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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전남山行記

2019.03.12. [전남山行記 76] 전남 광양 갈미봉→쫓비산

by 사천거사 2019. 3. 12.

갈미봉-쫓비산 산행기

◈ 일시: 2019년 3월 12일 화요일 / 흐림, 맑음, 흐림

◈ 장소: 갈미봉 520m / 쫓비산 538m / 전남 광양 

◈ 코스: 관동마을 → 천황재 → 배딩이재 → 갈미봉→ 쫓비산 → 삼거리 → 매화마을 → 도사제방 →

           차도 → 소학정마을

◈ 거리: 15.25km

◈ 시간: 4시간 8분

◈ 회원: 산경산악회 안내 산행


 

 

 


07:00   오늘은 산경산악회에서 안내하는 쫓비산 산행에 참가하는 날이다. 3월이 되면 전국에서 사람들이 매화꽃을 보기 위해 전남 광양으로 몰려든다. 매화꽃 피는 곳이 광양에만 있는 게 아닐진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광양을 찾는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무슨 이유? 광양 매화마을은 앞에 섬진강이 흘러가고 뒤에는 호남정맥이 지나가는 배산임수의 지형적 조건을 갖추고 있어 산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최상의 관광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 특히 광양마을 뒤를 지나가는 호남정맥에는 이름도 아름다운 쫓비산이 자리하고 있어 전국에 있는 산악회에서 연례행사처럼 이곳을 찾는다.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남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청주에서 광양까지는 먼 거리다. 호남고속도로에 있는 벌곡휴게소와 순천완주고속도로에 있는 오수휴게소를 들른 버스가 구례 화엄사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후 19번 국도와 861번 지방도를 따라 섬진강변을 달려간다. 도로 옆에 서 있는 매화나무와 산수유나무에 꽃이 핀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 제대로 핀 매화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 [08:01]

 

▲ 순천완주고속도로 오수휴게소 [09:13]


10:27   산행 들머리가 있는 관동마을 입구 도로변에 버스가 섰다. 산악회에서는 여기서 배딩이재로 올라가는 코스를 정해 놓았는데 나는 시간적 여유도 있고 그래서 천황재 쪽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도로변에 있는 '매봉 8.4km' 이정표가 천황재로 올라가는 길 들머리다. 2015년 3월에 한번 올라갔던 적이 있어 아주 낯설지는 않은 길을 따라 올라간다. 매화꽃밭 사이로 나 있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지능선을 넘어가는 고갯마루까지 계속 이어졌다.  


▲ 산행 들머리가 있는 관동마을에 도착 [10:27]

 

▲ 매봉 가는 길 이정표 [10:28]

 

▲ 관동마을에도 매화농원이 많다 [10:29]

 

▲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10:34]

 

▲ 바야흐로 매화꽃이 한창이다 [10:37]

 

▲ 멀리 산능선이 보인다 [10:40]

 

▲ 매화농원을 벗어나 계속 진행 [10:43]

 

▲ 차량통행을 막는 쇠사슬이 설치되어 있다 [10:47]


10:49   지능선이 지나가는 고갯마루에 올라섰다. 이제부터 왼쪽으로 뻗어 있는 지능선을 타고 호남정맥이 지나가는 512봉까지 올라가야 한다. 능선에 들어서자 한동안 애매한 길이 계속 이어졌다. 길은 길인데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흐릿해진 것 같다. 10분 가까이 걸어 조금 낡은 표지기를 몇 개 발견했다. 오매, 반가운 거. 길은 계속 그저 그랬지만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표지기가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었다. 뒤따라 오던 여울 회원이 나를 앞질러 간다. 이쪽 코스로 올라온 회원이 나 말고 또 있었구나.


▲ 지능선 고갯마루에서 왼쪽 산길에 진입 [10:49]

 

▲ 진달래꽃이 핀 것도 있고 안 핀 것도 있고 [10:51]

 

▲ 그런대로 나 있는 능선길 [10:54]

 

▲ 히어리도 슬슬 꽃을 피우기 시작 [10:4]

 

▲ 오늘 처음 만난 표지기 [10:58]

 

▲ 가끔 바위가 보이기도 하고 [11:01]

 

▲ 뒤를 따라오던 여울 회원이 나를 앞질렀다 [11:05]

 

▲ 가끔 모습을 드러내는 진달래꽃 [11:10]

 

▲ 고사한 산죽 사이로 나 있는 길 [11:13]

 

▲ 없는 듯 하지만 길은 있다 [11:19]


11:22   돌로 쌓은 얕은 담이 나타났다. 뭐지? 성벽인가? 아니면 집터? 장방형으로 빙 둘러쌓은 돌담의 정체가 무엇인지 확실히는 모르겠네. 능선에 들어선 지 40분 만에 호남정맥이 지나가는 512봉에 올라섰다. 오른쪽은 매봉을 거쳐 백운산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이 쫓비산으로 가는 길이다. 삼각점이 박혀 있는 이 봉우리에 올라서면 배딩이재까지는 거의 일사천리다. 천황재로 내려가고 437봉으로 올라가는 길을 뺀다면 거의 경사가 없는 평탄한 길이라고 보아야 한다.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호젓한 길을 혼자서 걷는 기분이 그만이다.


