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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피스테라·무시아 길

2018.05.31. [산티아고 피스테라/무시아 길 2] 네그레이라→올베이로아

by 사천거사 2018. 5. 31.


산티아고 순례길 피스테라/무시아 길 2

 

일시: 2018년 5 31일 목요일 / 흐림 비 갬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피스테라/무시아 / 스페인

 코스: 네그레이라 → 사스  카미뇨 레알 → 리포테 → 피아셰 → 빌라세리오 → 마로냐스 → 산타 마리냐  올베이로아

 거리: 33.0km / 걸은 거리 54.0km

 시간: 7시간 19

 회원: 2






06:00   알베르게 휴게실에서 빵과 오렌지주스로 아침을 먹고 출발, 가로등 불빛을 따라 시내 쪽으로 조금 내려가다 왼쪽으로 나 있는 마을길에 들어섰다. 마을 묘지와 성당 뒤로 해가 뜨고 있는 모양인데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하다. 성당 뒤로 네그레이라 마을 불빛이 보인다. 오늘도 여전히 숲길과 마을길, 마을 도로가 이어졌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산길에 들어서자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새소리마저 없다면 말 그대로 적막한 길이다.


▲ 알베르게 휴게실에서 빵과 오렌지주스로 아침을 먹고 [06:00]


▲ 네그레이라에 있는 공립알베르게 출발 [06:22]


▲ 가로등 불빛 따라 시내 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06:22]


▲ 왼쪽으로 까미노가 열려 있다 [06:25]


▲ 마을묘지와 성당 쪽으로 진행 [06:27]


▲ 성당 앞에 서 있는 십자가 [06:28]


▲ 산 시안 성당 뒤로 네그레이라 시내의 불빛이 보인다 [06:29]


▲ 피스테라 가는 길 이정표 [06:31]


▲ 언덕에 올라 바라본 네그레이라 시내 [06:33]


▲ 비포장 산길을 따라 진행 [06:38]


06:47   비포장 도로를 따라 이어지던 까미노가 DP-5603 도로와 만났다. 잠시 후 까미노는 도로 오른쪽에 있는 사스(Zas) 마을을 거쳐 다시 숲으로 들어갔다. 오른쪽으로 오렌지색으로 물이 든 하늘이 보인다.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숲길이 계속 이어졌다. 오늘따라 순례자들도 보이지 않는다.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여 있어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모를 정도다. 하여튼 지금은 걷기에 아주 좋은 날씨다. 포장도로를 건너 다시 숲길에 들어섰다.


▲ 비포장 도로를 따라 진행 [06:47]


▲ DP-5603 도로 갓길을 따라 진행 [06:56]


▲ 사스 마을에 있는 옛 성당 [07:00]


▲ 사스(Zas) 마을을 지나 다시 숲으로 [07:03]


▲ 길 오른쪽으로 노란색으로 물이 든 하늘이 보인다 [07:08]


▲ 아무도 없는 숲길을 걸어간다 [07:12]


▲ 목장 오른쪽을 따라 나 있는 길 [07:20]


▲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 [07:24]


▲ 포장도로를 건너 다시 숲길로 [07:30]


▲ 계속 이어지는 숲길 [07:37]


07:42   노란색 꽃이 반겨주는 숲길을 계속 걸어간다. 잠시 후 라포테 마을에 들어섰다. 담장에 다닥다닥 붙어 피어 있는 작은 꽃들이 참 보기에 좋다. 일부러 심은 꽃은 아니고 그냥 자연적으로 핀 야생화인데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라포테 마을을 지나 20분 가까이 숲길을 걸은 후 아 페냐의 산 마메데 교회 앞에 도착했다. 마을 묘지 옆에 자리 잡고 있는 교회였다. 잠시 벗어났던 DP-5603 도로와 다시 만났다. 오늘은 까미노가 이 도로와 만났다 벗어났다를 반복하고 있다.


▲ 노란색 꽃이 반겨주는 길 [07:42]


▲ 라포테(Rapote) 마을을 통과 [07:50]


▲ 길 옆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야생화들 [07:51]


▲ 라포테 마을을 지나가는 중 [07:51]


▲ 라포테 마을을 벗어나 숲길에 진입 [07:56]


▲ 숲길을 따라 계속 진행 [08:05]


▲ 아 페나(A Pena)의 산 마메데(San Mamede) 교회와 마을 묘지 [08:09]


▲ 전형적인 시골 풍경 [08:14]


▲  DP-5603 도로를 따라 진행 [08:19]


▲ DP-5603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08:24]


08:31   DP-5603 도로에서 벗어나면서 포르샨(Forxan) 개울을 건너 잠시 숲길에 들어섰던 까미노가 다시 DP-5603 도로와 접속했다. 30분 가까이 도로를 걸은 후 빌라세리오 마을에 있는 카페에 들렀다. 작년 프랑스 길을 걸을 때에도 들렀던 곳이다. 맥주를 한 잔 마시는데 옆 테이블 독일 여자 두 명이 시킨 음식이 엄청나다. 샌드위치, 하몽, 바게트빵 무려 네 접시 가득하다. 말이 잘 안 통해서 일어난 일인데 본인들도 그저 웃음만 나오는 모양이다. 우리에게 바게트빵을 한쪽 건네준다. 감사히 받아먹었다.


