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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북쪽 길

2018.05.16. [산티아고 북쪽 길 23] 비야비시오사→폴라 데 시에로

by 사천거사 2018. 5. 16.


산티아고 순례길 북쪽 길 트레킹 23

 

일시: 2018년 5 16일 수요일 / 오전 흐림 오후 맑음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북쪽 길 / 스페인

 코스: 비야비시오사 → 아만디 → 카스키타  카모카 → 산 페드루 데 암바스 → 발데디오스 → 라 캄파  폴라 데 시에로

 거리: 25.90km / 걸은 거리 517.02km / 걸을 거리 480.68km

 시간: 6시간 50

 회원: 2







06:00   오늘은 걸어야 할 거리가 26km 정도 되기에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났다. 알베르게 식당에서 빵으로 아침을 먹고 출발, 밖에 나오니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다. 땅바닥이 젖어 있는 것을 보니 지난밤에 비가 내렸나 보다. 보도 위에 그려져 있는 빨간색 사과, 비야비시오사는 사과의 고장이다. 마을 도로를 따라 산타 마리아 데 라 올리바 교회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저 모습은? 웬 순례자 한 명이 교회 앞 맨바닥에 침낭을 깔고 잠을 자고 있었다. 우리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정말 대단한 순례자다.


비야비시오사(Villaviiciosa)


휴양지인 코스타베르데('푸른 해안')에 있다. 오비에도 시의 북동쪽에 있는 어항으로, 이곳에서 비야비시오사 만이 비스케이 만으로 들어간다. 고대 로마인들이 상륙지로 이용했던 이곳은 처음에는 티에라데말리아요 또는 말레아요('오염된 땅')라고 불리다가 비야비시오사('악의 도시')로 개명되었다. 1308년 알폰소 10세의 칙허를 받아 시가 되었다. 1517년 카스티야를 점유하기 위해 플랑드르에서 온 스페인의 카를로스 1세(신성 로마 황제 카를 5세)가 근처 타소네스에 상륙했다. 그가 머물렀던 에비아 성이 지금도 보존되어 있다. 이 도시는 교회 건축물들로 유명한데, 특히 산타마리아 데 비야비시오사 교회(13세기)와 발데디오스 수녀원(8세기)이 주목할 만하다. 어업과 관광업이 발달했으며 발포성 사과술 및 사과 부산물, 낙농제품, 초콜릿 등을 생산한다.


▲ 알베르게 식당에서 빵과 바나나, 커피로 아침을 먹고 [06:30]


▲ 비야비시오사 알베르게 출발 [06:54]


▲ 비야비시오사는 1517년 10월 19일 카를로스 1세가 스페인에 도착한 첫 마을이다 [06:57]


▲ 비야비시오사 마을은 사과의 고장이다 [06:57]


▲ 사과를 소재로 한 라 만사네라 상 [06:58]


▲ 산타 마리아 데 라 올리바 교회(Iglesia de Santa María de la Oliva) [06:59]


▲ 교회 앞에서 잠을 자고 있는 순례자 [07:00]


▲ 시내 도로를 따라 진행  [07:04]


▲ 제라늄 꽃이 만발한 창문 앞 화분 [07:09]


07:10   까미노가 AS-255a 도로에서 벗어나 오른쪽에 있는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까미노가 비야비시오사 강 옆을 따라 진행하면서 강을 두 번이나 건너갔다. 비포장도로를 따라 이어지던 길이 AS-288a 도로 아래를 지났다. 그런데 바닥에 널려 있는 이 생물체는 무엇인지? 그것은 바로 달팽이였다. 길을 따라 달팽이는 계속 모습을 드러냈다. 비포장도로를 마감하고 AS-267 도로에 도착한 후 조금 진행하다 다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VV-10 도로에 들어섰다.