▲ 얕은 돌담 발견 [11:22]

 

▲ 장방형으로 돌담을 쌓아 놓은 곳 [11:23]

 

▲ 주능선인 호남정맥 길에 올라서서 만난 표지판 [11:29]

 

▲ 512봉에 박혀 있는 삼각점 [11:29]

 

▲ 512봉에 있는 호남정맥 표지판 [11:29]

 

▲ 걷기 좋은 능선길 [11:31]

 

▲ 걷기 좋은 능선길 [11:37]

 

▲ 표지기가 많이 매달려 있는 437봉 [11:42]

 

▲ 걷기 좋은 능선길 [11:46]

 

▲ 안부를 지나간다 [11:54]


11:59   배딩이재에 도착했다. 우리 산악회의 다른 회원들은 관동마을에서 이곳으로 올라왔을 것이다. 배딩이재에서 갈미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된비알이다. 나무로 된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크게 어려움은 없지만 그래도 꽤 많은 힘을 들여야 한다. 해발 520m의 갈미봉 정상부에는 전망대를 겸하고 있는 정자가 하나 있고 나무에 표지판이 매달려 있을 뿐 표지석은 없었다. 갈미봉을 떠나 12분 정도 걸어가자 암릉길을 우회하는 데크 계단이 나타났다. 어? 우리 산악회 후미가 보이네? 여기서 따라잡는구나.


▲ 관동마을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인 배딩이재 [11:59]

 

▲ 배딩이재에 서 있는 이정표 [12:00]

 

▲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된비알 [12:03]

 

▲ 갈미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2:09]

 

▲ 갈미봉 정상에 있는 표지판 [12:12]

 

▲ 해발 520m의 갈미봉 정상에 있는 육각정자 [12:12]

 

▲ 걷기 좋은 능선길 [12:19]

 

▲ 쫓비산 2.7km 전 이정표: 길미봉? [12:23]

 

▲ 암릉을 우회하는 데크 계단 [12:24]

 

▲ 우리 산악회 후미 회원이 보인다 [12:26]


12:29   경사가 별로 없는 능선길이 계속 이어졌다. 산행객들이 점심을 먹고 있는지 모습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해발 537m의 쫓비산 정상에 올랐다. 쫓비산이란 이름은 순수한 우리말로 다른 산에 비해 뾰쪽(쫓빗)해서 지었다는 설과 정상에서 보는 섬진강의 푸른 물길이 쪽빛이어서 지었다는 설이 있다. 어원이야 어떻든 참 아름다운 이름이다. 해발 537m의 쫓비산 정상에는 2015년 3월에 왔을 때는 볼 수 없었던 예쁜 표지석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정상 출발, 800m 정도 진행하자 삼거리다. 오른쪽은 토끼재로 가는 호남정맥 길이고 왼쪽이 청매실농원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왼쪽 길로 간다.  


▲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는 길 [12:29]

 

▲ 모두 점심 먹는 중인가? [12:38]

 

▲ 걷기 좋은 능선길 [12:47]

 

▲ 쫓비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2:51]

 

▲ 해발 537m 쫓비산 정상 표지석 [12:56]

 

▲ 걷기 좋은 능선길 [12:58]

 

▲ 호남정맥에서 청매실농원 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 [13:06]

 

▲ 오른쪽 사면을 가로질러 나 있는 길 [13:12]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3:16]

 

▲ 걷기 좋은 능선길 [13:19]


13:23   청매실농원 1.2km 전 이정표를 지나 8분 정도 걸어가자 시야가 확 트이면서 광양 매화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산사면은 매화꽃이 하얗게 수를 놓았고 그 아래로 청매실농원의 수많은 항아리들이 늘어서 있는 게 보였다. 축제 행사장에 설치해 놓은 천막들, 주차장을 꽉 메운 차량들 뒤로는 푸른 섬진강 물이 말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산이 있고, 물이 있고, 또 꽃이 있으니 어찌 사람들이 찾지 않으랴.


▲ 청매실농원 1.2km 전 이정표 [13:23]

 

▲ 여기에도 진달래꽃이 피었네 [13:27]

 

▲ 우리 회원들을 또 만났다 [13:29]


전남 광양 매화마을

 

지리산 자락을 수놓으며 굽이굽이 흘러가는 섬진강을 따라가면 매화나무가 지천으로 심어져 있는 섬진마을이 있다. 이 마을의 농가들은 산과 밭에 곡식 대신 모두 매화나무를 심어 매년 3월이 되면 하얗게 만개한 매화꽃이 마치 백설이 내린 듯, 또는 하얀 꽃구름이 골짜기에 내려앉은 듯 장관을 이룬다. 이곳의 맑고 온화한 강바람과 알맞게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매실농사에 적합해서 수확량도 한 부락에서 연간 100톤이 넘는다. 올매화인 이곳의 매화는 지리산 능선에 잔설이 희끗희끗하게 남아 있는 3월 초순 경부터 꽃망울을 터트리며, 매실 수확은 지리산 철쭉이 한창 피어나는 6월에 시작된다.

