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항산 산행기
◈ 일시: 2019년 2월 19일 화요일 / 비 눈 흐림
◈ 장소: 덕항산 1072m / 지각산(환선봉) 1081m / 강원 태백-삼척
◈ 코스: 하사미교 → 예수원 → 구부시령 → 덕항산 → 지각산(환선봉) → 지암재 → 환선굴 입구 → 대이리 주차장
◈ 거리: 9.4km
◈ 시간: 3시간 25분
◈ 회원: 산경산악회 안내 산행
07:30 오늘은 산경산악회에서 안내하는 덕항산 산행에 참가하는 날이다.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에 속하는 덕항산은 백두대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덕항산 삼척 쪽 사면에는 유명한 환선굴과 대금굴이 자리하고 있다. 덕항산은 2015년 6월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오늘도 그때와 꼭 같은 코스가 잡혀 있었다. 아침에 아파트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보니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이곳 청주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지만 태백은 북쪽이니 눈이 내리지 않을까? 막연한 희망사항일까?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북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어둠을 뚫고 달리는 창밖에는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 38번 국도변에 있는 제천휴게소에 들른 버스가 태백시에서 강릉으로 가는 35번 국도에 들어섰다. 북쪽으로 올라오면 비가 눈으로 바뀔 거라는 기대는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올 겨울에는 눈이 참 귀한 편이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예전부터 내려오던 기상 사이클이 잘 들어맞지 않는 모양이다.
▲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 [08:30]
▲ 38번 국도변에 있는 제천휴게소 [09:39]
11:12 산행 들머리가 있는 35번 국도변에 버스 정차, 골지천 위에 놓인 하사미교를 건너 도로를 따라 걸어간다. 포장도로를 따라 예수원으로 가는 길, 기대했던 눈은 내리지 않고 여전히 비가 추적거린다. 아, 하늘이시여. 우산을 쓴 채 15분 정도 걸어 예수원 앞에 도착했다. 1965년에 설립된 예수원은 하루 세 차례 예배와 노동으로 일과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예수원을 지나서도 한동안 널찍한 길이 이어졌다. 경사도 완만하다. 사실, 하사미교가 있는 지점의 높이가 680m이기 때문에 고도를 280m만 높이면 구부시령에 닿게 된다.
▲ 산행 들머리가 있는 35번 국도변에 버스 도착 [11:12]
▲ 도로 옆에 서 있는 예수원 표지판 [11:13]
▲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 [11:18]
예수원
1965년 성공회 토레이(R. A. Torrey III, 한국명 대천덕) 신부가 몇몇 가정들과 함께 기도와 노동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만들어 한국 교회와 사회에 성령운동과 사회 개혁운동을 시작한 것이 예수원이다. 예수원은 미국의 유명한 부흥사 무디(D. L. Moody)의 동역자이며, 무디성서학원의 원장이었던 토레이의 손자인 토레이 3세가 세운 개신교 수도원 공동체이다. 1957년 한국성공회 데일리(John Daly) 주교의 초청을 받아 한국에 선교사로 내한하였고, 성 미가엘신학원을 재건립해서 원장을 맡았다.
1965년 토레이 3세는 신학원 원장을 사임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수도원을 만들기로 결심하였다. 그는 강원도 삼척의 산골짜기에 땅을 마련하고,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개신교 수도원 공동체를 만들었다. 예수원은 가족단위로 참여하여 기도하고, 노동하며 신앙생활을 체험하는 공동체이다. 이곳에서는 기독교의 오랜 수도원 전통을 따라서 매일 세 차례 기도하며, 동시에 오순절운동의 전통을 따라 방언과 치유의 사역을 하기도 한다. 또한 예수원은 지원자를 받아서 기도와 노동을 중심으로 하는 영성생활을 위한 수련제도를 갖고 있으며, 동시에 오순절적인 성령체험을 위한 성령세미나도 실시하고 있다.
현재는 토레이 3세의 아들 벤 토레이가 원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기존의 사역과 더불어 통일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서 삼수령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삼수령이란 예수원이 있는 산골짜기에서 동해, 남해, 서해로 흐르는 강이 시작된다는 것을 말하며, 삼수령운동이란 여기에 제4의 강, 곧 그리스도 생명의 강을 북한으로 흘러 보내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통일준비운동이다.
