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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포르투갈 길

2019.04.24. [산티아고 까미노 포르투갈 길 2] 마드리드→리스본

by 사천거사 2019. 4. 24.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2

 

일시: 2019년 4 24일 수요일 / 흐림 맑음 비 맑음 흐림 날씨가 변화무쌍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길 / 포르투갈

 코스: 마드리드공항 → 리스본공항  호시우광장 → 코메르시우광장  리스본 대성당  홈 리스본 호스텔






02:10   시간은 평소와 똑같이 흘러가고 있지만 무언가를 기다릴 때에는 훨씬 더디게 흘러가는 기분이 든다. 여객터미널 장애인 도움처 의자에 앉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제복을 입은 여자 직원이 오더니 자리를 비워달라고 한다. 유럽이란 지역은 그렇다. 장애인이 없어도 장애인이 사용할 장소는 장애인을 위해 언제나 비워두어야 한다. 다시 쉴 곳을 찾아다니다 빈 의자를 발견했다. 그런데 나처럼 공항 대합실에서 밤을 보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그럭저럭 대합실에서 시간을 보낸 후 리스본행 에어 포르투갈 항공사 데스크에서 체크인을 했다. 여객 운임을 줄이기 위해 수하물을 기내에 가지고 가는 것으로 예매를 했는데 배낭 무게를 달아보니 7.8kg이었다. 기내 수하물 허용 무게는 5kg, 그리하여 작은 가방에다 무거운 것을 다 때려 넣고 재킷을 두 개나 입고 주머니에 우산까지 넣어가며 간신히 배낭 무게를 5kg으로 만들었다. 보딩 패스를 받은 후 짐을 다시 배낭에 넣어 합쳤다. 일단 기내 수하물 문제는 해결했고.


보딩패스에 '게이트 DE 보딩 존 A'라고 적혀 있어 A 존을 향해 계속 걸어가 출국 보안심사대 직원에게 여권과 보딩 패스를 들이밀었더니 출국심사 장소가 이곳이 아니란다. 뭐가 잘못되었나? 심사대를 벗어나 근처에 있는 직원에게 물었더니 그곳이 맞단다. 그래? 다시 줄을 서서 그 출국 보안심사대 직원에게 들이밀었더니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이곳이 아니니 다른 곳으로 가란다. 염병할! 어디로 가라는 거야? 다시 나와 아까 그 직원에게 탑승권을 보여주며 심사대 직원이 여기가 아니란다고 했더니 자기는 아무리 보아도 맞단다. 그러면서 안내 직원을 찾아 한번 물어보라고 한다. 젠장! 발걸음을 돌려 게이트 D 쪽으로 오다 표지판을 보고 뭐가 잘못된 건지 알게 되었다. 내가 그렇게 통과하려고 했던 출국 보안심사대는 제1터미널 AB 게이트였던 것이다. 이번 해프닝에는 모두 4명이 관련되어 있다.


1. 나
2. 에어 포르투갈 항공 체크인 직원
3. 출국 보안심사대 직원
4. 다른 직원


내가 출국 보안심사대를 제대로 찾지 못한 데에는 누구의 잘못이 가장 클까? 우선 항공사 체크인 직원이 보딩 존 A를 확인시켜 주었는데 그것은 나에게 혼란만 가져다준 아무런 의미가 없는 확인이었다. 그렇다고 체크인 직원의 잘못을 물을 수는 없다. 출국 보안심사대 직원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그의 말은 전혀 틀리지 않았으니까. 다른 직원은 터미널 1과 터미 널2를 구별하지 못해 나를 한번 더 심사대에 가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보딩 게이트와 보딩 존을 구별하지 못했고, 터미널 1과 터미널 2를 구별하지 못했고, 출국심사대 직원이 엉터리라고 속으로 비난을 했다. 결국 모든 게 다 내 탓이요 내 잘못이었다. 제2터미널 게이트 D 쪽으로 오다 전광판을 보니 타고 갈 항공기의 보딩 게이트가 D65라고 적혀 있었다. 확인 끝, 이상 없음. 6시 40분에 게이트를 통과한 후 셔틀버스를 타러 밖으로 나갔는데 아이고 추워라. 한겨울 날씨다. 재빨리 패딩을 꺼내 입었다. 스페인 날씨는 변덕이 죽 끓듯해서 절대 마음을 놓으면 안 된다.


