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티아고 순례길/북쪽 길

2018.05.26. [산티아고 북쪽 길 33] 미라스→소브라도 도스 몽셰스

by 사천거사 2018. 5. 26.


산티아고 북쪽 길 트레킹 33

 

일시: 2018년 5 26일 토요일 / 하루 종일 구름 가끔 추움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북쪽 길 / 스페인

 코스: 미라스 → 아 카바나  마르코 다스 피아스 → 오 메손 → 기티사  소브라도 도스 몽셰스

 거리: 25.46km / 걸은 거리 823.51km 

 시간: 6시간 22

 회원: 2







06:00   6시쯤에 일어나 배낭을 꾸리고 빵으로 아침을 먹은 후 밖으로 나오니 비가 조금 뿌리고 있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지난밤에 강풍이 불며 비가 내렸다고 한다. 오늘도 마을길과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잠시 후 도로에서 벗어나 왼쪽에 있는 언덕으로 올라갔다. 하늘은 잔뜩 흐려 있고 비는 오락가락한다. 잠시 마을 도로를 따라 걸어가다 바닥이 온통 바위로 덮여 있는 언덕에 또 올라섰다. 바닥이 이렇게 넓은 암반으로 덮여 있는 곳은 오늘 처음 보았다.


▲ 알베르게에서 빵으로 아침을 먹고 [06:31]


▲ 알베르게 주방 모습 [06:43]


▲ 비가 조금 뿌리고 있는 알베르게 출발 [06:44]


▲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 [06:53]


▲ 도로에서 벗어나 왼쪽 언덕으로 올라간다 [06:57]


▲ 언덕 위에 서 있는 조형물 [07:02]


▲ 마을 도로를 따라 진행 [07:08]


▲ 누군가가 솔방울로 사랑 마크를 만들어 놓았다 [07:11]


▲ 바닥이 온통 바위로 덮여 있다  [07:19]


▲ 마을 도로를 따라 진행 [07:25]


07:29   길 옆에 아름다운 꽃이 무리 지어 피어 있다. 누가 뭐래도 5월은 꽃의 계절이다. 꽃은 어디에 있어도 아름답다. 잘 가꾸어진 정원에 피어도, 먼지가 풀풀 날리는 흙길 옆에 피어도, 사람이 찾지 않는 깊은 산속에 피어도 꽃은 아름답다. 꽃은 어디에 있어도 꽃이기 때문이다. 비포장 도로를 지나 브라냐 마을에 진입했다. 집이 한두 채 보이기는 하지만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LU-P-2102 도로를 따라 잠시 진행하던 까미노는 다시 도로에서 벗어나 오른쪽으로 꺾였다.


▲ 이름 모를 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다 [07:29]


▲ 여기는 또 다른 꽃이 피어 있고 [07:35]


▲ 비포장 도로를 따라 진행 [07:37]


▲ 브라냐 마을에 진입 [07:47]


▲ 멀리 앞서 가는 순례자가 보인다 [07:54]


▲ 모양이 특이한 표지판 [07:57]


▲ 차도 없고 사람도 없다 [08:04]


▲ LU-P-2102 도로를 따라 진행 [08:07]


▲ LU-P-2102 도로를 벗어나 오른쪽으로 진행 [08:15]


▲ 삼거리에 서 있는 안내판 [08:16]


08:22   마을 도로를 따라 진행하다 LU-P-2119 도로에 들어섰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포장도로이지만 다니는 차량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로시카(Roxica) 마을에 들어섰다. 왼쪽에 카페가 있고 안면이 있는 이탈리아 친구가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앞에서도 몇 번 만났던 친구다. 여기서는 가는 길이 같으니 한 번 만나면 다시 또 만나고 또 만나고 한다. 카페에 들러 우리도 음료수를 한 잔씩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붙임성 좋은 개 두 마리가 정신없이 달려든다.


▲ 한적한 농촌 주택 풍경 [08:22]


▲ 어느 새 안개가 내려앉았다 [08:26]


▲ LU-P-2119 도로에 진입 [08:32]


▲ LU-P-2119 도로 표지판 [08:39]


▲ 계속 LU-P-2119 도로를 따라 진행 [08:48]


▲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LU-P-2119 도로 [08:53]


▲ 앞서 가는 순례자들을 만났다 [09:02]


▲ 로시카(Roxica) 마을에 진입 [09:08]


▲ 안면이 있는 이탈리아 순례자 [09:11]


▲ 개 두 마리가 내 옆에 앉아 있다 [09:16]


09:23   카페를 떠나 다시 LU-P-2119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한다. 어제 물집 처치를 했지만 발뒤꿈치는 계속 상태가 좋지 않다. 오늘 25km 이상을 걸어야 하는데 과연 잘 버텨줄지 모르겠다. 천리행군을 하는 해병대원의 자세로 까미노를 걷고 있는 상황이다. 카바나 마을 앞 네거리에서 왼쪽으로 간다.. 도로에서 벗어나 잠시 숲길을 걷다 다시 AC-934 도로에 진입했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포장도로가 계속 이어졌다. 이제는 앞서 가는 순례자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 카페에서 휴식 후 출발 [09:23]