▲ 예수원 가는 길 옆에 서 있는 표지석들 [11:21]
▲ 예수원 건물이 보인다 [11:27]
▲ 언덕에서 내려다본 예수원 건물 [11:28]
▲ 한동안 널찍한 길을 따라 진행 [11:29]
▲ 산책로 같은 길 [11:37]
▲ 왼쪽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 [11:42]
11:47 갈림길이 나타났다. 왼쪽은 구부시령을 거치지 않고 백두대간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오른쪽 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어 올라가자 해발 960의 구부시령이다. 9명의 남편을 모신 아낙네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구부시령부터는 백두대간 길이다. 해발 1007m의 구미사봉에 올랐다. 여기서 조금 걸어가면 댓재 이정표가 서 있는 곳인데 여기서 직진하면 안 되고 왼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2015년 6월 이곳에서 직진을 하는 바람에 30분을 허비한 적이 있었다. 갈림길 지점에서 덕항산 정상까지 가는 데에는 15분 정도가 걸렸다.
▲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 [11:47]
▲ 이정표와 표지판이 서 있는 구부시령 [11:52]
▲ 해발 960m의 구부시령에서 [11:53]
▲ 구미사봉으로 올라가는 길 [11:56]
▲ 해발 1007m 구미사봉에 서 있는 이정표 [11:57]
▲ 이곳에서 왼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12:00]
▲ 갈림길 지점: 왼쪽은 구부시령을 거치지 않고 예수원으로 내려가는 길 [12:03]
▲ 능선 오른쪽은 낭떠러지라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12:05]
▲ 경사가 별로 없는 길 [12:08]
▲ 덕항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2:11]
12:15 해발 1072m의 덕항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삼각점과 이정표가 있고 백두대간 안내도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덕항산 정상을 떠나 지각산으로 가는 길, 능선 오른쪽은 낭떠러지라 안전을 위한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사거리 갈림길 지점인 쉼터에 도착했다. 왼쪽은 예수원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926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길로 골말로 내려가는 길이다. 언덕을 하나 넘어가자 안부다. 어? 이 높은 곳에 버들개지가 피었네?
▲ 해발 1072m의 덕항산 정상부 [12:15]
▲ 덕항산 정상에서 [12:16]
▲ 능선 오른쪽에 펼쳐진 운해 [12:21]
▲ 낭떠러지 주의 안내판 [12:21]
▲ 4거리 쉼터에 서 있는 이정표 [12:24]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 [12:31]
▲ 능선 오른쪽에 펼쳐진 운해 [12:34]
▲ 등산로 유도용 밧줄 [12:37]
▲ 봄의 전령사인 버들개지가 피었다 [12:39]
▲ 지각산 500m 전 이정표 [12:40]
12:42 길 오른쪽으로 펼쳐져 있는 운해가 나뭇가지 사이로 계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꿩 대신 닭이라고 오늘은 눈꽃 대신 운해다. 해발 1081m의 지각산 정상에 도착, 전망대에 들러 아래로 펼쳐져 있는 운해를 감상했다. 운해에 잠겨 있는 산봉우리의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가 따로 없었다. 표지석에는 '환선봉'이라고 새겨져 있는 지각산 정상을 떠나 자암재로 가는 길, 경사가 조금 있는 내리막길이 한동안 이어졌다.
▲ 능선 오른쪽에 펼쳐진 운해 [12:42]
▲ 능선 오른쪽에 펼쳐진 운해 [12:45]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 [12:47]
▲ 지각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2:50]
▲ 고랭지 배추재배로 유명한 '배추고도' 귀네미 마을이 보인다 [12:51]
▲ 전망대에서 바라본 운해 [12:54]
▲ 전망대에서 바라본 운해 [12:55]
▲ 해발 1081m 지각산(환선봉) 정상에서 [12:56]
▲ 지각산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12:56]
▲ 지각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 [13:01]
13:05 자암재 1.4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낙엽송 사이로 나 있는 길을 지나자 헬기장이 나왔고 다시 언덕을 하나 넘어 내려가자 해발 920m의 자암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암재에서 곧장 가는 능선길은 댓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길이다. 환선굴로 가는 길은 여기서 오른쪽으로 갈라진다. 그런데 이 길의 내리막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나로서는, 우리나라의 산길 중에서 경사가 급하기로 친다면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라고 생각한다. 비에 젖은 흙길이 무척 미끄럽다. 만약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흙투성이가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 자암재 1.4km 전 이정표 [13:05]
▲ 낙엽송 사이로 나 있는 길 [13:10]
▲ 헬기장에 서 있는 이정표 [13:14]
▲ 언덕을 하나 넘어간다 [13:17]
▲ 자암재로 내려가는 길 [13:26]
▲ 해발 920m 자암재에 서 있는 이정표 [13:29]
▲ 자암재에서 환선굴로 내려가는 내리막길 시작 [13:33]
▲ 지그재그로 나 있는 급경사 내리막길 [13:35]
▲ 밧줄을 잡고 내려오는 모습 [13:39]
▲ 사면을 가로질러 가는 구간 [13:41]
13:44 길 오른쪽에 있는 제2전망대에 올랐다. 오늘 걸은 산길에서 가장 멋있는 운해를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였다.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을 걸어 도착한 제1전망대, 고도가 낮아지면서 우리가 운해 속에 들어온 탓에 조망이 전혀 없다. 언덕을 하나 넘어가는 계단길에 들어섰다. 계단의 경사가 급할 뿐만 아니라 길기도 해서 올라가는데 무척 힘이 든다. 바위에 뚫린 통천문을 통과하는 것으로 언덕을 넘자 다시 흙길과 너덜길로 이어진 급경사 내리막길이 나타났다.
