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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강원山行記

2019.08.06. [강원山行記 105] 강원 인제 방태산 주억봉→구룡덕봉

by 사천거사 2019. 8. 6.

방태산 주억봉-구룡덕봉 산행기

◈ 일시: 2019년 8월 6일 화요일 / 맑음, 무더위

◈ 장소: 방태산 주억봉 1443m / 구룡덕봉 1388m / 강원 인제

◈ 코스: 방동2교 → 방태산 자연휴양림 → 지당골 → 방태산 주억봉 → 구룡덕봉 → 

           매봉령 → 방태산 자연휴양림 → 방동2교

◈ 거리: 24.1km

◈ 시간: 5시간 47분 

◈ 회원: 청주 산경산악회 안내 산행


 

 

 

 

 

 

 


방태산

 

한국판 노아의 방주(芳舟)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이름 그대로 방태산이다. 芳臺山이 芳台山이 되었고 아직도 계곡에는 방대천(芳臺川)이 흐르고 있다. 방태산 정상에는 약 2톤 가량의 암석이 있었고 여기에는 수작업으로 정을 꽂아 뚫은 구멍이 있었는데 옛날 대홍수가 났을 때 이 곳에다 배를 떠내려가지 않게하기 위해 밧줄을 매달았다고 하여 그 돌을 가르켜 배달은 돌(배달은 石,해발1415.5미터)이라고 부르며, 그당시를 입증해 주기라도 하듯 방태산 정상에는 지금도 바위틈바구니의 흙이나 모래속에서 조개 껍질이 출토되고 있다고 하나 현재는 그 돌은 찾아볼 수 없다.

방태산의 식생은 대부분의 천연 활엽수 임지이며 일부 인공조림지도 있다. 주봉인 구룡덕봉(해발 1,388m)과 주억봉(해발 1,443m)계곡이 발원지로서 본 휴양림의 주된 수계를 이루고 있어 수량이 풍부하다. 특히 마당바위(마당처럼 평평하고 넓은 바위)와 2단폭포는 절경이라 할 수 있다. 피나무, 박달, 소나무,참나무류 등 수종이 다양하여 계절에 따라 녹음, 단풍, 설경 등 자연경관이 수려할 뿐만 아니라 열목어, 메기, 꺽지등의 물고기와 멧돼지, 토끼, 꿩 노루, 다람쥐 등의 야생동물도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다.


07:00   오늘은 청주 산경산악회에서 안내하는 방태산 산행에 참가하는 날이다. 산악회에서 계획한 일정은 방동약수에서 산행을 시작해 아침가리골을 트레킹하는 것이지만 물속을 걷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는 나는 방태산을 다녀오는 것으로 산행 코스를 바꾸었다. 방태산은 2014년 7월 하니동계곡을 거쳐 깃대봉에 오른 후 주억봉에서 방태산 자연휴양림으로 내려온 적이 있다.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북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청주에서 인제까지는 먼 거리다. 예전 같으면 국도와 지방도를 따라 오랜 시간을 달려야 했지만 지금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고속도로 때문에 접근하기가 쉬워졌다.

 

중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이어서 달린 버스가 인제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더니 이번에는 31번 국도와 418번 지방도를 타고 내린천과 방태천을 따라 달려갔다. 방태천 위에 놓인 방동2교를 건넌 후 아침가리골 트레킹의 시작점인 방동약수로 갈 예정인 버스를 세웠다. 왜? 방태산 산행 기점인 방태산 자연휴양림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버스에서 내리려고 하는데 운전기사가 하는 말: 갈 때는 이쪽으로 안 갑니다. 엥? 뭔 소리여? 그럼 어디로 간단 말인가? 일단 알았다고 대답을 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 중부고속도로 음성휴게소 [08:09]

 

▲ 서울양양고속도로 홍천휴게소 [09:59]


10:47   나를 내려놓고 점점 멀어져 가는 버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휴양림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제부터 휴양림까지 2km 정도의 마을 도로를 걸어가야 한다. 마을 도로 양쪽으로는 펜션이 보이고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는 휴가객들도 보였다. 28분 정도 걸어 방태산 자연휴양림 매표소 앞에 도착, 1,000원의 입장료를 지불했다. 국립공원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데 국가에서 운영하는 휴양림에서 입장료를 받는 이유를 모르겠네. 나중에 알아보니, 입장료 징수나 면제의 권한은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이 갖고 있었다.