▲ 리스본행 에어 포르투갈 여객기 체크인 데스크 [03:53]


▲ 공항 대합실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사람들 [03:55]


▲ 탑승권에 적힌 A zone 표기를 보고 A 쪽으로 진행 [04:57]


▲ 탑승권에 적힌 제2터미널 DE 게이트 표지판 발견 [05:42]


▲ 제2터미널 DE 게이트 쪽으로 진행 [05:47]


▲ 리스본행 에어 포르투갈 항공기 탑승구 D65 확인 [05:49]


▲ 리스본행 에어 포르투갈 여객기 D65 탑승구 [05:52]


▲ 리스본행 에어 포르투갈 여객기 탑승권 [06:21]


▲ 셔틀버스를 타고 여객기로 [06:45]


▲ 리스본행 여객기에 탑승 [06:50]


07:00   7시 20분에 이륙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아침 첫 비행기라 그런지 빈자리가 엄청나게 많다. 7시 45분, 비행기가 활주로를 향하여 이동하기 시작했다. 창밖을 내다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허, 이거 리스본에도 비가 오는 거 아냐? 간식이 나왔다. 크루아상 모양의 빵에 치즈와 하몽 조각을 끼운 것이었다. 그리고 물 한 잔. 국제선이지만 비행시간이 한 시간 정도에 불과하고 게다가 저가항공이라 기내식은 없는 모양이다. 8시 30분, 창밖을 보니 맑은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오 예!


무사히 포르투갈 리스본 공항에 도착, 입국심사를 받고 여객터미널 밖으로 나온 후 리스본 시내를 오고 가는 공항버스 타는 곳을 찾아갔다. 리스본 공항에서 밖으로 나와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공항버스(AERO BUS) 정류장이 있다. 공항버스는 1번과 2번 두 종류가 있는데 역사유적지로 가는 것은 1번이고 2번은 신시가지로 가는 노선이다. 버스 요금은 4유로이고 공항버스 승차권은 24시간 동안 다른 시내버스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승차권을 구입한 후 1번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


▲ 샌드위치와 물이 간식으로 나왔다 [08:22]


▲ 한 시간 정도 비행을 한 후 리스본 공항에 도착: 리스본 시차 적용(-1) [08:22]


▲ 태어나서 처음 밟아보는 리스본 공항 [08:22]


▲ 무사히 입국심사를 받았다 [08:33]


▲ 여객터미널 밖으로 나와 공항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중 [08:34]




▲ 리스본 공항버스 안내판 [08:35]


▲ 리스본 공항버스 1번 노선도 [08:36]


▲ 리스본 공항버스 1번 노선도 [08:37]


▲ 리스본 공항버스 1번 안내판 [08:37]


08:42   1번 노선을 운행하는 공항버스가 도착했다. 버스에 올라 보니 의외로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터미널을 더 거치면서 승객들이 많이 늘어났다. 리스본 시내에 들어서니 대도시가 다 그렇듯이 교통이 매우 복잡한 편이었다. 공항버스 12번째 승강장인 호시우 광장에서 내렸다. 커다란 동 페드루 4세 동상이 서 있는 호시우 광장에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구글 맵을 켠 후 먼저 알칸타라 전망대를 찾아갔다. 전망대이니 당연히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 경사진 길을 한참 동안 걸어 올라가야 했다. 리스본 시내는 도로가 좁고 대부분이 바닥에 돌이 박혀있는 길이었다.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에서는 상 조르제 성이 잘 보였다.