▲ 포르샨 개울을 건너간다 [08:31]


▲ DP-5603 도로와 다시 만났다 [08:37]


▲ DP-5603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08:43]


▲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DP-5603 도로 [08:49]


▲ DP-5603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08:53]


▲ 도로에 드리워진 내 그림자 [08:59]


▲ 길 옆에 피어 있는 노란색 야생화 [09:04]


▲ 빌라세리오(Vilaserio) 마을에 있는 카페 [09:07]


▲ 맥주와 커피를 목을 축이고 [09:11]


▲ 음식을 네 접시나 주문한 독일 순례자들 [09:14]


09:25   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까미노 걷기에 들어갔다. DP-5603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왕복 2차로 포장도로인데도 통행을 하는 차량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20분 후 DP-5603 도로에서 벗어나 오른쪽에 있는 오 코르나도 마을에 진입했다. 목장에 있던 젖소 몇 마리가 신기한 듯 나를 쳐다본다. 유칼립투스 사이로 나 있던 까미노가 DP-5604 도로와 잠시 함께 가다 다시 도로를 벗어나 비포장 흙길에 진입했다. 그런데 어찌하여 순례자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지?


▲ 휴식 후 다시 DP-5603 도로를 따라 진행 [09:25]


▲ DP-5603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09:34]


▲ DP-5603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09:39]


▲ DP-5603 도로에서 벗어나 오 코르나도 마을에 진입 [09:46]


▲ 젖소들이 신기한 듯 나를 바라본다 [09:48]


▲ 유칼립투스가 서 있는 흙길 [09:54]


▲ 유칼립투스가 서 있는 흙길 [09:59]


▲ DP-5604 도로를 따라 잠시 진행 [10:03]


▲ 흙길을 따라 계속 진행 [10:10]


▲ 흙길을 따라 계속 진행 [10:15]


10:23   가는 비가 솔솔 뿌리기 시작했다. 잔뜩 참았던 하늘의 인내심이 다 한 모양이다. 일단 그냥 맞아도 괜찮을 정도의 비이기 때문에 우비를 입지 않고 걸어간다. 비가 오는 것은 짜증스러운 일이지만 대신 덥지 않아서 좋다. 밭에 심긴 농작물들은 신이 났다. 촉촉하게 내리는 단비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으리라. 나스 마로냐스 마을과 산타 마리냐 마을을 지난 후 AC-400 도로를 따라 잠시 진행하다 다시 마을도로에 진입했다. 빗방울이 조금씩 강해지기 시작했다.


▲ 가는 비가 솔솔 뿌리기 시작 [10:23]


▲ 아직 비옷을 입을 정도는 아니다 [10:29]


▲ 바닥이 많이 젖었네 [10:36]


▲ 농작물은 신바람이 났다 [10:38]


▲ 다스 마로냐스(das Maronas) 강을 건너고 [10:45]


▲ 아스 마로냐스(As Maronas) 마을에 진입 [10:48]


▲ 산타 마리냐(Santa Marina) 마을에 진입 [11:00]


▲ AC-400 도로를 따라 잠시 진행 [11:08]


▲ 다시 마을 도로에 진입 [11:16]


▲ 마을 도로를 따라 게속 걸어간다 [11:21]


11:38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퍼붓는 비는 아니지만 옷이 젖기에 충분할 만큼 바람을 동반한 채 계속 내렸다. 이번 여정에서 가장 많은 비를 맞았다. 비가 오면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우선 사진을 찍기가 힘들다. 예전에 비를 맞으며 사진을 찍어보겠다고 하다 못쓰게 된 디지털 카메라가 한두 개가 아니다. 비옷을 입었어도 아랫도리와 신발은 고스란히 비에 노출된다. 비옷을 입으면 더워서 땀이 난다. 비는 농작물에게는 꼭 필요한 거지만 여행을 할 때에는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하늘이 하는 일을 인간이 어떻게 하겠는가. 그저 하늘의 뜻에 따를 수밖에. 비가 오면 걸음이 빨라진다. 그럴 수밖에. 할 게 없으니 그냥 걷기만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순례자들이 한 명 두 명 보이기 시작했다. 판초를 입고 빗속을 걸어가는 모습이 영락없는 순례자의 모습이다. 나도 그렇지만, 저들은 무엇을 얻겠다고 이 빗속을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 순례의 끝은 어디며, 순례의 결과는 무엇일까? 수없는 화두를 던지며 계속 걸음을 옮긴다.