▲ 방동2교 앞에서 버스 하차 [10:47]

 

▲ 방태산 휴양림 가는 길 이정표 [10:47]

 

▲ 방태산 휴양림까지 거리는 2.1km [10:48]

 

▲ 방태산에도 풍력발전기를 세울 모양이네 [10:51]

 

▲ 마을 도로를 따라 진행 [11:00]

 

▲ 마을 도로를 따라 진행 [11:07]

 

▲ 도로 오른쪽으로 보이는 펜션 [11:13]

 

▲ 매주 화요일은 휴양림 휴무일(7월 15일부터 8월 24일까지는 제외) [11:15]

 

▲ 입장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15]


11:19   매표소를 지나서도 적가리골 왼쪽을 따라 휴양림 포장도로가 계속 이어졌다. 적가리골은 늘 수량이 풍부해서 바위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이 크고 작은 폭포를 많이 만들어내는 곳이다. 오늘도 계곡에는 그런 폭포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산림문화휴양관 앞에 있는 널찍한 마당바위에는 많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7말 8초'라고 했던가. 지금이 여름휴가의 피크인 만큼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계곡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해발 1400m가 넘는 산을 오르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 방태산 자연휴양림 안내도

 

▲ 포장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11:19]

 

▲ 적가리골을 흘러가는 물 [11:23]

 

▲ 이것도 폭포라고 해야 하나 [11:26]

 

▲ 방태산 휴양림 제1주차장 [11:31]

 

▲ 방태산 휴양림 산림문화휴양관 [11:34]

 

▲ 그래도 이 정도는 되어야 폭포가 아닐까 [11:35]

 

▲ 마당바위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는 피서객들 [11:36]

 

▲ 한 가족이 나들이에 나섰다 [11:39]

 

▲ 이단폭포 앞에 서 있는 이정표 [11:41]


11:42   적가리골 2단폭포 앞에 내려섰다. 2단폭포는 글자 그대로 2단으로 되어 있으며 상단폭포는 '이폭포', 하단폭포는 '저폭포'라고 불린다. 그래서 2단폭포를 '이폭포 저폭포'라고도 한다. 2단폭포는 마당바위와 함께 적가리골의 최고 명소로 꼽힌다. 제2주차장 끝에 있는 방태산 탐방로 안내도 옆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방태산 산행에 들어갔다. 길은 널찍하고 경사도 별로 없다. 갈림길 지점 도착, 왼쪽은 매봉령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주억봉 아래로 올라가는 길이다. 어느 쪽으로 올라가도 원점회귀가 가능하다. 오른쪽으로 간다.


▲ '이폭포 저폭포'라고도 불리는 이단폭포 [11:42]

 

▲ 이단폭포 중 하단폭포인 저폭포 [11:42]

 

▲ 이단폭포 중 상단폭포인 이폭포 [11:43]

 

▲ 방태산 휴양림 야영장 [11:49]

 

▲ 방태산 휴양림 제2주차장 [11:52]

 

▲ 제2주차장 끝에 있는 방태산 산행 들머리 [11:53]

 

▲ 계곡 왼쪽에 만들어진 폭포 [11:55]

 

▲ 갈림길 지점 이정표: 주억봉으로 가는 오른쪽 길에 진입 [11:58]

 

▲ 작은 돌이 깔려 있는 길 [12:00]


12:02   이정표를 만났다. 왼쪽 길은 휴양림 산책로이고 오른쪽이 주억봉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간다. 지당골을 따라 경사가 완만한 길이 꽤 길게 이어졌다. 방태산의 높이로 보아 언젠가는 경사가 급한 오르막길이 시작될 텐데... 25분 가까이 그런 편안한 길을 걸은 후 첫 번째 나무계단 길을 만났다. 이어서 다시 나타난 나무계단 길, 본격적인 오르막길의 시작이었다. 평소 같으면 여유를 가지고 올라가겠지만 오늘은 사정이 다르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최대한 발걸음을 빨리 했다.


▲ 갈림길 지점에 도착: 오른쪽 주억봉 쪽으로 진행 [12:02]

 

▲ 처음에는 경사가 완만한 길이다 [12:05]

 

▲ 걷기 좋은 널찍한 길 [12:11]

 

▲ 아직까지는 길이 좋은 편이다 [12:19]

 

▲ 첫 번째로 만난 나무계단 길 [12:26]

 

▲ 두 번째로 만난 나무계단 길 [12:32]

 

▲ 경사가 조금 완만해졌다 [12:38]

 

▲ 또 다시 모습을 드러낸 나무계단 길 [12:42]

 

▲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길 [12:46]


12:50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졌다. 하긴 방태산 주억봉의 표고가 1444m이니 만만하게 볼 산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 올라간 사람들이지 모르겠지만 위에서 내려오는 산행객들이 가끔 보였다. 부럽다. 나도 얼마 후면 저런 호강을 누리겠지. 경사가 급한 오르막길을 계속 오르려니 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숨이 가빠졌다. 대신 위로 올라갈수록 여러 종류의 야생화가 꽃을 피워 반겨준다. 동자꽃, 하늘말나리, 숙은노루오줌 등의 야생화가 계속 모습을 드러낸다.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 [12:50]