▲ 1번 노선을 운행하는 공항버스 도착 [08:42]


▲ 리스본 공항버스 실내 모습 [08:53]


▲ 리스본 거리 풍경 [09:03]


▲ 트램이 다니고 있는 리스본 시내 [09:19]


호시우/피게이라 광장(Praça Rossio & Praça Figueira)


‘동 페드루 4세 광장’이라는 이름보다 ‘호시우 광장’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곳은 종교 재판이 열렸던 자리에 신고전주의 양식의 국립 극장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인근에는 신트라행 국철이 출발하는 호시우 역이 있는데 말 편자 모양을 한 신 마누엘 양식의 출입문이 유명하다. 버스와 메트로, 트램 등 다양한 노선들이 환승되는 광장이기 때문에 항상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북적인다. 호시우 광장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는 또 다른 광장인 피게리아 광장은 폼발 후작 시대의 주택들이 세련된 분위기를 선보이며 광장을 에워싸고 있으며, 노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있다.


▲ 호시우 광장에 있는 동 페드루 4세 동상(D. Pedro IV Statue) [09:31]


▲ 호시우 광장에 있는 분수대 [09:33]


▲ 알칸타라 전망대로 올가는 계단길 [09:44]


▲ 전망대로 가는 길에 만난 조형물 [09:49]


상 페드루 드 알칸타라 전망대(Miradouro de São Pedro de Alcântara)


글로리아 푸니쿨라 역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는 언덕 위 전망대로, 맞은편 언덕에 자리한 상 조르즈 성과 리스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파두 공연장이 밀집된 지역이기 때문에 공연을 보기 전 낭만적인 리스본의 석양을 감상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다.


▲ 알칸타라 전망대에서 바라본 상 조르제 성 [09:52]


▲ 알칸타라 전망대에 있는 조형물 [09:57]


10:01   알칸타라 전망대에서 발걸음을 돌려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를 향했다. 이곳은 뭐냐 하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전망대다. 알칸타라에서 제대로 못 본 것 여기서 보면 되겠네. 천만의 말씀, 이것은 어림도 없는 생각이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줄의 앞부분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어쩌지? 통과! 보행자 전용도로인 아우구스타 거리를 지나 개선문을 통과한 후 코메르시우 광장으로 들어갔다.


동 조세 1세의 기마상이 있는 코메르시우 광장은 무척 넓었다. 대서양으로 흘러 들어가는 타구스강과 바로 붙어 있어 그런지 찾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강변에서는 4월 25일 다리를 건너가면 만날 수 있는 구세주 그리스도상이 잘 보였다. 어디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넓은 광장에 한 여가수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노래의 곡조가 구슬프다고 할까 아니면 애처롭다고 할까 아무튼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는 그런 노래였다.


▲ 알칸타라 전망대와 헤스타우라도레스 광장을 오가는 푸니쿨라 [10:01]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Santa Justa Elevador)



▲ 전망대로 올라가는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 [10:13]


아우구스타 거리(Rua Augusta)


호시우 광장과 피게이라 광장 사이에 있는 아우구스타 거리는 코메르시우 광장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는 바이샤 지구의 보행자 전용 도로로, 리스본 최대의 쇼핑 거리이다. 유명 브랜드부터 수많은 기념품 가게들이 끝없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으며, 거리 곳곳에서는 거리 공연이 열리고 있다. 아우구스타 거리와 코메르시우 광장이 만나는 거리 끝에는 웅장한 아르코 다 루아 아우구스타(Arco da Rua Augusta) 개선문이 서 있는데 포르투갈 대항해 시대에 수많은 탐험가들과 개척자들이 드나들었던 통로지만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드나들고 있으며, 개선문 주변으로 주말에는 노천 시장도 열린다.