▲ 빗줄기가 강해져 비옷을 입었다 [11:38]


▲ 앞서 가는 순례자들을 만났다 [11:49]


▲ 또 다른 순례자를 만났다 [11:56]


▲ 까미노를 걷고 있는 순례자들 [12:01]


▲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12:06]


▲ 빗속을 걷고 있는 순례자들 [12:15]


▲ 비가 온다고 걸음을 멈출 수는 없다 [12:22]


▲ 포장도로에 진입 [12:31]


▲ 코르손(Corzon) 마을 쪽으로 진행 [12:35]


▲ 비가 조금 뜸해졌다 [12:40]


12:41   마을길을 따라 계속 걸어간다. 코르손과 폰테 올베이라를 거쳐 올베이로아에 들어서자 비가 그치며 구름 사이로 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뭐여, 지금까지 계속 빗속을 걷게 하더니 목적지에 도착하니까 해가 나? 세상 일이 다 그렇다. 산행을 할 때도 산중에서 계속 비를 맞게 해 놓고 산행 종점에 도착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파란 하늘이 드러난 게 어디 한두 번인가. 이곳 공립알베르게는 일단 도착하면 먼저 침대를 차지하고 일을 봐야 한다. 직원이 7시에서 7시 30분 사이에 와서 등록을 받기 때문이다.


▲ 농작물에게 단비가 내리고 있다 [12:41]


▲ 마을길을 따라 진행 [13:00]


▲ 코르손(Corzon) 마을 묘지 [13:01]


▲ 마을길을 따라 계속 진행 [13:06]


▲ 폰테 올베이라에 있는 알베르게 [13:15]


▲ 올베이로아(Olveiroa) 마을에 진입 [13:29]


▲ 올베이로아 마을 표지판이 보인다 [13:35]


▲ 올베이로아 공립알베르게에 도착 [13:41]


▲ 알베르게 도미토리 내부 [13:52]


13:56   침대를 정하고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지난해 프랑스 길을 걸을 때 이곳에 머무르면서 점심을 먹었던 곳에 다시 들렀다. 주인 여자는 작년과 변함없었다. 작년에 왔을 때 음식점 안에 걸어 놓은 만국기에 태극기가 없기에 말을 했었는데 오늘 와서 보니 갖추어 놓았다. 순례자 메뉴를 주문했다. 믹스트 샐러드, 폭 찹 감자튀김, 요구르트, 비노. 가격은 9유로였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알베르게로 돌아와 샤워를 한 후 휴식을 취했다. 7시가 되자 오스피탈레로가 와서 접수를 하기 시작했다. 이용료는 6유로.


공립알베르게는 가격은 싼데 시설은 사립보다 열악한 편이다. 이곳도 화장실이나 샤워실의 시설이 별로다. 나는 이용료를 조금 더 받더라도 시설을 개선하고 환경을 더 좋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까미노의 공립 알베르게 시설을 현대식으로 개선하지 않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까미노가 관광의 길이 아니라 순례의 길이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최소한의 편의만 제공하려는 것이 바로 공립알베르게의 생각이었다.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작년에 저녁을 먹었던 곳에서 12유로짜리 오늘의 메뉴를 주문했다. 전식으로 나온 갈리시안 수프는 콩이 들어간 채소 수프로 조금 짠 편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된장국 같은 것인데 아이들은 잘 안 먹으려고 한단다. 본식은 갈리시안 스튜. 3가지 종류의 고기와 삶은 감자 채소, 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것도 조금 짜다. 그리고 커피, 비노, 물, 빵이 나왔다. 저녁을 먹고 나오는데 비가 내린다. 이곳 날씨는 정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기온도 내려가 내일이 6월인데 패딩 입은 사람들이 돌아다닌다.


▲ 점심을 먹을 음식점에 도착 [13:56]


▲ 믹스트 샐러드 [14:08]


▲ 음식점 내부에 만국기가 걸려 있다 [14:14]


▲ 폭 찹, 달걀 후라이, 감자튀김 [14:25]


▲ 점심 먹고 알베르게로 돌아가는 중 [14:56]


▲ 알베르게 도미토리 내부 모습 [18:28]


▲ 접수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중 [19:30]


▲ 저녁을 먹을 음식점에 도착 [19:33]


▲ 갈리시안 수프 [19:49]


▲ 갈리시안 스튜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