 

▲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길 [12:54]

 

▲ 계속 되는 오르막에 [12:58]

 

▲ 뒷다리는 땡기고 [13:02]

 

▲ 숨은 가빠진다 [13:11]

 

▲ 방태산 야생화 숙은노루오줌꽃 [13:14]

 

▲ 방태산 야생화 하늘말나리꽃 [13:16]

 

▲ 방태산 야생화 동자꽃 [13:19]


쥐손이풀꽃

 

키는 30~80㎝ 정도 자라고 줄기에 털이 있다. 5갈래로 갈라진 잎은 마주난다. 연한 홍색의 꽃은 6~8월경 잎겨드랑이에서 1송이씩 핀다. 꽃잎과 꽃받침잎은 모두 5장이다. 삭과로 익는 열매는 익으면 아래쪽이 터져 열매껍질이 위로 말린다. 이질풀과 비슷하지만 꽃이 2송이씩 피는 이질풀과는 달리 1송이씩 피고 굵은 뿌리가 1개만 달린다. 이질풀처럼 식물 전체를 말려 관절염·급성장염·각막염·타박상 및 여자의 월경이상과 복통에 쓴다.


▲ 방태산 야생화 쥐손이풀꽃 [13:21]


13:21   주억봉에서 구룡덕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위에 올라섰다. 해발 1365m. 여기서 구룡덕봉으로 가기 전에 일단 400m 떨어져 있는 주억봉을 다녀와야 한다. 400m 떨어진 주억봉 정상까지 가는 데에는 오르막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아 10분 남짓 걸렸다. 해발 1444m의 주억봉 정상에는 나무로 된 낡은 정상 표지판이 있고 삼각점도 박혀 있었다. 새로 만든 표지석이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는데 그냥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내려가기로 했다. 점심 메뉴는 단팥빵 한 개, 커피, 오디즙이었다.


▲ 주능선에 올라서면 만나는 이정표: 주억봉 쪽으로 진행 [13:21]

 

▲ 처음에는 길의 경사가 완만한다 [13:24]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 [13:27]

 

▲ 해발 1444m 방태산 주억봉 정상에 도착 [13:32]

 

▲ 세월의 흐름이 묻어나는 방태산 주억봉 정상 표지판 [13:32]

 

▲ 주억봉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3:32]

 

▲ 주억봉 정상에서 바라본 구룡덕봉 [13:32]

 

▲ 정상 한쪽에 앉아 점심 식사: 단팥빵 한 개, 커피, 오디즙 [13:33]


13:41   가능한 한 빠르게 빵을 해치우고 방태산 정상을 떠났다. 이정표가 서 있는 주능선 삼거리에 도착, 이번에는 구룡덕봉 쪽으로 간다. 주능선 삼거리와 구룡덕봉의 표고 차이가 별로 없어 경사가 완만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계속 이어졌다. 24분 후 전망 데크가 3개나 있는 평원에 도착했다. 중앙에 피뢰침 같은 것이 서 있는 이곳을 구룡덕봉 정상으로 많이 알고 있지만 트랭글이 배지를 발급하는 구룡덕봉 정상은 헬기장을 지나 왼쪽으로 뻗어 있는 능선 위에 있었다.


▲ 방태산 주억봉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 [13:41]

 

▲ 이정표가 서 있는 주능선 삼거리에 귀환: 구룡덕봉 쪽으로 진행 [13:47]

 

▲ 걷기 좋은 능선길 [13:55]

 

▲ 걷기 좋은 능선길 [14:01]

 

▲ 주능선에서 처음 만난 바위 [14:08]

 

▲ 전망대에서 바라본 주억봉 [14:11]

 

▲ 평원 가운데에 있는 시설물 [14:12]

 

▲ 방태산 휴양림 쪽으로 진행 [14:13]

 

▲ 헬기장을 오른쪽으로 지나간다 [14:14]


14:18   아무런 표지도 없는 해발 1388m의 구룡덕봉 정상은 표지기 몇 개가 표지판을 대신하고 있었다. 트랭글이 배지를 발급해 주는 봉우리인데 이런 대접을 받고 있다는 게 조금 의아했다. 14분 정도 걸어 매봉령에 도착, 계속 능선을 따라가면 방동약수 쪽으로 내려갈 수 있지만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매봉령에서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은 의외로 길이 좋아 걸음을 빨리 할 수가 있었다. 시간이 많이 되어서 그런지 올라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구룡덕봉 정상에서 매봉령 삼거리까지 내려오는 데에는 50분 가까이 걸렸다.