가는 법
호시우 광장과 피게이라 광장 사이 코메르시우 광장 방향
코메르시우 광장에서 도보 1분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에서 도보 2분


▲ 보행자 전용도로인 아우구스타 거리 [10:22]


코메르시우 광장(Praça do Comércio )


아우구스타 거리 남쪽 끝에 자리한 개선문을 통과하면 테주(Tejo) 강을 배경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드넓은 광장이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리스본에서 가장 큰 광장인 코메르시우 광장이다. 원래 포르투갈의 마누엘 1세의 ‘리베리아 궁전’이 있던 자리인데 1755년 일어났던 대지진과 화재, 쓰나미로 인해서 궁전은 파괴되었고, 그로 인해 동 조세(Don Jose) 1세는 지진에 대한 공포로 인해 더 이상 이곳에 궁전을 건설하지 않기로 하면서, 광장으로만 남게 되었다. 그래서 코메르시우 광장은 궁전이 있던 자리에 만들어졌다고 해서 ‘궁전 광장(Terreiro do Paco)’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코메르시우 광장은 유럽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난 광장 중 하나이다. 광장 중앙에는 테주 강을 바라보고 있는 ‘동 조세 1세’ 동상이 서 있고, 한쪽으로는 리스본 웰컴 센터인 중앙 관광 안내소가 자리하고 있다.


▲ 개선문을 지나면 코메르시우 광장이 나온다 [10:28]


▲ 개선문을 지나 코메르시우 광장에 도착 [10:31]


▲ 코메르시우 광장에 있는 동 조세(Don Jose) 1세의 동상 [10:32]


타구스강


타구스강(라틴어: Tagus)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가장 긴 강으로, 타호강(스페인어: Tajo) 또는 테주강(포르투갈어: Tejo)으로도 불린다. 총 연장은 1,038 킬로미터로 이중 716 킬로미터는 스페인, 47 킬로미터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국경을 흐르며, 나머지 275 킬로미터는 포르투갈을 흘러 리스본에 이르러 대서양으로 빠져나간다. 총 유역 면적은 80,100 제곱킬로미터로 이베리아 반도에서 가장 넓다. 타구스강은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몇몇의 댐들은 주로 마드리드를 포함한 중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수로 이용되며, 수력발전에도 이용되고 있다. 댐들 사이에서는 구불구불하게 흐르지만, 알모롤을 지나면서 넓은 충적 범람원의 계곡이 나타난다. 하구에는 항구도시인 리스본이 위치해있으며, 넓은 하구는 유럽에서 최고의 항구가 있다.


▲ 4월 25일 다리 뒤로 보이는 구세주 그리스도상 [10:34]


▲ 타구스강은 대서양으로 흘러 들어간다 [10:35]


▲ '궁전 광장'으로도 불리는 코메르시우 광장 [10:39]


10:46   바닷가에서 다시 힘들게 언덕을 올라가 리스본 대성당 앞에 도착했다. 이곳은 리스본의 대표적인 포토 존으로 트램을 넣어 리스본 대성당을 찍으면 멋진 사진이 만들어진다. 대성당 입장은 무료고 회랑과 박물관은 입장료를 내야 한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성당 내부 장식은 스페인에 있는 대성당에 비하면 아주 검소한 편이었다. 오늘 리스본 대성당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크리덴시알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까미노에서는 크리덴시알이 있어야 알베르게를 이용할 수 있다. 


성당 내부를 한 바퀴 돈 후 입구에 있는 기념품 판매 직원에게 크리덴시알 구입처를 물었더니 자기가 판매한다고 한다. 그러더니 아무것도 묻지 않고 크리덴시알을 건네면서 '투 유로'라고 심드렁하게 말한다. 조개껍질은? 없단다. 이곳이 산티아고 순례길이 시작되는 곳이고 또 명색이 대성당인데도 까미노 순례자에 대한 대접이 스페인과 비교할 바가 못 된다. 비록 리스본이 포르투갈 길의 시작점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르투에서 순례를 시작하기 때문에 그만큼 까미노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대성당에서 나와 전망이 좋다는 상 조르제 성을 찾아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성은 어디에 있는가. 높은 언덕 위에 있었다.