▲ 카바나(Cabana) 마을 앞 사거리: 왼쪽으로 간다 [09:31]


▲ LU-P-2119 도로를 따라 계속 간다 [09:32]


▲ 도로에서 벗어나 숲길에 걷는다 [09:39]


▲ AC-934 도로에 진입 [09:44]


▲ 트라베사 마을에 진입 [09:47]


▲ AC-934 도로를 따라 진행 [09:53]


▲ 마르셀라 마을에 진입 [09:56]


▲ AC-934 도로를 따라 진행 [10:01]


▲ AC-934 도로를 따라 진행 [10:07]


10:14   코르테포르코스 마을에 진입했다. 날은 계속 흐리고 발은 계속 아프다. 몸이 안 좋으니 걷는 것 자체가 고행이다. 그래도 어쩌랴, 이것도 순례자가 겪어야 할 일의 한 부분이라면 고스란히 감수할 수밖에. 잠시 마을길을 따르던 까미노는 다시 AC-934 도로와 접속했다. 도로 왼쪽으로 갓길이 나 있는 구간도 있어 걷는데 큰 문제는 없다.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다니는 차량이 별로 없다는 것, 근처에 대도시가 없어 그런 모양이다. 소브라도 지역에 들어섰다.


▲ 코르테포르코스(Corteporcos) 마을에 진입 [10:14]


▲ 코르테포르코스(Corteporcos) 마을 통과 [10:18]


▲ 소들이 그냥 돌아다니고 있다 [10:20]


▲ 비포장 도로를 따라 진행 [10:24]


▲ 산책로 같은 길 [10:32]


▲ AC-934 도로에 진입 [10:37]


▲ 도로 왼쪽 갓길을 따라 진행 [10:42]


▲ 소브라도 지역(Concello de Sobrado)에 진입 [10:54]


▲ 마르코 다스 피아스(Marco Das Pias) 마을에 진입 [10:56]


▲ 유칼립투스가 서 있는 구간 [11:05]


11:09   DP-4604 도로가 왼쪽으로 갈라지고 있다. 까미노는 AC-934 도로를 따라 계속 이어진다. 30분 이상 도로를 걸은 후 메손(Meson) 마을에 도착했다. 여기서 AC-934 도로를 버리고 오른쪽 지방도로 우회한다. 이 길은 에스게바(Esgueva) 마을과 모라델로(Moradelo) 마을로 이어진다. 바람이 분다. 조금 쌀쌀하다. 어떤 날은 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가는가 하면 오늘처럼 춥다고 생각되는 날도 있다. 이곳 날씨는 하도 변화무쌍해서 종을 잡기가 어려울 정도다.


▲ DP-4604 도로가 왼쪽으로 갈라지고 있다 [11:09]


▲ 알베르게가 있는 소브라도 도스 몽셰스 수도원 이정표가 보인다 [11:10]


▲ AC-934 도로를 따라 진행 [11:16]


▲ 길 옆에 버스 한 대가 서 있네 [11:22]


▲ AC-934 도로를 따라 진행 [11:29]


▲ 길 옆에 피어 있는 야생화 [11:31]


▲ AC-934 도로를 따라 진행 [11:37]


▲ 메손(Meson) 마을에 진입 [11:40]


▲ 에스게바 마을에 진입 [11:44]


▲ 모라델로 마을에 진입 [11:48]


11:53   모라델로 마을에서 왼쪽의 매력적인 길을 통해 우회하여 숲 속 그늘이 있는 길로 내려간다. 도중에 라고아(Lagoa) 마을과 노헤이라(Nogeira) 마을을 지난다.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다. 멋진 숲 길이 끝나고 다시 AC-934 도로에 진입했다. 차량이 통행하는 포장도로이지만 차량이 다니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다. 오늘은 하루 종일 흐린 날씨다. 약간 쌀쌀하기는 하지만 이런 날씨가 걷기에는 아주 좋다. 가끔 비도 뿌리지만 비옷을 입을 정도는 아니다.


▲ 거기 좋은 매력적인 길 [11:53]


▲ 라고아 마을 [11:59]


▲ 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풍경 [12:01]


▲ 다시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지고 [12:04]


▲ 노헤이라 마을 [12:11]


▲ 여기도 걷기에 좋은 길 [12:19]


▲ 다시 AC-934 도로에 들어섰다 [12:24]


▲ AC-934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12:28]


▲ AC-934  도로 오른쪽 길을 따라 진행 [12:37]


▲ 소브라도 연못 안내판 [12:42]


12:44   오른쪽으로 소브라도 연못이 보인다. 이 연못은 수도사들이 물고기와 개구리를 공급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이곳에는 보행자 길과 전망대도 있다. 소브라도 도스 몽셰스 마을에 들어섰다. 소브라도 도스 몽세스 수도원에 있는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수도원 한쪽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4시 30분에 문을 연다는 안내문이 출입문에 게시되어 있었다. 안내책자에 나와 있는 데로 정말 4시 30분에 문을 여네. 3시간 30분 가까이 남아 있는 시간을 어쩌라고.


