리며 만만한 먹거리를 찾아보았으나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다. 점심때 맥주를 마셨던 카페에 다시 갔다. 식사되나요? 안 됩니다. 아침에만 돼요. 빵이나 사서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슈퍼를 찾아갔는데 막 불이 꺼지면서 셔터가 내려지고 있었다. 응? 지금이 몇 시지? 휴대폰을 켜보니 8시였다. 8시면 식당 문을 여는 시간이 아닌가? 크게 잘못된 생각이었다. 그건 대도시나 관광지에서 있는 일이고 여기는 시골 마을, 8시는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 시각이었다. 이거 오늘 저녁 굶는 거 아냐?

조금 전에 들렀던 카페에 다시 갔다. 문을 닫았으면 어떡하지? 다행히 문이 열려 있고 손님도 있었다. 음식은 안 되니 빵은 먹을 수 있느냐고 했더니 된단다. 큰 빵 두 개와 맥주 한 병을 시켰다. 어쨌든 빵이라도 먹게 되었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빵이든 고기든 뱃속에 들어가면 다 그게 그거고 밖으로 나올 때는 거의 다 똑같아진다. 맛있게 빵을 먹고 계산을 하기 위해 벨트 색 안을 살펴보니 이런! 지폐가 한 장도 없다. 어찌 된 일이지? 아하, 아까 샤워하러 갈 때 벨트 색에 있던 지폐를 지갑에 넣어 배낭에 보관했지. 그럴리가 없지만 알베르게가 아닌 호스텔이라 만에 하나라도 일어날지 모르는 분실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어쩌지? 아 참! 동전이 있지. 벨트 색 안에 있는 동전을 세어보았다. 1유로짜리 2개, 50센트짜리 4개, 10센트짜리 하나. 모두 합해서 4유로 10센트의 동전이 들어있었다. 빵과 맥주를 먹은 값이 얼마나 될까? 돈이 모자라면 호스텔을 다녀와야 하나? 저 나이 지긋한 남자 주인은 동양인인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짧은 순간에 별의별 생각이 머릿속을 휘젓고 다녔다. 그런데 그 모든 생각들은 다 헛된 생각들이었다. 빵이 맛있네요. 얼마예요? 계산기를 두드린 주인의 말은 이랬다. 3유로 75센트입니다. 오 예! 얼굴을 덮고 있던 먹구름이 확 걷혔다. 자신 있게 동전 6개를 디밀고 당당하게 거스름돈 25센트를 받았다.


카페 문을 나서면서 자주 들어오던 평범한 표현이 생각났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생각하며 고민하지 마라. 머리 빠지고 살 빠진다. 저녁을 먹고 호스텔로 돌아오는 길, 바깥바람은 조금 차지만 가슴속에는 훈풍이 불고 있었다. 호스텔 도미토리에 들어와 보니 남자 순례객 두 명이 불을 끈 채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나라고 별 수 있나. 이를 닦고 침대에 누워 휴대폰 메모장에 글을 썼다. 그러다 잠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보냈다. 자자. 


아줄레주(azulejo)


아줄레주라는 말은 '작고 아름다운 돌'이라는 아라비아어에서 유래되었다. 마누엘 1세는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에 방문해 이슬람문화에서 전해진 타일 장식에 매료되었다고 하며, 포르투갈에 돌아온 후 자신의 왕궁을 아줄레주로 장식했다. 이후 아줄레주는 포르투갈 전국에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마누엘 1세의 지시로 처음 만들어진 포르투갈 최초의 아줄레주는 신트라 왕궁에서 여전히 남아 있다. 그 후 포르투갈 문화와 시대에 따라 포르투갈만의 독특한 아줄레주가 만들어졌고 포르투갈의 문화적 창작물로 자리 잡았다. 리스본의 국립타일박물관에 타일을 이용한 포르투갈의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다.


▲ 건물벽을 장식하고 있는 아줄레주 [19:46]


▲ 건물벽을 장식하고 있는 아줄레주 [19:48]


▲ 거리에서 만난 조형물 [19:53]


▲ 8시에 슈퍼에 도착했는데 막 문을 닫고 있었다 [20:00]


▲ 아까 들렀던 카페에 다시 왔다 [20:10]


▲ 빵 두 개와 맥주 한 벙이 저녁 식사 [20:12]


▲ 저녁을 먹은 카페 출발 [20:31]


▲ 불이 켜진 호스텔에 도착 [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