리스본 대성당(Lisbon Sé)



▲ 크리덴시알을 구입할 수 있는 리스본 대성당 [10:46]


▲ 리스본 대성당 입구 [10:47]


▲ 리스본 대성당 입장 [10:48]


▲ 리스본 대성당 내부 [10:48]


▲ 리스본 대성당에 있는 조형물 [10:48]


▲ 상 조르제 성으로 가는 길에 만난 주택 [11:01]


▲ 벽화도 보이고 [11:04]


▲ 앙증맞은 벽화 [11:04]


▲ 날이 더워 그늘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 [11:06]


11:06   언덕에 서 있는 조형물에 눈길을 한번 주고 다시 상 조르제 성을 찾아가는 길, 제법 많은 사람들이 같은 쪽을 향해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다시 산행 수준의 오르막길 걷기에 나섰다. 힘들게 성 아래에 도착했는데 저 줄은 또 뭐지? 그랬다. 그것은 성 안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늘어서 있는 줄이었다. 줄이 얼마나 긴지 끝이 어딘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다. 어떻게 하나? 뭘 어떡해, 포기해야지. 일단 숙소를 정한 다음에 다른 일정을 생각해 보기로 했다.


▲ 언덕에서 만난 조형물 [11:06]


▲ 언덕에서 바라본 시내 풍경 [11:07]


▲ 상 조르제 성 가는 길 이정표 [11:14]


▲ 상 조르제 성으로 가고 있는 사람들 [11:16]


상 조르제 성(Castelo de São Jorge)



▲ 상 조르제 성벽 아래에 도착 [11:19]


▲ 상 조르제 성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 [11:19]


▲ 폐허 지역을 아룸답게 꾸며 놓았다 [11:25]


▲ 리스본 시내 거리는 대부분이 돌을 박은 길이다 [11:29]


▲ 호스텔 찾아가는 길에 바라본 리스본 시내 풍경 [11:31]


11:33   순례길 안내 웹사이트에서 첫 번째로 추천하는 This is Lisbon Hostel을 찾아갔다. 예약하셨나요? 아니요. 남은 침대가 없네요. full입니다. 헐~. 오늘이 평일인데 벌써 빈 방이 없다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작년 도노스티아에서 숙소가 없어 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하룻밤을 보낸 추억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설마 작년처럼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 다시 웹 사이트를 뒤져 두 번째로 찾아낸 Home Lisbon Hostel을 찾아갔다.


다행히도 Home Lisbon Hostel은 첫 번째 찾아갔던 Hostel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하지만 호스텔 간판도 그렇고 위치가 애매해서 찾는데 조금 애를 먹었다. 게다가 맑았던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쏟아져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리스본이 해안 도시라 그런지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호스텔 도착. 침대 있습니까? 예, 어떤 종류를 원하시나요? 요금은 달라집니다. 당연히 그렇겠지. 4인실 침대를 하나 선택했다. 숙박료는 28유로, 시내 중심지라 그런지 가격이 상당하다. 저녁과 내일 아침은 호스텔에서 제공하는 것을 먹기로 했다.


지금은 청소 중이라 오후 2시에 룸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일단 근처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호스텔 주변은 우리나라로 치면 음식점 골목이었다. 물건이 많으면 고르기가 쉬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괜히 머리만 헷갈리게 하고 선택의 순간은 자꾸 뒤로 밀려난다. 만만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소고기, 달걀프라이, 감자튀김, 토마토 등으로 이루어진 단품 음식을 주문했다. 스페인에서 흔히 콤비네이션이라고 하는 음식이었다. 주문한 콤비네이션 음식이 나오기 전에 맥주를 한 잔 시켜 홀짝거리기 시작했다. 맥주 맛이 그만이다.