▲ 제2전망대 표지판 [13:44]
▲ 길 오른쪽에 있는 제2전망대 [13:45]
▲ 제2전망대에서 바라본 운해 [13:45]
▲ 제2전망대에서 바라본 운해 [13:45]
▲ 지그재그 내리막길 [13:47]
▲ 제1전망대 표지판 [13:53]
▲ 언덕으로 올라가는 계단 [13:58]
▲ 바위굴을 통과해야 한다 [14:01]
▲ 내리막 흙길 [14:05]
▲ 내리막 너덜길 [14:10]
14:13 경사가 급한 계단을 내려간 후 다시 계곡에 놓인 다리를 건너 잠시 걸어가자 다시 급경사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잠시 후 도착한 곳은 170m 떨어진 환선굴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 여기서부터 대이리주차장까지는 1.5km 거리로 도로를 따라 계속 내려가는 길이다. 주차장에 서 있는 버스에 도착, 젖은 옷을 갈아입고 후미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비가 그쳤다. 대부분의 비가 오는 날 산행에서 그랬듯이, 오늘도 산행을 마치고 버스에 도착하자 비가 그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회원이 모두 도착해 4시 15분 태백시를 향해 버스가 출발했다.
▲ 경사가 급한 내리막 계단 [14:13]
▲ 계곡을 건너가는 다리 [14:14]
▲ 환선굴 입구에 서 있는 이정표 [14:20]
▲ 물이 떨어지고 있는 선녀폭포 [14:22]
▲ 골말에서 환선굴 입구까지 운행하는 모노레일 [14:23]
▲ 환선굴 모노레일 승강장 [14:26]
▲ 도로를 따라 진행 [14:30]
▲ 대금굴 갈림길 이정표 [14:32]
▲ 대이리 주차장에 서 있는 우리 버스 [14:36]
17:04 태백시에서 뒤풀이 겸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 황지 앞 도로변에 버스 정차, 태백닭갈비 식당에서 물닭갈비로 저녁을 먹고 근처에 있는 황지공원을 둘러보았다.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가 있는 황지공원에는 조명을 설치해서 여러 가지 볼거리를 만들어 놓아 그런대로 볼만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6시 12분 버스 출발, 아침에 왔던 길을 되짚어 달려 청주에 도착한 시각이 9시 15분, 이렇게 해서 기대했던 눈꽃 대신 멋진 운해를 감상한 태백의 덕항산 산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 태백시 황지 앞 도로변에 버스 정차 [17:04]
▲ 저녁을 먹은 태백닭갈비 식당 [17:05]
황지(黃池)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에 있는 못. 상지(上池)·중지(中池)·하지(下池) 등 3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둘레는 상지가 100m, 중지 50m, 하지가 30m이다. 특히, 상지 남쪽에는 깊이를 잴 수 없는 깊은 수굴(水窟)이 있어 가뭄에도 하루 약 5,000t의 물이 솟아나고 있고 수온 또한 한 여름철에도 차가울 정도로 맑아 1989년 상수도 취수장인 광동댐이 건설되기 전까지 이 지역 주민의 상수도원으로 이용되었다.
낙동강의 발원지로 『동국여지승람』에는 “낙동강의 근원지로서 관아에서 제전을 두어 가뭄 때는 기우제를 올렸다.”고 기록하고 있다. 태백시 관광명소의 하나인 황지는 하늘의 못이라는 뜻의 ‘천황(天潢)’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천지(天池)’와 마찬가지로 물이 깊고 맑아 깨끗한 기운이 가득하여 성스럽다는 뜻에서 비롯된다. 황지는 또한 ‘황(黃)’씨 성을 가진 부자 황씨가의 옛터로서 돈에 인색하기 짝이 없는 황부자가 하늘의 노여움을 받아 뇌성벽력이 일던 날 집터가 꺼지면서 큰 연못으로 변했고 바로 그 자리가 ‘황지(潢池)’로 불리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 황지공원 야경 [17:59]
▲ 황지공원 야경 [18:00]
▲ 황지 상지 [18:00]
▲ 황지 표지석 [18:00]
▲ 낙동강 천삼백리 예서부터 시작되다 [18:01]
▲ 황지 중지 [18:01]
▲ 38번 국도변에 있는 제천송학휴게소 야경 [19:19]
▲ 중부고속도로 오창휴게소 야경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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