 

매실은 다른 꽃들이 겨울 잠에서 깨어나기 전에 꽃이 피고, 여름 벌레들이 극성을 부리기 전에 수확이 되어 농약이 필요 없는 청정과일이다. 매화나무 집단재배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청매실농원에는 1930년경 율산 김오천선생이 심은 70년생 고목 수백 그루를 포함하여 매화나무단지가 잘 조성되어 있으며, 매실 식품을 만드는데 쓰이는 전통옹기 2,000여기가 농원 뒷편 왕대숲과 함께 분위기를 돋운다. 또, 섬진마을에서는 매화꽃 피는 3월마다 '매화축제'가 열린다.


▲ 언덕에서 내려다본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매화축제 현장 [13:31]

 

▲ 진달래꽃이 활짝 피었다 [13:33]

 

▲ 축제 현장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13:34]

 

▲ 푸른 하늘을 수놓은 매화꽃 [13:35]

 

▲ 광양 매화마을에 활짝 핀 매화꽃 [13:36]

 

▲ 계단 위로 매화꽃 터널이 생겼다 [13:36]

 

▲ 광양 매화마을에 활짝 핀 매화꽃 [13:38]


13:39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는 대나무 사이로 난 길을 거쳐 수많은 항아리들이 자리 잡고 있는 '홍쌍리 매실가' 앞에 도착했다. 3대째 내려오고 있는 청매실농원은 1931년에 시작이 되었다니 역사가 거의 90년이 다 되어간다. 지금은 3월 8월부터 17일까지 열리는 광양 매화축제 기간, 평일인데도 매화꽃을 보려고 온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이제 버스가 서 있는 소학정마을까지 가는 일만 남았다. 마침 섬진강변을 따라 자전거길이 조성되어 있어 걸어가 보기로 했다.


▲ 대나무 밭 사이로 나 있는 길 [13:39]

 

▲ 청매실농원 항아리들 [13:41

 

▲ 홍쌍리 매실가 표지석 [13:42]

 

▲ 매화축제 현장 먹거리 가게들 [13:45]

 

▲ 주변이 온통 매화꽃 천지다 [13:48]

 

▲ 차도를 따라 진행 [13:48]

 

▲ 섬진강 자전거길 표지판 [13:51]

 

▲ 나무 한 그루가 섬진강에 봄이 왔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13:52]

 

▲ 도사제방에 조성되어 있는 자전거길 [13:56]


13:57   도사제방 위에 조성되어 있는 자전거길을 따라 걸어간다. 오른쪽 섬진강변에 서 있는 나무들이 봄을 맞아 신록을 자랑하고 있다. 매화꽃이 피고 진달래꽃이 피고 나무에 새잎이 돋아났으니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해도 봄이다. 30분 가까이 제방길을 걸어 차도에 도착했고 다시 차도를 따라 12분 정도 걸어 버스가 서 있는 소학정마을에 도착했다. 주차장 옆에서는 매화축제 기간을 맞아 각설이 풍물패가 신나는 노래 반주에 맞추어 춤을 추며 목청을 돋우고 있었다.

 

관광버스들이 줄을 지어 서 있는 주차장에서 우리 버스를 찾아낸 후 버스에 올라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후미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주차장을 오가는 사람들을 보니 오늘이 평일이라 그런지 대부분이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대부분의 회원들이 도착해 버스 옆에서 간단히 뒤풀이를 하고 3시 57분 버스 출발, 아침에 왔던 길을 되짚어 달려 청주에 도착한 시각이 7시 30분, 이렇게 해서 흐드러지게 핀 매화꽃과 함께 한 새봄맞이 쫓비산 산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 도사제방 오른쪽을 흘러가는 섬진강 [13:57]

 

▲ 새봄을 맞아 신록이 찾아왔다 [14:09]

 

▲ 이곳에서는 어디서나 매화꽃을 볼 수 있다 [14:20]

 

▲ 도사제방이 끝나면서 만난 차도: 왼쪽으로 진행 [14:21]

 

▲ 도로변에 있는 매화나무에도 꽃이 만발했다 [14:25]

 

▲ 소학정마을 표지석 [14:33]

 

▲ 매화축제 기간이라 각설이 풍물패가 떴다 [14:34]

 

▲ 소학정마을 주차장에 서 있는 우리 버스 [14:35]

 

▲ 경부고속도로 신탄진휴게소의 일몰 광경 [18:37]

 

▲ 신탄진휴게소에서 바라본 일몰 광경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