▲ 차도에서 벗어나 오른쪽에 있는 공원에 진입 [07:10]


▲ 공원 오른쪽으로 흘러가는 비야비시오사 강 [07:12]


▲ 다리 위에서 바라본 비야비시오사 강 [07:17]


▲ 아카시아 꽃이 활짝 피었다 [07:18]


▲ 비야비시오사 강에 만들어진 작은 폭포 [07:20]


▲ AS-255a 도로 아래를 통과 [07:26]


▲ 길 위에 달팽이가 엄청나게 많다 [07:28]


▲ AS-267 도로에 도착 [07:34]


▲ AS-267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VV-10 도로에 진입 [07:36]


▲ 벽에 설치되어 있는 급수대: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란다 [07:37]


07:42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차량이 별로 다니지 않는 마을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길 오른쪽 언덕에 무리 지어 피어 있는 야생화가 아름답다. 잠시 후 도착한 곳은 그라세스(Grases) 마을에 있는 작은 산 블라스(San Blas) 예배당, 마침 문이 열려 있어 소박한 내부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다. 예배당 옆 테이블에는 커피, 물, 과자, 과일 등이 진열되어 있어 순례자는 성의껏 기부금을 내고 필요한 물품을 가져갈 수 있게 해 놓았다. 그것은 까미노에서나 볼 수 있는 배려와 믿음, 그리고 사랑의 무인 진열대였다.


예배당 앞에서는 길이 좌우로 갈라지고 있었다. 오른쪽은 VV-10 도로로 히혼(Gijon)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은 오비에도로 가는 길이다. 여기서 북쪽 길을 계속 가려면 히혼으로 가야 하고 프리미티보 길로 가려면 오비에도로 가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히혼 대신 오비에도를 거쳐 북쪽 길을 가기로 하고 왼쪽 길로 들어섰다.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마을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하늘은 잔뜩 흐려 있지만 비가 내릴 것 같지는 않다. 걷기 좋은 날씨다.


▲ 차량이 거의 다니지 않는 마을 도로 [07:42]


▲  도로 옆 언덕에 무리지어 피어 있는 야생화 [07:42]


▲ 도로 왼쪽에 있는 산 블라스 예배당 내부 [07:48]


▲ 예배당 옆에 간단한 간식거리들이 진열되어 있다 [07:48]


▲ 예배당 옆에 서 있는 조형물 [07:48]


▲ 도로 왼쪽에 있는 산 블라스 예배당 [07:49]


▲ 오비에도(Oviedo)와 히혼(Gijon) 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 [07:51]


▲ 엘 론손 마을에 진입 [07:55]


▲ 포장도로에서 벗어나 비포장 도로에 진입 [07:59]


▲ 비포장 길을 걷는 중 [08:00]


08:05   흙길을 마감하고 다시 라 폰타나(La Fontana) 마을로 가는 포장도로에 들어섰다. 길은 계속 평화롭다. 라 폰타나, 엘 캄푸(El Campu), 엘 풀루 리바(El Pulu Riva), 라 크루스(La Cruz) 마을을 연달아 통과했다. 사실 말이 마을이지 집도 드문 드문 있고 주민들은 거의 만날 수 없는 한적한 시골마을들이다.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산허리에 하얀 구름이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까미노가 포장도로를 벗어나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비포장 도로로 진입했다.


▲ 라 폰타나(La Fontana) 마을로 가는 지방 도로 [08:05]


▲ 라 폰타나 마을에 진입 [08:08]


▲ 엘 풀루 리바 마을에 진입 [08:12]


▲ 라 크루스 마을에 진입 [08:17]


▲ 4거리 갈림길 지점에서 직진 [08:21]


▲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풍경 [08:29]


▲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풍경 [08:33]


▲ 포장도로에서 오른쪽 비포장 도로에 진입 [08:38]


▲ 계속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 [08:42]


▲ 암바스 마을로 가는 길 [08:44]


08:47   조용한 곳에 자리 잡은, 원형 지붕의 탑이 있는 산 페드로 데 암바스(San Pedro de Ambas) 교회를 지나면서 AS-267 도로를 따라 잠시 걷다가 다시 차도 왼쪽으로 나 있는 길에 들어섰다. 잠시 후 비포장 도로가 이어지는데 발을 놓을 데가 제대로 없는 진창이다. 오늘은 400m 정도의 산을 넘어가야 한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구름이 덮인 능선이 아래로 보였다.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집들이 그림 같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그림은 세상의 어느 화가도 그려낼 수 없는 걸작들이다. 아르바살 마을을 지났다.