▲ 소브라도 연못(Lagoa de Sobrado) [12:44]


▲ 소브라도 도스 몽셰스 마을에 진입 [12:46]


▲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 [12:51]


▲ 교회 종탑들이 보이기 시작 [12:58]


▲ 소브라도 도스 몽셰스 수도원 입구 [13:03]


▲ 알베르게 도착: 4시 30분에 문을 연단다 [13:06]


▲ 오래 된 성당도 보이고 [13:09]


▲ 고색이 창연한 십자가 [13:10]


▲ 근처에 보이는 것은 교회뿐 [13:10]


13:12   일단 점심을 먹기로 했다. 수도원 옆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 델 디아를 시켰다. 델 디아는 오늘의 요리를 말하는데 주로 전식, 본식, 후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누들 생선 수프, 닭고기와 감자튀김, 커피와 비노가 점심 메뉴. 배가 고프고 음식 맛이 좋으니 더 말해서 무엇하랴. 점심 후 다시 알베르게에 갔는데 문 앞에 배낭이 서너 개 놓여 있었다. 우리도 배낭을 내려놓고 다시 수도원 밖으로 나왔다. 비가 여전히 조금씩 부슬거린다. 카페 앞에서 이탈리아 순례자를 또 만났다. 카페에 들어가 맥주를 한 잔 시켰다. 화장실에 다녀오니 맥주잔 옆에 안주가 놓여 있었다. 주인아저씨 참 인정 있네.


▲ 점심을 먹은 식당 [13:12]


▲ 누들 생선 수프 [13:33]


▲ 닭고기와 감자튀김 [13:49]


▲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젓소들 [14:52]


▲ 소브라도 도스 몽세스 수도원 건물 [14:55]


▲ 소브라도 도스 몽세스 수도원 건물 [14:55]


▲ 카페에서 맥주 한 잔 [15:05]


▲ 카페 내부 모습 [15:05]


15:50   4시 가까이 되어 다시 알베르게에 갔더니 사람들이 몇 명이 접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 이탈리아 친구도 보이네. 오늘 여러 번 만나네. 잠시 후 오스피탈레로가 문을 열어주며 들어오라고 한다. 접수를 하고 방을 배정받았다. 샤워를 하고 자리에 누우니 천국이 따로 없다. 내 아래 침대에 동양인이 들어왔다. 나보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기에 한국인이냐고 물었더니 '히패니즈'라고 한다. 히패니즈? 다시 '자패니즈?' 했더니 그렇다고 한다. 그 사람은 일본계 멕시코인이었다. 히스패닉과 자패니즈를 합쳐 히패니즈라고 하는 모양이다. 일본인 특유의 친밀감을 보여준다. '우리 서로 이웃이네요.'

침대는 거의 찼고 특히 아래 침대는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여성 순례자 두 명이 들어왔다. 그중 한 여성이 자신은 무슨 문제가 있어 아래 침대가 필요하다고 오스피탈레로에게 말을 하자 그가 아래 침대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에게 가서 뭐라고 말을 했다. 그러자 그 여성은 두말하지 않고 '오케이'하면서 짐을 위 침대로 옮겼다. 아, 이게 바로 까미노 정신이구나. 남을 위해 자신의 불편을 감수할 줄 아는 마음. 까미노를 걷는 사람들은 죽어라고 걷기 위해서만 온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까미노를 걸으면서 남을 위한 희생과 봉사, 배려와 양보를 배우고 실천하러 온 사람들이다. 자신의 욕심만을 앞세우는 사람들은 사실 까미노를 걸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점심을 먹은 그 식당에 들러 보카디요와 에그 프라이, 베이컨을 시켰는데 보카디요의 양이 엄청나다. 보카디요는 바케트 빵 사이에 하몽, 키즈, 토마토, 등등을 끼워서 먹는 음식이다. 식빵으로 만들어 먹는 샌드위치와 같은 것으로 바게트 빵을 사용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맥주를 한 잔 곁들여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알베르게에 돌아오니 8시가 넘었다. 휴대폰으로 검색을 하다 보니 슬슬 잠이 몰려온다. 내일을 위해서 일찍 자자.


▲ 알베르게 접수 중 [16:10]


▲ 알베르게가 있는 소브라도 도스 몽세스 수도원 [16:12]


▲ 알베르게 도미토리 내부 모습 [16:20]


▲ 순례자들의 신발과 스틱들 [18:47]


▲ 점심을 먹은 식당에 다시 저녁을 먹으러 왔다 [19:08]


▲ 돼지고기와 달걀 프라이 [19:15]


▲ 저녁을 먹은 식당 [20:05]


▲ 수도원 벽면 장식이 이채롭다 [20:08]


▲ 다시 돌아온 알베르게 도미토리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