배가 고픈 탓도 있었겠지만 음식 맛은 그만이었다. 거의 일 년 만에 먹어 보는 이 지역 음식이 일 년 전의 미각을 되살려 주고 있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이 지역의 음식은 어느 것이든 내 입맛에 잘 맞았는데 그 입맛이 지금도 여전하다는 것. 계산, 콤비네이션 8.9유로, 곁들인 맥주 한 잔 값이 5유로. 그런데 맥주값이 왜 이렇게 비싼 거야. 내가 예약한 호스텔 바에서는 큰 잔이 3유로였는데... 아, 맥주의 종류가 달라서 그런 모양이다. 여기서는 이 지역 맥주 대신 하이네켄 맥주를 주문했더니 그렇구나.


▲ 첫 번째로 찾아간 숙소 This is Lisbon Hostel [11:33]


▲ 두 번째로 찾아간 Home Lisbon Hostel [12:35]


▲ Home Lisbon Hostel 건물 [12:35]


▲ 홈 리스본 호스텔 바 [12:42]


▲ 호스텔 바에서 맥주 한 잔 [12:42]


▲ 호스텔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 식사 [13:07]


▲ 올라가는 계단길 표시가 재미 있네 [13:29]


▲ 홈 리스본 호스텔 로비에 있는 서가 [13:32]


14:00   호스텔로 돌아와 잠시 기다리니 두 시가 되었다. 406호 2번 침대가 내 자리, 이층으로 되어 있는 침대가 옆으로 나란히 붙어 있었다. 배낭을 대충 정리하고 샤워를 한 후 침대에 누었더니 눈이 자꾸 감긴다. 지금 몇 시지? 여기 시각으로 오후 3시니 한국은 밤 11시네. 어젯밤 공항에서 잠을 설쳤으니 졸린 것도 당연하지. 누가 또 들어올지 모르지만 일단 잠부터 자자. 그렇게 한참을 자다 빗소리 같은 소리 때문에 잠이 깼는데 창밖을 보니 정말 비가 내리고 있었다. 대박, 스페인처럼 이곳 날씨도 변화무쌍하다. 베란다에 마르라고 널어 두었던 수건을 룸으로 옮긴 후 다시 잠이 들었다.


7시 조금 넘어 다시 잠에서 깼다. 창밖을 보니 해가 비치고 있었다. 그것 참. 그런데 오늘은 나 혼자 자려나? 침대가 3개 남아 있는데 들어온 사람이 없네. 8시가 되어 저녁을 먹으러 바로 내려갔다. 어느 방에 있는 사람들인지 꽤 많은 사람들이 바에서 맥주와 포도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람들의 숫자는 자꾸 늘어났다. 옆에 있는 식당으로 장소를 옮겨 본격적인 식사가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긴 테이블에 앉고 나는 원형 테이블에 앉았다. 사람들 엄청 떠든다.


오늘 저녁 음식은 Mamma's dinner, 우리말로 하면 '엄마의 저녁'이란 뜻인데 예전에 이 지역의 어머니들이 집에서 만들어 주던 음식이란다. 간단하게 말하면 '집밥'이 되겠다. 가격은 10유로. 전식은 수프, 본식은 채소와 딸기, 스파게티, 후식은 케이크와 차, 음료는 맥주와 비노 무한리필. 음식은 소박하면서도 담백했다. 맥주와 포도주를 한 잔씩 마셨다. 저녁 식사는 8시에 시작해서 10시 30분에 끝이 났다. 이곳 사람들은 음식을 참 느긋하게 먹는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도미토리에 귀환, 오늘은 혼자 잘 것 같다. 양치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 호스텔 4인실 도미토리 [14:13]


▲ 도미토리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 [14:15]


▲ 2006년에 개업한 Home Hostel [20:06]


▲ 저녁을 먹기 위해 바에 모여 있는 사람들 [20:07]


▲ 바 옆에 있는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중 [20:12]


▲ 전식 수프 [20:22]


▲ 본식 샐러드와 스파게티 [20:58]


▲ 후식 케이크 [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