▲ 산 페드로 데 암바스 교회 [08:47]


▲ AS-267 도로 왼쪽으로 나 있는 길에 진입 [08:53]


▲ 풀밭 사이로 나 있는 길 [08:58]


▲ 발 디딜 곳이 거의 없는 진창 길 [09:08]


▲ 길 오른쪽으로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는 풍경[09:14]


▲ 산타 마리아 수도원이 보인다 [09:18]


▲ 오솔길을 따라 진행 [09:23]


▲ 아르바살(Arbazal) 마을에 진입 [09:28]


▲ 아르바살 마을에 있는 성당 [09:30]


▲ 아르바살 마을 주택 풍경 [09:32]


09:36   길 옆을 따라 쌓아 놓은 돌담이 무척 정겹다. 네팔 트레킹을 할 때 보았던,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돌담이다. 17분 정도 마을길을 걸은 끝에 AS-357 도로에 들어섰다. 이어서 AS-257 도로를 따라 잠시 걸어가다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비포장 도로를 10분 정도 걸은 후 다시 AS-257 도로와 만났다. 오레오가 있는 피가레스(Figares) 마을에 들어선 후 AS-257 도로를 버리고 마을길을 따라 걸어간다. 8분 가까이 걸어 페드로사 마을로 이어지는 SR-1 도로와 만났다.


▲ 돌담을 따라 나 있는 길 [09:36]


▲ 아직도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09:41]


▲ 마을길을 따라 계속 진행 [09:48]


▲ AS-357 도로에 진입 [09:53]


▲ 무리지어 피어 있는 야생화 [09:56]


▲ 무리지어 피어 있는 야생화 [09:56]


▲ AS-267 도로에서 벗어나 오른쪽으로 진행 [09:58]


▲ 비포장 도로를 따라 걸어간다 [10:05]


▲ AS-267 도로를 따라 피가레스 마을에 진입 [10:09]


▲ 피가레스 마을에 있는 오레오 [10:12]


10:21   페드로사(Pedrosa) 마을에 진입했다. 풀밭에서 풀을 뜯고 있던 양들이 우리를 향해 몰려왔다. 우리가 양을 구경하는 게 아니라 양들이 우리를 신기한 듯 쳐다본다. 13분 정도 걸어 페드로사 마을을 벗어난 후 AS-257 도로와 만나는 지점에 있는 라 카르카바다 바(bar)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오늘 아침 걷기 시작한 이후로 4시간 가까이 지나 마시는 생맥주 한 잔이 그렇게 맛이 좋을 수가 없다. 기분 좋은 휴식을 취한 후 SR-1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 페드로사 마을에 진입 [10:21]


▲ 당나귀인가? 아니면 노새? [10:22]


▲ 지나가는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양들 [10:26]


▲ SR-1 도로를 따라 진행 [10:29]


▲ 젖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풍경 [10:33]


▲ 페드로사 마을을 벗어나는 지점 [10:34]


▲ 바(bar) 라 카르카바다(La Carcabada) [10:38]


▲ 라 카르카바다 바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잠시 휴식 [10:46]


▲ 휴식 후 SR-1 도로를 따라 진행 [10:54]


▲ 길 옆에 있는 조형물 [10:54]


10:57   라 카르카바(La Carcava) 마을을 벗어났다. SR-1 도로를 10분 정도 걸어 라 베가(La Vega) 마을에 들어섰고 마을 중심지에 있는 카르멘 예배당을 둘러본 후 베가 마을과 붙어 있는 바르베추(Barbechu) 마을에 진입했다. 맞은편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오는 모습이 보인다. 스페인 사람들은 자전거 타기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A-64 도로 아래를 지났다. SR-1 도로는 지방도로이지만 오가는 차량이 아주 드문 한가한 도로였다.