▲ 표지기가 매달려 있는 구룡덕봉 정상 [14:18]

 

▲ 미역줄나무가 꽃을 피웠다 [14:22]

 

▲ 광원리 갈림길 이정표: 휴양림 주차장 쪽으로 진행 [14:22]

 

▲ 매봉령으로 가는 길 [14:29]

 

▲ 매봉령에 서 있는 이정표: 왼쪽 길로 진행 [14:32]

 

▲ 의외로 내려가는 길이 무척 부드럽다 [14:40]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길 [14:48]

 

▲ 다리 위에서 바라본 계곡에 폭포가 만들어졌다 [14:57]

 

▲ 산행 시작점 700m 전 이정표 [15:04]


15:07   지당골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다시 돌아왔다. 5분 후 제2주차장에 내려서는 것으로 산길 걷기는 모두 끝이 났고 이제부터는 포장도로를 따라 방동2교까지 걸어가야 한다. 산행 마감시간이 가까워져 발걸음이 빨라진다. 50분 남짓 걸어 방동2교 앞에 도착했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산행 마감시간인 4시에서 2분이 모자란다. 이제부터 차도를 따라 아침가리골 입구까지 걸어갈 차례, 30분 정도면 충분히 걸어갈 것 같다. 그리하여 방동2교를 건너지 않고 오른쪽 차도를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는데...

 

원래는 회원들의 집결지인 아침가리골 입구로 가지 않고 여기서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버스 운전기사가 돌아갈 때는 이곳으로 오지 않는다고 해서 걸어가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내가 정말 궁금한 것은 내가 아침가리골 입구까지 걸어갔을 때 그 운전기사가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였다. 방동2교 쪽으로는 오지 않는다고 했으니 서양양나들목 쪽으로 가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가까운 인제나들목으로 두고 먼 거리를 돌아와야 한다. IQ가 두 자리 숫자가 아닌 이상 운전이 직업인 기사치고 그렇게 운행할 또라이는 없을 것이다.

 

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산악회 임원이었다. 어디 있으세요? 아, 지금 방동2교에서 그곳으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냥 거기 있으세요, 버스가 그쪽으로 갈 거예요. 아니, 운전기사가 이쪽으로 오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냥 걸어갈 게요. 오기가 생긴 것이다. 그 운전기사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했고 만약 방동2교 쪽으로 운행을 하면 한번 따져 볼 생각이었다. 아까 내가 내릴 때 이쪽으로 오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전화를 끊고 다시 걸음을 옮기는데 아무래도 무언가가 이상하다. 도로가 자꾸 산으로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다. 지도를 확인해 보니, 오 마이 갓! 그 길은 아침가리골 입구로 가는 길이 아니라 조경동교로 가는 길이었다. 시간에 쫓겨서, 운전기사에 대한 미운 마음 때문에 길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결과였다. 발걸음을 돌려 차도를 걸어 내려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어쩌면 잘 된 것인지도 몰라. 내가 그곳에 제대로 갔다면 나의 마음은 후련할지 모르겠지만 운전기사는 분명 곤란한 상황에 처할 거야.

 

전화를 걸어 방동2교 앞에서 기다린다고 말했다. 어찌 된 일인지 조금 전에 가졌던 미운 감정들이 모두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어쩌면 회원들이 모여 있는 그곳으로 가지 말라고 누군가가 길을 잘못 안내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4시 50분에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에 오르면서 운전기사에게 한 마디 해주었다. 다시 이곳으로 오게 해서 미안합니다. 내 말에 들어 있는 참된 의미를 운전기사가 이해했는지는 모르겠다. 오전에 왔던 길을 되짚어 달려 청주에 도착한 시각이 8시 50분, 이렇게 해서 아침가리골 트레킹을 대신한 방태산 산행은 모두 끝이 났는데 지금도 알 수 없는 것은 그 운전기사가 왜 내가 내렸던 방동2교 쪽으로 오지 않는다고 말했을까 이다.


▲ 매봉령 갈림길 지점에 귀환 [15:07]

 

▲ 적가리골 2단폭포 앞에 귀환 [15:18]

 

▲ 포장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15:30]

 

▲ 방태산 자연휴양림 매표소 앞에 귀환 [15:36]

 

▲ 산행을 시작한 방동2교 앞에 귀환 [15:58]

 

▲ 엉뚱한 길을 따라 올라가고 있다 [16:14]

 

▲ 길이 잘못 든 것을 알고 발걸음을 되돌린 곳 [16:19]

 

▲ 방동2교 건너 아침가리골 입구로 가는 차도 앞에 도착 [16:36]

 

▲ 서울양양고속도로 내린천휴게소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