▲ 라 카르카바 마을을 벗어나는 지점 [10:57]


▲ SR-1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11:00]


▲ 베가(Vega) 마을에 진입 [11:07]


▲ 카르멘 예배당 내부 [11:13]


▲ 베가 마을에 있는 카르멘 예배당(Chapel of Our Lady of Carmen) [11:13]


▲ 바르베츄 마을에 진입 [11:18]


▲ 자전거를 타고 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 [11:19]


▲ A-64 도로 아래를 통과 [11:23]


▲ SR-1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11:30]


11:37   계속 SR-1 도로를 걸어간다. 도로 바로 옆에 있는 풀밭에서 소들이 멀뚱히 서서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우리가 소의 구경거리가 된 셈이다. 사과꽃이 만발한 아라만티(Aramanti) 마을을 지나 엘 카스트루(El Castru) 마을에 들어섰다. 마을 중심부에서 AS-331 도로와 만난 후 교차로에서 차도를 버리고 왼쪽으로 갈라지는 마을길로 간다. 오늘의 목적지인 폴라 데 시에로가 가까워졌는지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했다.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흙길을 30분 넘게 걸은 후 AS-331 도로에 내려섰다.


▲ SR-1 도로를 따라 계속 간다 [11:37]


▲ 아라만티 마을에 진입 [11:41]


▲ 사과꽃이 만발했다 [11:44]


▲ 엘 카스트루 마을에 진입 [11:50]


▲ AS-331 교차로와 만나는 지점 [11:54]


▲ 폴라 데 시에로 가는 길 이정표 [12:04]


▲ 도로 공사 중인 트렉터 [12:12]


▲ 길을 말끔하게 닦아놓았다 [12:17]


▲ AS-331 도로를 따라 진행: 아베노 마을을 벗어나는 지점 [12:27]


12:29   AS-331 도로에서 벗어나 왼쪽으로 나 있는 비포장 도로에 들어섰다. 세코(Seco) 강 위에 놓인 작은 나무다리를 건너간다. 스페인에서는 강을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세코 강을 건너면서 길은 숲 속으로 이어졌다. 오랜만에 숲길을 걸어본다. 15분 넘게 싱그러움이 넘치는 숲길을 걸어 만난 것은 라 비엔베니다 예배당, 폐허가 된 시골의 작은 예배당이었다. 예배당을 지나면서 다시 마을길이 계속 이어진다. 중세에 만들어진 다리를 건너 계속 걸어간다.


그저께 콜룽가 라스 베이거스 호텔에서 자고 난 후부터 발뒤꿈치와 오른손 엄지와 검지 사이가 가렵더니 오늘은 양팔과 목부분에도 반점이 생기며 가렵기 시작했다. 뭐여? 베드 버그에 물린 건가? 아니면 모기나 다른 벌레에 물린 건가? 베드 버그에 물렸다면 큰 문제다. 순례길 걷기를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물린 부위가 딱딱한 것을 보면 베드 버그는 아닌 것 같은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어쨌든 걷는 내내 신경이 쓰인다.


▲ AS-331 도로에서 벗어나 왼쪽으로 진행 [12:29]


▲ 세코(Seco) 강 위에 놓인 작은 나무다리 [12:30]


▲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을 만났다 [12:35]


▲ 걷기 좋은 숲길 [12:45]


▲ 라 비엔베니다(La Bienvenida) 예배당 안내판 [12:46]


▲ 라 비엔베니다(La Bienvenida) 예배당 [12:48]


▲ 마을길을 따라 진행 [12:52]


▲ 폴라 데 시에로 가는 길 이정표 [13:04]


▲ 중세에 만들어진 레쿠나(Recuna) 다리 안내판 [13:09]


13:11   봄의 전령사인 장미가 활짝 피어 우리를 반겨준다. 잠시 후 폴라 데 시에로 시내로 들어가는 AS-331 도로와 만났다. 공공수영장 옆을 지나고 시청과 산 페드로 성당을 거쳐 알베르게에 도착을 했는데 문이 잠겨 있고 아무런 안내문도 게시되어 있지 않았다. 난감하네. 마침 알베르게 건너편에 엘 쿨레틴이라는 식당이 있어 들어가서 언제 문을 여느냐고 물었더니 로베르토에게 전화를 하라고 한다. 알베르게로 돌아와 현관문 옆에 붙어있는 로베르토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통신 서비스가 안 된단다.


▲ 활짝 피어 우리를 반겨주는 장미꽃 [13:11]


▲ 야생화가 피어 있는 풍경 [13:12]


▲ 폴라 데 시에로 공공수영장 [13:19]


▲ 폴라 데 시에로 시내로 들어가는 길 [13:25]


▲ 폴라 데 시에로 시청 건물 [13:33]


▲ 산 페드로 교회(Iglesia de San Pedro) [13:39]


▲ 회전교차로에 서 있는 조형물 [13:42]


▲ 알베르게 앞에 서 있는 십자가 상 [13:43]


▲ 폴라 데 시에로에 있는 카소나 데 산 미겔(Casona de San Miguel) 알베르게 [13:44]


14:06   다시 쿨레틴 식당으로 가서 전화를 걸어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로베르토와 통화를 한 후 30분 정도 있다가 로베르토가 온다고 전해 준다. 굿. 무작정 기다리기도 그렇고 해서 먼저 점심을 먹기로 하고 식당에서 순례자 메뉴를 시켰다. 메뉴는 누들 수프, 곡물과 고기 섞어 삶은 것, 생선과 감자조림,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비노, 빵 등. 이 식당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곳이라 그냥 주는 대로 먹었다. 그래도 모든 음식이 다 맛있다. 가격은 10유로. 엘 쿠엘틴 식당은 가성비가 아주 좋은 식당이었다.


기다리던 로베르토가 왔다. 접수를 하고 침대를 배정받았다. 이용료는 6유로. 샤워를 한 후 쉬고 있는데 안면이 많은 안드레아스가 들어온다. 안드레아스는 오비에도까지 간 후 프리미티브 길을 걸을 예정이란다. 어제 같은 알베르게에서 잔 나이 든 할아버지가 들어온다. 우리를 보더니 무척 반가워하신다. 그래, 서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같은 방에서 함께 잠을 잤으니 인연 치고는 큰 인연이다. 까미노에서는 이렇게 매일 만남과 헤어짐이 한 번씩 일어난다.

오늘 저녁거리와 내일 아침거리를 사러 알베르게 근처에 있는 슈퍼에 들렀다. 대형 슈퍼에서 빵, 비노, 오렌지주스, 사과, 잼, 맥주 등을 산 후 알베르게로 돌아와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도중 안드레아스가 들어와 합석을 했다. 이야기를 해보니, 나이는 32살이고 직업은 제지공장 직원. 피스테라까지 간 후 산을 하나 오른 다음 산 세바스티안에서 가족과 일주일을 보낼 거란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침대에 누웠는데 참 편안하다. 그렇게 보면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결국 영원한 안식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 알베르게 맞은편에 있는 엘 쿨레틴 식당(Restaurante El Culetin) [14:06]


▲ 곡물과 고기 섞어 삶은 요리 [14:13]


▲ 생선과 감자조림 [14:27]


▲ 점심을 먹은 엘 쿨레틴 식당 [14:49]


▲ 알베르게에서 접수를 하고 있는 로베르토 [15:00]


▲ 알베르게 룸 내부 풍경 [15:13]


▲ 까미노 관련 표지판 [19:35]


▲ 알베르게 거실에 있는 순례자 상 [20:39]


▲ 알베르게 식당에서 슈퍼에서 사온 식품으로 저녁 식사 [20:47]